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산책

사랑의 한의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글산책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최근연재일 :
2023.09.14 09:10
연재수 :
150 회
조회수 :
259,948
추천수 :
4,249
글자수 :
804,667

작성
23.07.30 09:10
조회
1,313
추천
20
글자
12쪽

104화 선 회장의 사윗감 허준영

DUMMY

“놀랍군. 그냥 허 원장한테 말만 들었다면 안 믿었을 텐데, 내 눈으로 보니 안 믿을 수도 없고. 치료 시작한 지 아직 한 달이 안 된 거 아닌가?”


선 회장은 동영상의 주요 부분을 몇 번이나 돌려보더니 그렇게 말했다.

“예. 며칠 남았습니다. 하지만 완치된 건 아닙니다.”

“아니라니! 이 정도면 멀쩡한 거 같은데? 정상적인 사람도 얘보다는 더 심하게 질투하지 않을까?”

“예. 맞습니다. 지금 이 정도만 해도 일상적인 생활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시 악화되지만 않으면요. 하지만 제 욕심 같아서는 마무리 치료를 좀더 하고 싶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주면 나야 고맙지. 허 원장. 정말 고마우이!”


선 회장은 그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였다.


“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전 그러면 이만 가겠습니다.”

“아니 왜 벌써 가시려고?”

“집에 가서 밥 먹어야죠. 지난번에 보니까 밥도 안 주시던데.”

“어허! 잠깐만. 밥 줄게. 밥 줄 테니 가지 말게.”

“······.”

“그러면 치료비는?”

“치료비는 민경씨가 그 때 그 때 치료 받으면서 지불 했습니다. 아! 지난번에 회장님께 백만 원을 넘지 않을 거라고 말씀 드렸는데, 전부 다 해서 50만 원 정도 되나? 안 되나? 아마 그럴 겁니다.”

“그게 사실이야?”

“예, 대충 그 정도 일 걸요?”


선 회장은 그의 눈을 찌를 듯이 바라보았다.


‘도대체 얜 뭐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하! 거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네.’


그는 자신을 째려보는 선 회장의 의중을 다르게 해석했다.


자신을 의심하는 걸로.


“회장님. 그러면 내일 확인해서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에헤이. 사람 참 쩨쩨하게. 내가 지금 그걸 말하고 있는 게 아니잖아?”


선 회장은 자세를 고쳐 앉더니 그의 앞으로 몸을 내밀었다.


“이보시게, 허 원장. 오늘은 진짜 자네 속내를 다 말해보시게.”

“속내라고하시면?”

“원하는 게 뭐냐고? 아! 왜 내숭떨고 그러나? 난 이렇게 썸타는 거 피곤해하는 스타일이네.”

“썸이요? 회장님하고 저하고 썸이요? 우와! 우와!”

“그러니까 썸 그만타고 원하는 걸 말해보란 말이야. 내가 볼 때 허원장은 명의는 명의인데, 뭐랄까? 좀 피곤한 스타일인거 같아.”

“피곤한 스타일이요? 저 피곤한 스타일이란 말 회장님한테 처음 듣거든요.”

“······.”

“제가 보기에는 회장님이 정말 사람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입니다.”

“내가? 내가 왜?”


선 회장은 발끈했다.


“그렇잖아요. 원하는 거 없다고 하는데도 자꾸 원하는 게 뭐냐고 하시니까요.”

“미안하네. 피곤하게 해서 미안 하네. 차암 살다 살다 별꼴을 다 보겠네.”


그러자 선 회장의 언성도 따라서 커졌다.


“그러니까 원하는 게 뭐냐는 말씀은 제∼발 그만 하시라고요. 아, 지친다. 지쳐, 정말.”

“좋아. 안 물어볼게. 원하는 게 뭐냐고, 안 물어볼게. 됐지?”

“진작 그러시지.”

“그러면 다른 걸 물어봄세. 자네, 결혼 했나?”

“아직 못 했습니다.”

“교제중인 여자는?”

“없습니다.”

“그래! 그러면 우리 민경이는 어떤가?”

“예?”

“자네 배필감으로 우리 애가 어떠냐고?”

“???”

