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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산책

사랑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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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산책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최근연재일 :
2023.09.14 09:10
연재수 :
150 회
조회수 :
259,971
추천수 :
4,249
글자수 :
804,667

작성
23.08.04 09:10
조회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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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
12쪽

109화 돈보다 주식으로

DUMMY

그는 선 회장과 마주 앉았다.


아주 고급스런 일식집에서.


상위에는 고급 회와 여러 가지 해산물들이 가득했다.


선 회장은 그의 술잔을 채워주었다.


“오늘은 우리 허 원장한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어서 왔네. 내가 우리 회사 직원들의 복지차원에서 한 가지 계획을 갖고 있는데, 들어볼 텐가?”

“예. 말씀 하십시오. 듣고 싶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우리 회사 복지는 제법 빵빵한 편이지만, 이번에 한 가지 더 추가할까 생각중이야.”

“좋은 생각이십니다. 제가 잘은 모르지만 좋은 복지는 긴 안목으로 보면 기업에 이익으로 되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도 그래. 그래서 자네를 우리 회사 촉탁의로 모실까 생각하는데. 어떤가? 우리 허 원장 의향은?”

“촉탁의요?”

“그렇지. 아, 아니 내 말은 지금 그 한의원을 폐업하고 촉탁의를 맡으라는 말이 아니라, 우리 성원의 가족들이 수도권에만 몇 만 되지? 성원 가족들이 자네 한의원에서 치료 받으면 회사에서 지불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야. 아, 아니다. 내 사비로 치료비를 지불하지, 뭐. 자네 생각은 어떤가?”

“좋은 생각이십니다. 회장님. 그런데 제가 이미 다른 회사 촉탁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죠?”

“또 거절인가? 또 거절이야? 아, 아니 자네는 거절하는 게 무슨 취민가?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무조건 거절이야. 무조건. 우와, 정말!”


선 회장은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회장님. 거절하는 게 아니라, 다른 회사를 이미 담당하고 있어서 여력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선 회장은 삐져서 회도 먹지 않고 술 주전자를 잡았다.


그러자 그가 선 회장의 잔을 채워주려 주전자를 잡으려고 했다.


선 회장이 그의 손을 툭, 치더니 말했다.


“나도 손 있어.”


선 회장은 그를 째려보더니 자신의 잔에 술을 부었다.


“어떤 회산데? 자네가 맡고 있다는 회사.”

“DS엔터입니다. 혹시 아십니까?”

“잘 모르겠는데!”

“그러면 배우 윤지현씨는 아십니까?”

“윤지현이야 알지.”

“그 분 소속삽니다.”

“그래? 아! 그래서 우리 애한테 봉변당할 때도 윤지현하고 같이 있었던 거군?”

“예. 제가 토요일은 오후 4시까지 진료하고 안무 연습실로 가서 DS 엔터의 아이돌 그룹 <키즈 인 타운> 멤버들 몸 상태를 체크 하거든요. 소속 연예인 전부요.”

“매주 토요일마다?”

“아닙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요. 안 갈 때도 많습니다.”

“그러면 토요일 하루는 우리 성원 가족들만 진료하면 되겠네.”

“??? 아! 그건 가능할 것 같네요. 금요일까지는 일반 환자들 예약 진료하면 가능하겠는데요.”

“야아! 힘들다. 힘들어. 자네한테 처음으로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네.”

“그게 그렇게 좋으세요?”

“시끄럽고. 그러면 질질 끌 거 없이 이 자리에서 마무리 짓지. 몇 년 계약 가능하겠나? 오 년 어떤가?”

“왜 이렇게 급하게?”

“망설일 게 뭐 있어? 엄청난 돈을 투자하는 사업도 아니고 복진데. 그래봤자 나한테는 껌 값인데 뭘 심사숙고해? 촌스럽게.”

“그, 그렇기는 하네요. 예. 좋습니다. 이 자리에서 결정하시죠.”

“오랜 만에 시원시원해서 좋군. 자네답지 않게. 이게 내 스타일이야. 하하하.”

