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현대의 양상 논리학자 데이비드 루이스는 유명론적인 입장에서 형이상학의 주요 개념들인 가능, 우연, 필연 등을 설명해내기 위해 가능세계라는 개념을 도입합니다. 사실 가능세계라는 개념은 일찍이 라이프니츠에 의해 창안된 개념이지만, 데이비드 루이스는 보다 극단적으로 모든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을 보편자 같은 엔터티 없이, 개체만이 존재하는 가능세계들을 통해 설명해내려고 합니다.
어쩌면 환의 거울의 배경이 되는 세계는 이처럼 무수한 가능세계중 하나라고 이야기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기본적으로 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 동쪽 대륙의 국가들은 마치 중앙집권이 견고하게 이룩되었고 집단적 가치가 중시되었던 고대와 중세의 여러 동아시아의 국가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그 세계 속에서는 서쪽 대륙의 상인들과 선교사들이 자유롭게 해상을 통해 동쪽 대륙과 교류하며, 야차라는 다른 종족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용병으로 고용하고, 북쪽의 유목민족과 서쪽의 아수라의 군대 남쪽 섬의 요괴들과 끊임없는 투쟁을 하는 등의 역동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실 세계에서 상상되기만 했던 것들이 그 세계에서는 현실화됩니다. 도술을 부려 수많은 적들과 괴물들을 제압하는 도사, 육체의 단련과 정신의 단련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적을 공격하는 법력을 사용하는 승려, 죽은 이의 혼을 불러내고 저주를 거는 무당 등이 활약하는 세계입니다. 불패의 고수가 남겼던 유실된 검법과 용을 잡아먹는 새 가루라, 모든 쇠붙이를 남김없이 삼키는 괴물 불가사리가 그 안에서 공존합니다.
등장인물
밧달이라는 국가의 명망 높은 무관 집안에서 태어난 진대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자신의 숙부인 진승의 휘하에서 어린 나이부터 무술을 단련해 무과 시험을 준비하던 18세의 소년입니다. 따뜻한 밧달 남부에서 그의 도깨비 친구인 황매와 야차병 친구인 하라갈과 더불어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중, 어떤 의뢰를 받아들이게 되고 이때부터 그의 삶에 큰 풍파가 들이닥치게 됩니다.
밧달 북부에는 유목민들과 밧달인들이 연합해 세운 부족 연맹 국가인 비사국이 있습니다. 이곳 남부에는 비사국의 7부족의 구성원이자 밧달인과 유목민이 혼합된 비염씨 부족이 세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 부족장의 장남인 비염사는 어릴 때부터 밧달과 환의 협객소설에 심취해 있는 인물입니다. 부족의 전통에 따라 그의 젊은 외삼촌인 단박초와 함께 서쪽 사막에서 수행을 하고 돌아와 처음으로 남쪽 국경에 부임한 첫날 국경을 넘어오는 밧달인들을 체포하게 되고 이때부터 평범할 수도 있었던 그의 운명이 뒤틀리게 됩니다.
여행 혹은 모험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 그리고 넉넉한 집안 형편 속에서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바라봤던 세상이 갑자기 괴물과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 두 주인공은 보다 넓은 세계로 발을 디디며 수많은 부조리와 불의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아직 세상에 정의가 있다고 믿고 싶지만 과연 한 사람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아니면 끊임없이 싸우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 문득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말 것입니까? 아래에 그 결말에 다가가는 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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