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동시 연재’에 의견을 구하는 글을 보고 씁니다.
저는 ‘동시 연재’에는 반대지만, ‘동시 집필’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거든요. 글은 쓴 후에도 언제든 고칠 수 있지만, 아이디어는 제대로 간수하지 않으면 날아가버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 노트...
이거 맞는 말인지 모르겠군요.
프로든 아마추어든 글을 쓰는 사람들은 문득 떠오르는 설정이나 플롯을 적는 습관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요새는 스마트폰에 간단한 메모기능 정도는 있으니까, 갑자기 수첩이나 펜이 없어서 곤란할 일은 없죠. 참 좋은 세상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아이디어 노트를 들춰봤더니...
판타지 (액션)
나비 + 갑충
남과 여 - 운명
매개체 - 온실 (열대풍)
(이하 생략)
동화풍
잔혹
이처럼 도저히 이해 불가한 단어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게 대체 무슨 개소리인지...
그 페이지에는 좋다고 별까지 몇 개 그려놨더군요. 꽤나 괜찮은 아이디어였던 모양인데, 도무지 집히는 구석이 없습니다. 이런 게 꽤 많았는데, 아까운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말하자면, 아이디어 노트를 쓸 거면 정말 써먹을 수 있게 기록하자! 하는 것입니다.
시간 아낀다고 너무 압축하다보면, 스스로가 이해할 수 없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거죠.
또 한가지, 소설에서 엄청나게 중요한데도 쉽게 간과하고 넘어가는 것이 ‘대사’입니다. 스토리짜는 재능이 부족해도 대사 맛깔나게 치는 재능만 있어도 충분히 히트작을 만들 수 있다고 하죠. 저로서는 굉장히 부러운 재능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 대사의 경우에는 달랑 그 대목만으로는 분위기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떠올렸을 때의 감정이 잊혀지고 난 후에 보면 그것도 그냥 犬소리로 보이게 되죠.그럴 때는 앞뒤의 상황과 주고받는 대사 전체를 ‘글’로 완성시켜 흐름과 분위기를 완전히 담아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꽤 괜찮은 작문 훈련법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해도 발전이 안 보이는 제 경우는 예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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