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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님의 서재입니다.

상태창 버그로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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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그림/삽화
Dall-E
작품등록일 :
2024.06.29 17:33
최근연재일 :
2024.07.04 07:15
연재수 :
8 회
조회수 :
1,460
추천수 :
45
글자수 :
41,524

작성
24.06.30 21:15
조회
188
추천
6
글자
13쪽

상태창이 두 개잖아?

DUMMY

“이래서 사람들이 풀다이브, 풀다이브 하는구나.”


휘겸은 주변을 돌아보다가 혀를 내둘렀다.

분명 그의 몸은 서울에 있건만, 지금 휘겸의 눈으로 비친 광경은 그야말로 뉴욕 한복판이었다.


정면으로 타임스퀘어가 보였고, 거리엔 가지각색의 인종이 영어로 대화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시각, 청각, 후각 이 세 개의 감각이 너무 리얼하여, 휘겸은 지금 자신이 있는 이곳이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아스가르드라는 게임은 심지어 촉각과 미각까지 현실에 근접하게 구현했다지?’


원래 휘겸은 아스가르드를 할 생각이 없었다.

그의 여자친구였던 박서연이 이 게임에 빠져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괜히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에서 세계 속으로.’라는 어플을 해본 결과, 생각이 달라졌다.

3천 원도 안 하는 어플로도 그는 이미 신세계를 경험하였다.


그런데 모두가 찬사하고 심지어 한 달 이용료가 10만 원이 넘는 초대형 오픈 월드 게임인 아스가르드는 과연 그에게 어떤 재미를 선사해줄까?

마침 첫 달 이용 무료 이벤트를 하고 있었기에 안 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운로드가 완료되었습니다.]


눈앞의 문구를 본 휘겸은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로그인.”


눈을 뜨자 뉴욕의 거리는 어느새 사라졌고, 그 빈자리에 중세풍의 광장으로 채워졌다.


“환영합니다, 모험가님.”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그의 뒤에서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이 나타났다.

긴 금발 머리에 에메랄드빛 눈동자를 가진 그녀는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모험가님의 튜토리얼을 담당할 엘라입니다.”

“···반갑습니다.”


뭔가 기분이 묘했다.

천사처럼 생긴 그녀가 튜토리얼을 담당하는 NPC라니.


“가장 먼저 계정의 이름을 정해야 해요. 어떤 이름을 선택하시겠어요?”

“제 이름을 사용해도 됩니까?”

“물론이죠. 모험가님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김휘겸입니다.”

“멋진 이름이네요. 이제 기본적인 조작법을 익혀볼까요?”


엘라의 안내에 따라 휘겸은 몸을 움직여보았다.

놀랍게도 현실과 다름없이 자연스러웠다.


‘육체 성능이 현실과 거의 흡사한데?’


그렇게 휘겸이 자신의 육체를 점검하고 있는데, 엘라가 정면의 허수아비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가장 먼저 전투를 배울 거예요. 저기 있는 허수아비를 공격해보세요. 무기는 저쪽에···.”


휘겸은 주저 없이 허수아비를 향해 달려들었다.

주먹을 휘둘러 허수아비를 가격하자 놀랍게도 실제와 똑같은 타격감이 전해졌다.


콰직!


허수아비가 박살 나는 장면을 보고 휘겸은 소리쳤다.


“진짜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돈데요?”


엘라는 박살 난 허수아비를 보고 잠시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통증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거예요. 만약 통증이 너무 크다고 느껴지면 동화율을 낮출 수도 있어요.”

“알겠습니다. 무기도 사용해볼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여기 활도 있고, 마법 지팡이도 있어요. 참고로 이 마법 지팡이를 착용하면 임시로 파이어볼을 사용하실 수 있어요.”


휘겸은 활을 들고 50m 거리에 있는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한 방에 정확히 과녁을 맞히자 엘라가 감탄했다.


“와, 이렇게 적응이 빠른 분은 처음 봐요.”


휘겸은 쑥스러운 듯 웃었다.


“제가 원래 몸 쓰는 건 다 잘해서요.”

“운동선수셨나요?”

“아뇨, 그냥 운동을 좋아해서요. 근데 혹시 더 높은 난이도는 없나요?”

“있긴 한데, 초보자에겐 위험할 수 있어요.”

“괜찮습니다. 한번 해보고 싶네요.”


엘라의 안내에 따라 휘겸은 최고 난이도의 훈련에 도전했다.

빠르게 움직이는 표적들을 정확히 맞히고, 복잡한 마법 주문도 어렵지 않게 사용했다.


“정말 대단해요! 이렇게 완벽하게 해내다니! 휘겸 님은 반드시 랭커가 되실 거예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튜토리얼을 마친 후, 엘라가 말했다.


“이제 당신이 활동할 나라를 선택할 차례예요.”


휘겸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아케인 왕국에 가서 마법사가 되는 건 어때?”


