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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esses 님의 서재입니다.

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9 버터솔트
작성
08.12.31 01:14
조회
638

---

"스승님."

"뭔가? 태석 군. 난 지금 바쁘다네."

그 말 그대로, 스승님은 굉장히 바빠 보였다. 쉴새없이 마법을 이용해 물건들을 이리저리 옮기고 있었고, 동시에 역시 마법으로 갖가지 시약들을 일정하게 배합하고 휘젓고 가열시키고 있었다. 나는 잠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나는 스승님을 배려할 줄 아는 제자다.

좋아, 방해하자.

“홍보를 하랍니다.”

“엉?”

허공을 마구 휘젓고 있던 스승님의 움직임이 우뚝 멈췄다. 그는 돌아가지 않는 목을 억지로 돌려 나를 돌아보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손을 확 펼쳐 어지럽혀진 공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리가 끝나자 스승님은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자네, 지금 뭐라고 했나? 내가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서 헛것을 들은 듯한데, 한 번만 더 말해주게나.”

“작가가 홍보하래요.”

“…….”

스승님이 손에 들고 있던 에로소설이 툭 떨어졌다. 대체 저건 언제부터 읽고 있었던 거지.

“태석 군, 잘 듣게.”

스승님이 내게 다가와서는 내 어깨를 붙잡으며 한없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꺼림칙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얼굴을 뺐다. 노인네 얼굴이 코앞에 보이는 건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다.

“말씀하세요.”

“알겠네. 우리 도망가세.”

“…….”

나는 말없이 떨어져 있던 에로소설책을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

“연세도 있으신데 갑자기 너무 큰 자극을 받아서 사고회로가 꼬이신 모양이군요. 빚쟁이가 아니라 홍보란 말입니다.”

“난 지극히 정상일세. 그리고 이 책은 내 게 아니네. 내가 이런 엄한 책이나 읽으며 히죽대는 속물로 보이는 겐가? 이 책은 친구가 내게 잠시 맡긴 걸세.”

야설 보다 엄마한테 걸린 고딩 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건 됐고, 우리가 왜 도망쳐야 하는 겁니까? 홍보라고 외치면 쫓아오는 빚쟁이라도 있어요?”

“그게 아닐세! 자네, 아직도 모르겠나? 이건 함정일세!”

영문을 모를 이유였다. 나는 인상을 쓰며 반문했다.

“뭔 함정?”

“그래. 그렇구먼. 자네는 모르겠지. ‘홍보를 하라’는 이 지령에 얼마나 무시무시한 함정이 숨겨 져있는지!”

그다지 알고 싶지도 않다. 귀찮아하는 내 표정을 본 스승님은 한숨을 내쉬며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났다. 그리고 창백한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작가가 우리에게 홍보를 맡기는 이유. 그게 뭐겠는가? 작가 자신이 홍보를 하지 않겠다는 말일세. 나는 알고 있다네. 오오, 그 작가가 굼벵이 뺨을 후려치고 거북이 볼기짝을 걷어찰 만큼 게으르다는 사실을 말일세!”

“…….”

슬슬 짜증이 나는데 그냥 나 혼자 할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 스승님이 다시 내게 다가와 양 어깨를 콱 붙잡았다. 그리고는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얼굴로 열변을 토했다.

“자네는 아직도 눈치채지 못한 겐가! 생긴 얼굴만큼이나 멍청한 젊은이 같으니!”

“침 튀어요.”

“만약 여기서 우리가 홍보를 하게 되면 작가는 다음 홍보 시즌에도 자기가 하려 하지 않고 우리에게 홍보를 시킬 걸세! 우리가 거절하려 하면 ‘저번엔 해줬는데 왜 이번엔 안 해주나요’하고 징징거리면서 우리를 협박하겠지! 그러면 우리는 하고 싶지도 않으면서 억지로 홍보를 하게 되는 수밖에 없네! 그리고 그게 반복되면, 그렇네! 우리는 영원히 헤어나올 수 없는 홍보지옥에 빠져버리는 것일세!”

“아하.”

나는 탄성을 터뜨렸다. 이 노인네가 아무래도 망령이 난 모양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싫으시다면 어쩔 수 없죠.”

“만세! 우리는 함정에 빠지지 않은 게로군!”

“그러면 이 에로소설은 제가 가져갑니다.”

“어째서!”

스승님은 절규했다.

“어차피 친구 거라면서요.”

“그, 그건 그렇네만.”

“제가 잘 보관하고 있다가 그 친구분께 돌려드리죠.”

“하, 하지만 자네는 그 친구가 누군지도 모르지 않나?”

“그럼 알려주세요.”

