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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or 님의 서재입니다.

램프의 계약직 정령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기린or
작품등록일 :
2020.03.12 18:14
최근연재일 :
2020.05.24 11:12
연재수 :
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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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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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
글자수 :
402,793

작성
20.03.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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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무덤으로 가는 지도.

DUMMY

등 뒤에서 찰랑거리는 칠흑 같은 검은 머리카락··· 그와 대조되는 새하얀 피부, 그리고 역시나 흔치 않은 매혹적인 검은 눈동자.


보는 이로 하여금 정말 다시 보고, 또 보고 싶게 하는 마력이 느껴지고 있었다.


“······실례지만 합석해도 될까요?”


혀끝에서 느껴지는 감미로운 이설의 목소리에 남자들은 또다시 전율했다.


이설의 말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여자처럼 제법 반반한 얼굴을 한 바이탈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숙녀분께서 합석을 원하신다니, 저희로선 영광입니다. 자, 여기에 앉으십시오.”


우우우우――――


이설은 깜짝 놀랐다.

바이탈이 자신의 옆자리를 권하자 그의 동료들은 물론, 다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야유를 퍼붓는 게 아닌가.


그때, 그의 옆에 앉아 있던 거구의 남자가 또다시 육중한 손을 바이탈에게 날렸다.


철썩――


“으아악! 너, 너··· 뭐야!”


거구의 남자가 미간을 와락 구기며 말했다.


“야 이 자식아, 여기 카이 옆에 빈자리를 놔두고 왜 비좁은 네 녀석 옆에 앉으셔야 하냐? 앙?”

“이 자식이! 말로 할 것이지··· 왜 또 때리고 지랄이야!”


억울해하는 바이탈을 뒤로하고 거구의 사내가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 함박 날리며 그녀에게 예의, 자리를 권했다.


“······저는요?”


모건의 뚱한 목소리에 바이탈과 거구 남자가 동시에 외쳤다.


“애들은 가!”

.

.

.

.

.


“헤··· 그러니까 여기 카이를 쫓아 이곳까지 오게 되신 거라고요?”


카이는 금발 남자의 이름이었다.

처음 듣는 이름이었지만 이설은 왠지 이 이름이 어디서 들어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네.”


모건이 개입하는 바람에 어쩌다 그녀가 이곳까지 오게 된 경우를 말해야 했다.

남자들은 이설의 말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카이와 그녀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들 중 가장 믿기지 않는 자는 카이 본인이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을 쫓아왔다는 말에 알 수 없는 묘한 흥분을 느끼며 살짝 당황스러워했다.


“핫하! 이 녀석이 좀 어울리지 않게 오지랖이 넓죠.”


카이가 이설의 마차와 오리를 구한 얘기다.


“그런데··· 그건 그렇고··· 왜 쫓아오신 겁니까?”


노골적인 바이탈의 질문에 카이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사실, 보통 여자라면 당황스러울 대목이다.

하지만 이설은 이미 생각하던 질문이었기에 곧바로 대답했다.


“큰 도움을 받았으니··· 뭔가 보답을 하고 싶었어요.”


그건 내 전공이지 않은가.


“오! 보답이라! 뭐든 가능하다는 겁니까?”

“바이탈!”


이번에도 바이탈을 말린 것은 거구의 남자, 랄프란 이름의 남자였다.

이설은 외모만큼이나 짓궂은 바이탈과 그런 그를 항상 말리는 역할을 하는 랄프를 흥미롭게 쳐다보았다.


바이탈이란 남자는 말은 짓궂고 다소 거칠지만, 속은 여려 보였다.


‘저런 남자가 의외로 자상할 수도 있지.’


거대한 몸집의 랄프는 몸집과 어울리지 않는 세심함과 바른 생활이 몸에 배어있는 남자 같았다.


‘왠지 요리도 잘할 것 같다.’


그리고 이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카이라는 남자는······.


‘깜짝!’


자신을 보고 있었는지 카이와 허공에서 딱 눈이 마주쳤다.

한데 왠지 자신을 보는 눈빛이··· 좀··· 좋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보답이라··· 나는 보답을 바라고 도와준 것이 아니요.”

“······.”

“그러니 이런 험한 곳에 더이상 있지 마시고··· 제 갈 길로 가는 게 좋을 거요.”

“······카이.”


카이라는 남자는······.


“이곳은 당신 같은 여자가 오래 있을 곳이 못 되오. 지금 당장 돌아가시오.”

“야, 카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다.

때문에 이설은 살짝 당황스러웠다.

쌀쌀맞은 카이의 말에 바이탈과 랄프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카이란 남자는······.


‘왕 재수탱이!’


어딜 가나 자기 외모 하나 믿고 오만방자하게 구는 남자가 있다.

있지만······.


‘쌔끼! 건방 떠는 모습도 멋지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싫다는 남자 잡고 늘어지는 취미는 없다.


‘네가 싫다고 한 거다.’


감히, 지니의 보답을 거절하다니!

이설은 깨끗이 마음을 다잡고 미련 없이 자리에서 확 일어섰다.

한데 그때였다.




