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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재수
작품등록일 :
2024.08.21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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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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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 으아아! 버그가 흘러 넘친다!

DUMMY

덕분에 운 좋게 승기를 거머쥔 나는 대기실로 돌아와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후! 살 떨린다. 진짜. 첫판부터 왜 이렇게 힘들어? 협회장님이 너무 방심하지 말라고 했던 게 이런 의미였나?’


져도 된다고 하니까 나도 적당히 할 생각이었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지고 싶지 않았다.


[수많은 관전자가 마법을 좀 더 깊게 깨우쳤습니다.]

[관전자 모두에게 1주일 동안 마법 관련 숙련도 상승 50% 버프가 적용됩니다.]

[버프 종료 후. 마법 숙련도 10% 영구 증가 버프가 적용됩니다.]

[각성 효과로 같은 양의 경험치가 상승합니다.]


각성 스킬 덕분에 스킬 하나는 부족함 없이 올랐지만, 대회에서 이기려면 이것 만으론 부족했다.


‘좀 더 힘을 쌓아야겠어.’


하지만 협회장님이 이번 대회에 마력은 쓰지 말라고 하셨으니 스킬 중에 그나마 가장 효과적인 건···.


“이건가?”


***


한편.

관객석에서 대회를 보고 있던 각성자들은 눈앞에 뜬 메시지에 숨넘어갈 듯 놀라고 있었다.


[훌륭한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관전자 모두에게 1주일 동안 마법 관련 숙련도 상승 50% 버프가 적용됩니다.]

[버프 종료 후. 마법 숙련도 10% 영구 증가 버프가 적용됩니다.]


무려 마법 숙련도 상승 버프!


“이런 미친?! 마법 숙련도 50% 상승 버프라고?!!”

“왜? 뭔데 갑자기 그러는데?”

“방금 경기 봤다고 마법 숙련도 50% 상승 버프 받았어!”

“그러니까 그게 뭔데 십덕아?”

“···페라리 한 대 받았다고.”

“뭐?!?”

“야, 이 근처 던전 있나 검색해 봐라. 당장 가서 실험 좀 해봐야겠다.”

“아니 이 멍청아. 마법 숙련도 올릴 거면 던전이 아니라 사격장을 가야지!”

“아, 맞네!”

“근데 방금 그 선수 경기 더 남았잖아? 그거 다 보고 가면 경험치 더 오르는 거 아니냐?”

“어?! 생각해 보니 그러네?!”


관중들의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각성자들은 점점 더 흥분하기 시작했다.

버프 알림과 동시에 근처 던전과 사격장 등, 마법을 연습할 수 있는 시설이 전부 예약 돼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고 일부는 참지 못하고 먼저 나간 사람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이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보통 각성자들은 스킬 레벨 하나 올리려고 10%짜리 숙련도 증폭 물약을 물처럼 마시면서 몇 년씩 시간을 투자하는데 그게 무려 50%가 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천금을 주고도 바꾸지 못할 기회!


“하아아아아.”


그런데 그 와중에 길드 쪽은 오히려 조용했다.

이런 달달한 버프에 목마른 건 오히려 길드 쪽이 훨씬 더 심했지만, 함부로 말을 꺼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뿌드득!


협회장이 그들 위에서 인상 팍 쓰고 강철의자를 걸래 짜듯 쥐어짜고 있었기 때문!


“···제발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사고 쳐라 좀.”


헌협이 하는 일은 각성자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눈에 띄면 세상의 온갖 잡벌레가 달라붙을 것이고 그걸 막기 위해 또 고생할 걸 생각하니 머리가 아팠다.

주변에 있던 각 길드장들도 협회장님의 깊은 빡침을 느꼈는지 어떻게든 화제를 돌리려 애썼는데.


“그, 그러고 보니 이은아 선수도 대단했지!”

“마, 맞아! 그렇지! 이은아 선수도 원래 우승 후보였으니까!”

“응? 잠깐. 그럼, 상대는 그 우승 후보를 마력도 안 쓰고 꺾은 게 되잖아?”

“어? 그게 그렇게 되나?”

“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마력을 안 쓰면 우리도 일반인이랑 똑같은데 마법사를 상대로 마력도 안 쓰고 어떻게 이기냐?”

“저렇게.”

“야, 운이 좋았겠지. 아이스 월이 밀린다는 건 아무도 몰랐잖아.”

“아니, 말 나와서 하는 말인데 원래 아이스 월이 밀어서 넘어트릴 수 있는 거였냐? 난 지금까지 깨트리고 다녔는데?”

“당연히 안 밀리지. 보통은 벽이나 바닥에 고정되니까. 그래서 생각도 못 했을 거야. 아이스 월이 넘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아하. 오히려 너무 유능해서 마법을 방어력에 몰빵해 버린 것이 문제였다?”

“나는 그렇다고 봐.”


