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하고 이기적이고 차갑고 잔인하고 배타주의에다 기타 등등 사회에서 부적합자 딱지 붙일만한 주인공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꽤 많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판타지문학 자체가 대리만족의 영향이 크니 어쩔 수 없는 거겠지요. 저도 히로인이나 뻘짓녀한테 쩔쩔매며 '나는 차케여 나는 정의로워여'하는 주인공 별로 취향 아닙니다. 그렇지만 남녀노소 안 가리고 다 죽여버리고 만족해하는 녀석 또한 좋아하지 않죠. 그건 나쁜 놈이 아니라 '미친놈'이잖습니까?
도대체 어디까지가 나쁜 놈이고 어디까지가 미친 놈인지, 그 기준은 참 애매하죠.
그런데 여기,
그런 기준을 적정선에서 놀아나는 한 녀석이 있습니다.
이유? 그런 거 기억 안나. 도덕? 그런 거 개나 주라 그래!
난 하고 싶으니까 하는 것 뿐이야. 재미 없으면 이 짓도 안 해!
참 당당하고 참 단도직입적이며 참 귀찮은 거 싫어하는 녀석.
아주 긴 시간 동안 마물을 사냥해온, 이 세계의 모든 마물들의 씨를 말려버리겠 외치고 다니는.... 이름하야 마물사냥꾼, 발자크!
그가 마물을 사냥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남들처럼 부모의 복수도 아니고, 사명감에 불타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하나의 '욕구'이지요.
마물을 죽여야겠다는 욕구! 그리고 마물을 죽일 때 느끼는 재미! 단지 이것 뿐입니다.
발자크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참 나쁜 놈입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아주 착한 생명까지 다 저세상으로 보내버리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발자크에게 손가락질 합니다.
발자크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참 나쁜 놈입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쩜 저런 놈이?! 할 발자크까지 이해하며 감싸주려고 하는 자비로운 생명까지 다 저세상으로 보내버리거든요.
그런데 참 재미있죠?
이런 발자크가 '미친놈'으론 보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자, 이제.
나쁜놈과 미친놈의 오묘한 경계선에서 만마봉인을 휘두르는 발자크의 매력에 빠져보지 않으시렵니까?
S.Nyuhgeus님의 발자크트릴로지.
(링크 안 걸었습니다)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