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인즈 게이트-절대영역의 일방통행.

18화

"타루 뭐하는거야?"

오카베가 뭔가 한쪽컴퓨터에서 꾸적꾸적 대는 타루를 보며 물었다. 오카베는 방금 소파에서 일어났다. 소파에서 잘 생각은 없었는데. 도저히 무언가 잠이 안왔다. 꿈자리가 뒤숭숭했다. 계속해서 그 꿈만 꾸어졌다. 자신이 하지않은 선택의 미래...아니...하지못한 선택의 미래. 크리스의 머리를 향해서 총을 겨누고. 발사하는 순간의 웃고있는 자신의 얼굴. 분명 꿈속에서 자신은 자신이어야하는데. 3인칭 객관적이라도 되는건지 자신의 얼굴표정이 보였다. 그 웃고있는표정이. 일그러진 웃음을 짓고 있는 자신의 얼굴이 .정말 보고싶지 않았다. 실제로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꿈속에선 그랬다.

"컴퓨터 최신기종을 사왔삼. 돈이 100억이나 있으니. 어느정도는 써도 되는거 아니겠삼? 아. 그리고 먹을 것도 사왔삼. 루카쨩이란. 페이리스쨩이 오늘 온다고 하지 않았삼? 준비를 해둬야지."

"페이리스는 온다고 했던 기억이 없는것 같다만..."

"뭐? 그럴리가!"

타루는 잠깐 하던 일을 멈추고 놀란듯이 오카베를 쳐다보았다. 온다고 말해달라는 표정이었다.

"그래도 아마 오겠지. 뭐. 이곳의 아키하바라에는 알바자리는 없으니까."

"무슨 소릴 하는거삼?"

"아니...아무것도 아니다. 기관으로부터 흘러들어온 정보다."

"세른을 말하는거삼?"

"아니. 더 위다."

타루는 페이리스가 올 가능성이 높단 사실이 마음을 다독였는지 다시 컴퓨터 선을 연결하는 작업에 매진했다.

"찰칵" "다 연결했다! 자 완성이다. 이것이 바로 슈퍼 해커에게 어울리는 컴퓨터! S모델"

"쿄마냥!" "쿄마씨!"

타루가 컴퓨터선 연결을 다하는것에 맞추어서 루카와 페이리스가 들어왔다. 역시 이 연구소는 문을 잠그지 않는다.

"오는도중 페이리스씨와 만났네요."

"헤에. 게다가 오다보니 먹을거리도 같이 사온거 아니겠냥? 그래서 두배다냥"

그렇게 말하는 루카와 페이리스의 양손에는 큰 비닐봉지뭉치들이 들려잇었다.

그리고 오카베는 그것을 바라보고는 안에있는 큰 비닐봉지 뭉치를 들여다보았다. 그에 따라 루카와 페이리스 역시 그 비닐봉지를 보았다.

"문제없삼! 내가 사온건 과자 종류일 뿐인다능. 다들 펼쳐보면 다를거라능."

"그렇네요. 저는 과일종류만 사왔는데 말이죠." "과자라면 괜찮다냥. 내가 사온건 빵이니까냥."

"뭐?"

다들 펼쳐놓은 봉지에는. 루카의 봉지에는 과일꾸러미들이. 페이리스의 봉지에는 수많은 고급 빵 들이. 타루의 봉지에는 과자들이, 컵라면 몇개도 있었다. 닥터페퍼도 있지 않았다. 물론..피규어 몇개도 들어있었다.

"하아..결국 요리재료는 하나도 없는거냥? 하아. 매번 마유리가 없으니 이런 문제가 생긴다냥."

"아..그렇네요. 마유리짱이 매번 이런것을 책임졌었네요."

"루카짱. 거기 그 부분. 책임져주세요.라고 발음한번 부탁해줄수 있는거삼?"

"타루. 그런 변태적인 형위는 그만둬라"

"예? 변태적....아니..행위요?!"

루카는 당황하면서 말을 더듬으며 타루의 말을 생각해보았고. 이내 얼굴이 빨개져버렸다.

"그런데 마유시가. 이런 일을 책임졌었다는거냐?"

"오카베짱. 벌써 잊은거삼?"

"쿄마냥은 감사할줄 모른다냥."

"쿄마씨, 너무하세요."

오카베는 순간 당황했다. 닥터 페퍼를 뜯던 오카베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마유리라는 단어를 듣는데도 별 느낌이 없었다. 마유리가 무엇을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유리가 이 연구소에서 어떤 일을 맡고있었는지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마유시가 있었다는것. 존재했다는것은 알고있다. 마유시가 소중한 사람이라는건 알고있다. 하지만....오카베에게만큼은 약 100년전쯤에 죽은 사람일뿐이었다. 100년 정도의 시간은 모든 감정을 둔하게 만들고. 모든 기억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리고 오카베는 지금 무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아...그런건가...."

"왜그러세요? 쿄마씨."

"무슨 일이다냥?"

갑자기 지끈한 머리를 짚는 오카베를 향해 루카와 페이리스가 걱정을 표했다.

"아니, 기관으로부터의 명령이다. 지금 나보고 밖으로 나가 요리 재룔르 사오라는 명령이군."

"제가 같이 갈게요."

"아니, 단독수행 임무다. 우루시바라 루카. 넌 남아서 이곳을 지켜라. 페이리스 돌아와서 카드대전을 붙어주지. 승리하기 위한 모든 방법을 생각해두도록 해라.질테지만 말이다."

"오카베쨩...."

"요리는 전골이다. 다루."

오카베는 밖으로 나갔다. 돈이라면 어짜피 많다. 문제없다. 단지 혼자이고싶어졌다. 적응이 힘들었다. 100년의 세월은 그를 고독하게 만들었다. 100년간 이득이 되는 발전은 없었다. 어떤 다른 상황도 거치지 않았다. 어떤 새로운 경험도 하지 않았다. 물론 몇가지. 담배나 도망같은건 해봤지만. 100년의 시간이 오카베에게 한 것은. 100년점의 모든 일들에 대한 무감각화였다. 오카베는 그 무감각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후우...."

오카베는 가장 먼저 한 일은 담배를 사서 한 대 피는 것이었다. 분명...변했다.

닥터페퍼의 맛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