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재수재수 님의 서재입니다.

다 같이 레벨 업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재수재수
작품등록일 :
2024.08.21 02:44
최근연재일 :
2024.09.20 20: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768
추천수 :
2
글자수 :
69,456

작성
24.08.30 19:40
조회
56
추천
0
글자
11쪽

#6 결국 오류 터졌네.

DUMMY

마침 잘 됐다.

아까 팔에 마력을 두르고 때려봤는데 처음보다는 괜찮았지만, 그래도 뭔가 좀 아쉬웠다.

그동안 내가 봐왔던 프로 헌터들은 이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강했기 때문이다.


‘분명 이렇게 하는 거였던가?’


몸 중심점을 축으로 앞으로 뻗은 왼손에 마력을 응축하고 오른손은 최대한 뒤로 뺐다.

이 왼손은 방어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무게추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 상태로 왼손을 뒤로 빼는 반동을 이용해서 오른손을 아까처럼 내질렀다.

처음에는 힘을 빼고 타격하는 순간에만 힘을 빡!


파앙!


그러자 확실히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좋은 소리가 들렸다.

가격한 부분에 남긴 마력이 충격파를 남기며 퍼지는 손맛이 짜릿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만족할 수는 없다.

몬스터를 상대하려면 빠르고 유연한 발걸음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빠르고 유연한 발걸음은 당연히 공격에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마력은 물처럼 미끄러질 수도 있었지?’


격투기에서 풋워크를 하듯 발밑에 마력을 풀어서 앞으로 미끄러지다가 정확한 순간에 마력을 굳혀서 멈췄다.

마찰력을 마력으로 컨트롤한 것이다.

거기에 더해 몸을 액체처럼 유연하게 흔들자 원하는 방향으로 몸이 쭉쭉 나아가는 게 재미있었다.

그렇게 리듬을 타고 앞뒤로 몇 번 미끄러지다가 익숙해질 때쯤에 자세를 반대로 바꾸고 연습해 봤다.

앞으로 나아가는 동작으로 뒤로 미끄러지거나 뒤로 물러나는 동작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묘기에 가까운 기술연습.

그렇게 풋워크에 충분히 익숙해지면 인파이터처럼 그 속에 공격을 섞었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몸을 비틀고, 때리고, 잡고, 매치고, 다리를 걸고, 니킥에 팔꿈치에 돌려차기와 날아차기까지.

지금까지 내가 봤던 모든 각성자의 무술을 떠올리고 실험하며, 마치 나만의 풀코스 요리를 만들어가듯 그 과정을 즐겼다.

그렇게 마지막 동작까지 완성하자 온몸에서 땀이 주르륵 흘렀는데, 해냈다는 만족감이 더 커서 그런지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후우.”


기술을 완성시키고 나서 음미한 성취감은 굉장히 중독적이었다.

마치 도파민이 팍팍 분비되는 것 같은 이 느낌! 그리고 자극된 근육에 쭉쭉 먹혀드는 엔도르핀! 거기에 더해 허용치를 넘은 이 성취감과 해방감까지!


[침착함(S) 효과 비활성화로 메시지를 다시 출력 합니다.]

[깨우침 효과로 집중력(A)을 배우셨습니다.]

[깨우침 효과로 무호흡(A)을 배우셨습니다.]

[깨우침 효과로 풋워크(A)을 배우셨습니다.]

[깨우침 효과로 문워크(A)을 배우셨습니다.]

[깨우침 효과로 무아지경(A)을 배우셨습니다.]

[관전자의 마력 숙달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관전자의 격투술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관전자의 오러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관전자의 불굴 의지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관전자의 무호흡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관전자의 풋워크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관전자의 문워크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관전자의 무아지경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관전자의 오러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각성 효과로 같은 양의 경험치가 상승합니다.]

[마력 숙달 등급이 F에서 S로 상향됩니다.]

[격투술 등급이 F에서 A로 상향됩니다.]

[오러 등급이 F에서 A로 상향됩니다.]

[침착함(S)의 영향으로 집중력(A)이 불굴 의지(S)로 변화합니다.]

[침착함(S)과 불굴 의지(S)가 결합하여 부동심(SS)으로 변화합니다.]

[여러 스킬을 스스로 깨쳤기에 깨우침(S)이 깨달음(SS)으로 변화합니다.]

[관전자의 마력을 각성시켰습니다.]

[각성 효과로 같은 양의 마력이 각성합니다.]

[스킬이 다섯 개를 초과하여 임시 테이블(24시간)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임시 테이블에 보유할 수 있는 스킬이 한계를 초과하였습니다.]

[시스템 오류. 앞으로 동일한 메시지는 출력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 크래시 경고 1/6]


짝짝짝짝짝!


