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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림주의 님의 서재입니다.

SF단편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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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림주의
작품등록일 :
2013.03.18 23:31
최근연재일 :
2017.11.21 06:06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45,690
추천수 :
815
글자수 :
243,676

작성
14.10.30 08:55
조회
643
추천
7
글자
5쪽

38. 소비주의교

DUMMY

그날 나는 별 생각 없이 마을 광장을 지나가고 있었다. 별달리 할 일도 없었고 별달리 목적이랄 것도 없었다. 그냥, 말 그대로 별 의미 없이 걷고 있을 뿐이였다. 그러다 우연찮게 성당 근처를 지나가게 됬다. 역시, 별 의미 없는 우연이였다. 마침 성당의 미사가 과격해져 사제가 우렁차게 복음을 전파하는 소리가 근처까지 울려퍼진 것 역시 우연이였다. 나는 성당에선 무슨 얘기를 하나 궁금해져 가봤다. 푸른 스키니진과 노스페이스 잠바를 입은 사제가 우렁차게 외치고 있었다.


"고대인들! 사대신께서는 영광될지어니 사대신께서 고대인들에게 축복을 내려 그들은 진정 마법이라 불러도 부족치 않을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어마어마한 능력이 과연 무엇이냐하니, 그저 몇개의 단어만으로 물건의 가치를 서너배까지 불릴 수 있는 기적같은 힘이였습니다! 그들은 슈퍼니, 메가니, 아쿠아니, 안티에이징이니, 천연이니, 현실적으로 보자면 아무 의미도 없지만 마술적으로 보자면 언령적인 힘을 지닌 단어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대신의 은총 아래 그 단어들을 온갖 다양한 것들에 붙혔습니다! 그러면 가격이 세배가 되요! '크림'이 1만원이라면 '수퍼 아쿠아 모이스처라이징 안티에이징 콤비네이션 크림'은 3만원이였습니다! 이것은 기적입니다, 물건의 가치를 세배로 불리는 기적!


고대인들의 이러한 마법은 세월이 흐르며 사대신의 이름이 잊혀지자 사대신의 분노와 함께 인간으로부터 거둬들여졌습니다. 더 이상 저희는 위대한 고대인들처럼 언령을 부려 물건의 가치를 세배로 늘리는 마법을 부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비밀을 압니다. 고대인들이 부린 그 마법의 비밀을 안다니까요. 궁금하시나요? 걱정하지 마십시요. 저는 사대신의 사도로서 그 기적을 여러분 모두께 전파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고대인들이 부린 마법의 비밀은 바로 믿음입니다. 소비주의교의 사제 가라사대 '이 크림은 이제 수퍼 아쿠아 모이스처라이징 안티에이징 콤비네이션 크림이니 3배의 가치로 불어날지어다.' 하면 충실한 고대인들은 그분들의 말을 그른 것 없다며 의심치 않고 믿었습니다. 그러면 그들이 믿는대로 정말 크림은 3배의 가치가 되었습니다. 스티브 잡스 가라사대! '이 핸드폰은 200달러 원가지만 애플이란 단어를 붙히고 3배라 믿으면 3배의 가치를 가질 것입니다!' 그러자 정말로 아이폰은 600달러가 됬습니다! 여러분, 믿으십시요! 의심치 않고 여러분의 사제가 말하는 것을 그대로 믿고 따르십시요! 세상이 3배라고, 30배라고 3천만배라고 믿으십시오! 그러면 세상은 그렇게 불어날 것입니다!


자, 여러분. 이제 여러분께 그 기적을 실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여러분중 가장 가난한자가 누구입니까. 아, 당신이군요. 당신은 얼마의 돈을 가지고 있습니까? 50 병뚜껑 밖에 안 된다고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 돌맹이, 이 돌맹이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 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언령컨데 이 돌맹이는 이제 '슈퍼 메가 솔리드 안티끄 엘레강트 돌맹이'입니다. 그러니 이 돌맹이는 1천만 병뚜껑의 가치를 가졌습니다. 저는 이 돌맹이를 당신께 50 병뚜껑만 받고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믿으십시요. 이 돌맹이가 1천만 병뚜껑의 가치를 가졌다고. 여러분 모두 모든 의심을 던져버린채 마음 깊이 이 돌맹이가 1천만 병뚜껑짜리라고 믿으십시오! 그러면 이제 당신은 1천만 병뚜껑을 가진 부자입니다! 보십시오, 여러분중 가난한자가 여러분 모두보다 더 부유한 자가 됬습니다! 이것이 기적이 아니라면 무엇입니까!"


나는 순간 저 말도 안 되는 말에 너무 충격 받아 완전히 말을 상실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광경이 곧 뒤따랐으니, 사람들은 그 사제가 정말 기적을 보였다 믿으면서 광란에 빠진게 아닌가! 달러신, 유로신, 위안신, 엔화신, 사대신의 이름이 온 성당을 울렸다. 사제는 그들 모두에게 전재산을 받으면서, 사람에 따라 100 병뚜껑에서 많게는 500 병뚜껑 사이, 챙겨온 돌맹이 하나씩을 건내주고선 그게 1천만 병뚜껑이라 믿으면 그대로 될 것이라 말했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신실함에 가득찬 목소리로 '믿겠습니다' 하며 우렁차게 소리쳤다. 나는 할 말을 잃고 멍하니 그것을 바라봤다.


마침내, 나는 한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아, 사제란, 미친놈이 쇼맨쉽도 가지고 있는 것이구나.





p.s. 연봉 일천억원을 버는 법.


1. 친구 한명을 구한다.


2. 친구에게 0원을 받고 만원을 판다. 다시 친구에게 0원을 주고 만원을 산다. 친구와 나 모두 소득이 1만원, 소비가 1만원이 됬다.


3. 다시 0원을 받고 만원을 팔고, 다시 0원을 주고 만원을 산다. 소득이 2만원, 소비가 2만원이 됬다.


4. 일천억원이 될 떄까지 반복한다.


5. ???


6. PROFIT!


작가의말

현실인게 함정.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10.30 12:53
    No. 1

    솟아올라라, 거품이여~ 라는 건데 ㅋㅋㅋ 실제 가치보다 덧붙여진, 하지만 허무한 가치는 이 세상에 너무 많겠죠.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일
    14.10.30 13:22
    No. 2

    잘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아이폰6 플러스는 아이폰6보다 생산원가가 그렇게 높지도 않으면서 가격은 백달러 넘게 추가됬다는 얘기를 보고선 삘 받아서 함 적어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닷컴
    작성일
    14.11.03 19:37
    No. 3

    ????
    PROFIT!

    너무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일
    14.11.04 15:02
    No. 4

    헣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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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 자살 15.03.04 570 8 2쪽
42 42. 학살성애자 +2 15.02.27 600 11 15쪽
41 41. 샹그릴라 +2 15.02.26 666 7 27쪽
40 40. 마지막 질문 +2 14.12.22 599 9 24쪽
39 39. 어느 순례자 +2 14.12.15 471 3 12쪽
» 38. 소비주의교 +4 14.10.30 644 7 5쪽
37 37. 작별인사 +2 14.10.16 935 4 10쪽
36 36. 서울의 부족 +2 14.09.17 759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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