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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송이 서재

나의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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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송이
그림/삽화
Art & Culture
작품등록일 :
2022.11.24 16:13
최근연재일 :
2022.12.19 20:36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1,409
추천수 :
37
글자수 :
160,349

작성
22.12.04 18:00
조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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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7쪽

시나리오 시작 (1)

DUMMY

번화 된 도시, 이스턴.

아무래도 레르다블 아카데미가 가장 근처에 있다 보니 학생복을 입은 소년, 소녀들이 많이 돌아다녔다. 그리고 거리의 과일 가게며, 카페며, 레스토랑 등의 상가는 그들의 나이대에 맞춰진 상품들과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닉스는 그런 이스턴의 거리를 거닐면서, 저번 노엘라와 맛봤던 길거리 음식 중 마음에 들었던 것을 사서 광장의 분수대 의자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이게 편해서 더 낫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체할 것처럼 불편하게 먹다 보니, 편안하고 여유 있게 먹는 길거리 음식이 오히려 더 맛있게 느껴졌다.

크림소스로 양념 된 돼지고기 스테이크가 올라간 샐러드는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났다.

도시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찾은 재미 중 하나가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이었다. 참 다양한 음식들이 있었다. 거의 지구에서 양식이라 불리는 음식들이 주였지만, 가끔 지역 음식이라던지 특산물 요리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맛을 볼 수 있었다.


광장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천천히 음미하고 있는 닉스의 옆자리에는 두 자루의 검이 놓여 있었다.

하나는 아카데미에서 가져온 호신용 검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상하게 오늘 아침부터 가지고 나가야만 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던 ‘정체불명의 검’ 이었다.

그것은 여전히 검집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아침부터 갑자기 도서관 지하 보관소에서 느꼈던 거처럼 들고 나가야 할 것만 같은 욕구가 치솟았다. 그러지 않으면 내 몸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여서 어떻게든 기숙사로 돌아와 검을 들고 나가려 했을 것이다.

알 수 없는 충동으로 가지고 나온 그 검에 만족한다는 듯, 몸은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았고 그렇게 그것은 의자에서 따뜻한 햇빛을 쬐고 있었다.


닉스는 이 정체불명의 검에 대한 골머리를 쓰고 싶지 않아 생각하는 것을 멈췄다. 이렇게 몸이 반응하는 거면 언젠가 검에 대한 비밀이 풀리겠지.


“저기······.”


음식을 거의 다 먹은 닉스는 누군가가 옆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 맞네? 저번에 우리 인사했지?”


갈색 머리의 탈리였다.

허리춤에 자신의 상징인 쌍검을 소지하고 있었고, 얼굴은 닉스를 보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응, 반가워 탈리.”


조금 거리를 두듯 딱딱한 말투인 닉스는 다시 광장의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녀를 이곳에서 만난 것은 의외였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


“내 이름 기억하고 있네? 그땐 내가 미안했어, 엘가트 동생이 아니라 닉스라는 이름이 있는데. 내가 무례를 저질렀던 거 같아.”


저번에 만났을 때, 승강기 앞에서의 일이었다.

물론 닉스가 가장 최근에 본 탈리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모습이었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괜찮아. 그리고 그때 내가 한 말은 그냥 농담이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래? 고마워. 근데 닉스 여기서 뭐해?”


그녀는 닉스의 의견도 묻지 않고 옆자리에 앉았다.

물론 공공시설인 광장 안의 의자는 닉스의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사람의 옆자리에 가까이 앉아도 되는지 묻는 것은 예의였다. 다만 탈리는 저번에도 본 사이고 워낙 친화력이 좋은 성격이기 때문에 한 행동인 거 같다.


“······그냥 사람 구경.”


잠시 그녀의 행동에 살짝 인상을 쓴 닉스는 고개를 젓고 대답했다.


“사람 구경? 아카데미에서 사람 많이 보잖아.”

“그건 항상 똑같은 사람들 보는 거잖아. 여기서 보는 사람들은 다 다른 사람들이기도 하고, 다른 행동을 하니까.”

“흐음······, 잘 모르겠네.”


머리가 아프다는 몸짓을 한 탈리는 결국 포기하고 등받이에 기댔다.


“한 번 보고 있던가. 꽤 재밌어.”

“그럴까?”


그렇게 대답한 탈리는 자세를 고쳐 앉고 닉스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풍선을 들고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와 그런 아이가 귀여워 미소가 가득한 아이의 부모, 그리고 하얀 사제복을 입고 노약자를 돕고 있는 루멘 교단 신자들, 조금이라도 가격을 깎아보려고 가게 사장과 실랑이를 벌이는 할머니까지. 닉스의 말대로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정말이네······, 사람 구경하는 거 괜찮은 거 같아.”

