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제대로 잡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함에도 글을 잡기는 너무 싫은 이상한 감정에 제 자신이 고통 받았었죠. 그때는 한글을 켜기만 하고 아무것도 쓰지 않은 채 몇 시간이고 시간을 낭비하다가 그대로 끄는 순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진짜, 한 문장 쓰는 것조차 버겁고 어쩔 때는 단어 하나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좌절감에 눈물이 날 때도 많았죠. 그래서 그때 글을 거의 손에 놓다시피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비교적 최근에 다시 글을 잡았습니다. 순전히 ‘이런 소재의 글을 써보고 싶어’라는 욕망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었죠. 다행히 제가 감정적으로 조금 진정이 되던 시기라서, 꽤 오랫동안 손에 놓은 것 치고는 꽤 빨리 글을 다시 잡았습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습니다. 꽤 오랫동안 제대로 쓰질 않아서 손이고 머리고 다 굳어버렸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기에 저는 이걸 놓치기 싫어서 억지로, 또 제 자신의 기대치를 한껏 낮추어 글을 썼습니다. 이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아, 역시 글은 하루에 한 줄이라도 꾸준히 써야 하는 거구나-라고요.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저 아는 것과 몸으로 경험하는 건 서로 다른 영역이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겨우 안정권에 들어섰습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물길을 한번 트니 그 다음부터는 시원하게 흐르네요. 아무튼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이라도, 아니면 딱 십 분이라도, 혹은 단 한 문장이라도 좋으니 앉아서 글을 써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말하니 어머니께서 늘 하시던 말씀, 글쓰기는 ‘앉아서 나 자신과 벌이는 치열한 싸움’이라는 것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글쓰기가 원하는 대로 안 풀려서 힘드신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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