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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콩의 서재입니다.

가난한 S.T.A.L.K.E.R 이야기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공포·미스테리

whitebean
작품등록일 :
2014.09.26 14:12
최근연재일 :
2014.09.20 23:34
연재수 :
1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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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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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63
글자수 :
1,071,755

작성
14.07.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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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글자
12쪽

66-67

DUMMY

66.


나는 건물안에 서늘한 벽 옆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그간의 피로를 조금 풀었다.

가슴의 상처도 그다지 깊은건 아니었기에 많이 아물었고 활동에 지장이없다.

다만 흉터나 나지않았으면 좋겠는데.


-드르르르르륵


-깍끽 깍끽 깍끽


가까운곳에서는 엔지니어가 누군가의 총을 개조하고 있다.

선반위의 바인더에 끼우고 무언가를 갈아내거나 붙이거나 잘라내서

총이나 방호구류의 장비를 개조하거나 고친다.


엔지니어는 곧 일을 마치고 한가하게 되어있을때

근처의 벽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나를 불렀다.

그리고는 내 옷을 꿰매어 주었다.


대각선으로 총알이 지나가며 찢어졌기때문에

너절해져있는 옷을, 엔지니어가 나름 정성들여서 꿰매주었다.


"감사합니다."


이번엔 내 갑옷도 고쳐준다고 했다.

내가 아까 엔지니어에게 받은 3000루블을 내밀었으나

그는 됐다고, 도로 넣어두라고 한다.


그도 그런것이, 준거 도로 받기도 뭐하고.


"됐어, 어차피 남는 자투래기 특수천이 있으니까 그걸로 해주마.

원래는 그정도로 손상되면 새로 사는게 보통이지만..."


어깨를 으쓱.


대각선으로 길게 찢어진 앞 부분은 아예 앞부분을

어깨와 옆구리 부분의 천과 떼어내고 타개진 옆구리도 뜯어내서

새로운 특수 천조각으로 이어붙였다.


"별수 없어. 이것과 같은 색이없어."


원래의 내 갑옷은 전체적으로 녹색인데, 앞 부분은 새 특수천이 진녹색이었다.

그래도 같은 녹색 계열이다보니 꽤나 어울리는군.

그리고 옆구리의 천은 정말로 원래와 비슷한 색이다.


그러나 왼쪽의 팔 부위는 검은색 밖에 없어서.


어쩔수없지. 공짜로 해주는건데.


그리고 이것은 '새총저격수 이반'이나 '괴물샷거너 랙스'와 같이 나의 별명을 만들어주었다.



...


"이봐, 짝팔! 너도 이리와봐!"


"그래, 짝팔! 크크크으하하하!"


중앙격납고 앞에서 예닐곱명이 모여있다가 나를 불렀다.

그것도 나의 새로생긴 별명으로.


으윽.


지금은 오전 8시쯤으로 해가 떠있는 시간인데.

이 시간엔 사람들이 안모일텐데. 저녁에야 저녁먹을때모이고...


어제는 나의 모험담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서

받은 보드카를 세병 껴안고 이야기를 들려주었었다.


반응은 대체로, '빌어먹을 밴디트' 라거나

'난 스노크가 싫어' 등등이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좀 늦게일어나서 나와보니 나를 불렀다.


'짝팔'이라고.


아... 정말이지 부끄러운 별명이다.

혹자는 또 나에게 '어둠의 검은 팔뚝'같은 걸로 부르기도했다.


아아 이럴수가!


내가 모인사람들에게 별명이 마음에 안든다고 하니까

'체홉네 할머니' 라던지 '코딱지' 보다는 낫지 않냐며 위로(?)를 했다.


쳇.


어쨌거나 이들이 모인이유는 따로있었는데,

그것은 중앙격납고 뒤의 방사능에 쩔은 옛건물을 탐사하는 것이었다.