“괜찮다니 다행이네.”

“잊고 있었어. 내가 살던 곳도 이런 살아 있는 느낌이 나는 곳이었는데.”


평민으로 태어나 엄청난 노력으로 레르다블에 입학했다.

그런데 귀족이 대부분인 학생들 사이에 있다 보니 너무 강해지는 것과 경쟁에만 몰두했던 것 같다. 원래 추구했던 건 지금 보는 사람들 같은 이웃을 지키기 위해서였는데······.


“고마워, 내가 잊고 있던 걸 네가 깨닫게 해줬어.”


이게 아닌데.

닉스는 그녀의 말에 조금 당황했다. 그냥 알아서 눈치 좀 챙겨서 가라는 뜻으로 한 말이었는데, 그녀에게 이상한 해석이 되면서 관심을 끈 것 같다. 그녀와는 엮이면 안 되는데,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음, 그 정도는 아닌데.”

“아니야. 이건 정말 중요한 거였어. 단지 내가 안일하게 다른 학생들이랑 같은 위치가 아니란 걸 까먹고 있었던 거야. 고마워.”


말을 할수록 오히려 악화가 되어 갔다. 아무래도 주제를 돌리는 것이 좋을 거 같았다.


“그나저나, 너는 여기서 뭐하는 거야?”


그녀도 닉스만큼이나 노력 귀신이다. 거의 훈련에 목마른 사람처럼 매일같이 수련했기 때문에, 이 시간에 도시에 나와 있는 것이 의아했다.

닉스의 질문에 탈리는 표정이 평소와 달리 굳어졌다. 그리고 눈에 투기가 떠오르면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가면을 쓴 괴한 녀석을 찾고 있었어.”

“뭐······?”


한숨이 나올 뻔했다.

또 알고 있는 내용과는 다른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짐작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저번의 습격으로 괴한에게 패배의 맛을 보고 복수하기 위해 도시에서 괴한을 찾고 있는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으로 시나리오가 어떤 결과로 바꿀지는 미지수였다. 그게 가장 문제였다. 알고 있으면 무서울 것이 없지만, 모르는 것이 생기면 그것만큼 무서울 게 없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첫 시나리오에서 탈리를 잃는 것이었다. 이렇게 괴한, 다크시커를 찾으러 다니면 이후에 진행되는 시나리오에서 그녀가 없는 엘가트는 실패할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었다.


“그 괴한이 분명 먹이를 구한다고 그랬어. 뭔가 수상한 일을 근처에서 벌이는 게 분명해.”


그녀의 눈은 포기하지 않을 거 같은 그런 눈이었다.

불의를 보면 참을 수 없는 성격인지라 괴한을 잡을 때까지는 아마 매일 같이 도시를 돌아다닐 것이다.

닉스는 그녀를 돌려보내는 것은 포기했다. 강제로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오늘은 그녀를 데리고 있다가 적당히 돌아가는 게 나을 거 같다.


“게다가 요즘 이 도시에서 마물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나오는 거 보면, 내 예상이 맞는 거 같아.”

“그래도 혼자 다니면 위험할 거 같은데?”

“단지 내 추측만으로 사람들에게 부탁하기 그렇잖아.”


역시 감이 좋은 탈리는 이미 무언가를 눈치챈 거 같다. 하지만 감만으로는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없어 혼자서 다니는 것이었다.


“내가 같이 다녀줄게.”

“······응?”


탈리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녀를 잃을 수는 없고, 포기하게 만들 수 없다면 옆에서 같이 다녀주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생각한 닉스와는 다르게, 탈리는 조금 다른 의미로 해석했다.


“어······, 그게, 정말이야?”


닉스는 얼굴이 살짝 붉어지는 탈리가 이상했지만, 무시하고 옆에 있는 검들을 집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나도 도시에서 볼 일도 있고, 같이 다니면 좋으니까.”

“그, 그렇지? 하하······.”

“일단은 자리에서 일어날까, 슬슬 걷고 싶은데.”

“응, 그러자.”


닉스가 일어난 이유는 사실 이제 아카데미의 방과 후 시간대가 오기 때문이었다. 언제 나올지 모르는 마물이 나타나는 시간대였고, 상가 쪽 거리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쪽으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탈리도 자리에서 일어나 닉스와 함께 상가 거리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슬슬 해가 떨어지고 있는 시간이라 그런지,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사람들도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에 들어가고 있었다.


“······어? 저기 저 애.”


둘이 아무 말 없이 구경하면서 걸어 다니고 있던 도중, 탈리가 조금 떨어진 건물 구석에서 웅크리고 앉아 글썽이는 아이를 발견했다.

