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등록정보를 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문피아에 머문 기간에 비하면, 댓글이나 추천글을 쓴 횟수가 무지하게 적습니다. 제 주특기는 '남이 추천한거 훔쳐보기'이고 제 신조는 '내가 이 글을 보는지 작가님에게 알리지 말라'입니다. 그러고 보니 다른 독자분들이 쓰신 댓글도 잘 읽어보는 사람은 아니군요.... 헛, 갑자기 제가 굉장히 나쁜녀석 같아집니다.
아! 참 이글은 '사죄' 카테고리가 아니라 '추천' 카테고리 글이지요. 최근에 제가 재미있게 읽고 있는 글이 몇가지 있습니다. 전 주기적으로 발작을 일으켜서(?) 선작 목록을 대폭 가위질해버리곤 하는데요 아래는, 몇 일전 여지껏 없었던 가혹한 가위질에도 불구하고 차마 지우지 못한 몇 편입니다.
수부타이님 만고지애와,
우각님 십전제,
윤효월님 장춘곡....
그리고 문제의 작품 사자비님의 <<천부구문진해>>입니다.
왜 문제의 작품이냐하면,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재미있습니다만, 정작 조회수는 높지 않고, 그래서 추천을 하려고 하면, 갑자기 턱하니 뭐라고 해야할지 막막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다려보자, 기다려보자, 작가님께 누되지 않은 멋들어진 추천사를 읊조리는 그날까지 기다려보자 했는데 오늘 아침 운동다녀온 뒤 새로 올라온 한 편을 보고나서는, '인생 뭐 있어?'라며 그만 준비되지 않은 추천을 하게 되었습니다.
1. 가면액션 히어로: 어렸을때 변검이라는 영화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천부구문진해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원숭이 가면, 관운장 가면 등을 바꾸어서가며 성정과 능력 등을 다채롭게 보여 줍니다. 어찌보면 남자 아이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가면 액션 히어로의 전통에 한다리 걸치고 있습니다. 다만 좀 다른 면이라면, 기존 가면 액션 히어로물에서는 인간이 가진 여러 표정중에서 하나가 곧 영웅 그 자신을 대표하게 되어 있는데 비해 (대표적 예로 음울한 영웅 '박쥐남'이 있지요.) 본 작품에서는 작가님이 애초에 주인공의 여러 모습을 여러 가면을 통해 표현해 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중에 원숭이 가면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귀엽고 장난스럽고 막 그럽니다! 관운장 가면이요? 뭐 쌈질할때나 쓰지 뭐 별루.... (먼산)
2. 밀고 당기기: 아 그리고 보니 본 작품은 노골적인 성묘사는 한 줌도 없는데, 해학적인 성묘사가 한 번 있어서 (말뚝박기..쿨럭) 진정한 재미를 위해선 정신적으로 19세를 넘기시면 유리합니다.....만 그것은 제가 하려던 말이 아니고,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밀고 당기기가 글의 주된 주제는 아니어도 충분히 멋진 양념이라고 생각됩니다. 홈 앤드 어웨이(Home and away)방식(?)으로 치루어지는 둘의 신경전은 현재 중립지역인 국화밭 2차전으로 돌입하였고 1차전이 우천으로 중지되었고 2차전은 악당 난입으로 중지되려나? 그렇습니다.
3. 대가족 아래서 '진정한' 로망: 제가 대가족에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당가를 배경으로한 거의 '씨족' 수준의 가족이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흡족하고요, 아마도 앞으론 단단한 응집력으로 가족애를 느끼게 해주는 모습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로망에 이르기에는 역부족!, 진정한 대가족의 로망은 바로 이것! '항렬깨기'. 저는 개인적으로 이 항렬깨기야 말로 '고교생 이계 깽판물'의 원류라고 생각합니다. 피도 안마른 것이 엄청난 항렬(마나)를 소유하고 감내라 대추내라 횡포!!! 작품에서 주인공은 가주에 노인네 흉내, 거기에 나이차이 어마어마한 종형과 이루어질 수 없는 우애!!! ... 죄송합니다. 그냥 '이루어질 수 없는'이라는 단어가 '금기(taboo)'를 연상시키고 제가 이런거에 약해서 꼭 한번 써보고 싶었어요. 작품과는 상관없습니다.
작품에서는 나이어린 그래서 항렬을 어지럽힌 가주가 부딪힐 수 있는 상황들이 '깽판'이 아니라 '정말 그렇구나!'라는 생각으로 와닿게 표현되었습니다.
음... 두서없는 말을 이리저리 다듬다 보니 시간이 꽤 흘렀네요. 더 참았다 추천사를 잘 쓸수 있었을 때 쓸걸 그랬나하는 후회도 막 밀려옵니다만, 아무래도 시기적으로 더 있다가는 만시지탄을 100연발 할 듯 해서요. 하하하하하하하....(fad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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