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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블랑 님의 서재입니다.

역대급 무역천재가 사업을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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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10.16 10:21
최근연재일 :
2023.12.18 19:02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74,231
추천수 :
2,170
글자수 :
417,030

작성
23.10.24 12:15
조회
1,530
추천
47
글자
16쪽

10화 얼떨결에 이륙당함

DUMMY

아침 일찍 출근하자마자 현장의 뒤쪽으로 향했다.


오른쪽 맨 뒤편 한쪽엔 가끔 주문량이 폭주할 때 만 사용하는 압연 5호기가 서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로 공정 중 불량 난 코일이 쌓여있다.


첫날 퇴근길 봉고차 안에서 유상록씨가 말한 코일 덩어리가 이곳 어딘가 숨겨져 있을 터.


이곳저곳 돌아보는 나의 시야에 나무 상자를 세워 쌓아놓은 뒤로 희미한 물체가 들어왔다.


“찾았다!”


상자 뒤에 돌돌 말려 세워진 코일 세 덩어리.

녹슬지 않도록 기름을 바르고 정성스레 비닐로 겹겹이 말아 놓았지만 어쨌든 불량은 불량.

슬리팅 불량이라고 비닐 표면에 매직으로 써져 있는 것이 보였다.

폭을 정확하게 맞추지 못했거나 절단표면이 충분히 매끄럽지 못했다는 뜻.


한쪽에 붙어있는 규격표가 보였다.

기름때 묻고 구겨져 있는 종이를 손가락 끝으로 폈다.


6.5 x 1.2

세 덩어리의 숫자를 합하니 320 kg


이번 비욘드 수출품 가공 중 불량으로 판정되어 버려진 것이 틀림없다.


미국 수입업체에서 요청한 4 개 샘플 중에 하나의 규격이 6.0 x 1.0

테스트용으로 요청한 것이니 1 kg 정도면 될 것이다.

그 정도만 다시 압연을 거쳐 슬리팅(절단)만 해서 보낸다면 안될까?


몸을 돌리자 이제 작업을 시작하려 모여드는 주간조 현장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윤 반장님!”


작업지시서를 들고 작업자마다 스케줄을 확인하고 있던 키 큰 사내가 내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왜? 또 뭘 물어보려고 식전 댓바람부터 날 찾아?”

“저기... 수출품 불량 난 거 재활용 좀 했으면 싶은데요.”

“뭐, 비욘드 꺼?”


금방 내 말을 눈치챈 윤 반장. 눈빛이 가늘어진다.


“그거 사장님 알면 난리 날까 봐 공장장이 원자재 여기저기서 조금씩 가져다가 메꿔놓은 거야. 그거 사실상 없는 물건이라고.”


미간을 찌푸리며 윤 반장이 나를 내려다보았다.


“왜? 그건 어디다 쓰게?”

“6.0 x 1.0 쌤플로 1킬로만 좀 가공될까 싶어서요.”

“뭐, 그런 거야 가능하지. 장은호! 이리 와봐!”


한층 부드럽게 표정이 바뀐 그가 고개를 돌려 막내 작업자를 불렀다.

돌아선 막내가 나를 보고 꾸벅한다.


“왜요?”


막 압연기를 돌리려던 듯 손에 쥔 종이를 놓지 않고 천천히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너 쌤플 좀 만들어. 비욘드 불량 난 코일 살짝 뜯어서 1킬로만 작업해.”


그렇게 말한 윤 반장이 그가 들고 있던 작업지시서에 작업 규격을 써 넣었다.


“아! 차진구씨!”


부지런히 작업 준비하던 유상록씨가 언뜻 나를 발견하고 얼굴에 웃음을 흘렸다.


“어제 사무실 장난 아니던데요?”


벌써 마 대리가 사장님에게 단단히 깨진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다.

누가 퍼뜨릴 것 없이 아연기가 내는 소음보다 훨씬 더 큰 목소리로 사장이 한참을 떠들어댔으니 그걸 몰랐을 리 없다.


“조금 시끄럽긴 했죠?”