왼손에 풍선을 들고 있는 아이는 아까 광장에서 즐겁게 웃으며 뛰어다니던 아이였다. 하지만 주위에는 아이와 같이 있던 부모가 보이지 않았다.


“안녕? 무슨 일 있니?”


탈리는 그 아이에게 달려가서 무서워하지 않게 눈높이를 맞춰 쪼그려 앉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울던 아이는 고개를 들어 탈리를 보고 조금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녀의 얼굴은 곱상한 미소년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중성적인 외모를 해, 영락없이 나이대보다 더 어려 보여 긴장을 풀어주었다.


“엄마가 잠깐 기다리라고 했는데, 풍선이 날아가서. 흑······.”


아이가 흐느끼면서 말을 했지만, 어떤 상황인지 알았다.


“그랬구나. 우리 꼬마 아가씨 이름이 뭐예요?”

“······비올라요.”

“그렇구나, 비올라 아가씨였구나! 그럼 이 언니랑 저기 무뚝뚝해 보이는 오빠가, 비올라 부모님을 찾아줄까요?”


탈리는 아이를 다루는 게 익숙해 보였다.

그 때문에 비올라는 탈리를 완전히 믿는 모습이었다.


“진짜요?”

“물론이지, 우리가 입고 있는 이 옷 보이지? 레르다블 아카데미의 학생이라는 뜻이야. 우리는 곤란에 빠진 비올라를 내버려 두고 가지 않아요~”

“와! 그럼 언니 오빠도 라그랑즈님처럼 영웅이 되는 거에요!?”


비올라는 언제 울었냐는 듯 눈을 크게 빛내며 탈리와 닉스를 우러러봤다.

라그랑즈의 영웅기는 동화책으로 만들어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었다. 대륙 최초의 마검사면서 많은 업적을 세운 그였기에, 그의 일대기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좋아하는 이야기였다.


“물론이지! 이거 보이지? 나는 쌍검의 탈리라고 해. 언젠가 대륙에서 이름을 날리는 모험가로서 엄청난 업적을 세울 사람이라구!”

“우와! 멋있어! 나도 레르다블 아카데미에 들어갈래!”

“헤헤, 비올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나처럼 레르다블에 입학할 수 있을 거야. 나도 평민이었는 걸?”


허리에 손을 얹으며 의기양양 뽐내는 탈리를 보며 닉스는 피식 웃었다. 게임에서 봤던 그 탈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전혀 낙심하지 않고 파이팅 넘치는 모습.


“그러려면 우선 부모님에게 걱정을 시키면 안 되겠지?”

“응!”

“자, 언니 손 잡고 비올라네 엄마 찾으러 가자!”

“가자!”


어느새 이제는 힘이 넘치는 비올라는 탈리의 손을 잡고 웃으면서 일어났다.

그리고 탈리는 뒤를 돌아 닉스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고 입을 열었다.


“닉스, 도와줄 거지?”


아이와 함께 웃으면서 말하면 어떻게 거절하겠는가.

그녀와 비올라를 보면서 닉스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닉스를 본 탈리는 조금 놀랐다.

지금까지 그가 웃는 거를 처음 봤다. 항상 웃는 상의 얼굴인 엘가트와는 다르게, 쌍둥이임에도 항상 차가워 보이고 웃지 않던 닉스였다. 그렇기 때문인지 그의 미소는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언니, 얼른 가자!”

“어, 어!”


손을 이끄는 비올라 덕분에 정신을 차린 탈리는 닉스의 눈을 피하고 걸어갔다.

갑자기 그의 눈을 보는 게 어색해진 기분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싫은 건 아니었다.


‘이게 뭐지?’


비올라와 함께 먼저 앞서 걸어가면서도 아까 봤던 닉스의 미소가 자꾸만 떠올랐다. 지금은 다시 무표정한 모습인데도 그를 보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애써 고개를 저으며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그림을 지운 탈리는 비올라의 손을 꼭 쥐고 걸어갔다.

그렇게 닉스와 탈리, 비올라는 부모를 찾으며 상가 거리를 거닐었다.

다행히 비올라는 슬퍼하는 모습이 사라졌고, 탈리와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며 신나게 걸었다. 하지만 점점 해는 저물어가기 시작했고, 어두워지는 하늘은 비올라의 웃음을 조금씩 빼앗아 갔다. 어떻게든 비올라가 슬퍼하지 않도록 탈리가 노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엄마······ 흑흑!”


상가 거리를 한 바퀴를 다 돌아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비올라의 부모는 찾지 못했고, 비올라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갔다.

