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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산책

사랑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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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산책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최근연재일 :
2023.09.14 09:10
연재수 :
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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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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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9
글자수 :
804,667

작성
23.08.0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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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
12쪽

107화 내 집 마련에 성공하다

DUMMY

“정 기사는 올해 재물 운만 있는 게 아니라 사고운도 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나?”

“예. 흔히 있는 경우는 아닙니다. 그리고 정 기사는 돈 간수를 잘할 사주도 관상도 아닙니다. 돈이 생기는 족족 써버릴 사주란 말이지요. 손금도 그렇고요.”

“아하! 그런 사람이 복권 1등에 당첨됐으면 명품 차 살건 뻔하고, 팔자에 운전하면 안 되는 사람이 차 몰고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니다가 사고를 낼 거라고 생각한 거로군?”

“맞습니다. 그래서 기사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했는데, 복권 사보라는 말은 찰떡같이 믿고, 운전하지 말라는 말은 무시했네요.”

“맞아, 2억이 넘는 외제차 산 지 하루 만에 사고 냈어.”

“만일 회장님이 정 기사를 붙잡았다면?”

“나도 지금쯤 중환자실에 드러누워 있었을지 모르겠구먼.”

“안타깝습니다.”

“뭐? 내가 멀쩡한 게 안타깝다고?”

“에이, 회장님도 참. 정 기사가 제 말을 들었으면 안 다쳤을 텐데, 사고 나서 안타깝다는 말이죠, 설마 제가, 어휴!”


선 회장은 갑자기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이보시게. 허 원장. 자넨 내 생명의 은인이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네.”

“저한테 고마우시죠?”

“아! 고맙다마다. 아암.”

“저기, 회장님. 그러면 한 가지 부탁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아, 그럼. 그럼. 뭐든지 말해보게.”

“갈비 2인분만 더 시켜주시면 안될까요?”

“갈비? 2인분?”

“예. 어려울까요? 힘드시면 1인분이라도 어떻게? 갈비! 무지 맛있네요.”

“헐! 자네 말대로, 자네는 크게 될 놈이 아니라, 크게 되고 싶은 생각이 없는 놈이구먼.”

“그렇다니까요.”

“아, 아깝다. 이런 재주를 갖고 있으면서 크게 되고 싶은 생각이 없다니? 자네한테도 아픔이 있구먼. 아니, 한우 농장을 사달라고해도 사줄 판에 달랑 갈비 2인분?”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합니다.”


선 회장은 콜 버튼을 눌렀다.



#


선민경은 회사를 다니면서도 꾸준히 치료 받으러왔다.


주 중에 한 번, 토요일에 한 번.


신입사원이라서 근무 중 치료 받으러 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도.


아무래도 오너의 외동딸이고, 언젠가는 성원 그룹의 최고 경영자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슬쩍 눈감아주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거야 준영이 관심 둘 일은 아니었다.


토요일 오전이었다.


치료 받으러 온 민경은 양손에 쇼핑백을 들고 들어왔다.


그 중 몇 개를 두 선생에게 주고 나머지는 그에게 줬다.


“이거 화장품 아닙니까?”

“예. 우리 회사에서 새로 나온 화장품이에요. 그리고 이건 기존 제품이고요.”

“저 주시는 건가요?”

“예. 그리고 이건 어머님 갖다 드리고, 이건 아버님 갖다 드리세요.”

“이거 비쌀 텐데요?”

“기존 제품은 직원들한테는 50% 할인된 가격에 파는 거라서 많이 비싸지는 않고요. 신제품은 홍보용이라서 3개월 동안은 공짜에요. 성원그룹 계열사 직원들한테 만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아이유, 아니에요. 원장님께 은혜 입은 거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원장님 아니었으면 우리 아빠 큰일 날 뻔 하셨는데요. 제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그녀는 아주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였다.