그를 보면서 나도 멋쩍게 웃었다.


어제같이 봉고차를 타고 퇴근했더라면 그 안에서 현장 직원들 질문의 집중포화를 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전날 밤늦게까지 수출품 배송 작업하느라 고생했다고 사장이 장 기사를 시켜 나를 집에까지 태워다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언제 시켰는지, 사장님의 지시라면서 차 안에는 소고기 선물 세트도 실려 있었다.

나의 만류에도 사장님이 집안에 넣어주고 오라셨다면서 나를 따라온 장 기사.

굳이 낡은 지하 방 안에 그것을 내려놓고 돌아갔다.


“내 언젠가 한 번 대판 깨질 줄 알았다니까?”


그의 말에 윤 반장도 피식 웃어 보이고 그의 등을 떠밀었다.


“어서 가라 가! 오늘 작업 잔뜩 밀렸다.”


돌아가는 유상록에게서 다시 내게 시선을 돌린 윤 반장.


“뭐, 또 부탁할 일은 없지?”

“아. 하나 있어요. HTS 강판 작업 가능한가요?”

“고장력 강판? 그건 우리가 취급 안 하지. 우린 그냥 SK-3 하고 SK-5 만 해. 예전에 사장이 한번 해보려고 하다가 사고가 났었거든. 그 강판이 말 그대로 무시무시하게 고장력이라 한순간 실수하면 사지 한쪽이 날아가.”

“...헐.”

“지금은 회사 그만뒀는데, 그때 한 놈이 그거 작업하다 한쪽 손가락이 다 날아간 거야. 장난 아니었지.”

“아... 그래서...”


씁쓸한 웃음을 흘린 윤 반장.

잘 아는 사이였던지 눈꼬리에 맺히는 눈물을 숨기며 내게서 돌아섰다.


더 묻지 않고 나는 돌아서서 현장 밖으로 향했다.



사무실에 들어와 장갑을 벗어 놓고 의자를 당겨 자리에 앉았다.

그런 내 곁으로 경리과 남자 직원이 슬며시 다가왔다.


희미한 웃음기를 띠고 나를 내려다본 그가 언뜻 상자 하나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안전화가 틀림없다.


“늦었다. 일찍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

“고마워.”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탓에 눈의 초점이 슬며시 그의 가슴으로 향했다.

그렇다. 백지한.


그런 나의 등을 툭 친 그가 빙긋 웃고 자리로 돌아갔다.


부장을 비롯한 마 대리와 공 주임은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큰 목소리로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거래처와 통화 중.

공장장은 장부를 들여다보면서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다.


의자를 뒤로 밀고 안전화를 바닥에 내려놓은 후 발을 집어넣었다.

단단한 압력이 발의 볼 양쪽에 가해진다.

몸을 일으켜 한두 걸음 걸어보니 묵직하다.

발등 위에도 얇은 강판이 속에 들어있으니 그렇겠지.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나는 마 대리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다른 직원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 그래. 다들 일들 봐.”


고개를 돌리는 나의 눈동자에 사장의 웃는 얼굴이 비쳤다.


“미스터 차. 오늘은 뭐, 결재 올릴 거 없나?”


마치 무언가 잔뜩 기대하고 있는 표정으로 사장이 나를 바라본다.


“아. 예. 이메일 받은 것이 있긴 한데, 우리 공장에서 취급하는 게 아니라서요.”

“그게 뭐길래?”

“HTS 가격 요청서가 들어왔습니다. 사장님.”

“고장력 강판?”

“...예.”


실망할 줄 알았던 사장의 표정에는 여전히 환한 웃음이 남아있다.

아니 오히려 더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가 더욱 올라가고 있다.


“오 부장.”

“예. 사장님.”


통화 중이던 수화기를 내려놓고 부장이 사장을 바라보았다.


“아냐. 그냥 통화해. 내가 하지 뭐.”


그렇게 말한 사장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아! 남 사자앙?”


상대의 이름을 부른 사장이 마치 박장대소를 하듯 크게 웃는다.


