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추천글을 써봅니다.
대상은 금영님의 ‘킬링필드’... 장르는 겜판(이라고 하지요, 아마?)입니다.
태어나 마흔네 해를 사는 동안, 아케이드게임을 제외하고는 삼국지만 해본 사람입니다.
문피아에서도 겜판은 예전 연재되었던 ‘폭룡왕 바하무트(?)’와 최근의 ‘둠스데이’ 정도만 읽은 것 같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낯선 장르의 글을 읽게 된 것은 제목에 끌려서도 아니요, 베스트에 노출되어서도 아니요, 어디까지나 작가 때문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신 금영이란 작가분을 처음 안 것은 어느 분의 서재에 언급된 것을 본 이후였습니다.
제목이 무슨 백설공주 어쩌고 하는 일종의 단편집이었는데, 발상이 신선하더군요. 이십대 여자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글에선 좀 남성적인 힘이 느껴지고요..(왤까? ^^;;)
그러나 딱 그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굶주린상상님의 ‘짧고 이상한 이야기’ 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친다 싶었지요. (작가님 죄송.. ㅡ.ㅡ;;)
헌데 이분이 나중에 ‘일인강호’라는 무협을 연재하시더군요.
젊은 아가씨가 웬 무협이야? 하는 생각으로 읽었다가 그때 정말 깜짝 놀랐지요. 글솜씨의 퀄리티가 대단했습니다.
다만, 도중에 흔한 악순환에 빠졌습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며 완급 조절에 허를 드러냈고, 긴장감 유지에 실패하며 연독률이 낮아지더군요. 그 때문인지 글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까웠죠.
그러자 이 아가씨가 갑자기 ‘킬링필드’라는 글을 들고 나왔습니다. ㅎ
처음엔 약간 괘씸하기도 했습니다. ^^;;
- 내가 재밌게 보고 있는 글을 끝까지 안 쓰고 신작으로 도망가?
뭐 그런 심정이었죠.
하지만, 킬링필드를 몇 편 읽어보고 제가 직접 쪽지를 보내게 됐습니다. 차라리 여기에 집중하시는 게 좋겠다고.
돌이켜 생각해 보니, 금영님의 장점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술술 넘어가는 문장에 있었습니다.
무협이란 장르를 좋아해선지 아니면 도전해 보고 싶었던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일인강호는 익숙하지 않은 장르적 한계로 얼핏 품격 있어 보이나 본인의 장점을 다 죽인 평범한 글로 가고 있었다는 게 제 판단이었습니다.
헌데 그 장점들이 킬링필드에서 되살아나고 있었고, 좋은 반응을 얻으며 작가가 신나게 쓴다는 느낌과 함께 너무 보기가 좋았습니다.
나아가.. 제가 원래 작가님께 쪽지 보낼 때, ‘이렇게만 10회 넘기시면 추천글 쏩니다’ 라고 약속했는데 조금 더 참고 기다렸습니다.
완급의 밸런스 조절에 실패하지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개인적으로 장편소설을 연재로 끌고 가려면 작가가 중심 잡고 완급 조절을 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난 그걸 못했어.. 엉엉)
늘어지는 것은 더 큰 문제지만, 화끈 통쾌한 액션, 짜릿짜릿한 로맨스, 신기방기한 설정.. 이런 것들만 줄줄이 이어나가면 결국 남는 것은 용두사미더군요. 문피아에서만 그런 소설을 수도 없이 봤네요. ㅜㅜ
헌데 킬링필드에서 작가님이 쉬어갈 줄 아는 묘미를 보이시더군요.
그래서 조금은 자신있게 이 추천글을 씁니다. 무너지지 않겠구나, 끌고 갈 수 있겠구나, 하고요. (시건방진 독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킬링필드가 비슷한 분위기의 둠스데이보다 낫다 정도의 큰소리는 못 치겠습니다.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인정해야지요. 작가님도 인정하실 거라 믿고 (아닌가? ^^;;) 그래야 더 성장하실 거라 믿습니다.
해서 ‘사상 최고의’, 혹은 ‘역대급의’, 혹은 ‘숨 넘어가게 재밌는’, 혹은 ‘안 보면 죽을 때 후회할’.. 과 같은 수식어를 쓰지는 않겠습니다.
이렇게 정리하지요.
- 술술 목넘김이 좋은 매력적인 겜판소설, 킬링필드 –
...를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일단 시원하게 한 모금 넘겨보시는 게 어떨까요? ^^
Ps 1. 줄거리 언급은 생략했습니다. 아직 반권 정도에 불과해 슥 훑어보시면 충분하리라 봅니다.
Ps 2. 일인강호 애독자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요새 잘 안 올라오더군요. 하지만 절대 제 쪽지 때문은 아닐 겁니다. 절 욕하지 마세요. 그냥 작가님을 요..... 퍽! 쿵!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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