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다보면 화폐단위가 마구 등장할때 저는 참 곤란해집니다.
“이 글을 계속 읽어? 말아?”
뭐만 조금 하면 누군가 수천 골드를 투척하고 갑니다.
의뢰받은 일을 조금 했더니 1만 골드가 부수입으로 생깁니다.
수백골드는 돈도 아닙니다.
최소한 수천 골드는 되어야 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혹시, 1골드=1만원 이라고 착각하시는 거 아닙니까?
1골드=100실버=10000쿠페.
거의 판타지의 환전 공식이죠.
그럼 이 공식을 이용해 1골드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봅시다.
1실버, 즉 은화는 고대 로마시대에도 기본(?)적인 화폐였습니다.
1실버는 로마 군인의 하루 일당이었습니다.
로마 군인들은 평균 1년에 300데나리온(실버)의 연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로마는 군인사회입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시절부터 군인을 우대해서 가장 괜찮은 직종중 하나였죠.
물론 거기에는 약탈과 기타등등의 부수입이 포함되었겠지만, 기본적인 월급도 적은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하루 일당 1실버. 어줍잖은 직장 말고 괜찮은 직장의 하루 일당.
우리나라의 현실로 따지면 대략 10만원쯤 생각하면 될까요?
100실버=1골드
10만*100=1천만원.
1골드는 1천만원이라는 역사적인 공식이 성립합니다.
그런데 용병 의뢰비가 1천골드, 현상범 머릿값이 2천골드, 기타 부수입이 1만골드.
그러면 얼마입니까?
13,000골드 * 1천만원 = 1300억.
우와! 실력있는 기사, 무사, 마법사라면 그냥 용병이나 현상금 사냥꾼 하면 딱입니다.
잡범 조금 잡고 나면 집 사고 땅 사고 영지 사고 떵떵거리고 살 수 있습니다.
그래요. 위의 것은 아무래도 설정오류 같습니다.
1실버가 10만원이나 할 턱이 있나요?
로마시대 가치가 판타지 시대 가치는 아니지요.
뭐 1실버는 1만원으로 따져도 130억이나 되는 엄청난 돈인것은 똑같지만, 그래도...
그래서 간혹 보면 금화의 g까지 정해놓는 경우도 있더군요. ㅎㅎㅎ
그런 경우엔 더더욱 제 밥이 됩니다.
1골드 20g으로 설정했다고 따져봅시다.
당시 주조, 정제 기술은 현대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초보수준이었기에 순도높은 금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쌌다는 것은 건너뜁시다.
그냥 현대처럼 저렴하게 금을 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지금처럼 순도 99.9%가 아닌 70% 뭐 이랬다고 생각하면 가능합니다.
어쨌든 당시의 금값과 지금의 금값은 순도를 떠나서 동등하다는 전제를 하고 계산해 봅시다.
금 1돈에 20만원. 괜히 현 시세 따지지 마세요. 저도 귀찮습니다. ㅎ
금1돈은 3.75g = 20만원
금1g=대략 53,000원.
1골드=금20g=106만원
대충 눈먼 사람이 주울 수 있는 돈
1만골드=106억
1골드를 4인 가족 1개월 생활비로 설정하는 소설도 있고,
g으로 계산하는 소설도 있고...
그런 설정들이 다 현실성을 고려하고 싶어서 그런거라 봅니다.
그런데 정작 소설 내에서는 금화의 인플레이션이 엄청납니다.
이걸 어찌 생각해야 합니까?
제가 너무 까다로운 겁니까?
1골드를 얼마나 하찮게 설정하시는지 몰라도
최소한 1골드는 1만원이 아닙니다.
아무데나 팁으로 던질 돈도 아니고, 심부름 잘했다고 던져줄 수 있는 돈도 아닙니다.
현상범 잡았다고 수천골드를 준다면...
그건 혹시 조커나 투페이스를 잡았을때 베트맨이 줄 수 있는 금액인지도 모르겠군요.
어쨌든, 그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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