“아니 솔직히 말해 우리 민경이 만한 여자가 어디 있어? 걔 학교도 좋은데 나왔지, 인물도 그만하면 보통 이상은 되지. 엉! 집안은 두 말하면 입 아프지. 난치병이 있다는 거, 그게 딱 한 가지 단점인데, 아, 그것도 자네가 고쳤으니 이젠 완벽 그 자체 아닌가? 내 말이 틀렸나?”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전 그런 생각해 본 적 없는데요.”

“그러니까 내 말은 지금부터 생각해보란 말이야.”

“싫습니다.”

“왜?”

“민경씨는 제 스타일이 아닙니다.”

“자네 스타일은 어떤 건데? 민경이한테 자네 스타일에 맞춰 보라고 할게.”

“스타일이란 게 맞춘다고 맞출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좋아. 당장 이 자리에서 확답을 하라는 건 아니고, 보자, 그러면 민경이 문제는 일단 시간을 갖고 생각하는 걸로 하고?”


그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 자네 회사를 경영해볼 생각은 없나?”

“제가 무슨 돈이 있어서 회사를 차립니까? 한두 푼 드는 것도 아닌데요.”

“내 밑에 계열사 25개 있는 거 몰라? 그 중 하나 경영해 볼 생각 없냔 말이야.”

“아! 정말 피곤하다, 피곤해. 회장님. 저는 한의삽니다. 회사에 대해서는 경험이 전무한데 경영은 무슨 경영이요? 아! 회사 경영이 무슨 애들 장난인 줄 아십니까?”

“아, 그거야 회사 들어와서 배우면 되지. 아직 젊은데 무슨 걱정이야.”

“저는 회사 경영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부터 생각해보라고. 자네는 소질이 있어. 내가 보면 알거든. 이렇게 거대 기업을 경영하려면 사람 보는 눈이 아주 중요하거든. 저 놈이 될 놈인지, 되다 말 놈인지, 아예 싹수가 노란 놈인지! 딱 보면 견적이 나오거든.”


그는 선 회장의 말이 듣기 싫어 얼굴을 찡그렸다.


“허 원장! 자네는 될 놈이야. 되도 크게 될 놈이야. 어떤가? 내 밑에 들어와서 회사 일 배울 생각 없는가?”

“회장님. 사람 잘못 보셨네요. 저는 크게 될 놈이 아니라, 크게 되고 싶은 생각이 없는 놈입니다.”

“아니 남자가 그런 야망도 없어? 다른 사람은 못 되 안달인데, 자네는 줘도 싫다는 거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니까요.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삶이 있는 거고, 저는 제 삶이 있는 거 아닙니까? 아니, 제가 왜 그 사람들 방식대로 살아야 하냐고요? 저는 제 방식대로 살 겁니다.”

“그러면 나보고 어떡하라고! 어떡하라고! 민경이도 싫다, 회사도 싫다. 다 싫다면 나보고 어떻하라고오오오!”


선 회장은 약이 올라 발을 동동 굴렀다.


“우와! 사람 미치고 팔짝 뛰겠네. 아우, 씨이. 진짜!”

“어떡하긴요? ‘자네 그동안 우리 민경이 치료하느라고 수고했네’, 그러고 그냥 보내주시면 되죠. 그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헐! 헐헐헐! 그냥 보내라고?”


그는 일어서더니,


“밥은 먹을 걸로 치겠습니다. 체할 것 같아서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그는 선 회장에게 인사를 하고 그 집을 나왔다.


“우와!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저거 저거, 미친 놈 아냐?”


선 회장은 화를 진정시키더니 혼잣말 처렁 중얼거렸다.


“저 놈 저거, 미친놈인데 왜 이렇게 끌리지? 아아! 놓치기 아깝단 말이야.”


#


그는 집으로 돌아와 라면 하나를 끓여 먹고 나서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 때 휴대폰의 신호음이 울렸다.


지현이었다.


-왜요?-


그는 퉁명스럽기 짝이 없는 말투로 물었다.


