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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재수
작품등록일 :
2024.08.21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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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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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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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 진작 포기했으면 잘 먹고 잘 살았겠네.

DUMMY

어차피 회사로 찾아오는 사람도 없으니, 주차장에 박스로 집 짓고 살아가는 중이다.

처음에는 부족한 게 많아서 춥고 힘들었는데 이게 또 살림이 많아지고 적응이 되니까 괜찮더라고.

하지만 협회장은 전혀 괜찮게 들리지 않았는지 동정하는 눈빛으로 깊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어차피 유산 상속은 끝났으니까 1층은 개인 사용할 수 있도록 말해두겠네.”

“오! 감사합니다!”


1층에는 화장실도 포함되어 있으니 이제 눈치 보이게 편의점 화장실을 쓰거나 자연에 방생하지 않아도 된다.

공원에서 몰래 세수하고 목욕하지 않아도 되고 물도 마음껏 마실 수···.


“카드 발급 나왔습니다.”


검사실을 나와 잠시 꿈같은 미래를 상상하고 있자, 직원이 카드와 함께 편지봉투 한 장을 넘겨줬다.

봉투에 적혀있는 글자는 추천서.

그리고 봉투 안에 들어있는 것은 무려 100만 원짜리 상품권이었다.


“배, 배! 백만 원!?”

“각성자 지원비입니다. 상품권은 전국 헌협 매장에서 사용하실 수 있으시며 헌협에서 운영하는 각성 학원 등록비로 사용하실 수도 있으십니다.”

“각성 학원?”


각성자를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학교 같은 곳이라 알고 있는데 내가 거기에서 뭘 배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래 봬도 내가 맨몸으로 현장을 구르면서 알게 된 경험과 지식이 상당하니까.

그러고 보니 요즘 어린아이들을 위해 헌터 아카데미가 건설 중이라고 했었지?

어린아이 가르치는 수준으로 배우는 거면 등록비만 아깝겠네.

아쉽지만 이번 건 거절을···.


“어? 고객님?”

“네?”

“협회장님이 고객님에게 특별히 추천하는 각성 학원이 있는데 혹시 들어볼 생각 없으십니까?”


직원의 말에 검사실 쪽을 슬쩍 돌아봤다.

협회장님이 직접 추천했다고?

동정심인가?

아니면 그저 시간을 끌려고 그러는 건가?


“···거기 등록비가 얼마인가요?”

“월 30만 원인데 협회장님 추천으로 1개월간 무료라고 합니다.”


협회장의 의도가 뭔진 모르겠지만, 무료면 들어도 나쁠 거 없다.

애당초 헌협에서 주최하는 거니까 이상한 교육 방식 같은 것도 없겠지.

그렇게 각성 학원 위치를 받아온 나는 집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쇼핑이다!”


약 10년 만에 제대로 된 쇼핑을 즐길 수 있었다.

내가 가장 먼저 찾아온 곳은 바로 헌터 상점.

각종 무기와 방어구, 그리고 마법서와 물약을 파는 곳인데 나는 우선 통신사 대리점부터 방문했다.

여긴 무려 헌터용 휴대폰을 거의 공짜로 나눠주는 헌터 필수 코스 중 한 곳이다.


“어서 오세요. 각성자분이시죠? 헌협카드 보여주시겠습니까?”

“아, 네. 여기요.”


내가 당당하게 헌협 카드를 보여주고 매장을 둘러보자 직원이 얼른 달려와서 제품을 소개해줬다.


“고객님. 앞에 보이시는 상품은 몬스터 추적 시스템이 적용된 최신 기종으로 주변 500미터 내의 몬스터를 자동으로 감지해 지도에 표시해 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아, 지금 보이시는 상품은 팔목에 장착하는 핸드폰 악세서리로 최신 인기 제품이며 근거리 전파 시스템으로 그 어떤 던전의 악조건 속에서도 팀원과의 위치를 공유하고 통신할 수 있고 비상 알람 시스템 등 많은···.”

“됐고 이거 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내가 가리킨 것은 접어서 쓸 수 있는 플립폰이었다.

내가 필요한 기능만 딱 들어있으면서 한 번 사면 절대 고장 나지 않아 개발사에서 좋은 의미로 잘못 만들었다고 평가되는 초강력 제품.


“내. 이쪽에서 개통 도와드리겠습니다.”


직원이 상자에서 핸드폰을 꺼내 컴퓨터와 번갈아 보며 몇 가지 조작을 거쳤다.


“요금제는···.”

“최하로 해주세요. 전화 걸 일도 없고 문자 쓸 일도 없으며 데이터도 안 쓸 예정이니까 최소한으로 맞춰주세요.”

“서비스는···.”

“분실 보험도 필요 없고 기타 등등 서비스도 다 필요 없습니다. 무료 서비스 빼고 다 깎아버리세요.”


