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라나님 올리신 글에 대한 답글)
괴선은 제가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는 글 중에 하나입니다.
다라나님께서 올리신 글은 현산이 녹산에게 하는 말인데요..
저는 녹산의 입장에서 현산에게 보내는 글을 한번 작성해 보았습니다.
문재가 없는 제가 적자니 부담이 됩니다만, 약간은 어이없는 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났으니 출근전까지 후다닥 적어보렵니다.^^..
최대한 녹산의 삐딱하게 보이는 성격을 살려보려 합니다만.. 잘될지 모르겠네요.
이쁘게 봐주시길.. 푸헤헤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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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네가 감히 이 형을 훈계하는 것이냐?
하지만, 너와 나는 이미 살아가는 세상이 다르니 내 이만 용서해 주기로 하지.
그리고 대답할 의무도 없고, 의미도 없지만, 너의 의문에 대해 답을 해주기로 하마.
이 형의 넓은 마음에 감사함을 갖고 지내거라.
현산아. 현산아. 나의 잘난 아우여. 너는 잘 몰라. 나의 이 쓰라린 가슴을..
집안의 장남으로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지만, 아버지께서는 나를 인정하지 않으셨지.
당연히 집안의 가주 역할은 큰 아들인 내가 해야 하건만, 아버지께서는 너를 비롯한 동생들과 경쟁하게 하셨어.
생각해 봤느냐? 형으로서 동생에게 비교당하며 가주가 되기 위해 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내 입장을..
거기다가 너를 비롯한 동생들의 능력이 하나같이 뛰어남에야...
형의 위엄을 살려야 하고, 가주가 되기 위해 뛰어난 능력을 보여야 하고, 나보다 잘난 구석이 많은 동생들에게 치이고..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절대로.. 절대로 내 속마음을 너희들에게 내비치지 않을 거라고.. 더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는 방법은 그것 뿐이라고..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너희들은 내 형제이기 이전에 내 경쟁자들이라고.. 그건 사실이잖아?
현산. 너는 내 가장 잘난 동생이기 이전에 나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다.
그런 너에게 내가 형으로서 살갑게 대해주지 않는 것을 탓하는 것이냐?
어이가 없구나, 현산. 바랄 걸 바래야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바로 이청수와 함께 한 시간이었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나에게는 운가의 가주 자리, 운가를 아버지때보다 더 키워서 사천에서 제일로 인정받는 것, 더 나아가 무림에서 운녹산 내이름 석자를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남자라면 그정도의 꿈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난 이청수와의 사랑과 행복했던 시간을 생각나게 하는 청산이 싫다.
내 마음을 나약하게 하는 청산을 멀리하고 싶다.
결정적으로 내가 사랑한 사람은 이청수이지 이청수의 아들 운청산이 아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형제도 경쟁자로 보는 난데, 보지도 못했던 청산을 아들이라고 받아들이라고? 그리고 아들에 합당한 사랑을 베풀어 달라고? 하! 우습지도 않구나.
목추경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 운강인과 운교인..
이 아이들이 내 이름에 먹칠을 하거나 가문에 먹칠을 해서 내 야망을 가로막는다면..
그 아이들조차도 내쳐버릴 것이다. 내 꿈을 방해하는 이들이기에..
그런 나에게 별로 달갑지도 않은 청산에게 왜 사랑을 베풀지 않느냐고? 하하하!
청산이 내 아들이더냐? 그것을 누가 보장한다 하더냐?
두고보아라, 현산. 내 기필코 너를 뛰어넘어 사천과 온 중원에 내 이름 석자를 새기고야 말 것이니.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용하고, 머리를 써야 하는 곳에서는 귀신같이 머리를 굴려서 내 꿈을 이루고야 말 것이다.
그래서 원하는 걸 얻고, 꿈을 이뤘다고 해서 남는 게 무엇이냐고?
잘난 나의 아우, 현산이여. 그래서 넌 뭘 모른다는 거야.
너와 동생들로 인해 쌓인 나의 한, 아버지로 인해 쌓인 나의 한..
이 한들로 인해서 내 가슴은 터질 것 같다. 그래서 그걸 풀어버리는 길은..
내 능력을 너희들과 아버지, 그리고 전 중원에 알리는 것이지.
그래서 내가 가장 잘났음을, 내 능력이 가장 뛰어났음을 알리고야 말 것이다.
두고보아라. 내 한풀이를.. 내 이 넓은 가슴이 터질 것과 같은 한을 심어준 당신들..
두고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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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 보니 역시 문재가 없다보니 정말 마음에 안 들군요.
더 잘쓰시는 분께서 추가로 적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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