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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C

슬기로운 해결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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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0
최근연재일 :
2022.04.13 10:05
연재수 :
2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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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19
추천수 :
1,933
글자수 :
1,494,302

작성
21.11.25 10:05
조회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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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3쪽

2부: 장밋빛으로 물든 그대에게 (3)

DUMMY

우리는 알현실로 들어오고 앞에 있는 두 남녀를 향해 예를 갖추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얼굴을 마주보았을 때, 엘리자베스는 제법 흡족하다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고고학자씨. 그 날 이후로 도망친 줄만 알았었는데."


"몇 년 만에 다시 뵙는지 모르겠네요, 엘리자베스 아가씨."


나는 다시 한 번 최대한 예를 갖춰 인사한다. 엘리자베스는 내 옆에 있는 레아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한다.


"그래도 내가 알려준 정보는 확실했나봐? 물론 네게 알려준 게 2년이 넘었던 것 같은데..."


"많은 일이 있었죠. 사실 제가 지금까지 베인 가를 찾지 못했던 이유는 2년 내내 혼수상태에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엘리자베스는 흥미롭다는 듯 이야기를 듣고자 했고, 나는 마지못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한참동안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엘리자베스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흠, 정말 안타깝구나. 그래도 지금처럼 살아있으니 다행인 거 아니겠어?"


"그렇죠."


"하지만 너는 결과적으로 약속을 어긴 셈이나 다름없어. 결국에는 그 아스트리아 대륙인가 뭔가 하는 곳에서 네가 원하는 건 물론이고, 내게 들려줄 이야기도 없었다는 거잖아. 그렇지?"


"그렇죠..."


엘리자베스는 우리 옆에 있는 남성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플리엔?"


"네, 아가씨."


우리를 이곳까지 안내해준 남성은 안경을 벗고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이윽고 엘리자베스가 손을 뻗자, 남성의 머리가 갑자기 터지더니 온 사방에 피가 흩뿌려졌다.


"우, 우왓! 이, 이게 무슨...!"


"가만히 있어, 레벨."


엘리자베스의 능력은 상대방의 머리를 터뜨리는 것. 정확히 말하면 뇌를 기폭제로 삼아서 터뜨리는 거겠지.


아마 여기에 뇌가 없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녀의 능력이 발동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그녀에게 최대한 맞춰줘야 하는 게 관건이다.


"난 말이지, 이야기가 너어어어어무 듣고 싶거든? 근래 바깥에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단 말이야. 네가 분명히 그랬잖아.

차원대전이나 지금 세상이 이렇게 된 이유를 알아오겠다고. 그래서 난 널 그 때 보내준 거였을 터인데 지금까지 아무런 소득이 없다는 게 말이 돼?"


"죄송합니다... 저는..."


"변명은 집어치워! 난 이런 결말을 맞이하려고 널 내보낸 게 아녔을 텐데? 베인 가문과의 약속을 어기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 번 보고 싶은 거야?!"


엘리자베스는 주먹을 내리치더니 이내 우리를 향해 손을 뻗으며 소리친다. 기어이 내 머리를 터뜨릴 셈인가? 아니면 레벨의 머리? 아니면 레아?


제발 여기서 더 희생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그러자 엘리자베스는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을 치더니, 이내 손을 거둔다.


"장난이야. 사실 네게서 얻으려던 지식은 옆에 있는 레아가 다 알려줬거든. 쉽게 말해 그녀가 네 목숨을 살려준 셈이지.

물론 지금까지 날 찾아오지 않은 맥과이어에게는 약간 실망했지만 말이야. 그래도 너희들에게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


장난 한 번 살벌해 죽겠네. 이런 장난을 계속 받았다간 심장이 터져 먼저 죽어 버릴 게 분명하다.


"여기 옆에 있는 시신은 어떻게 되는 거지?"


레벨이 조심스레 묻자 엘리자베스는 까르륵 웃으며 말한다.


"이제 그만해, 플리엔. 장난이 지나치잖아."


플리엔은 엘리자베스의 말을 듣고는 바닥을 짚고 천천히 일어서기 시작했다.


일어서는 사이에 텅 비어있던 목 윗부분부터 뼈와 근육이 새롭게 생성되면서, 마지막으로 살점이 덮이더니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그러고는 다시 안경을 끼자 목 주변이 붉은 피로 뒤덮인 것 빼고는 처음 마주쳤던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레벨은 옆에서 그 광경을 바로 목격하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도 아가씨의 유흥에 맞춰드리고 싶었거든요.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것보다 이게 더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잘했어, 플리엔."