화제를 돌리려 꺼낸 말은 어느새 경기를 분석하는 토론장이 되었고 나중에는 길드장끼리 흥분한 듯 자기주장을 펼쳤다.

그리고 그 속에 끼어있던 매지션즈 길드의 길드장은 다른 의미로 놀라고 있었는데.


‘꺄아! 저 남자 우리 길드에 와준대!! 꺄아아!!!’


정작 본인은 들리겠다고 했지, 들어가겠다고 한 적은 없는데 혼자 좋아 죽으려고 했다.


***


같은 시각.

각성자 연구로 남들보다 한발 앞서나가던 미국 스탠퍼드 연구소의 연구실장, 미스 커쉬는 갑작스러운 메일 한 통에 퇴근도 못 하고 팀원들과 같이 한국 아마추어 대회를 관람해야 했다.


[훌륭한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관전자 모두에게 1주일 동안 마법 관련 숙련도 상승 30% 버프가 적용됩니다.]

[버프 종료 후. 마법 숙련도 5% 영구 증가 버프가 적용됩니다.]


“···정말로 영상만 봐도 버프가 들어오는군요.”

“현지에서 직접 관람한 사람은 50% 상승 버프와 10% 영구 상승 버프까지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거 원리가 뭔지 감이라도 잡히시는 분?”


그녀의 물음에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천재들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도 대회 영상은 계속 이어졌는데, 다른 선수들의 경기에서는 역시 버프 현상이 없었고 유일하게 손재주 선수가 등장할 때만 버프가 추가되었다.


[불의를 뒤집고 승리하는 경기를 관전하였습니다.]

[관전자 모두에게 1주일 동안 통찰력 스텟 상승 30% 버프가 적용됩니다.]

[버프 종료 후. 통찰력 스텟 상승 5% 영구 증가 버프가 적용됩니다.]

[관전자 모두에게 정의감(C) 스킬이 추가되었습니다.]


“스텟 상승?!”

“아니?! 보는 것만으로 스킬 추가라니!”

“세상에 맙소사. 사람에게 통찰력 스텟이 있는 것도 지금까지 추측일 뿐이었는데 그걸 증명해 주는 버프라니.”

“방금 경기는 상대의 반칙을 역이용한 승리였죠? 이전에는 마법의 약점을 공략하는 방식이었고.”

“승리하는 방법에 따라 버프의 종류가 달라진다?”

“실장님, 이분은 미국에 꼭 필요한 인재입니다. 위에 연락해서 어떻게든 초대해 올 방법을 논의하시죠.”


그의 말에 미스 커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정도 인재면 팀원들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모셔 올 준비가 다 끝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 터.

이 한 사람을 얻기 위해 전 세계가 움직인다?


“···이미 전쟁은 시작됐나.”

“네?”

“아니, 나 잠깐 다녀올 곳 있으니까 영상 녹화하고 프레임 단위로 분석해 둬. 피험자들에게 영상의 어느 장면에 버프가 뜨는지 확실하게 분석하고 AI 기술과 3D 영상 접목해서 버프 효과 증폭시킬 수 있는지 확인해 놔.”

“아, 예! 알겠습니다!”


결연한 표정으로 그렇게 명령해 둔 그녀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 보관해 둔 최강 전력‘들’을 깨우기 위해.


***


-지금부터 우승자 시상식이 있겠습니다! 손재주 선수! 단상 위로 올라와~ 주세요!


해설자의 말에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수상석에 올랐다.

사실 우승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원래 적당히 하고 빠질 생각이었는데 8강부터였나?

상대가 대충 하는 게 느껴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끌고 싶어 하는 의도가 눈에 보였다.

뭐랄까··· 나랑 대련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는 표정?

관중들도 내가 이기면 열광하고 상대가 유리하면 노골적으로 야유를 보냈다.


‘결국, 힘들었던 건 초반 두 경기뿐이었나?’


32강과 16강이 힘들었을 뿐이고 나머지는 내가 지고 싶어도 질 수 없게 흘러가는 바람에 우승까지 해버린 상황이다.


-지금부터 협회장님의 금메달 수여식이 있겠습니다. 모두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와아아아아!!!

짝짝짝짝짝!!!


내가 수상석에 올라서자, 협회장님이 와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줬는데 겉으론 웃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압박감이 장난 아니었다.

게다가 나만 들리는 목소리로 귓가에 작게 말을 걸었는데.


“끝나고 보자.”


라고, 말하는 걸 보니 제대로 빡친 모양이다.


‘내가 우승해서 그런가?’


원래 나도 열심히 할 생각 없었다.

그냥 한두 판만 이기고 빠지려 했었는데 상대가 봐주는 걸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그래도 난 약속은 지켰다.

협회장이 말한 대로 경기하는 내내 마력도 안 쓰고 무기는 나무 지팡이 하나에 매너를 지키라는 것도 다 들어줬으니까.