얼마 전의 선민경이 맞나싶을 정도로 지적인 분위기까지 풍겼다.


“화장품 회사에 다니시나 보네요?”

“어머! 모르셨어요? 원장님 저한테 너무 관심 없으신 거 아니에요? 저 섭섭해요.”


민경은 곱게 눈을 흘겼다.


“하하. 회사에 들어갔다는 말은 들었지만 어떤 회사인지는 몰랐네요. 죄송합니다.”

“성원생명과학이요. 주로 신약 개발하는 바이오 회산데, 화장품도 하고, 미용 팩도 하고 그래요.”

“성원생명과학이요?”

“성원그룹 25개 계열사 중에 돈 못 버는 유일한 회사에요. 화장품사업을 같이하게 된 것도 거기서 돈 벌어서 신약개발에 투자하려고 시작한 건데, 그 쪽도 신통치 않나보더라고요. 화장품도 어느 해는 약간 흑자가 났다가 어느 해는 적자가 났다가 그러고 있는 중이에요.”

“그렇군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원장님. 오늘 점심 약속 있으세요?”

“아뇨. 없습니다.”

“그럼. 저하고 점심 같이 하실래요? 저 일부러 점심시간에 맞춰 왔는데.”


그는 잠깐 당황하다가 말했다.


“제가 내도 된다면요. 며칠 전 회장님께서도 저녁 사주셨고, 오늘 화장품 선물도 받았는데, 점심은 제가 사야죠.”

“그러세요.”


#


그는 퇴근 후 자신의 방에서 성원생명과학의 사업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보았다.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라서 자료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회사 실적은 형편없었다.


한 해 매출이 칠 팔백억 수준에 불과했고, 3년 연속 적자가 발생하고 있었다.


적자 규모도 적지 않아 해마다 삼 사백억 정도였다.


‘이러다 상장 폐지되는 거 아냐?’


그는 한지석이 투자했다던 바이오회사가 떠올렸다.


그런데 좀 이상한 일이었다.


선민경은 성원그룹의 알짜배기 회사를 다 내버려 두고 하필 제일 형편없는 회사를 들어 간 걸까?


본인의 뜻이었을까?


아니면 선 회장의 뜻이었을까?


‘에이. 모르겠다. 내가 알 바 아니다.’


그는 휴대폰으로 통장을 확인했다.


읍!


그는 놀란 나머지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다.


예찬이 작곡하고, 자신이 가사를 쓴 <Fever>의 저작권료가 처음으로 입금된 것이다.


“이게 뭐야? 우와와! 1억이 넘잖아?”


이 곡이 국내에서만 히트를 했다면 절대로 이런 저작권료가 발생할 수 없다.

세계적으로 히트를 했기 때문이다.


<Fever>는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최고 12위까지 올라갔다.


그런 다음 조금씩 내려가더니 지난주에는 38위에 랭크되었다.


그렇다보니 한 달에 1억이 넘는 저작권료가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저작권료가 매 달 이렇게 들어 올리는 없다.


차츰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저작권료임에는 틀림없다.


그는 마 대표로 부터 작사능력을 인정받아 곧 발매될 은우의 데뷔앨범에도 작사가로 참여하게 되었다.


딱 한곡이긴 하지만.


그러나 큰 기대를 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지금의 대중음악계는 역사상 발라드 음악이 이렇게 쇠퇴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


더구나 발라드 음악은 세계음악시장으로의 확장성도 거의 없다.


그러니 은우의 데뷔앨범이 <키즈 인 타운> 만큼 큰 성공을 거둘 거라 기대할 수는 없다.


마 대표 입장에서도 은우는 투자의 대상은 아니다.


경영의 측면에서만 보자면 은우의 발라드 앨범을 제작할 이유는 별로 없다.


성공한 아이돌 그룹이나 걸 그룹도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판단되면 재계약 안 하고 버리는 게 다반사인데, 연습생이 하지무력이라는 질병으로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게 되었다고 발라드로 전환해서 앨범을 내 줄 기획사는 없다.


