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써 보는 추천글입니다만, 자연란에서 방금 보물을 하나 발견하고 기쁜 마음을 함께 나누고픈 생각에 부랴부랴 글을 씁니다.
추천하고자 하는 작품은
자연-무협에 연재중인 객잔소범부님의 <재미삼아災未渗我>입니다. (아, 미리 말씀드리지만 아직 11편밖에 올라오지 않았고, 취향을 무지막지하게 탈 것 같은 글이니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뭐 아직 초반이라 내용 소개랄 것도 별로 없지만, 일단 이 작품의 기본적인 뼈대는 현대 환생물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고려시대의 천하제일무사가 갑자기 현대 한국에 똑 떨어져서 벌어지는 골때리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좀 식상한 것 같다구요?
첫편만 읽어보시면 식상한 것과는 가장 거리가 먼 작품임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점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작가님의 입담입니다.
때로는 능구렁이처럼 술술 넘어가고, 배꼽을 쥐고 구를 정도로 웃기다가 갑자기 작가가 전면에 나타나서 멋대로 시점을 바꾸고 논평을 가합니다.
바로 이 작가의 개입이 이 작품을 재미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무협소설, 그것도 환생물이라는 것은 아주 틀에 박힌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가 드러나지 않고 그저 주인공과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면, 그 진부한 구조 내에서 어떤 신선함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재미삼아>에서는 작가가 전면에 나섬으로써 그 구조와의 거리를 획득합니다. 이야기 틀 속에 매몰되어 있지 않고, 마치 익숙한 장난감을 다루듯이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놀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야기 자체가 아주아주 웃겨집니다. 특히 장르소설의 규칙에 빠삭한 사람이라면 이런 패러디의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겠죠.
사실 저도 이런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더 눈이 번쩍 뜨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 나갈지 모르겠지만, 모르는 만큼 더 기대가 됩니다. 몇 편 읽지 않았지만 문장에서 작가님의 역량이 느껴졌기 때문에,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무튼, 복잡한 이야기 다 때려치고 세줄로 요약하자면,
진짜 재밌고 웃기고 유쾌하고 의미심장합니다.
객잔소범부님의 <재미삼아災未渗我>, 강력추천합니다.
아래는 포탈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gom&category=2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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