아버지의 조언도 생각났다.


“아발론 기사단국에서 기사가 되면 좋겠구나. 나를 쏙 빼닮은 너의 재능이라면 대륙을 호령하는 기사가 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휘겸은 고개를 저었다.


‘부모님과 같은 곳에서 게임 하는 건 좀 그렇지.’


가족이랑 같이 게임 하는 게 그리 재미있을 거 같지는 않았다.

하여 휘겸은 ‘미드가르드 연합 왕국’을 선택하기로 하였다.


친구들과의 단톡방을 보니 전부 이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드가르드 연합 왕국으로 가고 싶습니다.”

“좋은 선택이에요. 미드가르드 연합 왕국은 5개의 왕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느 곳으로 가고 싶으세요?”


휘겸은 잠시 생각했다.


“아제라스 왕국으로 가겠습니다.”

“아, 한국 유저들이 많이 있는 곳이죠. 아제라스 왕국에는 수백 개의 초보자 마을이 있어요. 휘겸 님은 그중 한 곳에 랜덤으로 배정될 거예요.”


휘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휘겸 님. 아제라스 왕국에서 멋진 모험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휘겸의 앞에 빛나는 포털이 나타났다.

그는 깊은 숨을 내쉬고 포털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순간, 엘라가 당황한 듯 소리쳤다.


“아, 잠깐만요! 제가 중요한 걸 깜빡했어요. 출발하기 전에 상태창을 확인해 보셔야 해요. ‘상태창’이라고 말씀해 보세요.”


휘겸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말했다.


“상태창.”


그의 눈앞에 처음 보는 형태의 상태창이 나타났다.

확실히 휘겸이 지금까지 했던 RPG 게임과는 비교가 안 되게 세련된 인터페이스였다.


<사용자 정보>

이름 : 김휘겸

종족 : 인간

레벨 : 1

성별 : 남성

직업 : 없음

잔여 포인트 : 0

[근력 : 5] [내구 : 5] [민첩 : 5]

[체력 : 5] [마력 : 5] [지력 : 5]

[행운 : 5]


‘역시 레벨 1이라 단출하네. 그런데 이건 뭐지?’


갑자기 또 다른 상태창이 휘겸의 시야에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상태창이었다.


<능력치 창>

이름: 휘겸인디

레벨: 10

직업: 도적

문파: 없음

[힘: 15] [민첩: 20] [지력: 14]

[지혜: 14] [건강: 14]


이건 분명 휘겸이가 10년 전에 즐겨 했었던 PC 게임 ‘D월드’의 상태창이었다.

하지만 그 게임은 이미 서비스가 종료된 지 오래였다.


“뭐야, 버그인가?”


두 개의 상태창이 뜨다니.

지금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신가요? 상태창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휘겸은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아, 아니에요. 그냥, 좀 놀랐을 뿐이에요.”

“그럴 수 있죠. 모든 게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러우실 수 있어요. 하지만 곧 적응하실 거예요.”


휘겸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왜 D월드 상태창이 여기서 보이는 거지?’


엘라의 목소리가 그의 생각을 깨웠다.


“자, 이제 정말 출발할 준비가 되셨나요?”

“네, 준비됐습니다.”


휘겸은 결심한 듯 대답하고는 그대로 포탈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빛이 휘겸을 감싸고, 곧 그의 몸이 어디론가 이동하였다.


***


“낯선 천장이군.”


이세계물의 전형적인 대사를 친 휘겸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낯선 침대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니, 마을 회관으로 보이는 곳이었다.


“어서 오게, 이방인.”


고개를 돌리자, 백발의 노인이 서 있었다.

마을 촌장으로 보였다.


“안녕하세요,”

“그래, 반갑네. 여기는 새벽의 마을이라고 하지. 자네들이 기본적인 퀘스트를 수행하며 레벨을 올리는 곳일세.”


촌장은 마을의 기본적인 정보를 설명했다.

상점의 위치, 주요 사냥터, 그리고 초보자들을 위한 팁들.


‘PC 게임에서 하던 것들을 이런 가상 현실에서 즐길 수 있게 되다니!’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게임에 푹 빠져 살던 과거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이런 게임이라면 그때보다 더 빠져 살 수 있을 거 같았다.


“마을 북쪽으로 쭉 가면 외뿔 토끼들이 있다네. 처음엔 그 몬스터를 사냥하는 걸 추천하지.”


휘겸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하였다.


“감사합니다. 나가서 둘러보겠습니다.”


마을로 나온 휘겸은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초보 모험가들을 발견하였다.

이 작은 마을에만 100명이 넘는 모험가가 있는 거 같았다.


“저기요!”


갑자기 누군가가 휘겸을 불렀다.

고개를 돌리자 여중생에서 여고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다가오고 있었다.


“혹시 파티 구하세요? 저희가 한 명 부족해서요.”


