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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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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그림/삽화
Dall-E
작품등록일 :
2024.06.29 17:33
최근연재일 :
2024.07.06 19:15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4,065
추천수 :
138
글자수 :
58,519

작성
24.07.03 11:15
조회
355
추천
10
글자
13쪽

동료가 생기다.

DUMMY

술자리에 도착한 민우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늦어서 미안하다. 휘겸아. 아, 그리고 전역 축하해.”


휘겸은 그런 민우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예전의 구부정하고 소심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허리를 곧게 펴고 당당한 눈빛으로 자리에 앉은 민우는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야, 너 뭔가 달라 보인다? 키도 더 커진 것 같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러자 민우가 쑥스럽게 웃으며 말하였다.


“많은 일이 있었지. 아스가르드가 날 바꿔놨다고 할까?”

“아스가르드를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누가 보면 몇 년은 한 줄 알겠어.”

“그러게. 그러고 보니 6개월 정도밖에 안 됐구나.”


두 사람이 그와 같은 대화를 나눌 때, 신승수가 끼어들며 이런 말을 꺼냈다.


“민우야, 들었냐? 휘겸이 아스가르드 시작했대. 근데 벌써 10렙 찍었다던데.”

“뭐? 어제 전역했다고 그러지 않았어?”

“오늘 하루 만에 10레벨 찍었다던데?”

“와···. 대단한데?”


민우가 놀란 눈으로 휘겸을 바라봤다.


“그것보다 히든 직업 찾겠다고 하던데, 말리던가 해봐. 히든이 낭만은 있는데 현실성이 없잖아.”

“맞아, 이미 도태됐는데 더 도태되려고 해. 이러다 우리 같은 게임 하면서 한 번도 못 만나게 될 수도 있다고.”


확실히 히든에 대한 평가가 그리 좋지는 않은 거 같았다.

친구들이 이렇게까지 반대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민우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말리긴 왜 말려? 오히려 응원해야지. 휘겸이라면 어떤 히든이든 잘 키울 수 있을 거야.”

“찾는 게 문제잖아. 찾는 게.”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 히든 직업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좀 있어.”


민우의 그 같은 말에 주변이 술렁였다.


“뭐? 히든 직업 정보가 있다고?”


그러자 민우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대충 추측은 할 수 있어. 내가 어렸을 때 겜판 소설을 자주 봐서 뭔가 감이 오거든.”


그는 휘겸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일단 미스트우드 숲에 세계수가 있을 거야. 일단 세계수를 찾고, 거기서 뭔가 특별한 행동을 해야 해. 세계수의 진액을 마시든, 나뭇잎을 먹든 뭔가 특별한 행동을 하면 히든 직업을 얻을 거야.”

“세계수를 찾으란 말이지? 생각보다 간단하네?”


휘겸은 ‘별거 없네?’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친구들의 반응은 이와 정반대였다.


“야, 무슨 뉴비한테 미스트우드 숲이야. 거기 등급이 ‘매우 위험한’이잖아.”

“그러게. 랭커 아닌 이상,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텐데.”


민우는 빙그레 웃었다.


“내가 누구야? 나 드루이드잖아. 그 정도는 도와줄 수 있어. 심지어 나는 거기서 간간이 나오는 수인들과도 친해.”

“오···.”

“존나 멋있네. 역시 랭커다, 이건가.”


그러자 주변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민우는 픽 웃고는 계속해서 정보를 공유했다.


“그레이트 레이크 호수에는 전설의 몬스터 네시가 산다고 해. 아직 본 사람은 없지만, 만약 네시를 찾아낸다면 히든 직업을 얻을 수 있을 거야.”

“네시라···.”


휘겸은 흥미롭다는 듯, 그리 중얼거리며 다시 그의 말을 경청하였다.

민우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거인들의 유적도 한 번 찾아봐. 어쩌면 ‘거인의 후예’ 같은 직업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지금까지 오크나 수인 관련 히든 직업은 나왔는데, 거인 관련은 나온 게 없거든.”


이번에도 꽤 그럴 듯하게 들렸다.

거인족과 관련된 히든 직업이라니.


듣는 것만으로도 무척 흥미로웠다.


“이건 살짝 비추긴 한데, 아스가르디아 대도서관도 나름 가능성은 있어. 거기서 금서 같은 거 찾으면 히든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왜 하필 아스가르디아 대도서관이야?”