“쩨쩨해서 죄송합니다.”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 났는데 어쩌겠어! 그런 그렇고, 보수는? 얼마를 원하는가?”

“보수요? 으음. 회장님. 돈보다 주식으로 주실 수 있을까요?”

“주식?”

“예. DS엔터에서도 주식으로 받았습니다. 그래야 회사와 같이 성장하는 동반자 느낌이 나거든요.”

“그래? 일리 있는 말이군. 그러면 이렇게 하지. 내가 보유하고 있는 성원홀딩스 주식 중 일부를 자네한테 증여하는 방식 어떤가? 5년 치 보수 한 번에 주지, 뭐.”

“감사합니다. 하지만 성원홀딩스 주식은 내키지 않습니다.”

“왜?”

“제 개인적인 성향입니다만, 지주사에 투자하는 건 내키지 않습니다.”

“왜 안 내키냐는 말일세.”

“지주사는 가치가 더블 카운팅 되기도 하고요. 또 25개 계열사를 다 분석해야 성원홀딩스의 실적이나 미래 성장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업 하나만 분석하는 것도 힘든데, 25개를 어떻게 다 분석하겠습니까? 불가능할 뿐더러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음. 일리 있는 말이군. 그러면 어디? 계열사 25개 중에 입맛대로 골라보게. 내가 조금씩은 갖고 있으니까 말일세.”

“성원생명과학 주식으로 받고 싶습니다.”

“성원생명과학?”

“예. 그렇습니다.”

“자네 성원생명과학에 대해 알고 있나?”

“많이 아는 건 아니고 그저 약간이요. 하지만 회장님만큼 많이 알고 있는 건 아닙니다.”

“사실은 우리 계열사 중에 내가 가장 관심이 없는 회사가 성원생명과학이야.”

“왜요?”

“나중에 자네가 나한테 속았느니 뭐니, 딴 소리할까봐 말하는 건데. 그 회사가 한 20 년 전에 설립했나? 아마 그럴 거야. 그 때는 바이오가 유일한 차세대 먹거리 사업이라고, 이놈도 떠들고 저놈도 떠들고, 해서 만든 회사거든. 그 때는 임원들 말을 들어보니 일리 있는 말이더라고.”

“그런데요?”

“그런데 이놈의 회사가 돈 먹은 하마야. 돈을 한 푼도 벌어오지는 못하고 갖다 쓰는 돈이 지금까지 1조가 넘어. 우와. 끝도 없어. 아주 징그러울 정도로 많이 처먹어. 많이 처먹었으면 많이 싸던가! 이놈의 회사가 변비야. 아주 심한 변비. 도대체 싸지를 줄을 몰라.”

“아유, 회장님도. 비유를 하셔도 어떻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조금만 더 기다리면 대박 터진다, 그 소리 한지 십 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적자야.”

“저도 그건 알고 있습니다. 매출이 일 년에 칠 팔백억 수준인데, 삼 사백억 씩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거요.”

“내 말이. 하도 속이 상해서 몇 년 전부터 성원생명과학에 대해서는 나한테 보고도 하지 말라고 했어. 내 눈 밖에 난 자식이야. 이건 항암치료제 개발 기다리다가, 내가 암 걸리겠더라고.”

“원래 바이오라는 게 그런 면이 있죠.”

“그런데 왜 그런 회사 주식을 원하는가? 몇 년째 적자라서 계속 이런 식이면 몇 년 후엔 상장폐지 될지도 모르는데? 우리 계열사 중에 잘 나가는 회사 많아.”

“예. 알고 있습니다. 잘 나가는 회사 많다는 거요. 하지만 제가 한의사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그 쪽으로 관심이 많습니다.”

“바이오는 그냥 관심만 가지고, 투자는 다른데다가 해. 2차 전지 쪽은 어떤가? 양극재, 음극재 입맛대로 다 있는데?”

“좋죠. 하지만 저는 성원생명과학을 택하겠습니다. 휴지조각이 되도 제 주식이 되는 거니까요.”