“강사님 최고!”

“앵콜! 앵콜! 앵콜! 앵콜!”


그렇게 한참 메시지를 받고 나니 그제야 주변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강당은 이미 아이돌 콘서트 회장이라도 된 듯 구경꾼으로 발 디딜 틈도 없었고 학생들은 물론이고 근처를 지나던 선생님들까지 들어와서 열광하고 있었다.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까지 찍는 녀석과 방송국 사람들도 보였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강사님 헌터 등급이 어떻게 되십니까!”

“한 말씀만 해주시죠!”

“한국방송사입니다. 나중에 여기로 연락 한 번 주시죠.”

“저희 S사 기업 명함입니다. 가지고 있으시면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환웅 길드에서 초대하고 싶은데 혹시 시간 괜찮으십니까?”


사람들이 너도나도 질문과 명함을 던지기 바빴고 얼떨결에 그것을 받아든 나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는 표정으로 무대를 내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자기가 팬이라는 사람들까지 나타나서 아우성쳤는데 바로 그때.

갑자기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달려와서 내 앞길을 열어줬다.

사람들이 좌우로 쫙 갈라진 것이 마치 모세가 된 듯한 기분.


‘왜, 왜?’

“헌협에서 출동 나왔습니다.”

“아, 헌협에서 오셨군요?”

“네.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드리겠습니다.”


헌협이 대처가 참 빠르네.

그나저나 오늘 학식 먹긴 그른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헌협에서 준비한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한 나는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협회장과 마주쳤다.


“협회장님? 이런 누추한 곳까지 왜 오셨습니까?”

“누추하다니? 아주 멋진 골판지 집이구먼. 던전에서 이 정도면 5성급 호텔이지.”


문제는 여기가 던전이 아니란 것이지만, 굳이 이런 이야기 하려고 여기까지 오신 건 아닐 거다.


“회사 1층 사용 허가서 주는 겸 자네 얼굴이나 보려고 했건만, 자네는 일을 참 크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야.”

“제가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요.”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아까 차 타고 오면서 대충 들었다.

요약하자면 우리 수업 끝나고 강당에서 문화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큰돈까지 들여서 유명한 연예인과 가수를 불렀고 방송국에서도 그걸 취재하려고 찾아온 거였는데 내가 그것도 모르고 단상 위에서 생쇼를 했던 것.

결과적으로 그게 유명세를 탔기에 학교 측에서는 오히려 고마워했지만, 하마터면 내가 계획을 다 망칠 뻔했다.


“덕분에 여론이 어떻게 돌아갈지 감도 안 잡히네. 조용하게 있었으면 조용하게 회사를 넘겨줄 수 있었는데 이렇게 큰 이슈를 띄워버리면 모 아니면 도 아닌가?”

“죄송합니다.”

“아니, 죄송할 건 없네. 원래 헌터 뒤치닥꺼리가 우리 일이니까.”


그렇게 말하며 협회장님이 열쇠를 하나 넘겨줬다.

이게 바로 회사 1층 봉인을 풀 수 있는 열쇠다.

회사에 나타난 게이트가 언제 터질지 모르니 헌협이 회사를 통째로 봉인했는데 이제 1층이 해방되었다.


“이제 나머지 층은 자네 손에 달렸네.”


협회장님은 그렇게 말하며 떠나갔고 홀로 남은 나는 잠시 내 손에 남은 열쇠를 보다가 덤덤하게 1층 문을 열었다.

거의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봉인 마법으로 인해 회사 안쪽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텅 비어있는 안내 데스크, 싸구려지만 비싸 보이는 손님 대기용 탁자와 의자.

천장에 걸려있는 현수막과 광고 포스터에는 [모험을 떠나기 전에 준비물을 확인하세요!][특별 할인 이벤트!][헌터 대모집!][필요한 동료를 지금 <파티요!> 에서 쉽게 검색하세요!] 등이 쓰여있고 바닥에는 다양한 직업을 나타내는 명찰이 떨어져 있었다.


‘···나 참. 10년 전에 이런 걸 생각해서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시대를 너무 앞서나갔다고 해야 할지.’


지금이야 사람들 사이에 여유가 생겨서 이런 서비스가 유용하다지만, 그때 당시에는 무너진 경제와 도시 복구가 최우선이라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회사가 망하는 게 더 빨랐겠지.

참고로 저기에서 광고하는 <파티요!>는 지금 엄청 잘 나가는 대형 사이트 중 하나로 발전했다.

그런 대형 사이트가 이런 허접한 회사에 광고를 넣었다니.

이 포스터는 기념으로 챙겨야겠네.

