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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끝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상재
작품등록일 :
2015.04.13 17:23
최근연재일 :
2015.05.14 13:32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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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26
추천수 :
559
글자수 :
222,270

작성
15.05.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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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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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7쪽

32화, 포획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지명 및 단체, 등장인물은 허구이며 실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여인이었다.

그것도 도치가 아는, 매우 잘 아는 여자였다.

“이압!”

별안간 유 회장이 기합을 내지르며 뒤따라 나온 사람의 목덜미를 감싸 안았다.

이어 팔에 잔뜩 힘을 주고 마치 인질을 세우듯 잡아채는 것이 아닌가!

막무가내로 힘을 주는 바람에 그의 턱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이 마구 헝클어지며 얼굴을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도치는 꿀꺽 마른 침을 삼키며 말했다.

“어, 얼굴을...”

유 회장은 도치의 말뜻을 알아듣고 마음대로 헝클어진 인질의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정리하였다.

그리고 드러나는 얼굴...!

꿈에도 잊지 못했던 첫사랑이자 도치의 첫 여인, 그리고 딸 현미의 엄마이기도 한 바로 그녀, 신지수였다.

“어떻게...”

신음성을 흘리는 도치.

그녀는 약에 취한 듯 눈에 초점도 맞지 않을뿐더러 정신도 온전치 않아 보였다.

“뭐하는 짓이지?”

“일종의 보험이다. 네놈이 나를 죽이려들 수도 있으니...”

도치는 얼굴이 벌게지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유 회장은 기괴한 웃음을 터트렸다.

“흐흐, 정말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이름이 신지수라고 했던가? 일 년 전 집사가 이 아이를 맡길 때에만 해도 그냥 뇌물 정도로만 여겼었는데...”

도치는 유 회장의 단어 선택 속에서 그간 지수가 겪었을 모진 일들이 눈앞에서 보듯 떠올라 가슴이 저려왔다.

“사람이 물건인가? 뇌물이라니... 대체 집사라는 작자는 대체 어떤 사람이지? 그는 누구야!”

도치의 온 몸이 분노로 부들부들 떨려왔다.

자신이 지수와 관계가 있음은 또 어떻게 알아냈단 말인가!

참으로 무서운 계략을 꾸미고 있는 것이었다.

“집사가 집사지 누구겠어. 이름이라도 말해줘야 하나?”

유 회장은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말했다.

“흐흐, 그런데 나도 그자의 이름은 모른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처구니가 없구만. 이름도 모르고 거래를 했으니...”

“거래? 고용을 한 것이 아니었나?”

유 회장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세상에 그 누가 있어 그런 마귀를 고용할 수 있을까. 나도 오만가지 짓을 하면서 별의별 사람을 만나왔지만 집사 같은 사람은 단언컨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대단하달까...”

그의 음성은 회한에 가득 차 있었다.

“마치 악마와 계약을 해버린 느낌이다. 막대한 이득을 보여주고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하였지.”

“이득과 대가?”

유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나에게 다가온 목적은 따로 있었다. 나와는 별 상관없는 일이었지. 그런데 이 회장의 불법 사업장에서 생기는 막대한 이득을 보여주면서 그를 무너뜨리고 빈자리를 차지하자고 제안하더군.”

그의 음성이 무거워졌다.

“또한... 해운사업을 크게 일으켜주겠다고 제안했지. 그래 이것은 내 평생의 숙원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결국 그 말에 혹 하고 말았지. 즉 그가 사월호 사업을 처음부터 도맡아 실행해왔던 것이다.”

도치가 싸늘한 눈빛을 떠올렸다.

“사월호의 책임을 그에게 떠넘기려고?”

유 회장이 예의 그 음산한 웃음을 터트렸다.

“흐흐, 이제 와서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이겠나? 다만 나로서도 조금은 억울한 면이 있어서 그렇다. 애초에 그의 꾐에 넘어가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꼴은 면했을 테니까.”

“그자가 사월호를 일부러 침몰시켰던가?”

“그럴 리가... 선박사업을 일으키려던 것이라니까? 다만 운이 없었던 게지.”

“운이라니! 분명 불법개조를 일삼고 관리기관에 뇌물을 먹여 검사를 허술하게 하지 않았나? 게다가 자격 없는 선장을 두었더군. 승객을 버리고 도망치는 개 같은 종자를...”

“모르는 소리! 다들 그렇게 해왔으면서도 이제껏 별 탈이 없었다. 하필이면 내 배에서 사고나 났을 뿐...”