“거기는 무역 안 하지? 영어 할 줄 아는 사람도 없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흐릿하게 사장의 휴대폰을 통해 새어 나왔다.


“우리 쪽으로 고장력 강판 주문이 들어왔지 뭐야. 해외에서 말야. 가격 싸게 해서 오퍼 시트 좀 보내봐. 아 가격표 말야! 그걸 영어라고 못 알아듣네. 사람이. 나 원, 차암!”


주문이 아니다.

그저 거래 제안 이메일에 카탈로그와 가격표를 보내달란 거였다.

하지만, 사장은 그걸 주문으로 잘못 이해한 듯했다.

아니, 그럴 리가.

대화의 내용과 말투로 미루어보아 마치 자랑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너네 못하는 걸 우린 할 수 있다’ 뭐 그런 자부심과 자신감이 사장의 얼굴 전체에 흐르고 있다.


“계약하게 되면 우리 통해서 수출해. 내가 커미션만 좀 받고 수출대행 해 줄게! 그럼~ 그럼~. 우리 회사에 무역 천재 있잖아~.”


그 무역 천재가... 혹시 나를 말하는 건가?


사장의 그 말에 마 대리가 돌이라도 씹은 듯 찡그리며 손바닥으로 한쪽 볼을 문지른다.

슬쩍 돌아보니 부장도 공장장도 모두 얼굴이 잿빛으로 일그러졌다.


그렇게 마치 누군가에게 들으라는 듯, 무역 천재라는 말을 다시 한번 크게 강조한 사장.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기분 좋게 전화를 끊었다.


그런 사장이 3층 사장실로 올라가지 않고 공장장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공장장. 현장 안 나가봐도 되나?”

“아. 예. 지금 갈 겁니다.”


부리나케 자리에서 일어난 공장장.

캐비닛 위 서류꽂이에 세워져 있던 검은 서류철을 들고 부지런히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아이고 좋다아!”


공장장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사장이 기분 좋은 신음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졸지에 살얼음판이 된 사무실 안.

통화하는 영업부의 목소리도 이젠 낮은 속삭임으로 바뀌었다.


목을 빳빳이 세우고 입꼬리에 웃음을 흘리며 통화하던 마 대리.

서류꽂이 아래로 고개를 푹 숙이고 최대한 사장의 시선에 걸려들지 않으려 하고 있다.

애잔하다 애잔해~.


사장이 3층 사장실로 올라가지 않은 이유는 금방 드러났다.


생산 후 재고로 남아있는 제품들의 규격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있었다.

비슷한 수치가 있으면 체크 해놓고 나중에 윤 반장에게 가능 여부를 확인할 생각.


조용한 사무실의 문이 한순간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아이구! 모두들 안녕하신가?”


중절모를 쓴 마음씨 좋은 동네 할아버지 인상의 남자가 한 손에 지팡이를 짚고 들어왔다.


“빨리도 왔다. 이그!”


공장장의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사장이 방문한 사내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근데 왜 또 지팡이는 짚고 그래?”

“현장 재고가 어떻게 되나 확인하다가 미끄러졌지 뭐.”

“조심 좀 하지. 사람 참!”


등 뒤에 서 있던 젊은 남자가 내미는 서류 봉투를 받아 든 노인.

다가온 사장에게 내밀었다.


“우리 미스터 차 한테 줘. 미스터 차. 인사해라. 한웅철강 남 사장님이시다.”


그렇게 말하며 사장이 나를 가리켰다.


“아~. 그렇게 동네방네 돌아다니면서 자랑하던 인재가 바로 이 사람이구먼?”

“안녕하십니까.”


겸연쩍은 표정으로 공손하게 인사하고 그가 내민 서류 봉투를 받아들었다.


“그래. 우리 물건 해외로 팔아준다고?”

“...아! 예에..”


뭐라고 대답할지 몰라 슬쩍 사장을 돌아보았다.


“내가 우리 미스터 차 한테는 아직 말 안 했어. 우리가 고장력 강판은 안 다루잖아. 우선 대충 어떤 물건인지 알아보게 하고 시작하자고.”

