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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or 님의 서재입니다.

램프의 계약직 정령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기린or
작품등록일 :
2020.03.12 18:14
최근연재일 :
2020.05.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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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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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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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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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몬스터의 천국 오트룸 2

DUMMY

바이탈의 안색은 그동안 그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먹는 족족 토해내는 바람에 생기있던 두 눈은 퀭하니 쏙 들어갔으며 여인처럼 뽀얗던 피부는 거북이 등껍질처럼 까칠해진 지 오래다.


“쯧쯧··· 네 녀석 인생에 반도 살지 않은 모건도 괜찮은데 어찌 너는 그 모양이냐?”


처음 보는 항구도시의 모습이 신기한지 연신 두리번거리고 있는 모건을 가리키며 랄프가 뭐라 하자 바이탈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내 나이가 몇 갠데 저 녀석이 내 인생에 반도 살지 않았다는 거요? 앙?”

“쯧쯔··· 서른이면 모건의 나이 딱 두 배로구먼.”


루이스가 몰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끼어들었다.


“어머! 바이탈 아저씨 서른이나 드셨어요? 와아! 저번에 나한테 스물다섯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어이, 어이!”


어쩌다 자신의 나이를 까발린 랄프를 원망하며 바이탈은 루이스를 피해 마차와 짐이 있는 곳으로 내달렸다.

“아저씨이!”


바이탈의 뒤를 따라가는 루이스를 잠시 바라보던 이설의 시선이 힐긋 카이에게로 향했다.

생각해보니 카이의 정확한 나이를 모른다는 것이 떠올랐다.


‘바이탈과 거의 친구처럼 말을 주고받던데··· 그럼 카이도 ······서른?’


이설의 아미가 살짝 모아졌다.


‘그렇게 안 보이던데······.’


슬쩍 물어보려다 이설은 포기했다.

간신히 그를 피해 다녔는데 이만한 일로 말을 건다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았다.


자꾸만 카이를 볼 때마다 그와의 키스가 떠오른다.

거기다 예전에 꿨던 낯 뜨거웠던 꿈도 함께 떠올랐다.

꿈에서 아예 둘 다 옷을 벗고 한데 얽혀 뒹굴지 않았던가.


‘헐! 미치겠다. 또 생각났어!’


확 빨개진 얼굴을 주체하지 못한 이설은 서둘러 후드를 푹 눌러쓰고 얼굴을 가렸다.

한데 때마침 카이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 타이밍과 맞아 떨어졌다.

마치 그의 얼굴을 보기 싫어 일부러 후드를 확 내린 것처럼······.


“······.”


그녀를 바라보던 카이의 시선이 낮게 가라앉았다.

.

.

.


마지막으로 마차와 짐을 모두 챙긴 일행은 곧바로 로빈이 말했던 광장으로 향했다.

솔직히 그들과 합류하고 싶지 않았으나 카쿤이 계속 로빈에 대해 궁금해하여 일행은 잠시 그들과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

.

.

.

.


광장으로 가는 길은 제법 복잡했다.

부멘에서 온 해선이, 많은 사람들을 한 번에 토해내 사람들이 몰린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적지를 확실히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유가 컸다.


그 가운데 어디론가 망설임 없이 걸음을 옮기는 무리가 종종 보였다.

그들이 향한 방향엔 어김없이 광장이 존재했다.


“제법 거리가 잘 정돈돼있네요.”


플래처 곳곳엔 낯선 방문객을 위한 표지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영주 성으로 가는 길, 광장, 항구 북문으로 가는 길··· 서문으로 가는 길 등등······.


일행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표지판 덕분에 쉽게 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

.

.


“흠··· 족히 오십은 넘겠는데?”


분명 식당 안에 있던 무리들은 자신들을 포함해 서른도 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광장에 몰려든 사람들은 대충 눈으로 훑어만 봐도 오십은 족히 넘어 보였다.