도치는 속이 시커먼 늙은이의 변명 같은 말들을 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별장을 나갔던 사내들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

사실 그녀가 없었다면 모조리 죽여 버리고 끝낼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지켜야 할 사람이 생긴 것이었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집사는 어디 있지?”

유 회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를 만나고자 했던가? 너를 만나려고 두어 차례나 사람들을 보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

도치는 자신을 위험에 빠뜨렸던 지난 두 번의 살수들을 떠올렸다.

자신을 사로잡으려 했던 자가 다름 아닌 집사였던 것이다!

도치는 온 몸에서 진득한 살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지금 그는 어디에 있나?”

“모른다. 나도 그가 이곳으로 가 있으라고 해서 왔을 뿐. 너야말로 내가 여기에 있는 줄 어떻게 알아낸 것이냐?”

순간 도치의 뇌리에 한 줄기 섬뜩한 불안감이 스쳤다.

“그가 당신을 이곳으로 보냈어?”

집사는 저번에도 유 회장의 차량에 달린 GPS를 이용하여 도치를 함정에 빠뜨렸던 자였다.

똑같은 수법에 두 번 걸려들고 만 꼴이었다.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것이 분명했다.

“당신, 지명수배 된 줄 뻔히 알면서 어떻게 당신 차로 움직일 생각을 하였지?”

“무슨 소리지? 나는 우리 신도 하나가 자신의 차로 데려다 주었는데?”

유 회장의 반응은 전혀 의외였다.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 어젯밤에 이곳으로 온 것이 아닌가? 우리는 당신 차를 쫓아서 여기까지 왔다.”

그러자 유 회장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떠올렸다.

“나는 이미 며칠 전에 이곳으로 왔다. 엊그제부터 집사가 나를 위해 사람을 보내주었을 뿐이다. 그들이 내 차를 몰고 온 거야?”

또 한 번 집사가 만들어놓은 함정에 빠진 것일까?

도치는 지수와 유 회장을 번갈아 보면서 이곳을 서둘러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상황은 도치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으니..



*


한편, 같은 시각 송치재 휴게소 매점.

전영준 소장은 라면을 먹다 말고 갑자기 몰려든 사내들에게 붙들려 있었다.

영문을 모르는 전 소장은 팔을 뿌리치려고 애를 쓰며 소리쳤다.

“뭐하는 놈들이야! 이거 놔! 경찰을 부르겠어!”

주인장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주인어른, 신고 좀 해줘요! 경찰, 경찰 불러요!”

그러나 주인장의 입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전영준 소장을 기겁하게 만들었다.

“동생들, 거 좀 살살 하소. 저 양반 지르는 소리에 귀청 떨어지겄소.”

한패.

전 소장이 살짝 잠들었을 때 주인과 통화했던 사람들이 이 패거리임이 분명했다.

‘또 함정에 빠졌다. 도치, 도치가 위험해!’

그러나 정작 전 소장 자신이 더욱 위험한 상황이었음을 깨닫는 데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저씨, 조용 좀 하지? 응? 이제 우리가 아저씨 끌고 별장으로 갈 거거든? 거기에 딱 하고 도치가 있을 거잖아, 안 그래? 아저씨가 우리를 좀 도와야 돼. 그렇지 않으면 아저씨 시체를 들고 가야잖아. 우리 누군지 알겠지?”

“청부살인업자...!”

“잘 아시네. 도치랑 동종업계 사람들이라고. 우리가 하는 일이 좀 그래서... 그러니까 좀 얌전히 따라오셨으면 좋겠는데...”

상황판단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 한적한 휴게소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매점 주인도 한 패거리임이 분명한 이상 다른 이들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는 상황.

수적으로나 실력으로나 이들을 뿌리치고 다툼을 벌이겠다는 것 자체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어불성설(語不成說)!

경찰로서의 오랜 감각이 목숨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바쁘게 보내오고 있었다.

죽기 싫다면 얌전히 있는 수밖에 없었다.

‘집사라는 작자는... 대체 어떤 인간인 것이냐!’

패거리는 협박이 먹혀들었는지 얌전해진 전 소장을 흡족한 눈으로 보면서 말했다.

“훨씬 낫네. 끝날 때까지 협조 좀 부탁해?”

이들은 곧 승합차에 올라타 별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별장에 도착한 패거리들은 전 소장을 이끌고 별장 앞으로 다가갔다.

이때 전 소장이 갑자기 발악하듯 소리를 질렀다.

“도치야! 도망쳐! 함정이다!”

그러자 패거리들이 눈을 치켜뜨며 전 소장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이 아저씨 끝내 사고를 치네!”

전 소장은 복부에 숨이 멎을 듯한 통증을 느끼며 컥컥대었다.