콰당――――


느닷없이 들려오는 굉음에 식당 안의 모든 시선이 일제히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향하였다.

그러지 않아도 허술해 보였던 여관 문짝이 완전히 나가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어라? 그저 살짝 건드렸을 뿐인데······.”


활짝 개방된 입구 쪽에서 누군가 건들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척 보기에도 어디든 하나씩 존재하는 동네 불량배같이 보이는 남자.


다만, 이쪽 세계에 있는 불량배들은 맨주먹 대신 보기에도 으스스한 무기들을 보란 듯이 지니고 다니는 게 달랐다.


“피치 아냐?”

“쉿! 괜히 아는척하지 마.”

“하아, 오늘은 좀 조용히 지내나보다 했더니, 에이······.”

“저기 녀석들 패거리가 있는데 안 오겠냐?”

“저 녀석들 요즘 일거리가 그렇게 없나······.”


이설은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에 불량배라 치부했던 녀석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풉!’


저팔계가 친구 하자고 할 정도로 비대한 몸집에 삼겹이 제대로 잡힌 턱살.

그리고 쫙 찢어진 두 눈은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문득, 여관 입구에서 모건에게 주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피치 패거리도 와있으니 조심해야 할 게다.”



분명, 여관주인은 그렇게 말했다.

이설은 카이 일행을 슬쩍 쳐다보았다.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으나 모두들 눈에 핏대를 세우고 피치가 있는 곳을 노려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헤헤거리며 농담 따먹기를 하던 사람들의 얼굴이라곤 생각할 수 없는 얼굴들이다.


그때, 여관주인의 언질을 받은 종업원이 쪼르르 피치 앞으로 다가갔다.


“헤헤··· 오셨습니까? 저쪽에 일행분들이 자리를 잡고 계십니다.”


그러나 피치는 종업원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오히려 거치적거린다는 듯 휙 밀쳐버렸다.


“우와악!”


쿠당탕―――


어린 종업원이 힘없이 자빠졌음에도 아무도 나서서 부축하는 이가 없었다.

다만, 얼굴에 표정만은 안쓰러움을 가득 담고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피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데··· 본인 일행이 아닌, 카이 일행이 있는 테이블로 다가오고 있었다.


피치는 자신을 노려보는 카이 일행을 향해 비아냥거리며 다가왔다.


“이곳에서 술 처먹고들 있는 걸 보니··· 내 제의를 수락할 생각인가 보네?”


묵묵부답―――


카이에게서 아무런 대꾸가 없자 피치의 목소리가 커졌다.


“분명히 거절할 시엔 이곳에 다시는 발도 들여놓지 말라고 했을 텐데?”


대화의 내용으로 보아 피치가 이들에게 뭔가 제의를 한 모양이다.

그리고 보나 마나 좋지 않은 제의 같다.

그를 대하는 카이 일행의 표정만 봐도 딱 느껴졌다.


미련 없이 테이블을 박차고 벗어나려던 이설은 조용히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자고로, 불구경 싸움 구경은 돈 주고도 보기 힘들다고 하지 않던가.


무엇보다 궁금했다.

이들은 어찌 싸우는지, 과연 피치가 이들에게 건넨 제의가 뭔지······.


때마침 피치가 이설에게 그런 기회를 주었다.


“이야, 이건 또 뭐야? 오호라, 이런 절세미녀가 곁에 있어서 내 제의를 자꾸 거절하려던 거구만?”


표정 없던 카이의 얼굴에 작은 변화가 일었다.

반면에 이설의 눈빛도 반짝였다.


“꿀꺽, 진짜 물건인데? 이봐, 아가씨.”

“······?”

“나한테 오면 여왕처럼 대접해 줄 수 있는데··· 어때?”


‘뭐가 돼지야!’


이설의 눈썹이 살짝 씰룩였다.


“우리랑 상관없는 여자다. 건드리지 마.”


침묵을 고수하던 카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러자 덩치에 맞지 않은 피치의 작은 입술이 슬쩍 위로 말아 올라갔다.


“그거 잘됐군. 상관없다니, 오히려 마음 편히 내 여자로 만들 수 있겠는걸?”


‘돼지 새끼가 뭐래!’


이설의 눈에서 보이지 않는 불똥이 튀었다.

한데 그때였다.


벌떡――


카이가 거칠게 의자를 뒤로 빼며 벌떡 일어났다.

그런 그를 향해 피치가 또다시 비아냥거렸다.


“상관없는 여자라더니··· 그건 아닌가 봐?”


녀석이 일부러 자신을 도발하려는 것임을 카이도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안간힘을 다해 인내심을 끌어모았다.

그가 이설을 향해 말했다.


“아까 분명히 돌아가라 했을 텐데··· 아직도 안가고 뭐 하고 있는 거요?”

“······.”


분명 말투는 싸가지가 없었지만, 그녀를 걱정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지금의 상황을 예상하고 돌아가라 말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결국, 이설은 자신을 향한 카이의 무언의 눈빛에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도와주고 싶었지만, 또 상황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며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그런데 뚱땡이 피치가 길을 막는 것이 아닌가.