“은우가 <키즈 인 타운>에서 배제되고 가수로 데뷔 못하면 충격이 클 거예요. 잘못하면 애 하나 망칠 수도 있습니다. 대표님.”


그럼에도 마 대표가 은우의 앨범을 내준 것은 바로 그의 부탁 때문이었다.


그가 마 대표에게 큰 도움을 줬고, 앞으로도 큰 도움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마 대표의 기대는 틀리지 않았다.


그러니 마 대표는 투자금액만 회수할 수 있으면 만족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환경에 약간의 변화를 줘도 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우선 차를 한대 구입할 생각이었다.


정 기사처럼 외제차를 살 생각은 없었다.


국산차도 잘 나온다.


그래서 국산차 중에 적당한 것을 골라 살 생각이었지만 문제가 생겼다.


신차를 받으려면 일 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


그래서 우선 중고차를 살까도 생각했지만 새 차를 계약했다.


“내가 언제는 뭐 차 몰고 다녔나? 지금까지 전철타고, 버스 타고도 잘 다녔는데, 뭐.”


또 한 가지 변화.


집 장만이다.


새 차 장만하는 것보다 쉬웠다.


집값이 비쌀 때는 못 사서 안달이더니, 싸지니까 안사겠다고 난리다.


사람의 심리는 그래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파트는 입맛대로 골라 살 수 있었다.


부모님이 사시는 아파트의 같은 라인에만 세 채가 매물로 나왔다.


그 중 한 채를 골라 계약했다.


부모님이 구입하실 때보다 2억이나 내린 가격에.


우선 계약금만 치렀지만 잔금까지 치르는데 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한의원을 하면서 벌어둔 돈, 그리고 그 돈보다 훨씬 더 많은 DS 엔터의 주식,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들어올 지 짐작도 하기 어려운 저작권료.


이 정도면 집 장만하는데 아무 문제없다.


‘잔금이 부족하면 은행 대출 받아도 돼.’


금리가 너무 높은 게 부담이 되지만, 그걸 충분히 감내하고도 남을 수입이 들어오고 있으니까 문제 될 건 없다.


여차하면 DS 엔터의 주식의 일부를 팔면 해결된다.


그러나 그는 아직은 주식을 팔 생각이 없었다.


‘나도 이젠 내 집이 생기는 거구나. 푸하하하!’


그나저나 그 넓은 아파트에 외롭게 혼자 살 생각을 하니 무섭기는 했다.


그리고 그는 또 한 가지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작곡이다.


음악은 어릴 때부터 많이들은 편이고, 감각도 제법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었다.


마 대표라는 꽤 든든한 줄과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그래서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작곡공부를 해볼 참이다.


하다가 잘 안 돼도 상관없다.


작곡은 취미로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작곡 프로그램 중 하나를 구입했다.


이사 가기 전까지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XX Studio!


빌리 아이리시의 오빠가 애용하는 제품이라나 뭐라나!


그 곳에 자신이 모르던 신세계가 있었다.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신세계가!


#


마 대표와 마주 앉았다.


일층 백반 집에서.


“진작 찾아뵙는다는 게 바쁘다보니까 이제야 찾아뵙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원장님.”

“바쁘시면 안 오셔도 되는데 일부러 오셨어요?”

“이 근처 지나가다가요. 마침 점심시간도 됐고해서요. 원장님. 선민경씨 치료 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별 말씀요.”

“제가 아는 의사한테 말했더니 안 믿더라고요. 그건 완치되는 게 아니라 잘 관리하면서 사는 거라면서요.”

“완치는? 글쎄요, 되면 좋기는 하지만, 지금도 치료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행히 많이 좋아져서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아, 그리고 <바람의 나라>요. 완전 대박 났던데요?”