휘겸은 잠시 고민했다.


‘일단 파티 플레이로 정보를 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어제 막 전역해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이었다.

파티를 통해 이 게임을 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좋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게임 처음 하는 건데, 괜찮나요?”

“네, 괜찮아요! 저희도 오늘 막 시작했어요! 근데···. 커마하는데 얼마나 시간 쓰셨어요? 엄청 잘 생기게 잘됐네요!”


휘겸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커마요? 커스트마이징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캐릭터 외모 꾸미는 거요.”

“아, 저는 커마 안 했습니다. 그냥 바로 생성했는데요.”


그의 말에 여자아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진짜요? 지금 이 얼굴이 진짜 실제 외모라고요?”


휘겸은 어색하게 웃었다.


“네, 제가 그런 건 별로 신경 안 쓰는 타입이라.”

“와, 대박이에요! 아, 제 이름은 미라예요. 저희 파티원들 소개해 드릴게요. 따라오세요!”


미라는 휘겸을 데리고 두 명의 남자아이가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얘는 강철이에요. 그리고 얘는 도윤이에요.”


강철과 도윤은 휘겸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와, 진짜 잘생겼다.”


미라가 꺄르르 웃으며 말했다.


“커마 안 했대. 저게 실물이래.”

“레알?”


휘겸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런데 저는 어떤 포지션을 서면 되나요?”

“어떤 직업을 희망하시는데요?”

“아직 정한 것은 없는데, 일단 검사를 해보려고요. 처음 무기 선택할 때 검을 선택하기도 했거든요.”


휘겸이 튜토리얼에서 받은 검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강철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음···. 검사는 은근히 힘들 거예요. 전사든 검사든, 이 게임은 근접 캐릭이 엄청 힘들어요. PC 게임이랑은 차원이 달라요.”


휘겸은 강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내심 ‘그렇게 어려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미라 빼고 다 근접 캐릭이네요. 이대로 가시죠.”

“알겠습니다.”


잠시 후, 일행은 마을 외곽으로 나가 사냥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외뿔 토끼 한 마리와 마주쳤다.


토끼라고는 하지만 성인 남성 허리 높이만큼 체구가 큰 토끼였다.

강철이 앞으로 나섰다.


“제가 앞에서 막을 테니 형님은 뒤에서 공격해주세요!”


그러나 강철의 검은 외뿔 토끼의 단단한 털에 막혀 제대로 된 피해를 주지 못했다.

미라의 화살 역시 토끼의 귀를 스쳤을 뿐이었다.


그때, 휘겸의 몸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휘겸은 빛처럼 빠른 속도로 외뿔 토끼 주위를 돌더니 과감하게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격은 마치 수년간 검술을 수련한 사람의 검격처럼 자연스러워 보였다.


서걱!


순식간에 외뿔 토끼가 쓰러졌다.

파티원들은 놀란 표정으로 휘겸을 바라보았다.


“와! 대박!”

“형님, 본캐 따로 있는 거죠? 아니 지금이 본캐인가? 힘숨찐 코스프레 하는 거죠?”

“우리 지금 아메리카 TV에 방송되고 있는 거 아니야?”


휘겸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저 처음이에요.”

“그럼 어떻게 이렇게 잘하시는 거예요?”


도윤이 궁금해했다.

휘겸은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글쎄요···. 그냥 몸이 알아서 움직이던데요.”


파티원들은 의아해하면서도 감탄의 눈빛을 보냈다.


***


파티원들이 무척 놀라워하였지만, 사실 가장 놀란 건 휘겸 본인이었다.


전투가 끝나고 휘겸은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자신의 신체 능력을 차분히 분석해보기 시작했다.


‘내 신체 능력은 분명 강철이나 도윤처럼 나보다 레벨이 더 높은 친구들보다 훨씬 뛰어났었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그때 휘겸의 머릿속에 번뜩 한 가지 추론이 스쳐 지나갔다.

망상과도 같은 추론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선 가장 그럴듯한 추론이었다.


‘혹시···, D월드의 상태창 때문인가?’


D월드.

한때 그가 전에 즐겨 했던 게임의 이름이었다.


휘겸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이 디월드의 상태창에서 비롯된 것임을 직감했다.


‘만약 그렇다면 나는 단순히 신체 능력뿐만이 아니라···.’


휘겸이 눈을 반짝였다.

그는 D월드에서 사용했던 스킬들을 떠올렸다.


‘어쩌면, 스킬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도적의 스킬들을 말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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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히든은 낭만이지. +1 24.07.02 151 5 13쪽
5 스킬을 사용해보다. 24.07.01 168 5 12쪽
» 상태창이 두 개잖아? 24.06.30 189 6 13쪽
3 이거 현실 맞아? 24.06.29 224 7 14쪽
2 운동 천재가 되었다. 24.06.29 251 7 13쪽
1 프롤로그. 24.06.29 265 1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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