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둬라. 이제 그만둬라.
남의 재산을 훔쳐다 팔아먹는 짓은.
시장은 초토화 되었고. 작가들은 떠났다.
지금 남은 것은 예전 한줌 지끄러기에도 미치지 못할 구멍가게들 뿐.
때문에 이젠 우리도 멈출수 없다.
단어 그대로. 죽느냐 사느냐 하는 일이 되어 버렸으니까.
그리고 미안하지만.
난 살고 싶다.
네가 죽거나 말거나.
그 옛날 꽃이 만개했던 글의 정원은 황무지가 되었다.
이영도도 없고. 대박 작가도 떠났고.
신인 작가들은 몸을 사린다.
전업으로 일해오던 작가들은 모두 생계를 걱정하고. 투잡으로. 부업거리를 찾는다.
이제 더이상 한줄의 글을 위해 며칠을 고민하던 작가는 찾아볼 수 없다.
빠르게. 더 빠르게. 더 얇더라도. 더 엉성하더라도.
그저 빠르게 써내는 것만이 생존의 법칙으로 남을 뿐.
그리고 그 결과는 지금의 하향 평준화라는 밑바닥.
이 일에.
너희가 일조한 바가 있으나.
전부 너희의 탓으로 돌리지는 않으련다.
더러는 작가들의 탓이기도 하고.
어느정도는 출판사들의 탓이기도 할 것이다.
그저.
분명히 말한다.
이제 작가들은 더 이상 물러설래야 물러설 곳도 없다는 걸.
설령. 네가 죽음의 기로에 서더라도.
이젠 더 이상은 용서가 없다.
나. 미리 말하리니(豫言).
전례없는 고소와 고발이 쏟아질 것이다.
누구는 심하게 피해입을 것이고.
누구는 감당못할 빚을 떠안게 되리라.
지금은 실감하지 못하는 너는.
뒤늦게 끔찍한 고난에 처하게 될 너는.
그때 되어 피눈물 흘리며 애걸해오겠지만.
이젠 안된다.
네가 죽음을 느끼고 아파트 옥상에 스스로를 매달더라도.
나에겐 더이상 감흥이 없다.
나는 무시하고.
네가 죽든 말든 신경쓰지 않을것이다.
이제껏 우리가 몇번을 말 했더냐.
제발 그만두어 달라고.
하지만 너희는 듣지 않았다.
이제 우리가 그러할 것처럼.
너희에겐 그냥 용돈벌이 삼아 올려두던 장난 분탕질은.
우리에겐 진작부터 생업이자, 목숨줄이었다.
그 줄이 끊겨버린 이제.
더는 물러설래야 물러서지 못한다.
한때 십만을 헤아리던 점포들이 모두 스러져.
이제 오천 사천 삼천이 되었다.
대박도. 중박조차도 이젠 없다.
이젠 그저 무감각하다.
수많은 고소 고발이 쏟아 질것이다.
너희중 몇이 죽건.
몇십이 죽건.
몇백이 죽더라도.
이젠 우리도 멈추지 못한다.
죽느냐 사느냐가 되어 버린 전쟁에.
나는 내가 죽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러므로 부디 바라건데.
이제 그만해라. 부디. 부디 그만해라.
우리로 하여금 너희를 죽이게 하지 않도록.
부디 그만 두어 다오.
우리는 패를 내던졌고.
징벌의 수레바퀴는 이미 돌기 시작했으니까.
네가 설령 죽는다 해도.
나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다.
탱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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