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매력은 무협이 우위일 지 모르나, 쓰는 매력은 판타지가 조금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제한된 무대, 제한된 설정, 그리고 제한된 표기법까지…, 무협은 제약이 많지요.
창의적으로 제약 범위 밖을 넘보면 신선할 지 몰라도 오래가기는 힘들지요.
말 그대로 장르 소설인데 장르의 전제 밖으로 나가면, 이미 무협답지 않은 무협이 되어 무협의 맛이 아닌 글맛으로 읽게 되지요.
그래서 판타지가 쓰는 매력이 있더군요.
조금 더 자유롭고, 조금 더 분방하게 써도 장르를 장르답게 하는 틀 자체가 훨씬 넓어 널리 받아들여 지니까요.
저 또한 그래서 판타지를 습작 연재하는데(문피아는 아닙니다만.. ^^;;)..
틀이 넓다고 해서 틀이 없는 것은 아니니, 조금 더 이해하고 공부하기 위해 최근 판타지 쪽의, 특히 보다 신선하고 아마추어적인 글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찾은 글 중 하나가 바로..
오늘 추천하고자 하는 “마왕부활추진대”, 줄여서 마부추입니다.
작연란은 프로의 글답게 화려하지만, 한참 땡길만하면 출간 아니면 연중이라 피하는 편이라(외국에 사는 관계로 출간하면, 책으로 사보기 힘들어서.. ^^a)..
주로 추천에 의지해 정연란의 글을 보는데..
추천받은 글들 대부분이 저처럼 나이 좀 있는 사람들이 오래 보기는 힘든 글들이더군요.
아, 물론…, 모두 재밌습니다.
어떻게 이런 말을 생각해내 사람을 웃길 수 있을까 놀랍기도 하고,
어떻게 사람 머리 속에서 이런 발상이 나올 수 있을까 기함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첫째로는 웃음이 유치함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 반복되니 이 또한 식상하고,
둘째로는 처음엔 눈길을 끌 만큼 신선하고 자극적인데 구성이 탄탄하지 않아 과연 40~50회 이후로는 뭘로 끌어갈까 싶더니, 역시나 그 뒤부터는 늘어지거나 멈추는 경우가 많더군요.
마부추의 추천글들을 읽으며 사실 위의 두 가지 때문에, 읽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마.왕.부.활.추.진.대!
제목부터 딱 그런 Feel이 오지 않으십니까?
게다가 웬 개구리 타령 일색….
작가님에겐 죄송하지만..,
‘아, 보나 마나 유치x일 것인데.., 이걸 조회수 좀 된다고 믿고 읽어줘야 되는 것인가…!’
정말 고민 많이 했었고, 실제 한 십여 편을 지날 때까지는 ‘역시나!’ 하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도 참고 보았습니다.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어, 뭔가 탄탄하다!’
맞습니다. 마왕을 부활시키겠다 설치고, 개구리가 말을 하고, 인어족 여왕이 복어 꼴을 하고 날아다니는데…, 그런데도 탄탄함이 느껴졌습니다.
드라마로 치면, 쪽대본을 내며 시청자 반응을 떠보는 것이 아니라, 20회까지 사전 제작 마치고 50회를 대미로 한걸음씩 걸어나가는 인상을 강력하게 받았습니다.
아마추어들이 덥썩 글을 시작하며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숨겨 놓은 이야기를 풀어놓음에 있어 독자보다 더 안달낸다는 점인데, 그런 면이 전혀 없더군요.
게다가 캐릭터 하나 하나 완성된 특징을 가지고 있고요.
오랜 구상으로 준비된 뒷이야기가 받쳐주고 있지 않으면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결론은…, 만만치 않은 글입니다.
작가님은 분명 아마추어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독자들 댓글 하나하나에 문미 사족으로 답글을 달고, 문미 사족이 길어지는 듯하니 리리플로 빼고…, 예상보다 강력한 반응에 몸둘 바를 모르는 문피아 초보 작가들이 하는 짓(^^?)을 그대로 답습하고 계시기에(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 그렇습니다.
아마추어라고 믿기에, 저는 바래봅니다.
이 아마추어 작가님이 정말로 끝까지 이 한 편을 완결지어 한 단계 레벨업을 이루어 내시기를요. 그래야, 좋은 글을 미련 없이 다 보고, 또 다른 좋은 글을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그럴 준비와 역량이 충분하시다고 믿기에, 저는 추천합니다.
꾸준한 관심과 격려가 작가에게 작가의식을 불어넣는 가장 좋은 약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 달려가 보시기를 권합니다.
작은숲 님의 "마왕부활추진대"..
PS. 정말 죄송합니다. 쉽다고들 하시지만, 포탈 여는 방법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몇 가지 방법 시도해 봅니다만, 포탈은 안 열리고 글자로만 남아 있네요.. 모쪼록 추강해 주시면서 포탈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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