선 회장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자네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야지. 마침. 내가 성원생명과학 주식을 좀 갖고 있는데. 그걸 자네한테 양도하지.”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래봤자. 얼마 안 돼. 주가가 워낙 곤두박질쳐서 말이야.”

“그것도 알고 있습니다.”

“나중에 딴 소리하지 마. 나한테 속아서 2차 전지 회사 안 받고 바이오 받았느니, 사기 당했다느니 뭐니 떠들어대면 주∼욱여 버린다!”

“딴 소리 안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알았어. 알았네. 대신 우리 성원 가족들 치료 잘 해주게.”

“예.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선 회장은 술 주전자를 들더니,


“자! 그런 의미로 내 잔 한 잔 받아.”


그는 선 회장이 따라준 술잔을 비웠다.


“우리 민경이는 정말 많이 좋아졌더구먼.”

“예.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걔 때문에 걱정이야. 이젠 짝을 지어줘야 할 텐데 말이야.”


선 회장이 슬쩍 그의 눈치를 살폈다.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

“자네 혹시 아는 거 있나?”

“뭘요?”

“우리 애가 마음에 두고 있는 남자 말이야.”

“제가 그걸 어떻게 압니까?”

“그런 건 진맥하면 안 나오나?”

“안 나옵니다.”


선 회장은 못마땅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눈치를 못 챈 척하며 엉뚱한 말을 했다.


“회장님. 제가 술 한 잔 올릴까요?”


선 회장은 칼눈을 하고 그를 째려보더니 술잔을 내밀었다.


#


은우는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치료를 받으러왔다.


미친 놈 취급당하기 딱 좋은 줄 알면서도 계절에 안 맞게 목도리도 하고 왔다.


간혹 마시던 술도 연축성 발성장애 발병 이후 멀리했다.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셨고 자극적인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았다.


“일요일은 진료 안 하시죠? 원장님.”


토요일, 진료를 받고 나가면서 은우는 그렇게 물었다.


“그래. 나도 일요일은 하루 쉬어야지. 다음 달부터는 토요일도 일반인 진료는 안 해.”

“왜요?”

“성원 그룹 직원들만 진료하기로 했어.”

“아 예.”


은우는 몹시 아쉬워했다.


“내일도 치료 받고 싶으면 우리 집으로 올래?”

“원장님 댁으로요? 그러고 싶기는······.”


은우는 목이 잠기자 잠시 멈춘 다음 말을 이었다.


“죄송해서요.”

“녹음날짜가 며칠 안 남았잖아. 난 내일 집에서 쉴 거니까 치료 받고 싶으면 와.”


은우는 예의가 아닌 줄 알면서도 일요일 아침에 집으로 찾아왔다.


아직 돈도 못 버는 녀석이 과일 바구니까지 들고 왔다.


‘얼마나 간절하면 저렇게까지 할까!’


그는 한의원에서보다 더 정성들여 치료해줬다.


그 덕분인지 은우는 많이 좋아졌다.


말할 때 아주 간혹 끊어졌고, 음정도 미세하게 흔들렸지만 떨림은 사라진 것 같았다.


약간의 불편함과 부자연스러움이 있지만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말하는 것과 노래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더구나 <날 닮은 너를 보며>는 섬세한 감정 표현이 중요하고, 숨소리는 물론 소리와 소리 사이의 침묵조차 노래가 되어야하는 곡이다.


“이 곡은 기성 가수들도 부르기 어려워 할 곡이라 신인이 잘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작곡가는 안 그래도 은우에 대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녹음은 오후 다섯 시부터라고 했지?”

“예. 맞습니다.”

“알았다. 시간 맞춰 녹음실로 갈게.”

“예? 원장님이 오신다고요?”

“왜? 내가 가는 거 싫어? 가지 마?”

“아, 아뇨. 오시면 저야 너무 좋죠. 하지만 원장님 진료하셔야 하잖아요?”

“그렇긴 한데. 어쩌겠냐? 그 날은 오전 진료만 할 거야. 그렇게 예약 스케줄 잡아놨어.”