-어머! 왜 이렇게 퉁명스러워요? 나한테 화난 거예요?-

-화나기는!-

-그런데 왜 이래요?-

-내가 뭐요? 내 말투 원래 이런 거 몰라요?-

-어제 드라마 봤어요? <바람의 나라>요.-

-보라면서요?-

-어땠어요?-

-어뗳긴 뭘 어때요. 아∼아주 재미 있습디다.-

-준영씨. 지금 나한테 화났죠. 드라마에 키스씬, 베드씬 나오고해서 나한테 화난 거죠?-

-화나기는! 내가 화 낼 주제나 되나? 내가 뭐라고? 치이!-

-크큭. 그건 그렇고, 우리 회사에 무슨 일 있나요?-

-무슨 일이요? 그거야 마 대표님께 여쭤봐야지. 그런데 왜요? 무슨 일 있는 거 같아요?-

-이번 드라마 첫 회 시청률이 얼만지 알아요? 11.7% 나왔어요. 이 정도면 어마어마한 거거든요.-

-그것 밖에 안 나왔어요? 나는 지현씨가 하도 헐벗고 나오 길래 돈 백 퍼센트 나올 줄 알았는데, 겨우 그것 밖에 안 나왔어요?-

-큭큭. 그것 때문에 화난 거 맞네? 그런 거 같더라니. 아, 그거야 준영씨가 이해해야지. 나 연기잔데!-

-누가 뭐래요? 내가 뭐 지현씨 남편이야, 애인이야? 이해하고 자시고 할 게 있나, 뭐! 치이. 그냥 그렇다는 거지.-

-크큭. 이 정도면 대박날 것 같은데 우리 회사 주가가 왜 이렇게 곤두박질쳐요? 어제 주가가 15%나 빠졌더라고요. 오늘도 또 빠지고요.-

-그거 내가 전에 한 번 말하지 않았나. 선반영. 주가는 항상 미래를 선반영한다고요. 드라마 방영되기 전까지 한 달 동안 40%나 올랐잖아요. 그러니 어제 첫 회가 방영되는 날 주가가 크게 하락한 거예요. 주식 시장에서 이런 일은 흔히 있는 일이에요. 그래도 시청률이 잘 나와서 오늘은 조금만 하락했지 안 그랬으면 많이 하락했을 걸요.-

-아, 맞다. 전에 한 번 들은 것 같다. 난 또 회사에 무슨 일이 있나 해서요.-

-지현씨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건 그렇고, 나 다음 주 화요일, 촬영 없는데 저녁 같이 먹을래요?-

-한지석씨하고 같이 드시구랴. 헐벗은 채로! 왜 나한테 같이 먹재!-

-에헤이, 또 그런다. 또. 그러면 저녁 같이 하는 걸로 알고 있을게요.-


그는 휴대폰을 끊고 혼자 중얼거렸다.


“알고 있든지 말든지,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


그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성원그룹의 계열사 직원들이 한의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오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몰랐다.


-성원물산에서 근무하는 무슨 무슨 상뭅니다.-

-성원화학의 무슨 부장입니다.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굳이 묻지도 않았고 알 필요도 없는데, 자신을 소개하는 환지들이 자주 나타나는 것이었다.


예약진료를 하는데도 이렇다면, 안 했더라면 더 많은 직원들이 내원했을 것 같았다.


누굴까?


‘선 회장이 회사 임원들에게 내 자랑을 한 걸까?’

‘아니면 박건영 변호사?’


누군지 모르지만 그는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다.


‘에이! 모르겠다. 저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내 일이나 하자.’


어느 날,


민경이 침을 맞고 난 후 말했다.


“저, 아버지 회사에서 근무하게 됐어요. 그리고 지석오빠는 접을 생각이에요.

제가 눈에 콩깍지가 씌었던가 봐요. 세상에 지석오빠보다 훨씬 좋은 남자도 있는데 말이에요.”


민경의 말 역시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선 회장 회사에서 근무하게 됐다는 말은 그럴 수 있다, 고해도 지석을 정리하겠다는 말을 나한테 왜 하는 거지? 내가 언제 정리하라고 했나?’


석연찮은 일은 그 뿐만 아니었다.


며칠 사이에 민경의 옷차림이 많이 화려해졌다.


여자 옷은 잘 모르지만, 꽤 비싸보였고, 화장이 짙어졌고, 귀걸이도 하고 왔다.


