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안타깝네요.
어떤 작품을 재밌게 읽던 중에...
독자들의 리플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여주인공을 등장시킨 제 소설의 반응에도 고민은 했습니다만..
다른 소설들에 달린 리플들을 보니...
여주가 주인공이라 저런 리플들을 모면할 수 있지 않았나 싶더군요.
"힘이 세지면 깽판 치는 것 말고는 할게 없니? 깽판 치고 다녀야 할 의무라도 있는거니?"
그렇게 묻고 싶어지는 리플들이 많더군요.
아마도 자유롭지 못한 학생들이 많아서 일까요.
천하제일 고수라면, 무조건 자기 마음 내키는데로 깽판을 쳐야
당연하다는 생각들을 갖고 계신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여러 작가들이 이런 저런 궁리를 해서 소설들을 쓰고 있더군요.
이 세상에는 개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일부 사람들은 자신들을 '집사'라고 부르더군요. 개처럼 사람을 따르는게 아니라...
주인알기를 자기 시중드는 존재로 여기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칭하는 명칭이기도 합니다.
힘이 있으면 자기 하고 싶은데로 하겠지요.
하지만, 그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남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건가요?
주인공이 도끼를 연못에 빠쳐서 금도끼, 은도끼를 산신령에게 얻는 기연에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산신령이 되서 힘도 세고 할 짓도 없어서 놀던 주인공이 도끼 빠친 청년에게 금도끼, 은도끼를 주면...
'저런 찌질한 새끼를 봤나. 금도끼, 은도끼 있으면 그걸고 맘에 안드는 녀석들 골통을 뽀개야지. 왜 남주고 있냐.'
이런 식의 반응이 나옵니다...--;
주인공의 부하들이 주인공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충성하면서 덧없이 죽어가면 좋아하는데...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주인공이 나오면 냉소적인 반응이 나옵니다.
시각이 너무 편협해진 것 아닌가 싶군요.
좀 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는 없는 걸까요.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충성을 바친다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누군가의 응석을 받아준다는 것도 때로는 큰 즐거움이 됩니다.
깽판물, 깽판물 욕하지만...
깽판물 아닌 소설에는 반드시 '짜증난다. 지루하다'는 댓글들이
작가들을 참 답답하게 만듭니다.
추천글에 여주인공 나온다는 이야기에 천봉무후를 보았습니다.
천봉무후에 나오는 남궁옥설이 주인공이라고는 생각 안되더군요.
오히려 백검지가 주인공이었습니다. 남자 주인공 소설이지요.
댓글들 보면서 답답함이 막 밀려들더군요.
충분히 먼치킨 물이요. 주인공이 하고 싶은데로 하는 통쾌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댓글들은 짜증난다는 댓글들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정말로 묻고 싶어지더군요.
"힘이 세지면, 깽판 치는 것 말고는 할게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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