이미 그 건물이 전체적으로 방사능이 있는데다 그 옆에는 전기 이상현상까지 있었기때문에 꺼려지는 장소였으나,

전에 아주 큰 에미션이 와서 방사능이 생기기전에는 그 건물이 본부로 쓰였었기때문에

꽤나 값나가는 아이탬이 있다는 추측이다.


이제껏 다섯번의 시도를 했으나 방사능때문에 번번히 실패했었다.

이제 다시금 시도를 하려고 여기 모인것이다.


"이봐, 짝팔. 구미가 당기나?"


그도 그런것이 그들이 돈을 모아서 거기에 다녀올 사람에게 모아준다.

지금 모인사람은 여덟명, 8000루블이 모였다.

그 돈에 침이 꿀꺽 넘어간다.


"내, 내가 가지요!"


"좋아!"


"역시 어둠의 검은 팔뚝 답군!"


그들은 신나는 구경이라도 하듯이 내 손에 돈을 올려주었고

방사능앰플이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앰플을 한두개씩 주었다.


"이제까진 다 실패했었지. 그래서 거기 뭐가 있는지 몰라."


"돌아온 사람이 없어요?"


"있어. 한사람은 미쳤고, 한사람은 와서 죽었지."


"남은 세사람은요?


"아직 그 건물에 있어..."


미치겠네!


나는 돈을 돌려주려했으나

사람들은 이 재미난 기회를 놓치기 싫었는지, 얼른 자신들의 물건을 빌려준다.

허겁지겁 자신의 방독면과, 아티팩트를 씌어주고 쥐어주었다.


"이번처럼 방사능에 방비를 하긴 처음이야!"


"아마 성공할수 있을꺼다!"


'아마' 라고?


그렇지만 나는 튼튼해보이는, 얼굴을 완전히 감싸는 방독면과

방사능을 없애준다는 굳은 지푸라기 같은 가벼운 아티팩트가 믿음직스러웠고

또 그놈의 망할 돈때문에 그 옛 프리덤 건물로 가기로 했다.




방독면을 머리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이름모를 아티팩트와 나의 젤리피쉬, 그리고 방사능 앰플들을 주머니와

허리띠, 탄띠에다가 집어넣었다.


그나저나, 예전에 듣기로 그 옛 건물로 가는 입구가 이상하다고 하지않았던가?



...


-끼이익-




우리들은 그 옛건물로 가는 입구에 도착해서 문을 열었다.

문을 여니 믿을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체홉이 책상에서 안경을 쓰고 서류에 뭔가를 쓰다가

안경너머로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온 우리들을 보았다.


"무슨일?"


67.




그러나 체홉은 나와 나를 위시한 사람들을 보고 대충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그도 그런게, 나는 뒷머리 까지 덮는 검은 방독면과

몸무게를 줄이기위해 배낭도 두고 왔고,

탄띠에는 방사능 앰플을 잔뜩 두르고 있었으니까.



"또 신입인가? 저번에도 신입을 데려오지 않았었나?

어수룩한 신입 골로보내지 말라고."


그러나 체홉도 저 건물에 뭐가 있는지 궁금했는지,

그는 한쪽벽으로 붙어서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댔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책상뒤의 창가에 가까이 가니까

중앙격납고 뒤의 옛 프리덤 건물이 가깝게 보인다.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근처에 굵고 녹슨 파이프가 휘어져 바닥에 닿아있는게 보인다.

아마 떨어질때 저기로 떨어지면 충격이 덜 할듯 싶다.


"잘들어, 보다시피 건물은 총 3층이야. PDA로 출구위치는 넣었어.

저번의 경험을 비추어 보건데, 이 아래로 떨어지자마자 방사능이 있는것같아.

땅에 닿자마자 뛰어라."


나는 말없이 창턱에 올라선 다음에 심호흡했다.

뛸거리를 계산하고... 걱정은 떨어지고 나서부터!


-휘이이이익


잠시잠깐 귓가에 바람부는 소리가 들리고


-턱


하고 굵은 배관위로 떨어진나는, 미끄러지듯 땅에 내려앉았다.


