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손쉬운 위업이 뭘까요?
바로 세계를 만들어내는 작업입니다. 자기 머릿속에서요.
우리는 그런 걸 망상이라고 하고 업계 용어(?)로는 설정놀음이라고 매도합니다.
하지만 그런 망상과 설정놀음이 창조의 씨앗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냥 다 필요 없고, 머릿속에서 내 마음대로 하나의 세계가 태어나고 서사가 이어지는 것은 대단히 즐거운 작업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창작욕이 있습니다. 생존이 보장된 지성은 당연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남긴다고 하는 건 가장 직관적이고 우아한 형태의 영향 중 하나지요.
하지만 머릿속의 완벽한 세계에 비해 우리가 직접 만들어내는 창작물은 기량 때문에, 또는 현실적인 귀찮은 과정들 때문에 머릿속 공상물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하고 생각보다 재미없기 마련입니다.
우리 대신 열심히 맨땅에 헤딩해서, 우리 머릿속에 있는 공상과 비슷한 것들을 실제 성과물로 써내려가는 살신성인의 작가들이 있습니다. 전 소위 이야기하는 대리만족의 근원이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깽판치는 것 자체가 대리만족이 아니라, 그런 행동이나 진행방식에 판타지를 갖고 있는 독자들을 대신해서 작가가 삽질해서 열심히 구체적 결과물을 보여주고, 우린 작가의 개고생(...) 덕분에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공상의 완성품을 즐길 수 있지요.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우리가 가진 가장 근원적인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소설이 있습니다. 창작욕구 자체에 대한 대리만족이지요.
주인공 사인방은 흉험한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그들의 부족을 위해, 진짜 신이 되기 위해 신들의 전쟁을 벌여야 합니다.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서 모인 네 명의 신 후보들은 과연 그들을 섬기는 원시부족들을 이끌어 수많은 위험과 시련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다른 신 후보의 부족들을 무너뜨리고 진짜 신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 이 시스템 자체에 숨겨진 음모는 없을까요?
아직 시작 단계입니다만 주인공 사인방의 시선을 통해 우리 모두 세계를 만들고 한 종족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신화가 태어나는 희열을 함께 느껴보지요!
취룡 님의 월드 메이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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