“이 인원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자동으로 시선을 끌겠군.”


카이가 불만스러운 어조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때, 마지막으로 카이일행이 다가오자 로빈이 다가왔다. 일일이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있던 모양이다.


“안녕하십니까. 어제 식당에 계셨던 분들이군요.”


카이가 일행을 대표해 인사했다.


“카이라고 하오. 그런데 인원이 너무 많은데··· 무슨 대책이 있소?”


카이의 말에 로빈이 일행을 쓱 흩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일행 중, 이설과 루이스에게서 시선이 멈추었다.


“숙녀분이 두 분이나 계시군요.”


목숨을 걸어야 할 위험한 길에 남자의 도움이 필요한 여자가 둘씩이나 끼어있으니 걱정스러운 모양이다.

바이탈이 입꼬리를 늘어트리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시오. 당신 같은 남자 열이 덤벼도 어쩌지 못할 무서운 마녀들이오.”


후에 이 말 때문에 바이탈은 이설과 루이스에게 한동안 시달려야만 했다.


“하하, 그렇군요. 그럼 알겠소. 우선 계획을 설명해 줄 테니 잘 들으시오.”

.

.


로빈이 세운 계획은 이러했다.

먼저 사람들을 네 팀으로 나누어 한 팀씩 시간을 두고 북문을 통과한다.

그리고 북문을 통과하면 가장 먼저 통과한 사람이 알아서 모일 지점을 정해 기다린다.


“내가 가장 먼저 북문을 통과해 적당한 길목에서 기다릴 테니 당신들은 기다렸다가 나머지 사람들과 합류하여 마지막으로 오시오.”

“······.”


말 속에 다분히 사람을 깔보는 듯한 느낌을 느낀 것은 비단, 이설만이 아닌 모양이다.

슬쩍 옆을 살피니 일행 모두 로빈을 바라보는 눈빛이 고깝지가 않다.

그가 멀어지고 바우가 투덜거렸다.


“어젠 몰랐는데 우쭐대는 폼이 마치··· 지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야. 재수 없는 자식.”

“오오, 영감! 처음으로 나랑 생각이 같네!”


동조는 좋았지만, 단어선택을 잘못했다.


“네 녀석! 한 번만 더 영감이라고 했단 봐라, 바이탈이 아니라 재수털이라 불러주마!”


바이탈이 바로 항복했다.


“형님! 농담 한번 한 거 가지고 왜 그러시오. 하하······.”


두 사람의 모습을 재미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던 아이스.

그는 문득, 항구에 도착함과 동시에 일행의 눈을 피해 자신에게 전달된 서신의 내용을 떠올렸다.


라피스가 보낸 서신은 아이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날려버렸다.


설계도면을 빼 오라거나 도면을 강탈하기 위해 보낸 추적자들을 도우라는 명령을 내릴 거라 예상했었다.

한데 서신엔 달랑 두 줄만 덩그러니 적혀있었다.



《 저주의 램프를 손에 넣고 무덤을 빠져나올 때 동봉한 스크롤을 사용할 것. 》



스크롤.

스크롤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그 종류가 하도 다양하여 아이스는 동봉된 스크롤에 어떤 마법이 내재되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보다 아이스는 내심 안도했다.

적어도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진··· 이설의 곁에 계속 머물 수 있으니 말이다.





***




“지금쯤이면 플래처 항구에 거의 도착했겠군.”

“지금이라도 명령만 내리시면 제가 부하들을 이끌고 설계도면을 뺏어 올 수 있습니다.”


라피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바보 같은 놈.”

“······?”


라피스의 말에 고개를 숙이는 살르만을 향해 함께 있던 보네트도 한마디 했다.


“아이스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했어요.”


살르만이 즉각 반응을 보였다.


“붉은 전사들은 최강의 전사들이요. 그깟 종이쪼가리 한 장 뺏어오는 건 일도 아니오.”