“그냥 가면 내가 섭하지.”

“그녀는 상관없다고 했을 텐데?”


카이의 거친 말투에 피치가 재미있다는 듯 킬킬댔다.


“킬킬··· 난 상관있어.”


그 말을 끝으로 피치가 삼겹 턱으로 용케 턱짓으로 신호를 보내자, 뒤에 있던 부하들이 동시에 이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카이의 주먹이 이설에게 막 다가선 남자의 턱을 세차게 강타했다.

그와 동시에 바이탈과 랄프가 나머지 남자를 제압했다.


퍼어억――

쿠당탕탕―――


‘캬악!’


이설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났다.

악당들의 틈에서 한 여인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세 남자!


영화에서 흔히 보았던 그 장면이 눈앞에서 현실로 펼쳐지고 있으니··· 어찌 마음이 동하지 않겠는가.


와르르르―――

쨍그랑――

와장창창――――


테이블이 부서지고, 식당 식기들이 바닥에 떨어지며 순식간에 식당 안이 아수라장이가 됐다.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싶은 자들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며 서로들 눈치를 보았다.


“뭣들 하는 거야! 꼭 일일이 명령을 해야 움직일 테냐?”


피치가 악을 쓰자 많은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있던 손님 중, 반 이상이 우르르 일어났다.


‘피치 패거리들!’


여관주인이 했던 말이 또다시 떠올랐다.


‘패거리가 아니라 떼거리잖아!’


이설은 다가오고 있는 피치 떼거리들을 잽싸게 눈으로 숫자를 셌다.

서른 명!


‘삼대··· 삼십!’

.

.

.

이설의 염려와 달리··· 카이와 랄프, 바이탈은 꽤 잘 싸웠다.


‘와와와!’


셋은 모두 특이하게 생긴 무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유독 이설의 시선을 끄는 것은 카이의 무기였다.


촤르륵, 촤아아악――――


쇠사슬 굴러가는 독특한 소리가 들리면 여차 없이 피치의 부하 하나가 뒤로 자빠지거나 쓰러졌다.


한 뼘 길이 정도 되는 철봉을 가닥가닥 이은 쇠사슬.

그것을 채찍처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카이.

마치··· 구절편 같았다.


하나, 둘, 셋··· 열··· 열둘, 열셋······.

벌써 열셋이나 당했다.

자연, 피치의 얼굴이 점점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카이와 그의 동료들은 아직 팔팔해 보였다.



피치는 카이 일행의 싸움기술이 보통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해서, 미리 부하들을 죄다 끌어모아 식당에 보내놨던 것이다.

제아무리 실력이 대단하다 해도 쪽수로 밀어붙인다면 어쩌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


아직 반수가 남아있긴 했지만 불안했다.

불안한 눈알을 슬쩍 굴린 피치의 작은 눈이··· 순간, 하이에나의 그것처럼 날카롭게 빛났다.


정신없이 싸움 구경하는 몇몇의 사람들 틈에서 카이의 조카, 모건을 발견한 것이다. 마침 조금 전의 미녀와 함께 서 있기까지 했다.


‘흐흐··· 나이스!’


작가의말

한주 시작입니다. 제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은 좋은 일만 있으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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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크레이뇽의 화신 3 +2 20.05.09 168 6 12쪽
59 크레이뇽의 화신 2 +2 20.05.08 180 8 12쪽
58 크레이뇽의 화신. 1 +4 20.05.07 195 5 12쪽
57 황자의 두번째 소원 2 +4 20.05.06 216 7 12쪽
56 황자의 두번째 소원 1 +4 20.05.05 231 7 12쪽
55 램프의 정령 3 +2 20.05.04 207 4 11쪽
54 램프의 정령 2 +8 20.05.03 210 6 13쪽
53 램프의 정령 1 +5 20.05.02 203 5 12쪽
52 보물의 방 3 +2 20.05.01 183 4 11쪽
51 보물의 방 2 +4 20.04.30 183 6 12쪽
50 보물의 방 1 +2 20.04.29 190 7 12쪽
49 크레이뇽의 과거 3 +2 20.04.28 179 6 12쪽
48 크레이뇽의 과거 2 +2 20.04.27 18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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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목욕하러 가요 1 +2 20.04.06 269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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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몬스터의 천국 오트룸 1 20.04.04 279 5 12쪽
24 너무나 달콤하면서도 뜨겁고 강렬한. 20.04.03 327 6 12쪽
23 기절하셨습니다! +7 20.04.02 308 6 13쪽
22 배편을 사수하라! 2 20.04.01 290 3 13쪽
21 배편을 사수하라! 1 20.03.31 32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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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천골드에 넘기게. +2 20.03.29 323 4 12쪽
18 무덤의 설계도면 20.03.28 334 6 12쪽
17 임자가 있는 몸이었군. 20.03.27 356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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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덤으로 가는 지도. 20.03.23 40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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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할린 가의 귀공녀 2 +1 20.03.18 550 9 12쪽
7 할린 가의 귀공녀 1 20.03.17 610 10 13쪽
6 오케이! 소원 접수! +1 20.03.16 638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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