나는 꿀릴 거 전혀 없다.


[당신은 부동심(SS)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도 안다고.”


이 메시지는 잊을 만하면 나타나네.

그만큼 협회장이 내뿜는 기운이 무시무시했단 뜻인가?

아무튼, 금메달 수여식이 끝나고 협회장을 찾아가자, 밖에 봉고차 한 대가 준비되어 있었다.


“타게.”

“아, 네.”


협회장님이 타라고 해서 일단 봉고차 뒷좌석에 올라타긴 했는데 다짜고짜 어딜 가는 거지?


“저기.”

“우선 나부터 물어보지. 협회에 들어올 생각 있나?”

“네?”

“우리는 각성자의 자주성을 최대한 보장하니까 선택은 자유다만, 자네는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나?”


협회장님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냥 내 각성 스킬이 남을 가르치기 좋으니까 여러 길드에서 와달라고 귀찮게 굴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할 뿐.

그 이상 뭔가 이유가 더 있는 건가?


“자네. 정치에 관심 있나?”

“아뇨?”

“그럼 간단하게 설명하지. 세계에서 자네 하나 잡아가기 위해 100조 단위로 움직이고 있네.”

“네?”

“100조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잡힌다면 대충 전차 2000대 운영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하게. 혹은 스텔스 전투기 800대. 그리고 핵무기 수십 기 정도 살 수 있는 돈이지.”


내가 놀란 건 돈의 가치를 몰라서 그런 게 아니다.

내가 10년 넘게 20억이 필요해서 고생 끝에 목숨까지 걸었는데 100조나 움직일 돈이 있으면 그 0.02%만 줄 것이지 아깝게 왜 그리 낭비하냐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중에 0.2%(한화 200억)만 줘도 납치범에게 당장 절하고 찾아갈 자신이 있다.


“그러니까 지금 저한테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요?”

“잘 알아들었군.”

“···그런데 저는 왜 찾는데요?”

“응? 당연히 인체 실험하려고 찾는 거 아니겠나?”


생각해 보니 200억이면 그냥 입 싹 닦고 매장해 버리는 게 훨씬 더 싸게 먹힐 것 같다.

누가 그만한 돈을 준다 해도 믿을 수가 없겠구나.


“어차피 자네 혼자 힘으로 그만한 문제를 해결하긴 힘들지? 그래서 자네를 보호하려면 헌터협회 소속으로 넣는 게 가장 지키기 쉬울 것 같은데 어떤가? 내 직속으로 오지 않겠나?”


협회장님의 말에 운전기사와 조수석에 앉아 있던 비서까지 깜짝 놀라서 돌아봤다.

대체 직속이 뭐길래 이런 반응이지?


“회장님, 그건.”

“김 비서, 자네가 뭘 걱정하는지 아는데 일단 본인 의견부터 들어봐야 할 거 아닌가? 강백호 녀석처럼 도중에 나갈지도 모르고.”

“하지만···.”


그런 대화를 주고받는 협회장님과 김 비서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는데, 나는 그 사이에서 눈치만 보다가 살짝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저기, 협회장님 직속이 뭔데 이러는 거예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차기 협회장 후보라고 할 수 있지.”

“호오.”

“하지만 그거엔 관심 없지?”

“네? 아니, 뭐···.”


어떻게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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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 후, 일단 급한 불은 껐는데 지원팀은 언제 오는 거야? NEW 18시간 전 13 0 12쪽
13 #12 아니, 저게 왜 봉인이 풀려?! 저것도 버그잖아! 24.09.18 23 0 12쪽
12 #11 저거 또 이상한 거 만들기 전에 어떻게 좀 해야겠다. 24.09.16 26 0 11쪽
11 #10 저거 또 이상한 짓 하네? 지원팀은 언제 오는 거야? 24.09.13 31 0 11쪽
» #9 으아아! 버그가 흘러 넘친다! 24.09.11 37 0 12쪽
9 #8 아니 미친! 버그가 운명에 간섭한다! 막아! 24.09.04 46 0 12쪽
8 #7 이런 미친. 진짜 심각한 버그가 터졌네. 24.09.02 50 0 12쪽
7 #6 결국 오류 터졌네. 24.08.30 57 0 11쪽
6 #5 저 사기탬은 또 뭐야? 24.08.28 61 0 12쪽
5 #4 뭐냐? 왜 내 권능이 스킬로 들어있냐? 버그? 24.08.26 65 0 11쪽
4 #3 진작 포기했으면 잘 먹고 잘 살았겠네. 24.08.23 65 0 11쪽
3 #2 이 정도 눈치 줬으면 알아 먹어라. 넌 안 된다고. 24.08.23 74 1 11쪽
2 #1 도박 성공? 아니, 본심은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24.08.23 96 1 11쪽
1 프롤로그 24.08.21 128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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