“철판이 거기서 거기지 뭐.”


그렇게 말하며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던 남 사장.

내 책상 주변까지도 돌아보는 그의 눈동자에 이채가 흘렀다.


“무역 천재라고 그렇게 떠들어 대고는 평사원이야? 직위도 없남?”

“지금이야 그렇지만. 금방이야 금방.”


정신없이 흘러가는 그들의 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멍한 표정으로 서 있는 나의 등을 사장이 툭툭 다독였다.


“그 안에 있는 자료 좀 읽어봐라. 도움이 될 거다.”

“예. 사장님.”

“내용이 좀 많긴 한데. 우리 회사가 여기보단 크잖아?”

“도토리 키재기지 뭐. 그럼 우린 3층으로 올라갈까?”

“마실 거는?”


남 사장의 말에 사장이 경리부 부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우리 좀 달달한 걸로 커피 두 잔. 아니 세 잔 만 부탁해.”

“예. 알겠습니다. 사장님.”

“그리고, 미스터 차가 좀 가지고 올라와. 남 사장이 궁금한 것도 있다니까 얘기 좀 듣고 하게. 응?”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손님으로 온 남 사장과 사장은 3층 사장실로 올라갔다.




“부장님. 별다방에 커피 배달주문 해놨습니다.”


가끔 그렇게 해 왔던 듯, 경리과의 미스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는 사이, 나는 남 사장이 들고 왔던 한웅철강의 고장력 강판의 자세한 정보가 적힌 교육자료를 숙지하고 있었다.


나름, 철강 수출에 관련된 일에 흥미가 커지고 있었다.

게다가, 사장이 남 사장에게 내 자랑을 그렇게 늘어놓지 않았나.

망신당하지 않고 사장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혹시 물어보는 것에 대답은 해놓을 정도는 돼야 했다.



마침내 커피가 배달되었다.


사무실에 있던 트레이에 커피잔을 올려놓고 가지고 올라가려 할 때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사장 기사인 장철호가 들어와 사무실을 둘러보며 인사했다.


“어떻게 사장님 안 나가시나? 오늘 외출 일정 잡혀있는 거 같던데?”


장 기사의 등 뒤로 바짝 따라 들어온 공장장이 물었다.


“잠시 사무실에서 대기하라고 하시는 걸 보니 시간 걸리실 거 같은데요?”

“노인네. 좀 일찍일찍 외출 좀 하고 그러지. 차암.”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공장장이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런 그들의 대화를 뒤로 하고 나는 사무실 문을 열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 * *




“사장님 마음 굳히신 거 같은데요?”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경리부 강 부장이 오 부장과 공장장을 돌아보았다.


“일없다. 어떻게 6개월 된 평사원이 하루아침에 과장이 되나?”


턱없는 말이라는 듯 공장장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어디서 저 자식만큼 영어 좀 하고 무역 경력 있는 놈을 구하지?”


걱정스러운 말투로 오 부장이 중얼거렸다.


“구인 광고 한번 넣어야지 뭐. 결재 좀 올려주그라. 강 부장.”

“그건 어렵지 않은데 뭐라고 쓸까요? 무역 경력 2년 이상. 토익 900 이상? 영어 회화 실력이야 우리가 어떻게 평가할 수 없으니까요. 근데 우리 회사 과장급 대우받으면서 이런 애들이 올라나?”

“반월에 있는 거기 어디지? 지난해 초에 영어 잘한다는 놈 뽑았다는데.”

“아. 신한특수강? 걔 정도 되는 애는 못 뽑지. 걔 몸값이 얼만데.”


오 부장이 그 정도는 불가능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걘, 토익 점수가 960이야. 영어도 잘하지, 생긴 것도 잘 생기고 성격 좋고 일도 잘 하고.”

“걔가 그리 일 잘하고 영어도 잘하나?”

“말해 뭐해? 신입 면접 온 놈, 대리로 뽑아서 얼마 전에 과장 달아줬잖아. 다른데 갈까봐.”

“그래애?”