그리고 이어서 화장실에 물이 잘 나오는지 확인해 봤는데 다행히 수도가 끊기진 않았다.

그동안 빚 때문에 전기세랑 수도세를 못 냈는데 희한하네.

그동안 건물이 봉인되어 있어서 그런가?


“아, 맞다. 협회장님 돌아가시기 전에 20억 대출 되냐고 물어봐야 했는데.”


뭐, 20억이 적은 금액도 아니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거겠지.


‘나중에 아저씨한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연락 한번 해야겠다.’


그렇게 1층을 한 바퀴 둘러본 나는 마지막으로 2층 올라가는 계단 앞에 섰다.

봉인으로 막혀있는 투명한 벽.

그 앞에 선 나는 봉인을 손으로 만졌다.


‘···오래 걸렸어.’


여기까지 오는 데 참 오래 걸렸다.

유품을 찾으려고 진짜 목숨을 걸었으니까.

목숨보다 유품이 더 중요하냐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각성할 때까지 무려 18년이나 걸렸다.

그동안 포기하란 말을 몇천 번 들었는지 샐 수도 없다.

그런 미련한 날 구하려다 죽은 사람들도 많다.

내가 원하던 건 정말로 그 녀석들의 목숨보다 가치가 있었을까?


[당신은 부동심(SS)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도 알아 임마.”


극도로 단련된 정신은 사이코패스와 다를 게 없다더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18년 만에 목적을 이뤄서 오랜만에 잠깐 감성에 좀 젖으려 했더니 스킬이 그걸 막네.


“아무튼, 이제 집이나 여기로 옮겨야겠다.”


그렇게 나는 몸에 묻은 먼지를 가볍게 털고 다시 일어났다.


***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다음 날.

아침부터 걸려 온 전화에 나는 눈도 못 뜨고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 세요?”

“네. 안녕하세요? 한국방송사 장현철이라고 합니다. 손재주님 맞으신가요?”

“···네··· 맞아요오.”

“손재주님은 대회 수상 경력 없으시죠?”

“네.”

“다름 아니라 오늘 10시에 서울 경기장에서 열리는 아마추어 대회에 손재주님이 참가해 보시는 건 어떨까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네? 대회요?”


대회라는 말에 살짝 잠에서 깼다.

그런데 10시에 시작이라고? 지금 6시 아닌가?


“대회 참가에 필요 경비는 저희 쪽에서 5만 원까지 지원해 드릴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가면 되나요?”


참가만 해도 경비를 준다는 말에 당장 옷 갈아입고 편의점부터 들렸다.

그리곤 간식을 잔뜩 골랐는데 이걸 다 경비로 쳐준단 말이지?

게다가 대회면 상금도 있을 테니 경기장까지 지하철을 타고 신나게 달려갔다.

그러자 지하철 출입구부터 경기장 직원들이 사람들을 유도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중에서 경기 참가자 선수는 따로 빼길래 나도 그쪽을 따라갔다.


‘오, 사람 많아.’


대기실로 들어가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먼저 와있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각성자고 수상 경력이 없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회.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처럼 신기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많았다.


“대회 참가하실 분은 이쪽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 같이 레벨 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13 후, 일단 급한 불은 껐는데 지원팀은 언제 오는 거야? NEW 18시간 전 13 0 12쪽
13 #12 아니, 저게 왜 봉인이 풀려?! 저것도 버그잖아! 24.09.18 23 0 12쪽
12 #11 저거 또 이상한 거 만들기 전에 어떻게 좀 해야겠다. 24.09.16 26 0 11쪽
11 #10 저거 또 이상한 짓 하네? 지원팀은 언제 오는 거야? 24.09.13 31 0 11쪽
10 #9 으아아! 버그가 흘러 넘친다! 24.09.11 36 0 12쪽
9 #8 아니 미친! 버그가 운명에 간섭한다! 막아! 24.09.04 46 0 12쪽
8 #7 이런 미친. 진짜 심각한 버그가 터졌네. 24.09.02 50 0 12쪽
» #6 결국 오류 터졌네. 24.08.30 57 0 11쪽
6 #5 저 사기탬은 또 뭐야? 24.08.28 61 0 12쪽
5 #4 뭐냐? 왜 내 권능이 스킬로 들어있냐? 버그? 24.08.26 65 0 11쪽
4 #3 진작 포기했으면 잘 먹고 잘 살았겠네. 24.08.23 65 0 11쪽
3 #2 이 정도 눈치 줬으면 알아 먹어라. 넌 안 된다고. 24.08.23 74 1 11쪽
2 #1 도박 성공? 아니, 본심은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24.08.23 95 1 11쪽
1 프롤로그 24.08.21 127 0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