보네트의 입꼬리가 슬쩍 위로 말아 올라갔다.


“그 최강의 전사 중··· 다섯이, 얼마 전에 마법사 하나를 감당하지 못하고 돌아왔다던데··· 설마 잘못 전달된 이야긴가요?”

“······!”


살르만의 얼굴에 수치심이 가득했다.


탕――


“쓸데없는 말들 집어치워라!”


잠시 후, 라피스는 작은 입술을 삐죽이고 있는 보네트를 향해 엄하게 꾸짖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이스에게 보낸 스크롤은 잘 작동되겠지?”


그녀가 자신 있는 어조로 대답했다.


“스크롤이 찢어짐과 동시에 마법이 발동될 거예요. 스승님의 도움을 받아가며 만든 제 역작이니 안심하세요.”

“만에 하나, 아이스까지 다치게 되면··· 존바르담의 제자인 너라 할지라도 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보네트의 입이 다시 쌜쭉해졌다.


“스크롤을 찢은 당사자는 마법이 발동됨과 동시에 강한 실드에 둘러싸이게 되니까 염려 붙들어 매세요.”


보네트의 태도가 끝까지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라피스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때, 조용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살르만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주군, 보네트 님의 역작이라는 스크롤이 대체 무슨 스크롤입니까?”


살르만의 질문에 보네트가 눈빛을 초롱초롱 빛내며 직접 말했다.


“스크롤에는 두 가지 마법이 인첸트되어 있어요. 하나는 시전자를 보호하는 실드 마법, 그리고 나머지는 마비를 일으키는 강한 환각 마법이 인첸트되어 있어요.”


조금 전까지 보네트에게 그닥 좋지 않은 감정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도 까먹은 채 살르만이 감탄하며 말했다.


“그, 그렇다면 아이스가 램프를 손에 넣는 즉시··· 스크롤을 발동시키면······.”


보네트가 두 팔을 쫙 펼쳐 보이며 말했다.


“짜란~ 하면서 아이스가 일행에게서 램프를 빼앗아 유유히 그곳에서 사라지는 거죠.”


잠시 생각하던 살르만이 반론했다.


“상대는 내 부하들을 다섯이나 정신력으로 제압한 마법사요. 고작 마비 하나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오?”


살르만의 말에 보네트가 깔깔거리며 웃음을 토했다.

이에 살르만이 황당한 얼굴로 라피스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어째 라피스는 묵묵부답이다?


“깔깔··· 어머, 미안해요. 그런데 아까 제가 말할 때 어디 다녀오셨어요?”

“······.”


살르만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저는 분명 제 스승님이신 존바르담의 도움을 약간 받았다고 했던 거로 기억하는데······.”

“······?”


그래도 살르만이 모르겠다는 얼굴로 미간을 찡그리자 보네트가 결국 그를 이해시켰다.


“스크롤에 인첸트되어있는 마법은 발동됨과 동시에 반경 2, 30미터 내에 있는 살아있는 생물체는 단 하나도 남김없이 마비시킬 거예요.”

“······.”

“상대가 대마법사나 대륙에 몇 있지 않은 소드 마스터라 할지라도 저와 스승님의 합작인 이 마법엔 절대 대항할 수 없을 거예요. 만약······.”

“······만약?”


살르만은 물론, 라피스도 보네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이에 보네트는 아주 천천히 말했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자가 있다면··· 그자는··· 인간이 아닐 거예요.”

“흠······.”


보네트는 미심쩍은 표정을 짓는 라피스를 향해 예의 방긋 미소지으며 덧붙여 말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러니 각하, 안심하시고 저주의 램프를 가지고 무엇에 쓸지 지금부터 고민하시기 바라요.”

“······.”


조금 덜렁거리는 면은 있지만, 항시 허투루 말한 적이 없던 그녀다. 그랬기에 라피스는 이내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

.

.

.

.


또각또각······.

