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윽 스윽.
거침없이 붓이 지나간 자리에 먹이 선을 그었다. 그리고 이내 선들은 능선을 이루고 송죽을 그리고 암반을 새기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종이 위에 한 폭의 산수화가 펼쳐졌다.
휘이익 휘익 휘이이이익.
하지만 또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그의 손길이 좀 전보다 곱절은 빨라졌다. 뿐만 아니라 점차 그 속도가 더해지더니 어느새 그의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고 말았다. 또한 그는
종이에만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점점 서탁 위에서 방바닥, 벽면으로 화폭을 이어나가더니 급기야 방안의 벽면 전체에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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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줄이 처진 방안으로 걸음을 옮기면서도 그는 벽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커다란 화폭으로 변해있는 벽면에는 한 명의 사람을 가운데 앉혀두고 여럿이 서있었고 그들의 뒤로 건물들이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매우 건조하지만 앉아있는 이가 머리를 내밀고 있으며
그를 둘러싼 이들이 칼을 들고 있음을 안다면 절대로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뒤쪽에 그려져 있는 건물들은 온통 붉은 색이 덧씌워져 있었다.
---틀림없이 그 남자는 자신이었다. 그리고 보니 자신의 등뒤에 있는 건물들은 유씨 세가의 모습과 매우 흡사했다. 또한 그림 한쪽에는 이러한 글귀가 쓰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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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고개를 숙인 곽유숭의 입술 사이로 갈라진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낮게 울리던 웃음은 곧 광소가 되었다.
“크크크크…크 하하하하!”
곽유숭이 웃고 있었다.
하지만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무영은 알 수 있었다.
소중한 걸 잃은 자의 눈물이었고,
또한 버림받은 자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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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고에 있는 빛나는 책 한권으로 인해 10년 후 자신에게 있을 미래를 미리 엿보게 된 주인공에게 새로운 문파의 진전이 이어진다.
문파의 장원을 찾아가다 만나게 된 일행, 그리고 그들과 함께 천라지망에 갇히게 되는데.
예가음님의
강력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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