“저 때문에요?”

“그래. 너 때문에.”

“죄송해서 어떡해요? 원장님. 피해가 크시잖아요?”

“괜찮아.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네 걱정만 해.”


#


녹음 당일.


그는 오전 진료만 하고 녹음실로 달려갔다.


스튜디오에는 마 대표와 <날 닮은 너를 보며>의 작곡가도 와 있었다.


오늘 녹음은 작곡가가 프로듀싱과 엔지니어링도 다 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컨디션은 어때?”


그가 은우에게 물었다.


“떨려서 미치겠어요. 어제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원장님.”


은우는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은우의 등을 몇 번 쓸어준 다음 말했다.


“잘 할 거야. 침 맞자.”


긴장하지 말라는 소리는 필요 없다.


그런다고 긴장 안 하면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은우야. 너무 긴장하지 마라. 마음 편하게 하면 돼.”


마 대표가 다가오더니 은우의 어깨를 만지며 말했다.


그는 녹음실 안을 살펴보았다.


침대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의자를 여러 개 붙여 침대를 만들었다.


은우는 의자위에 누웠다.


그는 은우에게 자침했다.


작곡가가 이 광경을 보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연축성 발성장애가 온 걸 모르는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아. 긴장을 푸는 침을 맞는 겁니다.”


마 대표가 그렇게 해명했다.


“아 예.”


작곡가는 은우가 침 맞는 것을 잠깐 보더니 이내 기계들을 점검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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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2화 대화 그룹의 회장 딸 +2 23.08.17 1,081 23 12쪽
121 121화 미니 콘서트 +1 23.08.16 1,082 24 12쪽
120 120화 안달 난 선 회장 +1 23.08.15 1,105 24 12쪽
119 119화 살아야겠다 +1 23.08.14 1,121 24 12쪽
118 118화 우리 쭈우욱 같이 가는 거야! +2 23.08.13 1,116 26 12쪽
117 117화 헛돈 +1 23.08.12 1,116 24 12쪽
116 116화 경영 컨설턴트 허준영 +1 23.08.11 1,120 25 12쪽
115 115화 화장품 대박조짐 +1 23.08.10 1,142 23 12쪽
114 114화 여장하는 준영 +1 23.08.09 1,133 27 12쪽
113 113화 선민경의 관상과 사주 +1 23.08.08 1,152 25 12쪽
112 112화 후계자 +1 23.08.07 1,182 23 12쪽
111 111화 침 꽂고 노래하는 은우 +1 23.08.06 1,168 23 12쪽
110 110화 의사는 환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2 23.08.05 1,203 25 12쪽
» 109화 돈보다 주식으로 +2 23.08.04 1,201 27 12쪽
108 108화 연축성 발성장애 +2 23.08.03 1,242 26 12쪽
107 107화 내 집 마련에 성공하다 +1 23.08.02 1,288 28 12쪽
106 106화 X또 1등 당첨 +1 23.08.01 1,290 23 12쪽
105 105화 투자 실패 +1 23.07.31 1,290 24 12쪽
104 104화 선 회장의 사윗감 허준영 +1 23.07.30 1,315 20 12쪽
103 103화 질투의 화신 허준영 +1 23.07.29 1,306 24 12쪽
102 102화 자전거 같은 여자 +1 23.07.28 1,338 25 12쪽
101 101화 선 회장과 담판을 짓다 +1 23.07.27 1,317 21 12쪽
100 100화 자기 몸에 침을 놓다 +1 23.07.26 1,275 25 12쪽
99 99화 선 회장 +1 23.07.25 1,354 24 12쪽
98 98화 피습 +1 23.07.24 1,314 23 12쪽
97 97화 가스라이팅 +1 23.07.23 1,334 22 12쪽
96 96화 마동자 비만 치료 종료 +1 23.07.22 1,314 23 12쪽
95 95화 스토커 +1 23.07.21 1,349 22 12쪽
94 94화 바람둥이 +1 23.07.20 1,339 22 12쪽
93 93화 방구냄새 +1 23.07.19 1,339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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