이미 다 알아보고 왔으니 빠르게 넘어갔다.

그렇게 잠시 후.

플립폰을 받아 든 나는 위쪽 주머니에 접어서 끼워 넣었다.

이러면 폰 화면은 주머니 입구 쪽으로 향하고, 카메라 렌즈는 바깥쪽을 향하기에 보디캠 대용으로 쓸 수 있는데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68시간 촬영 기능과 자동 클라우드 등록 & 블랙박스 저장 기능이 있어서 법적 효력이 상당한 제품이다.

덤으로 ‘그’ 회사에서 만들어서 그런지 방탄 성능까지 훌륭해서 다음에 핸드폰을 사면 무조건 이걸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좋아. 이걸로 안심이야.’


이제 언제 어디에서 누가 시비를 걸어도 다 이길 수 있으니 안심하고 쇼핑카트를 몰았다.

내가 살 것은 일단 식품.

오늘만큼은 라면과 달걀에서 벗어나 ‘고기’를 넘볼 수 있게 됐다.

거기에 더해 오늘은 화끈하게 배추와 쌈장까지!


‘오늘 저녁은 보쌈이다!’


겸사겸사 쌀도 사고 간장과 참기름도 사고 식기랑 수저도 한 세트씩 사고 나서야 헌터용 상품이 눈에 들어왔다.


‘오지게 튼튼한 다목적 침낭과 방수 배낭···.’


뿐만 아니라 접이식 의자, 포터블 난로, 물 정화 장비, 음식 보관 용기, 휴대용 화장실 등.

돈이 생기고 나니까 그러한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헌터 지원금은 원래 이런 곳에 쓰라고 주는 거겠지.

어차피 100만 원 채워야 상품권 쓸 수 있으니까 일단 골라볼까?


“30% 아공간 배낭 2억··· 예티 가죽 침낭 2억···.”


30%아공간 배낭이란 무게와 부피를 30%줄여주는 배낭이란 뜻이다.

예티 가죽 침낭은 설원에서 사는 예티의 가죽으로 만든 건데 부드러움과 높은 보온 성능에 은신 기능까지 있다고 설명에 적혀 있었다.

···나는 평생 구경만 해야 하는 물건이네.

그나마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건 적당히 튼튼해 보이는 가방과 침낭.

특별한 몬스터 소재를 쓰지도 않은 가방과 침낭이었지만, 벌써 30만 원이 넘어가고 헌터용 방수 강화 신발과 내습 방한복까지 사자 100만 원은 우습게 빠져나갔다.


‘크윽! 내피같은 돈···.


하지만 안 살 수는 없는 게, 내가 그동안 다른 헌터들을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싸우는 것보다 쉬는 게 더 어렵다는 것.

던전을 하루 안에 끝내는 깔짝파밍(사냥을 나가고 힘들면 돌아오는 사냥방식) 파티도 있지만, 내 경험상 그 사람들은 사냥을 즐기기 위해 가는 것이지 진짜로 돈을 벌려고 가는 게 아니었다.

진짜 크게 크게 버는 파티는 며칠씩이나 깊이 들어가야 하는데 쉬는 걸 못 하면 제아무리 강한 헌터라도 금방 뻗는다.

그러니 다른 잘 버는 헌터를 따라가고 싶으면 무조건 잘 쉴 수 있는 장비를 사야지.


‘옛날에 멋모르고 따라갔다가 진짜 죽을 뻔했지.’


다행히 거기는 교대로 짐꾼을 바꾸는 화이트 파티라 겨우 살았지, 아니었으면 도중에 객사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순식간에 100만 원을 다 써버린 나는 짐을 집에 두고 다음 날 아침에 추천받은 각성 학원을 찾아가 봤다.


“···여기인가?”


도착한 곳은 서울시 대학교 강당이었다.

안에 들어가니 학생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는데 구석에서 노트북을 보고 있던 한 학생이 날 보고 반갑게 달려왔다.


“협회장님 추천으로 오신 분이시죠?”

“네? 아, 네.”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손재주라고 합니다.”

“손재주··· 알겠습니다. 다른 분들과 함께 단상 위에서 기다려 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단상 위에 준비된 의자 중 하나를 가리켰는데 옆에 다른 사람들도 앉아 있는 걸 보고 나도 가서 한자리에 앉았다.


‘신입생 소개 같은 건가?’


그보다 협회장님이 이미 말해뒀을 줄은 몰랐네.

그렇게 앉아서 잠시 기다리자, 교수님처럼 보이는 어두운 외투를 두른 중년 남성이 긴 마법 스태프를 짚으며 올라왔다.


“자, 모두 조용! 오늘은 예정대로 특별 강사진을 불러왔습니다. 모두 박수로 환영해 주세요.”


짝짝짝짝짝.


교수의 말에 학생들과 내 옆사람들까지 박수를 치길래 나도 따라서 박수쳤다.