-따라라라라락


탐지기가 방사능이 있다고 알린다.

마른 지푸라기 뭉친것같은 이름모를 아티팩트와 젤리피쉬가

허리에 매달린상태에서 약하게 진동하고 있다.


방사능을 감지한것이다.


땅에 닿자마자 나는 앞에 보이는 건물로 뛰어올라가기 시작했다.


입구의 계단을 뛰어올라가기 시작했을때,

점점 방사능이 차올라 눈앞의 모든 색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젠장!"


방독면때문에 숨이 크게 쉬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대비를 해도 워낙 방사능이 강하니, 조금 지연시키는것 밖에 못하는것 같다.


내 입김에서 나온 습기를 먹은 방독면 내의 공기와

색감이라곤 회색과 검은색밖에 없는 1층의 내부가

나를 허덕거리게 만들었다.


이 건물은 뭘로 만들어졌더라?

햇빛도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실내, 방사능으로 더 어두워진...


1층의 가장 가까운 첫번째방, 아무것도 없다.


앞을보기가 너무 공포스럽고 무언가가 튀어나올것같은 괴괴한 분위기다.

복도를 뛰어가며 대강살핀다.

뭔가 있을것같으면 들어가서 한바퀴 돌아본다.


아마도 내가 이 건물을 헤매는것을 다른 일행은 PDA의 신호로서 보고있을 테지.


숨을 깊이 못쉬니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건 순식간이고,

자꾸자꾸 몽롱해지고 무기력해지는 방사능에, 나는 앰플을 허벅지에 꽂았다.


-퍽


1층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2층 두번째 방에서는 금고가 하나 있었다.

그 금보를 재빨리 앞뒤로 살폈으나 금고문짝에 긁힌 자국이 잔뜩있는걸로봐선

누군가 시도하다가 실패한 모양이었다.


미칠듯이 온몸을 스멀스멀 뚫고와서 반대편으로 나가는 방사능,

나는 또 앰플을 허벅지에 꽂았다.


헐떡거리면서 재빨리 머릴 굴렸다.

아마도 나도 여기있어봤자 득볼건 없어!


재빨리 다음방으로 뛰다가 시멘트 조각을 밟고 자빠지고 말았으나

자빠지면 바로 죽을것같은 섬뜩한 시멘트의 한기에 바로 일어났다.



두번째 방에는 어떤 사람이 쓰러져 있다.

입구에 쓰러진 사람을 보고 그냥 둘러보지도 않고 지나친다.


세번째, 네번째 방에도 아무것도 없다.


깨진 타일, 시멘트 조각, 나뭇조각...뿐이다.


-흐으으,


숨을 깊게쉬려해도 몸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아아, 방독면을 벗을까? 그럼 바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정신이 멍해진다, 그냥 누워버려도 괜찮을것같은데...

그저 누워서 눈을 감고싶다.


미치겠군.


나는 또 앰플을 허벅지에 꽂는다.

꽂는주기가 점점 짧아지는것같아서 더 날 미치게 만든다.


어쩌지,


2층에서 본 시체때문에 더더욱 조급해진다. 숨은 차고

콧물인지, 침인지 방독면안에서 출렁대는 소리가 난다.


미칠것같아...



곧 3층이다.

기운이 다빠져서 걷다시피 올라는 계단에서 쓰러진 시체가 또있다.


PDA를 쥐고 있는 시체다.

그 시체가 얼마나 됬는지는 모르지만, 방금 죽은 듯이 생생하게 나를 보고 있다.


방사능때문에 세균도, 박테리아도 번식을 못한다.

그래서 얼마나된지 알 수도 없이 썩지않고 고대로 있었다.


눈이 반쯤 감긴 상태서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멍하니 있으면 죽는데, 아... 그대로 있을까?


옆에서 누워서 죽으면 어떨까.

아니지, 계단이라 등이 배길꺼야.


"이런... 개!"


