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재욱입니다.
마존, 이제 슬슬 읽으실 정도의 분량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권악징선.
그들의 신념을 부수는 서비연의 이야기-
까악- 까악-!
태양 빛에 붉게 물든 부러진 깃대 위에 앉은 까마귀가 쉴 새 없이 울었다.
이미 무덤으로 변한 평야의 곳곳에는 까마귀 떼가 분주하게 고개를 처박고 있었다.
그 잔혹한 그림의 가운데 앉아 지는 태양을 바라보던 서비연이 천천히 일어났다.
그는 이 처참한 시체들의 사이에서도 아무런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아니, 그의 눈동자만큼은 희열로 들끓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한동안 석양을 바라보던 서비연이 중얼거렸다.
“화산아, 화산아. 잿더미가 되어라.”
서비연은 화산파의 내부로 발을 옮기다가 나머지 장군토우에게 말했다.
“눈에 보이는 건 모조리 죽여.”
그의 말이 떨어지자 장군토우의 거대한 대검이 치켜 올라갔다.
“그래. 그렇게.”
그가 밖으로 나오자마자 장문실 주변을 포위한 삼백의 토우궁수들이 일제히 장문실에 불을 놓고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화살은 문풍지를 뚫고 장문실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것을 보던 서비연은 섬뜩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명령해둔 것을 깜박했군. 미안한 일이야.”
수 천 명의 병마토우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눈을 뜨고 들고 있던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활을 등에 맸으며, 깃대를 높이 올렸다.
그리고 무릎을 땅에 대고 손을 모은 뒤 고개를 숙이며 운현을 향해 외쳤다.
“만세, 만세, 만만세!”
칠천이 넘는 그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시작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멈추지 않는 진군의 시작-
이제 힘겨웠던 2008년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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