“거기가 아스가르드 세계관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거든. 그리고 이름부터 조금 의미심장하잖아? 게임 이름이랑 거의 비슷하니.”

“그렇긴 하네.”

“아무튼 도서관에서 직업 얻는 건 게임 소설에서도 흔히 나오는 소재야. 아마 하나쯤은 분명히 있을 거야.”


휘겸은 민우의 말을 귀담아들었다.

머릿속으로 각 장소와 얻을 것으로 예상하는 히든 직업을 정리하며, 어떤 장소부터 가볼지 고민했다.


“야, 우리가 히든 직업 찾을 때는 이렇게 안 도와줬으면서!”

“사람 차별하네. 강민우.”

“우우우. 쓰레기.”


친구들이 농담 섞인 불평을 했다.

민우는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차별해야지. 재능이 다르잖아, 재능이.”


휘겸은 민우의 말을 듣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그나저나 어딜 가야 하지? 일단 쉬운 곳부터 가볼까? 아니면 민우의 도움을 받아 미스트우드부터 도전해볼까?’


마침 민우가 고민하는 휘겸을 보며 말했다.


“휘겸아, 네가 어디를 선택하든 응원할게. 만약 미스트우드부터 간다면 미리 말해줘. 내가 스케쥴 보고 시간 나면 꼭 도와줄게.”

“고맙다. 일단 혼자 도전해보고, 어려우면 그때 연락할게.”


잠시 고민하던 휘겸은 우선 혼자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민우도 한창 바쁠 텐데 지금 그의 도움을 받으면 민폐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보만으로 이미 많은 도움을 받았지.’


술자리가 무르익어갈수록 휘겸의 마음은 점점 더 모험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올랐다.


***


다음 날 아침.

휘겸은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이동 포탈로 향했다.


아스가르디아로 가기 위해서였다.


‘우선 대도서관에서 금서부터 찾아보자.’


민우가 말해준 대도서관에 히든 직업이 숨겨져 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포탈 앞에 도착한 휘겸은 난감한 기분을 느꼈다.


“고객님, 아스가르디아까지 15골드가 필요합니다.”

“15골드요?”


아스가르디아행 포탈 이용료는 무려 15골드였다.

아쉽게도 그의 인벤토리에는 13골드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네. 전리품이라도 팔고 오자.’


그때였다.


“저기요, 혹시 10레벨 찍으셨어요?”


갑자기 들려온 여성의 목소리에 휘겸은 고개를 돌렸다.

뒤편에는 한 여성 유저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성 유저였다.

하지만 아스가르드에 미남, 미녀는 워낙 흔했기에 휘겸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되물었다.


“네, 그런데요?”

“아, 저도 10렙 찍었거든요. 혹시 어디 가시려던 거예요?”


휘겸은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아스가르디아요. 근데 돈이 좀 부족해서 아이템을 팔러 가려던 참이에요.”


여자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아, 그러시구나. 근데 아스가르디아는 포탈로 바로 가는 것보다 근처의 다른 마을 들려서 마차 타고 가는 게 좋아요. 적어도 10골드는 아낄 수 있을 걸요?”

“그런가요? 정보 감사합니다.”

“혹시 같이 가실래요?”


갑작스러운 제안에 휘겸은 조금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현실에 ‘도를 아시나요?’라고 묻는 사람이 있듯, 가상세계에도 그와 비슷한 종류의 사람이 없으리란 법은 없었다.


“같이요?”


여성 유저가 생긋 웃으며 자신이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네, 저도 아스가르디아 가려고 했거든요. 히든 찾으러요.”


히든이란 말에 휘겸의 눈이 번쩍 빛났다.


“히든이요?”

“네, 혹시 그쪽도···?”


휘겸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환히 웃었다.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스칼라곤이라는 마을로 가면 아스가르디아와 가까워서 마차로 몇 시간이면 갈 수 있대요. 거기까지 5골드면 돼요. 같이 가요.”


휘겸은 잠시 고민했다.

15골드와 5골드의 차이는 컸다.


어제 몇 시간이나 사냥했는데도 13골드밖에 못 벌었는데, 10골드나 아낄 수 있다니.


“좋아요. 정보도 공유할 겸 같이 가죠.”

“좋아요! 그럼 출발해볼까요?”


둘은 포탈 앞으로 다가갔다.


“스칼라곤으로 가주세요.”


포탈 관리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두 분 다 5골드씩 내시면 됩니다.”

