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인즈 게이트-절대영역의 일방통행.

49화

"철컥"

늦은 밤, 자정이 넘은 그시간 슈타인즈 게이트 연구소의 문이 열리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이제 오는 거야? 오카링."

"어...어,그렇다."

다루가 연구소 안에서 조용히 앉아있었고, 오카링을 바라보면서 부드러운 얼굴로 말을 건네보았다. 다루의 살은 쪽 빠져있어서 만약 몇년전의 다루를 본 사람이라면 다루인 것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잠깐. 나갈까능?"

"뭐, 그러지."

오카베는 조금 당황했기에 다루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오카링, 담배냄새 난다능."

오카베와 다루는 아무도 없는 한산한 불이 꺼저버린 길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뭐...피웠으니까."

"끊은 줄 알았는데 못 끊었나보다능."

"끊었었다. 최근에 다시 피우게 되었을뿐이지. 100년전의 나는 극도의 불안감을 가진 적이 없었을뿐이겠지. 지금의 난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면 담배생각이 간절하지."

"100년동안 공부나 했으면 좋았을것을..."

"어이, 이봐. 다루."

"장난이다능."

"오카링. 하나 고백할 게 있다능."

다루는 숨을 크게 한 번 내쉰뒤 말을 이었다. 걸음을 멈추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오카베는 다루의 그 떨리는 말에서 중요한 말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뭐지? 슈퍼핵커."

"슈퍼핵커가 아니라 슈퍼해커이긴 하지만. 나 결혼할까 한다능."

"뭐?! 뭣이라고?! 페이리스랑 말이냐?!"

오카베는 갑작스럽게 놀라버렸다. 아마 담배를 피우고있었다면, 모르고 담배를 씹어 삼켜버렸을지도 모르고. 닥터 페퍼를 마시고 있었다면. 너무 놀라. 목에 닥터페퍼 음료가 걸려.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정도로 놀라버렸고. 순간적으로 페이리스와 전에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응? 무슨 말이냐능? 페이리스가 어쨌다능? 내 부하연구직원 한 명과 결혼할까 한다능...좋은 여자라능.비록 리얼충이긴 하지만 미미쨩보다 좋아할 것이라능."

"잠깐...담배 한 대 좀 펴도 되겠냐, 다루."

"....뭐. 좋을대로."

오카베는 손으로 이마를 짚으면서 담배를 하나 꺼내물었고.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뭐랄까. 오카베 인생 상에 요즘따라 극도의 불안감을 느낄 나날들이 너무 많은게 아닌가 싶었다.

"후우......그래서, 남은 기간동안 너희의 사랑을 축복해주는게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이다 이걸 말하려는거냐. 슈퍼핵커?"

오카베는 조금 비꼬는 듯이 말하였다.

"슈퍼핵커가 아니라 슈퍼해커라능. 그런게 아니다능. 그리고. 나와 유키 사이에.."

"유키? 그게 누구야?"

"내 아내 될 사람이라능. 내 부하 연구직원 이름. 아마네 유키."

"아, 그녀 말인가. 워낙 너희쪽 연구실에 여자가 없어서 기억이 나는군."

"임신했다능"

"푸악!"

오카베는 너무 놀라 담배를 씹어버렸고. 끊어진 담배는 오카베의 무릎으로 떨어져 오카베는 당황하며 살짝 타들어가는 바지를 손으로 비벼서 불씨를 꺼야만했다.

"무슨 소릴 하는거냐."

"4개월째라능."

"다루, 지금 그래서 남은기간동안 너희의 사랑을 축복해줄뿐만이 아니라,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 좋은 모습, 웃는 모습만 보여주는게 태교에 도움이 되니, 세계가 디스토피아가 되든, 타임머신이 아니라. 알람시계를 개발하더라도 웃는게 슈타인즈게이트의 선택이라고 말하는거냐."

"그런게 아니다능. 오카링. 전에 페이리스쨩이 했던 이야기 기억하냐능?"

"응?"

담배를 하나 새로 꺼내서 피고있던 오카베는 잠깐 생각을 더듬어보았다. 별로 기억나진 않았다. 너무 한 이야기가 많아서였을것이다.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말이다능."

"슈타인즈 게이트? 페이리스 입에서 슈타인즈 게이트가 나왔던 적은 없는것 같은데 말이지. 연구소 회계를 정산할떄 빼고는."

"직접적으로는 이야기 안했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야기했다능. 타임머신을 개발하고, 그 타임머신에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우리를 절대 배신하지 않을, 그리고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자를 과거로 보내 IBN5100을 우리에게 양도하는 방법 말이다능."

".........!"

오카베는 타들어가는 담배도 잊어버리고 눈을 크게 뜨는 것으로 혹시나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설마....."

"그렇다능. 내 아이라면...믿을 수 있지 않겠냐능?"

오카베는 담배는 저 어둠속 어딘가로 던져버렸다.

"정말로 하는 이야기인거냐. 그 위험한 일을 너의 자식에게...."

"오카링, 아직 멀었다능. 태어나봤자 바로 보낼 수도 없는거고말이다능. 하지만..타임머신을 만들면..언젠가 만든다면..그 아이가 늙어죽기전에 만든다면..되지 않겠냐능?"

"다루...."

"우리 모두. 믿고있다능. 타임머신을 만들거라고.나도 페이리스쨩도 루카쨩도 유키쨩도."

"말한거냐?"

"아내인데. 당연하지 않냐능. 오카링, 벌써 한 바퀴 돌았다능."

오카베가 깨닫고 보니 이미 슈타인즈 게이트 연구소의 앞이었다.

"덜컥."

문이 열린다. 조심스럽게 열었다. 이미 새벽이었다. 물론 슈타인즈 게이트 연구소내의 라보멤 넘버를 가진 연구원들의 침실은 멀리 떨어져있지만 혹시나싶었다. 그런데 그 어둠사이에서..무언가 반짝거렸다.

"저건...."

"모두다 믿고있다능. 루카쨩도 간절히 믿고있기에. 타임머신이 만들어질 것을 믿고있다는 것이라능."

수리가 완료된 다이버전스 미터가 깜박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