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문피아 은둔시절 몇년동안 글을 올린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올리게 되네요. 저야 이 게시판 매일 몇번이고 보기 때문에 근래 이 글을 정말 올리고 싶었습니다. 한담에 꼭 맞진 않더라도 이 게시판에는 뛰어난 작가분들과 날카로운 독자분들이 많이 계시니 좋은 장소가 되리라 믿습니다. (옮겨야 한다면 ㅠㅠ 할수 없구요..)
전 조모 사이트와 문피아 활동이 합쳐 거의 8년이 되 가고 있습니다. 이 시간은 제가 한국을 떠나 이민을 간지 어연 비슷한 년수가 됩니다. 해외에 거주하는만큼 저는 서양 판타지를 접할 기회가 한국에 계신 분들보다 더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서양 판타지는, 서양 작가가 쓴 판타지 소설을 말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요새 읽고 있는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얼음과 불의 노래 (1부 Game of Thrones) 라고 들어보셨나요?
북미와 서양 판타지/소설 세계에서 역대 최고의 판타지 시리즈라고 불리는 명작입니다. 아직 집필하고 계신 George R.R. Martin 이분은 현대판 톨킨이라고도 불리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반지의 제왕을 뛰어넘는 명작이라고 칭찬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요새 HBO에서 드라마를 하기 때문에 (그리고 무려 드라마 평점이 9.5/10 이네요... ㄷㄷ)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양 판타지를 자주 읽진 않는 저로썬 드라마때문에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출근할때마다 지하철에서 읽다보면 옆에 있는 분도 간간히같은 책을 읽는게 보입니다.
점점 홍보글로 변해가고 있네요 ㅋㅋ
아직 나아가는 시리즈의 고작 1권을 읽고 있지만 100장을 읽고 나서 느낀점은 정말 잘 쓴다 입니다. 내용에 대해 스포일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정통 D&D 판타지 소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고 유니크하며 글과 때에 따라 다른 묘사는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Analogy가 많은듯 합니다. 글에 숨은 모순과 다른 것을 뜻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구절이 많다고나 할까요, 마치 문장 하나하나에 심볼리즘이 포함된 현대판 셰익스피어를 읽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덜 지루하죠).
이제 제가 매일 오는 문피아를 보겠습니다. 문피아는 제가 한글을 잊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포탈입니다 (어릴때 왔어요 ㅠㅠ).
지금 제 선작 리스트에서 베스트 판타지를 뽑자면 은빛어비스를 뽑겠습니다. 카이첼님의 전작을 못읽은게 후회 될 정도로 너무너무 잘 쓰셨다 생각 됩니다.
근데 제가 느낀점은 한국 소설은 상당히 서양 판타지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Game of Throne 같은 소설을 읽으면서 상황상황이 머리에 각인되고 주인공이 벌판에 있으면 제가 마치 벌판에 있는것같고, 염탐을 할때면 저도 같이 숨을 죽이게 되는.. 그런게 없달까요?
물론 마틴같은 대작가와 아무나 비교를 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것은 서양 판타지는 심지어 심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묘사가 뚜렷하고 섬세합니다. 대화나 전투씬은 몇장을 넘겨도 몇줄 보이지 않습니다. 어린 주인공이 어떻게 버려진 탑을 오르는지, 왜 오르는지, 그리고 그곳에서 공교롭게도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게 됬는지 그런것들이 너무 리얼하고 한편의 영화같이 글을 써 놓은거 같습니다.
저는 절대 서양 판타지를 두둔하는게 아닙니다. 너무 좋은거만 써놨다보니 한국 판타지를 헐뜯는것 같이 들릴 수 있겠으나 둘 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확실히 한국 판타지는 박진감있고 무엇보다도 재밌으니까요.
어떤 이유로, 그리고 왜 동양/서양 판타지가 판이하게 다른걸까요? 정서? 성격? 아니면 어떤 타입의 책이 잘 팔리기 때문일까요? 그리고 문피아에서 활동하는 여러분들은 예로 은빛어비스같은 뛰어난 소재와 필력에 서양 판타지의 요소가 들어간다면 어떨꺼같나요?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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