“여기요.”


휘겸과 그녀는 각자 5골드를 지불하고 포탈에 들어섰다.

눈 부신 빛이 두 사람을 감쌌다.


곧 빛이 사그라지며 두 사람의 눈앞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스칼라곤 마을의 입구였다.


***


스칼라곤 마을에 도착한 두 사람은 마차 정류장으로 향하며 통성명을 하였다.


“아, 자기소개도 안 했었네요. 제 이름은 아리애나예요. 그쪽 이름은 무엇인가요?”

“저는 김휘겸입니다.”


휘겸이 대답했다.

아리애나가 눈을 크게 떴다.


“혹시···. 실명이신가요?”


그 같은 물음에 휘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아리애나 씨는 어떤 히든을 찾으러 가시는 건가요?”


휘겸이 그리 묻자, 아리애나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그리고 그런 아리애나의 표정을 본 휘겸은 자신의 질문이 결례였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아, 죄송해요. 이런 걸 잘 공유 안 하는 거였군요.”


그가 서둘러 사과하자 아리애나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보통은 잘 공유 안 하긴 하지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그냥 간단하게 얘기해볼까요?”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을 이었다.


“사실 저는 드래곤과 관련된 직업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스가르디아가 옛날 용의 제국 시절, 제국의 수도였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지하 수로 같은 곳을 찾아볼 생각이에요.”

“수로요?”


수로라는 말에 휘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핏 들어도 드래곤과 수로는 전혀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수로에서 어떤 직업이 나올까요?”


아리애나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일단 가보는 거죠. 사실 어떤 직업이든 히든이면 저는 다 좋아요. 뭔가 특별하게 느껴지니까요.”


그녀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이번엔 휘겸이 어떤 히든을 노리는지 물었다.


“그럼 휘겸 씨는 히든을 어떻게 얻으실 생각이에요?”

“저는 그냥 도서관을 한번 찾아보려고요.”

“아, 전통적인 방법이네요.”


아리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휘겸은 그런 그녀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사람들이 많이 썼던 방법인가 봐요?”

“그렇죠, 많이 썼었죠. 근데 아직은 발견한 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모르는 일이지만요.”


그녀의 말을 듣고 휘겸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민우가 비추라고 했던 거구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마차 정류장에 도착했다.

아리애나가 제안했다.


“마차 타기 전에 상점에 들러서 간단하게 장비라도 맞추고 가는 게 어떨까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거잖아요.”

“좋은 생각이에요.”


휘겸은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두 사람은 근처 상점으로 향했다.


상점 안에는 다양한 무기와 방어구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휘겸은 가벼운 가죽 갑옷과 단검을 골랐고, 아나는 활과 화살통을 선택했다.


장비를 갖추고 나오자 휘겸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저희 이제 제대로 된 모험가처럼 보이네요.”


아리애나도 휘겸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러게요. 포탈 비용 아끼길 잘했죠?”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휘겸은 웃으며 감사 인사를 하였다.


“자, 이제 가죠! 아스가르디아로!”


두 사람은 나란히 마차 정류장으로 향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미 서로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쌓이고 있었다.


***


마차가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뭔가 두근두근하지 않나요?”

“예, 마치 모험하는 기분입니다.”

“실제로 모험하는 거 맞잖아요.”

“그렇긴 하죠.”


휘겸은 픽 웃었다.

그러자 아리애나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근데 스트리머나 너튜브 보면 마차를 타고 가다가 이벤트 발생하는 일이 많더라고요.”

“그런가요?”

“예, 그래서 저도 이벤트 기대하고 있어요.”

“왜요?”

“그냥, 이벤트는 그 자체로 두근거리지 않나요? 물론 그 이벤트가 히든과 관련이 있다면 더 땡큐고요.”


그 말에 휘겸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S(현실적) 성향이 강한 그는 내심 회의적인 생각을 하였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데 뭐 대단한 이벤트가 벌어지겠는가.


‘대도시 근처라 산적 같은 것도 없을 텐데···.’


하긴 산적이 나타나면 오히려 큰일이긴 했다.

레벨 10에 불과한 두 명이 산적을 이기기는 쉽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두 사람이 앞으로 있을 모험을 상상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눌 때였다.


“살려주세요!”


휘겸의 귓가에 얼핏 그런 소리가 들렸다.

그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아리애나가 기대하던 이벤트가 발생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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