한편, 별장 안에는 도치와 유 회장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도치는 별안간 문밖에서 들리는 전 소장의 외침소리에 또 한 번 당황하고 있었다.

뒤이어 별장을 빠져나갔던 사내들이 전 소장을 붙잡고 오자 그제야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애초에 유 회장의 차를 이용해 우리를 유인할 생각이었나?”

패거리 중 하나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떠올리며 말했다.

“집사 양반이 그리 말하긴 했는데, 설마 당신들이 진짜 걸려들 줄은 몰랐네?”

도치는 수적으로도 불리한데다가 인질이 두 명이나 잡혀 있는 작금의 상황이 어떠한 물리적인 함정보다도 가혹함을 느꼈다.

‘이것은... 빠져나갈 수 없다!’

패거리 중 하나가 전 소장의 양 손을 청 테이프로 칭칭 감아 실내 한 쪽으로 끌고 갔다.

뒤이어 전 소장의 목에 칼을 대고 가만히 앉으며 말했다.

“어떻게 되는지 알겠지?”

또 다른 사내는 지수에게 다가갔다.

“회장님, 이제 안전하니까 그 여자는 우리에게 맡겨요.”

그 역시 지수의 목에 칼을 대며 가만히 도치를 지켜보는 것이었다.

도치는 목전에서 자기 사람들이 겁박당하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아주 조금의 실력행사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참담한 심정이 되었다.

“그 칼, 내려놓으실까?”

패거리의 말이 청천벽력처럼 도치의 귓가에 꽂혔다.

그러나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도치는 칼을 다시 꽉 움켜쥐며 사내들에게 말했다.

“날 어쩔 셈이지?”

패거리 하나가 말을 받았다.

“어쩌긴? 널 죽일 셈이었으면 이런 귀찮은 짓까지 하지는 않았겠지. 의뢰인에게 얌전히 모셔갈 테니까 걱정 마셔.”

“의뢰인은 너희들이 집사양반이라고 부르는 그가 맞나?”

“뭐 그런 셈이지.”

도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이들이 소장님과 지수를 얌전히 풀어준다면 이대로 잡혀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집사 그자와 끝을 봐야 해!’

생각이 정리되자 도치는 사내들을 싸늘히 노려보며 물었다.

“소장님과 여자는 풀어줄 거라 믿는다.”

“당연하지. 그러려고 데려온 것이니까.”

마침내 도치는 꽉 말아 쥔 손을 풀며 한 쌍의 반륜을 바닥에 떨구고 말았다.

뒤이어 패거리들이 도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더니, 그의 팔을 뒤로 하여 청 테이프로 칭칭 동여매었다.

사내들은 테이프가 제대로 감긴 것을 확인하고는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흐흐, 생각보다 쉽게 끝났는데?”

“앞서 갔던 놈들이 다 죽었대서 내심 걱정했는데 별것 아니네.”

그들은 순순히 포박을 당하는 도치를 보며 한결 안심한 표정들이었다.

도치는 말없이 고개를 떨어뜨리며 그들이 하는 양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때 잠자코 있던 전 소장이 불쑥 말을 꺼냈다.

“우리를 여기까지 끌고 온 이유가 뭐지?”

패거리들이 무슨 소리냐는 듯 쳐다보았다.

“유 회장의 차를 이용해 함정을 파 놓을 것이었다면 굳이 여기까지 오지 않아도 되었던 것 아닌가? 굳이 유 회장이 숨어있는 곳까지 끌고 올 이유가 무어냔 말이다.”

일리 있는 말이었다.

그에 생각이 미치자 도치의 눈이 커지며 휙 하고 유 회장을 돌아보았다.

“설마...”

마침 패거리 중 하나가 유 회장과 말을 섞는 중이었다.

패거리들이 순간 당황하면서 멈칫거렸다.

그 와중에 유 회장도 이상함을 느끼고 사내들과 도치 등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기묘한 정적.

찰나간의 짧은 멈칫거림들.

그 사이에서 유 회장은 하나의 단어를 떠올리고 있었다.

“살인멸구(殺人滅口)...??!!”

그러했다.

실상 집사는 유 회장을 이용하여 갖가지 사업을 벌겨 놓고 그 이득만을 빼내어 자신은 쏙 빠질 계획이었던 것이다.

유 회장 또한 집사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본래 사기꾼들은 온갖 좋은 말로 사람을 현혹시켜 자신의 의도대로 끌고 가는 법.

사실 유 회장은 집사가 접근하는 의도를 처음부터 의심하였었다.