플리엔이라는 이 남자의 능력은 아마 죽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물리적인 피해로도 저렇게 다시 살아날 테고, 설령 죽일 수 있다 하더라도 아마 저 능력을 무력화시키거나 사신 정도가 가능하겠지.


"여기까지 오는데 고생 많았을 텐데 뭐라도 먹고 가는 게 좋지 않겠어?"


"아뇨, 저희는 괜찮..."


"뭐라도 먹고 가는 게 좋지 않겠니?"


레벨은 아까 있었던 일 때문이었는지 겁을 지레 먹으며 거절하려고 했지만, 엘리자베스가 다시 한 번 읊자 그는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녀에게 인사하며 대신 답했다.


"감사합니다. 베인 가문의 저택에서 식사를 하고 가는 건 영광이죠."


"호호호, 역시 맥과이어는 예의가 발라서 좋다니까? 옆에 있는 네 친구에게도 좀 가르치는 게 좋겠구나. 플리엔, 저들을 식당으로 안내해주렴."


플리엔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우릴 안내하기 시작했다. 저택의 식당도 마치 연회장처럼 넓고 쾌적했으며, 식기들도 반짝일 정도였다.


"우와, 진짜 살면서 이런 곳은 처음이야..."


레벨은 식당을 두리번거리면서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나도 근래 이렇게 휘황찬란하게 꾸민 저택은 본 적이 없을 정도니까.


"그런데 엘리자베스 씨는 꽤나 바쁜가 봐요. 이전에 뵀을 때도 꽤나 바빴던 거 같은데."


"아가씨는 현 베인 가문의 가주시니까 워낙 바쁜 게 한 몫 하는 거겠죠. 이래봬도 한때에는 다양한 곳을 여행하시는 분이셨답니다."


"그래요? 붙박이처럼 왕좌에 딱 붙어있더만."


레벨은 이렇게 말하더니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나오자마자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음식도 마음에 들었는지 근래 보지 못한 쾌활함을 뽐내는 중이었다.


"뭐, 사실 그 기억조차 왜곡된 걸 수도 있지만요. 그래도 레아 아가씨 덕분에 많은 지식을 얻으셨습니다. 비록 엘리자베스 아가씨께선 가주인 몸이라 이곳에 남아있겠지만, 다른 형제분들이 직접 정보를 얻고 올 겁니다."


그래. 베인 가문에는 사남매가 있고, 그 중 막내딸이 엘리자베스였다. 능력이 강한 것도 있지만 가족 모두에게 사랑받았기에 가주 자리도 물려받게 된 것이다.


물론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와 전 가주인 아놀드 베인은 잘만 살아있다. 지금은 은퇴하고 그녀의 명령을 받고 멀리 떠났다고 한다.


실제로는 은퇴 기념으로 여행을 떠나 푹 쉬고 오는 거겠지만. 주변의 눈초리도 있으니 일부러 명령을 받고 멀리 떠났다는 식으로 포장한 게 분명하다.


이외에 다른 삼형제는 아는 바가 많지 않다. 그들 중 한 명은 미치광이로 불렸고, 이전에도 만난 적이 있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는 없는 것 같다.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겁니까?"


플리엔은 내가 한 입 먹고 마는 걸 보고는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한다. 나는 그에게 애써 웃으며 말했다.


"아까 들었겠지만 제가 2년 내내 혼수상태였거든요. 그 이후로 음식 맛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어요. 지금 여기 있는 음식도 마찬가지네요."


플리엔은 안타깝다는 듯 탄식을 냈고, 내 앞에서 음식을 먹고 있던 레벨은 이제야 알아차렸는지 조심스레 먹고 있던 음식을 내려놓았다.


"진짜 그래서 안 먹는 거였어? 난 지금까지 네가 음식이 맛없어서 안 먹는 줄 알았는데."


"네가 주변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기나 하냐?"


내가 툭 내뱉자 레벨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플리엔이 헛기침을 하자, 대기하고 있던 하인들이 다가와 식기와 남은 음식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모두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으셨을 텐데 하루 쉬고 가는 건 어떠신지요?"


"아뇨, 괜찮아요. 저희도 근황을 알리기 위해 잠시 들른 것뿐이었으니까요. 식사는 잘 먹었습니다."


플리엔은 다시 우리를 마차로 안내했다. 마차는 우리를 위해 대기하고 있었고, 우리가 모두 마차에 타자 정문을 향해 출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래 있던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부터 해가 지려고 하다니. 해질녘에 보는 정원도 상당히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후우, 이런 곳에 다시 올 수나 있나 몰라."


"언젠가 다시 올 수 있을 지도 모르지."


