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와 닿는 글을 봤으면 추천을 드리는 게 예의겠지요.
글의 제목은 ‘기(奇)와 혈(血)의 시대’입니다.
자유연재란 뉴웨이브에 있고, 아직 10편 분량이라서 조회수는 미미하더군요.
물론 추천을 하기엔 다소 부족한 분량일지도 모르지만, 확신은 가질 수 있었습니다. 완성된 문체를 향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졌다고 할까요?
인터넷상으로 오랜만에 좋은 글을 보게 되어 이렇게 추천글을 남깁니다. 제 부족한 실력으로 글의 감상을 표현하는 것보단 본문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서문을 활용할까 합니다.
잔잔한 수면과도 같은 그들의 세계 중심에서, 폭발과 함께 거대한 인력이 발생했다.
인력은 결코 만날 수 없는 두 평행세계를 끌어당겨 X로 교차시켰다. 그 교차점을 중심으로 파동이 일어났다.
수면의 물결처럼, 파동은 세상의 끝으로 더욱 크게 퍼져나갔다.
파동은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그 개체를 분별하지 않고 서로를 순식간에 용해시켰다.
직접 노출된 자들은,
애완견과 그 주인 된 자의 몸과 머리가 뒤바뀌었고, 새의 날개와 양팔이 바뀌었으며, 눈과 귀가 뒤바뀌고, 뼈가 돌출되는, 혐오스럽고도 흉측한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파동은 식인귀(食人鬼)라는 희대(稀代)의 괴물도 탄생시켰다.
그렇게 잔인하고도 끔찍한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정상적인 인간들의 사냥감이 되어버린,
-버려진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철저하게 야생화 되었고, 인간들이 키우는 가축들의 새끼를 몰래 잡아먹으며 그 생을 연명했다.
그렇게 기(奇)의 시대가 열렸고, 그들을 지배하는 혈(血)의 시대가 열렸다.
바야흐로. 기(奇)와 혈(血)의 시대가 눈을 뜬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상당히 독창적인 코드를 사용하시고 계십니다. 대중적으로 본다면 분명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단점도 글 속에는 존재하지만, 깊은 묘사와 감수성 짙은 표현으로 글의 향기는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이런 코드를 가지신 분들이라면 아마도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어둡고 진지한 글을 좋아하시는 분, 세기말 특유의 향기가 그리우신 분, 스스로 아웃사이더적인 기질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 뜨겁게 읽기보단 냉정하고 차분하게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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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는 추천글과는 다른 얘기인데, 문피아의 덩치가 커진 만큼 좋은 글들도 그만큼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딱 잘라 말해 그런 글들을 찾아내어서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글쓴이분들에게 힘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독자분들에게 하는 얘기가 아니라 글을 쓰신 분들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얘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 댓글에 자신의 글을 남겨주시면 읽어보고 쪽지로 감상평을 드리거나, 정말 좋은 글이라면 연재한담 혹은 제 개인게시판에 추천을 해드리겠습니다.
다만 딱 한 가지, 기본적인 문법이 지켜지지 않은 글만은 제외됩니다.
그럼 동도 분들,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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