“하하하. 예. 6회까지 나갔는데, 최고 시청률이 19.5% 나왔습니다.“

“이대로라면 20% 넘어가는 건 시간문제겠네요?”

“다들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대박 난 것도 원장님 덕이 큽니다.”

“제가 뭘 했다고요?”

“에이. 저 다 알고 있습니다. 지현이 안검하수요. 원장님이 치료 안 해주셨다면? 으으으.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저한테는 원장님은 보물 같은 분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원장님. 하하하.”

“대표님도 참. 당사자를 앞에 두고 대놓고 민망하게 그러십니까? 그나저나 회사에는 별 일 없으시고요?”

“별 일 없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사람이 모여서 일하다가 보니까 이런 저런 일이 자꾸 생기네요. 하나 해결되면 또 하나 생기고, 해결되면 또 생기고요.”

“왜? 무슨 일인데요?”

“은우요. 걔 데뷔앨범 녹음이 거의 마무리 단계거든요. 원장님이 가사 쓰셨던 그 노래요.”

“<날 닮은 너를 보며>. 그 노래요?”

“예. 그 노래 딱 한곡만 더 녹음하면 그 다음엔 마무리작업해서 발매하면 되는데 은우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슨 문제요?”

“은우 목이 나갔어요.”


마 대표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물 한 컵을 다 들이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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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2화 대화 그룹의 회장 딸 +2 23.08.17 1,081 23 12쪽
121 121화 미니 콘서트 +1 23.08.16 1,082 24 12쪽
120 120화 안달 난 선 회장 +1 23.08.15 1,105 24 12쪽
119 119화 살아야겠다 +1 23.08.14 1,121 24 12쪽
118 118화 우리 쭈우욱 같이 가는 거야! +2 23.08.13 1,116 26 12쪽
117 117화 헛돈 +1 23.08.12 1,116 24 12쪽
116 116화 경영 컨설턴트 허준영 +1 23.08.11 1,120 25 12쪽
115 115화 화장품 대박조짐 +1 23.08.10 1,142 23 12쪽
114 114화 여장하는 준영 +1 23.08.09 1,133 27 12쪽
113 113화 선민경의 관상과 사주 +1 23.08.08 1,152 25 12쪽
112 112화 후계자 +1 23.08.07 1,182 23 12쪽
111 111화 침 꽂고 노래하는 은우 +1 23.08.06 1,168 23 12쪽
110 110화 의사는 환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2 23.08.05 1,201 25 12쪽
109 109화 돈보다 주식으로 +2 23.08.04 1,200 27 12쪽
108 108화 연축성 발성장애 +2 23.08.03 1,241 26 12쪽
» 107화 내 집 마련에 성공하다 +1 23.08.02 1,288 28 12쪽
106 106화 X또 1등 당첨 +1 23.08.01 1,290 23 12쪽
105 105화 투자 실패 +1 23.07.31 1,290 24 12쪽
104 104화 선 회장의 사윗감 허준영 +1 23.07.30 1,314 20 12쪽
103 103화 질투의 화신 허준영 +1 23.07.29 1,306 24 12쪽
102 102화 자전거 같은 여자 +1 23.07.28 1,338 25 12쪽
101 101화 선 회장과 담판을 짓다 +1 23.07.27 1,316 21 12쪽
100 100화 자기 몸에 침을 놓다 +1 23.07.26 1,275 25 12쪽
99 99화 선 회장 +1 23.07.25 1,354 24 12쪽
98 98화 피습 +1 23.07.24 1,314 23 12쪽
97 97화 가스라이팅 +1 23.07.23 1,333 22 12쪽
96 96화 마동자 비만 치료 종료 +1 23.07.22 1,313 23 12쪽
95 95화 스토커 +1 23.07.21 1,349 22 12쪽
94 94화 바람둥이 +1 23.07.20 1,338 22 12쪽
93 93화 방구냄새 +1 23.07.19 1,339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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