“능력 있으면 다 그렇게 실력 인정받고 쑥쑥 커나가는 거야. 안 그러냐? 마 대리, 공 주임.”


뜬금없이 의문의 1패를 당한 마 대리.

마치 돌려 까듯 슬그머니 말을 던진 오 부장의 말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그래도 사람이 먼저 돼야죠. 부장님. 그 자식 얼마나 유세 떠는데요. 회사에서 안하무인이고요. 얼마전엔 신혼여행도 유럽으로 한 달 다녀왔잖아요. 그것도 한참 성수기에...”

“이미 다~ 알고 있다.”

“회사에서 아뭇-소리 못하고 떠받쳐 주니까 아주 혼자 살판났어요.”

“그래도 그 정도 되니까 떠받쳐 주는 거지. 걔 들와서 무역으로 좀 살만해졌잖아. 거기.”

“그 물건 비슷한 놈으로다 어디 한 놈 없나?”


“우리도 있잖아요? 차진구씨.”


사무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내 자리에 앉아있던 장 기사.

불쑥 그렇게 내뱉었다.


“걔를 어따 갖다 대냐. 무식한 놈을.”

“어디서 알량하게 생활영어 몇 마디 외운 거 갖고 지금 버티고 있는 거지.”


장 기사를 건네다 보며 피식 비웃음을 흘린 오 부장과 공장장.


“왜요오? 내가 보기엔 신한특수강 안정현이보다 차진구씨가 훨씬 영어를 더 잘하는 거 같은데.”

“네가 둘이 영어로 말하는 거 들어는 봤나?”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공장장이 장 기사를 쳐다보았다.


“당연하죠.”

“......”

“어제 차진구씨 일찍 집에까지 데려다주고 와서 사장님하고 반월 넘어갔잖아요. 신한특수강에 바이어 왔다는 얘기 듣고 사장님이 일부러 가신거거든요. 그때 안정현이가 외국인들한테 공장 견학시켜주는데 말 꼬이고 계속 버벅대던데요. 뭘.”

“에이~. 장 기사가 뭘 알고 그걸 판단해?”


마 대리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으며 피식 웃었다.


“저도 웬만큼 영어 하거든요? 사장님 눈에 들려고 영어학원 지금 1년째 다니고 있어요. 이거 왜 이러셔요. 마 대리님.”


지지 않고 장 기사가 목소리를 높였다.


“사장님도 ‘우리 애가 백번 낫다’하고 얼마나 흡족해하셨는데요? ‘우리 미스터 차 천재다’라고 어떻게든 잡아 놓는다고 집에 도착하실 때까지 몇 번이나 말씀하셨는지 몰라요.”


마치 자기가 칭찬받은 것처럼, 장 기사가 얼굴에 환한 기쁨의 웃음을 흘리며 사무실 직원들을 돌아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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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2 베르겐
    작성일
    23.10.26 00:57
    No. 1

    무역 천재는 정말 자질이 있다면 직급이 아무 소용없죠. 재밌게 읽었습니다.
    작가님 건필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6 르블랑
    작성일
    23.10.27 14:59
    No. 2

    감사합니다. 작가님을 기다리는 독자들 많습니다. 다음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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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무역천재가 사업을 잘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 12화 뜻밖의 조력자 +3 23.10.26 1,477 42 19쪽
11 11화 악연의 고리들 +4 23.10.25 1,507 35 17쪽
» 10화 얼떨결에 이륙당함 +2 23.10.24 1,531 47 16쪽
9 9화 활주로를 달리다. +2 23.10.23 1,549 45 15쪽
8 8화 2회차, 쪼옴 할만한데~~? +2 23.10.22 1,580 41 16쪽
7 7화 세상에 공짜는 없다. +4 23.10.21 1,594 4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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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반전의 기회 +4 23.10.18 1,817 42 16쪽
3 3화 최강 빌런 마 대리. +2 23.10.17 1,910 42 19쪽
2 2화 녀석은 개호구였다. +3 23.10.16 2,204 47 17쪽
1 1화 뜻밖의 계약 +10 23.10.16 3,031 5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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