우뚝.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서던 보네트의 움직임이 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슬쩍 주변을 살폈다.

거리낄 것 없는 행동이었음에도 보네트의 눈빛은 어딘가 조금은 조심스러웠다.


이윽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그녀가 손잡이에 손을 가져가며 나직이 주문을 외웠다.


“······노크(Knock)”


틱―――


잠긴 문을 여는 주문과 함께 가벼운 소리가 들리며 문이 스르르 열렸다.


현 카페라에서 대단한 실권자인 라피스 카리스토 드 펠레오의 왼팔이라 할 수 있는 마법사 보네트의 집무실을 그 누가 허락도 없이 들어갈 수 있다고 이토록 경계가 철저할까.


만에 하나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보네트는 매사에 철저하고 싶었는지, 카리스토 성이 자신의 집무실에 이처럼 마법을 설치해두었다.


또각또각······.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그녀가 향한 곳은 집무실 구석에 자리한 또 다른 작은 문이었다.



《 ‘관계자 외 절대 출입금지’ 》


만약 외부인이 이곳에 들어왔다면 쪽문에 쓰인 글을 보고 아마 대단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지도 모른다.


마법사의 집무실 한쪽을 차지한 비밀의 방.

생체실험을 위한 실험실이라도 놓여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무시무시한 상상을 말이다.


쪽문 바로 옆에 자리한 옷걸이에 입고 있던 새하얀 로브를 건 보네트는 이번에도 쪽문의 손잡이에 손을 갖다 대고 주문을 외웠다.


한데 이번에는 간단한 시동어가 아닌, 제법 긴 주문이 흘러나왔다.


그러길 잠시 후, 쪽문이 ‘철컹’ 소리를 내며 열렸다.

겉에서 보기엔 나무로 만들어진 문 같았으나 소리는 아무래도 철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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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아펠리아의 화신 1 +2 20.05.11 146 6 12쪽
61 크레이뇽의 화신 4 +2 20.05.10 150 6 12쪽
60 크레이뇽의 화신 3 +2 20.05.09 168 6 12쪽
59 크레이뇽의 화신 2 +2 20.05.08 180 8 12쪽
58 크레이뇽의 화신. 1 +4 20.05.07 195 5 12쪽
57 황자의 두번째 소원 2 +4 20.05.06 216 7 12쪽
56 황자의 두번째 소원 1 +4 20.05.05 231 7 12쪽
55 램프의 정령 3 +2 20.05.04 207 4 11쪽
54 램프의 정령 2 +8 20.05.03 210 6 13쪽
53 램프의 정령 1 +5 20.05.02 203 5 12쪽
52 보물의 방 3 +2 20.05.01 183 4 11쪽
51 보물의 방 2 +4 20.04.30 183 6 12쪽
50 보물의 방 1 +2 20.04.29 190 7 12쪽
49 크레이뇽의 과거 3 +2 20.04.28 179 6 12쪽
48 크레이뇽의 과거 2 +2 20.04.27 18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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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임자가 있는 몸이었군. 20.03.27 356 6 13쪽
16 4800원짜리 싸구려 의자라고! 20.03.26 410 7 12쪽
15 파티원 20.03.25 363 6 13쪽
14 남아선호사상 +1 20.03.24 381 7 13쪽
13 무덤으로 가는 지도. 20.03.23 405 6 12쪽
12 신비스러운 동양 미인 20.03.22 439 8 13쪽
11 직접 램프를 찾자! 20.03.21 472 7 13쪽
10 저주의 램프 20.03.20 480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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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할린 가의 귀공녀 1 20.03.17 610 10 13쪽
6 오케이! 소원 접수! +1 20.03.16 638 11 12쪽
5 첫 번째 소원이 무엇이냐! 20.03.15 715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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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램프의 계약직 정령이 되다. 20.03.13 985 12 13쪽
2 옴마야! 이기모꼬! +2 20.03.12 1,592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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