비올라를 보는 탈리는 당황하지 않고 달랬다.


“괜찮아. 우리랑 탈리네 엄마가 엇갈렸나 보다. 우리 한 번만 더 돌아볼까?”

“우리 엄마 어디 갔어······ 흐앙!”


결국은 비올라가 울음을 터트렸다.

당연한 거였다. 오랜 시간 동안 부모를 못 찾아 홀로 떨어진 아이인데, 오히려 탈리 덕분에 늦게 터진 것뿐이었다.

탈리는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비올라를 최대한 달래려는 말들을 했지만, 이미 울음을 터트린 비올라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으아아아앙!!!”

“비, 비올라. 엄마 찾을 수 있을 거야.”

“거짓말하지 마! 으아아앙!!”


난감한 상황이 됐다.

주위에서도 눈가를 찡그리며 쳐다보기 시작했고, 마치 우리가 아이에게 못된 짓을 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었다. 레르다블 아카데미가 귀족의 자제들이 많다 보니, 평민인 도시의 사람들에겐 그리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다.


“큰일났군.”


멀리서 경비병들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실례합니다. 지금 무슨 상황입니까.”


말투는 정중했지만, 그들의 눈은 의심과 경계가 가득했다.

아무래도 이 상황을 오해한 것 같았다.

비올라를 달래다 경비병이 오면서 더욱 난감해진 탈리를 대신해서, 닉스가 경비병의 앞에 섰다.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미아가 되어 있길래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아이가 울고 있는 겁니까.”

“상가 거리에서 찾아봤는데 아무래도 부모와 길을 엇갈린 모양입니다. 그러다 해가 져서 두려움에 울고 있는 거고요.”


“흠······. 일단 알았습니다. 아이는 저희가 맡도록 하죠.”

“네, 아무래도 그러시는 게 좋을 거 같네요.”


경비병은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으며 비올라에게 다가갔다.


“비올라!!!”


그때, 상가 거리 쪽에서 여성의 외침이 들려왔다.

모두가 그쪽을 바라봤다. 헐레벌떡 달려오는 그녀는 비올라가 자라면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닮은 모습이었다.


“엄마!!!”


울기 바빴던 비올라는 엄마를 발견하고, 짧은 다리로 열심히 달려가 그녀의 품에 안겼다.


“으아아앙!!”

“비올라 어디 갔었어!”


두 모녀는 서로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본 탈리는 그래도 한숨 돌렸는지 편안해 보였다.


“찾은 거 같네요.”


닉스는 같이 두 모녀의 상봉을 보고 있는 경비병에게 작게 말했다.

그제야 경비병도 닉스와 탈리에게 의심을 풀고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했다. 탈리.”


탈리에게도 물론 수고의 말을 전했다.

탈리도 경비병처럼 그저 두 모녀를 보며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렇게 오늘은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는 듯 싶었다.


쾅!!!


그 순간,

갑자기 두 모녀가 있던 옆 골목에서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가 났다.


“무, 무슨 일이야!!!”


경비병은 깜짝 놀라며 곧바로 뛰쳐나갔고, 울고 있던 두 모녀는 고개를 돌려 골목 안을 쳐다봤다.

먼지가 가득한 골목 안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커다란 무언가가 거칠게 달려오는 소리 같았다.

곧이어 먼지 안에서 커다란 형체가 점점 보이기 시작했고, 그것을 두 모녀가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키야아아앗!!!”


먼지가 걷히며 거대한 마물이 나타났다.

그것은 비명 같은 함성을 지르며 가장 눈에 띈 두 모녀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피, 피해!!!”


경비병이 소리쳤지만, 두 모녀는 마물의 외형에 몸이 얼어 움직일 수 없었다.

머리에는 사슴의 것처럼 형언하기 힘든 이형의 뿔이 달렸으며, 거뭇해진 하얀색 털이 몸 전체에 나풀거렸으며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진 그 모습은 악몽에서나 볼 것 같은 무서운 ‘야수’ 같았다.


“안 돼!!!”


마물의 날카로운 발톱이 두 모녀를 향해 갈기갈기 찢을 기세로 쇄도했다.


챙!


비올라 엄마는 비올라를 끌어안아 자기 몸으로라도 막겠다는 듯 등을 돌렸다. 하지만 발톱은 뚫고 들어오지 않았고 무언가 튕겨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본 비올라 엄마는 어느 소녀의 뒷모습을 볼 수 있었다.


“크흑······, 얼른 도망가세요!”


경비병들보다 빠르게 다가와 마물의 발톱을 막은 탈리였다.




재밌게 봐주세요. 추천과 댓글 해주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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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시나리오 시작 (3) 22.12.06 4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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