“…….”

스승님은 기어이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리고 말없이 로브 안에서 팔뚝만한 나무 막대기 -완드wand라고도 부른다- 꺼내 내게 겨냥했다. 막대기 끝에서 희멀건 빛이 쏘아져 나왔다.

“으악?!”

나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날렸다. 빛은 나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내 뒤에 굴러다니고 있던 책에 맞았다. 책은 펑 소리와 함께 연기에 휩싸여 개구리로 변했다. 등골에 식은땀이 흐른다.

“자네, 혹시 양서류가 되고픈 생각 없나? 한 일주일 정도 양서류로 생활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걸세.”

“거절한다!”

“아, 그런가? 되고 싶다고? 이런, 어쩔 수 없구먼. 하나뿐인 제자의 부탁을 거절할 수야 있나.”

이런 빌어먹을 영감탱이! 결국 나는 죽어라 나를 쫓아오는 스승님과 함께 체력이 완전히 바닥날 때까지 공방 안을 빙빙 돌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여야만 했다.

한가로운 겨울날 오후가 느긋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

P.S. 와! 카테받았다\(^ ▽^)ノ!

P.S.2. '유쾌하게 이루어지리니!' 줄여서 '유쾌하게!'는 현대 마법사물입니다.

P.S.3. '유쾌하게!'는 제목 그대로 유쾌한 소설을 지향합니다.

P.S.4. '유쾌하게!'는 마냥 유쾌하기만 하지는 않은 소설을 지향합니다.

P.S.5. '유쾌하게!'는 자유 연재란에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P.S.6. (여기가 본문)

안녕하세요! 페더입니다. '유쾌하게 이루어지리니!', 줄여서 '유쾌하게!'가 카테고리를 받았습니다! 기념 홍보입니다! 와아\(^ ▽^)ノ!

PS인 주제에 사실 본문인 이유는 불명입니다만, 사실 이 소설은 현대 마법사물을 써볼까 하고 생각하던 참에 만상조 님의 소설 '마법사의 연구실'을 보고 굉장한 감명을 받아 쓰기 시작한 소설입니다. 최대한 다른 작품처럼 보이려 노력하고는 있습니다만, 어쩌면 '마법사의 연구실'과 비슷한 분위기가 날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런 요소를 발견하신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댓글로 저를 까주시기 바랍니다! lllorz......

P.S.7. 홍보글, 여기서 끝.

P.S.8. 홍보글 분량이 3천자가 넘어[.......]

.

..

...

.......

P.S.9. 그리고 포탈들'ㅁ^

세상의 유쾌함을 알고 있다면 클릭

세상의 유쾌함을 알고 싶다면 클릭

세상의 유쾌함에 관심 없어도 클릭

아 됐으니까 일단 한 번 클릭좀 굽실굽실


Comment ' 7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8.12.31 01:33
    No. 1

    홍보글이 참 재미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연천
    작성일
    08.12.31 01:34
    No. 2

    왕의 영광은 어디다 갖다 버린 겁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비요른
    작성일
    08.12.31 01:43
    No. 3

    수위조절을 위해 미트슷힌은 뺍시다.........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1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연천
    작성일
    08.12.31 02:03
    No. 4

    글 보고 왔습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아리현
    작성일
    08.12.31 02:32
    No. 5

    지금 막 보고 왔는데 홍보글이 눈에 띄어서 들어왔어요. 정말 재밌습니다. 유쾌한 소설을 원하시는 분에게 딱 맞는 소설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딸기맛국수
    작성일
    08.12.31 06:40
    No. 6

    홍보 센스잇게 하셧다!
    그러므로 한번 보러갑니다~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버터솔트
    작성일
    08.12.31 11:49
    No. 7

    월식(月蝕)님 // 네! 노렸습니다!

    연천님 // 으아아아아악![페더가 죽었다!]
    ........아니 사실, 아직 연재를 완전히 관둔 건 아닙니다만 학점크리도 있었고 과가 2년제라서 진도도 빡세고 이러저러하게 일도 많.....아뇨 변명 죄송합니다 그냥 제가 게으른 탓이죠lllorz...
    일단 다음 분기 게시판 정리 대상에 걸리기 전까지는 연재 재개할 생각입니다만;ㅅ;......

    비요른님 // 헐;ㅅ;!
    죄송합니다 빼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

    연천님mk-2 // 왕영이 아니라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
    건필하겠습니다;ㅅ;/!

    피터팬님 // 으아아악! 이 미천한 글에 그런 과분한 말씀을;ㅅ;ㅅ;ㅅ;!

    금빛님 // 감사합니다ㅠ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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