그러나 집사가 정원사로부터 시작하여 꾸준히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정중한 태도와 진정한 말투 등으로 신뢰하게 되어 결국 집사의 자리에 앉히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유 회장이 먼저 한 가지 제안을 하였다.


-실적을 보인다면 자네를 밀어주겠네.


이때부터 집사는 암흑세계의 일들을 하나씩 끌어오면서 유 회장의 신임을 얻을 수 있었다.

마침내 유 회장은 집사가 하겠다는 일들을 믿고 맡기기 시작했는데, 집사가 벌이는 일들이 유 회장에게 큰 이득을 가져다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월호 사업 또한 감독기관에 손을 써가면서 무리한 증축을 통과시키는 등 대단한 수완을 발휘하지 않았던가!

애초에 부정부패한 관료들의 없었다면 불가능하였겠지만, 그런 자들을 찾아내어 활용하는 것 또한 다른 의미에서 대단하다 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유 회장은 집사를 완전히 믿게 되었던 것인데...

지금 유 회장의 머릿속에는 배신으로 인한 분노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격렬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 결과는 부들부들 떨리는 늙은 육신!

패거리들은 입가에 비릿한 웃음을 떠올리며 미안하다는 투로 말했다.

“이게... 집사양반이 한 번에 의뢰를 좀 이것저것 하더라고. 회장님도 죽여 버리라고.”

“왜, 왜 나를...?”

“그야 당신이 잡히면 집사 양반도 위험해지니까 그런 거겠지. 뭐 그 양반이 경찰 따위 신경이나 쓰겠냐마는... 아마 귀찮은 일이 생기는 게 싫어서 그랬을 것 같기도 하고...”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아 사람을 죽인다?

실로 악귀 같은 자들이 아닌가!

그들의 입아귀에서 나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도저히 인간의 것으로 들리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도치는 다른 생각에 미처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이자들, 결코 인질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약속 같은 것이 무의미한 자들이었다.

필요에 의해 사람을 죽이고, 돈을 위해 사람을 죽이고, 귀찮아서 사람을 죽이는 족속들...!

그저 필요에 의해 인질을 잡았으며,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으니 그들이 어쩌겠는가!

멸구(滅口)를 위한 방법 중 살인(殺人)이 가장 쉬운 악귀들!

때문에 전 소장과 지수 역시 유 회장에게 하려는 것처럼 죽이려 들 것이 분명했다.

‘수를 내야만 한다!’

도치는 찰나를 찰나로 쪼개 쓰면서 모든 감각을 열고 머리를 극한까지 쥐어짰다.

그러나 도치의 양 손은 뒤로 묶여 있는 상황!

때마침 유 회장이 어디에서 났는지 회칼을 빼어 들고 덜덜 떨면서 패거리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오, 오지마라 이것들아!”

그러나 한 눈에 보아도 겁에 질려 식은땀을 쏟아내는 칠십 대 노인의 협박을 누가 무서워할까.

하물며 이들은 사람 죽이는 일을 하는 인간 백정들!

패거리들은 마치 고양이가 잡아놓은 쥐를 가지고 놀 듯 음흉한 미소를 머금고 서로 눈짓까지 해가면서 유 회장을 놀리고 있었다.

사람 목숨을 가지고 유희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일이란 참 오묘한 것...

유 회장에게 영원처럼 느껴질 이 짧은 순간이 도치에게는 천금 같은 기회가 되고 있었다.

바로 실내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이 유 회장을 향하고 있었던 것!

도치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슬그머니 주저앉으며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자신의 반륜으로 다가갔다.

뒤이어 날카롭기 그지없는 륜의 날에 칭칭 감긴 테이프를 가져다 대었다.

스윽.

소리도 없이 잘려나가는 테이프!

테이프는 감기도 쉬울뿐더러 재질도 질겨 사람 팔에 감겨 놓으면 스스로 풀어내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칼이라든가 가위 같은 날카로운 것에 속절없이 잘려나가는 것이 또 테이프 아니던가!

하물며 대인살상용 무기인 반륜의 날카로움이야 두말할 것도 없을 터.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에도 테이프는 반듯하게 잘려나갔다.

만약 패거리들이 밧줄이나 노끈을 준비하였다면 도치가 이토록 쉽게 포박을 풀어내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또한 누구 하나라도 긴장을 풀지 않고 도치를 감시하고 있었더라면 사태는 어찌되었을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패거리들의 유 회장의 목숨을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팔려 있는 상황!

지수도, 전 소장도 모두 사내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한 쌍의 반륜을 양손에 꽉 말아 쥐며 천천히 일어서는 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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