말은 이렇게 했지만, 실제로는 아마 못 올 것이다. 왠지 내 직감은 아스트리아 대륙에 오래 남아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때, 하얀 손이 내 손 위로 살며시 올라온다. 나는 옆을 바라봤고, 레아는 미소를 지으며 이내 내 어깨에 기대는 것이다.


에휴, 그냥 될 대로 되라지. 나는 군말 없이 마차 안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어느덧 정문에 도달하자 플리엔은 알약을 꺼내 비틀어 차원문을 생성시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릴 배웅해주며 허리를 숙였다.


"그럼 안녕히 가시길."


이윽고 차원문이 닫히자 우린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


* * *


그리고 다시 도달한 곳은 이전에 도착했던 하얀 방. 문이 열리자 언니라고 불렸던 다른 여자가 우릴 맞이하며 고개를 숙인다.


"흥, 왜 이렇게 늦게 도착한 거야. 빨리 따라와."


우리는 군말 없이 그녀를 따라갔다. 하얀 배경에 터벅터벅 걸음 소리만이 가득했고, 나는 그녀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저기..."

"난 저기가 아냐. 템푸스라고 불러."


"그래, 템푸스. 네 동생은 어디 있어?"

"그 녀석은 다른 일로 바쁘니까 신경 끄시지 그래?"


꽤나 매몰차게 말하고는 다시 앞장서며 걷는다. 상대방이 이러니 나도 할 말이 없다. 이윽고 방에 도착하자 이미 준비되어 있는 차원문과 함께, 캐시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여기, 녀석들 데려왔어. 이제 날 귀찮게 하지 말라고."


"오, 이제 도착했구나! 수고했어, 템푸스. 너희들도 고생 많았고. 이제 아스트리아 대륙으로 돌아가야겠네."


템푸스는 우리를 들여보내고는 고개를 홱 돌리며 복도를 향해 유유히 걸어간다. 원래 성격이 저렇게 피곤한 건지, 아니면 우리가 뭘 잘못한 건지 알 방도가 없으니 원.


비록 하루 동안의 여행이었지만 제법 피곤함이 느껴진다. 물론 이 상태로 누워봤자 잠은 안 오겠지만.


"그럼 모두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만나자고. 아, 그 전에. 레아, 약속 잊은 건 아니지?"


레아는 캐시의 말을 듣고는 험악한 인상으로 돌변한다. 하지만 캐시의 무덤덤한 표정을 보고는 금세 가라앉히고는 이내 울먹이기 시작한다.


"좀만... 좀만 더 있으면 안 돼...?"


"안 돼, 약속은 약속이야. 어이, 맥과이어. 이 친구는 잠시 우리가 빌려갈 생각인데 괜찮지? 너에게 보내주는 대가로 우릴 도와주기로 약속한 게 있거든."


뭐, 나야 그래준다면 고맙지.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마음대로 하라며 넘겼고, 레아는 거의 울먹이기 직전인 상태로 나만을 쳐다본다.


"그래도 차원의 존재 치고는 제법 착한 녀석 아니야?"


캐시는 우리가 차원문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웃으며 말한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되물었다.


"너 그걸 알아?"


"당연히 알지. 항상 우주를 갖고 놀거나 늘 파괴만을 일삼는 차원의 존재들과는 다르게 조용히 자기 삶만 안위하며 사는 차원의 존재는 흔치 않거든.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드레나르 이리아로스나 여기 있는 레아 정도가 전부야. 당장 여기 있는 레아의 경우는 정말 특이한 존재잖아.

오직 자기 숙주만을 위해서 태어난 녀석이고, 그 외에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니. 순해도 이렇게 순한 차원의 존재는 처음이라고. 물론 그 숙주를 찾는데 한평생을 쏟아 붓고도, 심하면 몇 천 년이 넘도록 못 찾는 경우도 있다지만 말이야. 그런데 레아는..."


캐시는 말을 하다 말고 지긋이 나를 쳐다본다. 그러고는 피식 웃으며 말을 잇는다.


"...벌써 찾은 것 같네."


어느덧 차원문이 닫히려는 순간, 레아는 캐시에게 붙들린 채로 나를 향해 크게 외친다.


"싫어, 싫어! 나도 같이 갈 거야!"

"안 돼! 우리 약속은 지키고 가야 할 거 아냐? 이거 안 지키면 앞으로 영영 맥을 못 보게 될 텐데 괜찮겠어?"


저걸 보니 괜히 마음이 약해지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왠지 모를 해방감도 든다. 그 때, 레아는 검은 무언가를 내게 던졌고, 나는 그것을 받았다.


이윽고 문이 닫히고, 레아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끝에 우리는 다시 아스트리아 대륙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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