평소의 수수한 옷차림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렇다고 나무랄 수도 없는 일.


그냥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다.


#


퇴근 시간 삼십 분에 지현이 한의원으로 왔다.


두 사람은 진료실에서 마주 앉았다.


“웬일이슈? 드라마 촬영한다고 바쁘신 분이?”


그는 지현과 눈도 맞추지 않았다.


“어머! 이 남자 봐. 오늘 저녁 같이 먹기로 했잖아요. 지난주에.”

“아아! 그랬나?”

“까맣게 잊고 있었단 말이에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난 밖에서 만나자고 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한의원으로 쳐들어오니까 그렇죠.”

“침도 좀 맞고 한약도 좀 짓고, 저녁도 같이 먹고 그러려고요.”

“왜? 눈꺼풀이 이상해요?”

“아니. 예방차원에서.”

“아! 깜짝이야.”

“그리고 나 보약도 한 제 지어 먹으려고요. 계속 드라마 찍다보니까 체력이 좀 떨어지는 거 같아서요.”

“체력이 떨어지겠지. 아암! 그렇게 죽자 사자 여기서 쭉쭉, 저기서 쭉쭉. 키스를 해대니 체력이 안 떨어지면 이상하지.”


그녀는 죽일 듯이 그를 째려보았다.


“고만 해라! 허준영. 주∼우글라고!”


그는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지, 진맥 좀 하, 하겠습니다.”


그는 기어드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 다음 그는 한손으로는 그녀의 손목을 받치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정중하게, 아주 정중하게 맥을 짚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랑의 한의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2 122화 대화 그룹의 회장 딸 +2 23.08.17 1,081 23 12쪽
121 121화 미니 콘서트 +1 23.08.16 1,082 24 12쪽
120 120화 안달 난 선 회장 +1 23.08.15 1,105 24 12쪽
119 119화 살아야겠다 +1 23.08.14 1,121 24 12쪽
118 118화 우리 쭈우욱 같이 가는 거야! +2 23.08.13 1,116 26 12쪽
117 117화 헛돈 +1 23.08.12 1,116 24 12쪽
116 116화 경영 컨설턴트 허준영 +1 23.08.11 1,120 25 12쪽
115 115화 화장품 대박조짐 +1 23.08.10 1,142 23 12쪽
114 114화 여장하는 준영 +1 23.08.09 1,132 27 12쪽
113 113화 선민경의 관상과 사주 +1 23.08.08 1,152 25 12쪽
112 112화 후계자 +1 23.08.07 1,182 23 12쪽
111 111화 침 꽂고 노래하는 은우 +1 23.08.06 1,168 23 12쪽
110 110화 의사는 환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2 23.08.05 1,201 25 12쪽
109 109화 돈보다 주식으로 +2 23.08.04 1,200 27 12쪽
108 108화 연축성 발성장애 +2 23.08.03 1,241 26 12쪽
107 107화 내 집 마련에 성공하다 +1 23.08.02 1,287 28 12쪽
106 106화 X또 1등 당첨 +1 23.08.01 1,290 23 12쪽
105 105화 투자 실패 +1 23.07.31 1,289 24 12쪽
» 104화 선 회장의 사윗감 허준영 +1 23.07.30 1,314 20 12쪽
103 103화 질투의 화신 허준영 +1 23.07.29 1,306 24 12쪽
102 102화 자전거 같은 여자 +1 23.07.28 1,338 25 12쪽
101 101화 선 회장과 담판을 짓다 +1 23.07.27 1,316 21 12쪽
100 100화 자기 몸에 침을 놓다 +1 23.07.26 1,275 25 12쪽
99 99화 선 회장 +1 23.07.25 1,354 24 12쪽
98 98화 피습 +1 23.07.24 1,314 23 12쪽
97 97화 가스라이팅 +1 23.07.23 1,333 22 12쪽
96 96화 마동자 비만 치료 종료 +1 23.07.22 1,313 23 12쪽
95 95화 스토커 +1 23.07.21 1,349 22 12쪽
94 94화 바람둥이 +1 23.07.20 1,338 22 12쪽
93 93화 방구냄새 +1 23.07.19 1,339 2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