이대로 뻗으면 죽는다! 나는


내 경기하듯 PDA를 계단 아래로 패대기 치고 그 사람이 쥔 PDA를 낚아챈다.

내가 던진 PDA가 박살이나서 파편이 튀는데도 아무소리가 안난다.


천장에서 세들어온 빗물에 팅팅불은 그 손가락이 장갑밖으로 한껏 부풀었지만

그것을 그 시체에게서 빼앗는데 아무런 감각이 없다.


아아, 다시 앰플을 허벅지에 찌르려다가 허벅지가 바늘구멍에

너무 아파서 팔에 찌른다.


허리띠에 붙들어맨 아티팩트들이 한계치를 초과한 방사능에 과부하가 걸렸는지

터져나갈듯이 진동한다.



마지막 3층이다. 지붕이 반이 없다.


으아아아아아!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없어!!!!!!!!!!!!!


씨이바아아아아아아알!!!!!!!!!!!!!!!!!!!!!!!!!!!!!!!!!!!!!!!!!!


비틀거리며 3층에서 2층으로 내려오다가 내 발에 내가 걸려서

계단에 굴렀지만 전연 고통이 없기에 벌떡일어나서 걸어간다.

침과 콧물이 방독면에 반쯤차서 출렁거린다.


나는 그것때문에 켈룩대면서 2층에 부서진 벽면에서 밑으로 뛰어내렸다.

방사능이 없겠지!


"케엘룩, 쿠르르!"


가래까지 방독면에 차기 시작해서 죽을것같다.

뛰어내린 땅바닥에도 방사능이 있었다.

다시 방사능앰플을 꽂는데,


그 순간 목이 삐끗하면서 목에 경련이 온다.


아 씨발, 내가 아까 던져서 부순 PDA에 출구가 입력되어있는데,

아아 난 뒈졌구나.


하하.


목이 경련하면서 시야가 위, 아래로 계속 흔들리면서도

겨우겨우 겔룩거리며 맞은편 담벼락에 가서 붙었다.


방사능이 줄어든다.


내 왼쪽으로 사다리가 있다.

아마도 여기가 출구였던것 같다.




마음은 급한데, 침으로 범벅이 된 방독면 유리때문에

시야가 가리는 바람에 사다리를 올라가다가 헛짚는다.

그러나 역시나 아프지가 않다.


도로 일어나려고 하는데 왼쪽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우라질.


겨우겨우 도로 사다리를 올라서서 앞으로 기어갔다.


방사능이 없다.


이제 없다! 이 개 병신 같은 방사능이 없다!

기어가다말고 방독면을 획 벗는다.


급하게 벗느라 손톱에 이마를 긁혔지만 그건 상관할게 아냐.


누워서 팔에 앰플을 하나 더 맞는다.

내 몸에 방사능이 모두 사라진것 같긴한데,

방사능이 사라진 몸에서 고통이 찾아왔다.


접질린 왼쪽 다리, 뻣뻣하게 굳어서 경련하는 목

가래가 잔뜩 나오는 목구멍, 계단에서 구른 등.


이야, 최고야!


하하하!


"꾸웨엨, 켁! 케엑! 켁켁!"


가래를 한바가지 뱉어내고 땀을 한말 쏟은 상태에서

그대로 뻗어있다.


"에헤헤헤헤헤!!!"


동시다발적인 고통속에 헛웃음만 나오고


내가 가져온 PDA 를 본다.

이걸 왜 가져왔지?


그 계단에서 죽은 사람이 이것이 중요한걸 알고

가져가다 죽은 모양이라고 생각했었나보다.


나는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싫어서 기존의 PDA를 박살냈고,

이것을 내꺼라고 할 생각이었다.


하하! 미치겠군.

씨발.


그 순간에 생각해 낸게 그거야?

그 방사능의 고통속에서도 생각해 낸?


이 PDA가 이 죽을 고생을 만들었다- 이거지.

얼마나 대단한지 두고보자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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