딱 내가 출석한 날에 특별강사가 오다니, 이런 우연이 있나.


‘···혹시 우릴 보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


그런 의심이 들었는데 마침, 내 옆에 있던 남자가 먼저 단상 앞으로 나섰다.

그는 한국식 전통 갑옷 위로 칼과 나이프 등을 늘어놓았는데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로 등 뒤에 착용한 십자가 모양의 창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투 전문 A급 헌터 박창호라고 합니다. 특기는 창을 이용한 중거리 전투이며 가끔 창을 던져 원거리 공격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남자의 자기소개에 학생들이 신기해하며 기대 어린 눈빛으로 이전보다 더 큰 박수를 보냈다.

알아보는 학생이 많은 걸 보니 유명한 사람인가 보네?


“많은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왜 창사가 다른 무기를 이렇게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냐고.”

‘그야 당연히 창을 못 쓰는 환경이 많으니까 그러겠지. 덤으로 근접하는 놈들 상대할 무기도 필요하고.’

“던전은 다 똑같이 생기지 않았거든요. 굉장히 좁은 길도 있는가 하면 사방이 뻥 뚫려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굳이 창사가 아니라도 이것이 우리가 보조 무기를 익혀야 하는 이유입니다.”


박창호 헌터의 이야기는 내 예상과 거의 동일했다.


“그럼 또 물어봅니다. 그렇게 창을 못 쓰는 상황이 많은데 왜 굳이 창을 쓰냐? 이유는 간단합니다.”

‘무기가 개사기니까.’

“좁은 길에서 매우 효과적인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자리만 잘 잡으면 디펜더보다 든든하고 혼자 서너 마리도 잡을 수 있습니다.”


나도 봐서 안다.

특히 상대보다 높은 곳에 자리를 잘 잡은 창사의 유리함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 자기보다 등급이 낮은 몬스터는 죄다 썰어버릴 수 있다.

잘 쓰면 자기보다 등급이 높은 몬스터도 쉽게 상대할 수 있는 것이 창의 장점.


“지금부터 시범을 보여드릴 건데 혹시 한 명만 나와주시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며 박창호 헌터가 우리 쪽을 돌아봤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내 쪽을 보고 있는 것 같은데···?

혹시나 하고 주위를 둘러봤는데 전부 나만 보고 있었다.


“저···요?”

“네. 앞으로 와주세요.”


모두 기대 어린 눈빛으로 나만 보는 바람에 거의 떠밀리듯 앞으로 나갔는데 그는 나에게 검 한 자루를 떠넘기며 나만 들리도록 작게 말했다.


“그냥 들고 있으면 됩니다. 학생들에게 리치의 유리함을 보여주려는 것뿐이니까요.”


그냥 허수아비 역할을 해달라는 부탁.

의도를 알아차린 나는 검을 빼서 자세를 잡았다.

검 끝은 언제나 상대의 코앞으로, 잡은 손은 편안하게, 무릎은 살짝 구부린다.

주의할 점은 양손으로 검을 잡을 때는 왼손과 오른손이 너무 가깝지 않도록 손 사이 간격을 벌리고 유지할 것.

나랑 같이 일했던 어떤 검사가 알려준 자세인데 솔직히 이런다고 이길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창과 칼이 서로 같은 실력이면 창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면교사 역할로선 충분하지.’


[관전자의 검술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각성 효과로 같은 양의 경험치가 상승합니다.]

[깨우침 효과로 검술(F)을 배우셨습니다.]

[스킬이 다섯 개를 초과하여 임시 테이블(24시간)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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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 후, 일단 급한 불은 껐는데 지원팀은 언제 오는 거야? NEW 18시간 전 13 0 12쪽
13 #12 아니, 저게 왜 봉인이 풀려?! 저것도 버그잖아! 24.09.18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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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 저거 또 이상한 짓 하네? 지원팀은 언제 오는 거야? 24.09.13 3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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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아니 미친! 버그가 운명에 간섭한다! 막아! 24.09.04 46 0 12쪽
8 #7 이런 미친. 진짜 심각한 버그가 터졌네. 24.09.02 50 0 12쪽
7 #6 결국 오류 터졌네. 24.08.30 57 0 11쪽
6 #5 저 사기탬은 또 뭐야? 24.08.28 61 0 12쪽
5 #4 뭐냐? 왜 내 권능이 스킬로 들어있냐? 버그? 24.08.26 65 0 11쪽
» #3 진작 포기했으면 잘 먹고 잘 살았겠네. 24.08.23 66 0 11쪽
3 #2 이 정도 눈치 줬으면 알아 먹어라. 넌 안 된다고. 24.08.23 74 1 11쪽
2 #1 도박 성공? 아니, 본심은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24.08.23 96 1 11쪽
1 프롤로그 24.08.21 128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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