정연에 <광란>을 걸어두고 있는 '검은돛배'입니다.
오래 동안 연재를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사정이 너무 여의치 않아서 조금씩 써서 올려드린다는 약속마저도 할 수 없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염치를 무릅쓰고 <연재 중단>을 알려드립니다.
처음에는 기다리고 계신 분들을 위하여 "그래도 써야지." 하는 강박관념 때문에 이 말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고, 그 날들이 길어지자 면목이 없어서 말을 꺼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더 지나자 욕먹을 게 두려워서 더욱 말을 하지 못하고 이렇게 미루어 오고만 있었지 뭡니까.
그러나 더 미루다가는 말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무책임한 '놈'이이 되고 말 것 같았습니다. 그러기는 또 싫었기에 오늘, 용기를 내서 이렇게 자백을 합니다.
더 이상 글을 쓰고 있을 여유가 없답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요.
아, 제가 무슨 정신이 좀 이상한 자라거나 그런 말은 아닙니다.
제 삶의 여건이 저로 하여금 다른 곳에 정신을 나누어 주기를 허락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쓰는 동안에는 저 또한 좋아하는 글을 제 멋대로 쓸 수 있어서 즐겁기도 했습니다. 이 팍팍한 세상에서 연재를 써 올리고 그것을 재미있게 읽고 댓글로 성원해 주시는 분들 때문에 찌든 하루의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여유마저도 허락되지 않고 있다는 부끄러운 고백을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기쁨 하나를 이렇게 포기하는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 하군요.
찾아와 읽어 주시고 댓글로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언젠가, 조금이라도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날이 돌아온다면 그 때는 더 재미있는 다른 글로 여러분과 즐거움을 나누어 갖겠다고 약속합니다.
다들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고, 하시는 일마다 형통하기 바랍니다.
<검은돛배>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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