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재한담에 글을 써본 게 언제적 일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군요.
서하 작가님이라고 하면 여기 문피아에서 오래된 독자분들은 익히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하 작가님이 그간 문피아에서 연재를 하셨던 작품이라면 묵시록의 기사라는 작품 - 지금도 그 처절했던 장면이 머리 속에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과 독왕전기 라는 작품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독왕전기 라는 작품도 참 재미있게 연재물을 읽었는데 정통무협이라기보다는 상단의 경영능력이 돋보이는 주인공의 활약상이 인상깊게 남아있군요. 읽는 재미가 참 대단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하 작가님의 작품을 읽다보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점이 있는데 인생의 깊은 쓴맛, 단맛을 다 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깊은 맛, 맛깔나는 표사와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등장하는 인물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살아있고, 선 굵고 진하게 표현된 생생한 삶의 풍속도를 보는 맛이라고 할까요.
이번에 새롭게 시작한 비익조 라는 작품을 아직 접해보지 못한 분들이 많으신 듯 한데 문피아 여러 회원분들께 소개하고 싶습니다.
주인공은 미친개 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철견이라는 <잡놈>인데 본업이 창기를 공급하는 포주입니다. 그런데 기녀 피빨아먹는 잡놈인 주제에 화대는 매일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고, 화대를 떼먹은 놈은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작살을 내더라도 반드시 받아내는 것이 이 철견이의 신조입니다. 기둥서방이랑 짜고 철견이가 운영하는 상춘옥에 에이스로 들어온 기녀에게 조합돈까지 몽땅 탈탈 털려버렸는데도 기녀에게 줄 화대는 당일 지급의 원칙을 지키려고, 전당포에 급전을 빌리기도 하지요.
또, 여자를 한방에 보내는 방법으로 거시기의 사이즈가 중요한지, 시간이 중요한지 따지는 한량들에게 한바탕 실력을 늘어놓는 장면도 나오고.. 암튼 험험..
일곱살에 버림을 받아 세상에 패대기쳐진 이후 뒷골목에서 생존을 위해 할일 못할 일 다 하면서 악착같이 살아남은 철견이의 포부는 청루에서 손꼽히는 기루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세상을 한손에 쥐고 쥐락펴락하는 주인공들과 비교하면 철견이는 시궁창 쥐새끼 밖에 안되는 보잘 것 없는 주인공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연재되는 작품을 읽는 동안 우리의 주인공 철견이를 보다보면 한낱 보잘 것 없는 비천한 인간 말종이라기보다는 몸에 <비익조>의 문신을 지닌 앞으로 크게 될 놈이구나 라는 진한 몰입감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비익조의 문신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서장을 읽어보십시오. 서장만 읽어보아도 이 작품을 준비한 작가의 공력과 내공이 어느 정도인지 어렴풋이라도 느껴질 겁니다. 맛깔나게 쓰여진 서장을 보고 <이 작품 굉장하겠구나!> 라는 예감을 느낀 게 저 혼자만은 아닐 거라고 확신합니다.
서하 작가의 작품을 접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주 반갑게 다가올 작품일 것이고, 서하라는 작가를 전혀 모르는 분들이라고 할지라도 이참에 진한 무협의 향기가 나는 멋진 작품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믿기에 이렇게 추천의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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