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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085
추천수 :
35
글자수 :
266,624

작성
23.05.24 23:50
조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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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14화

DUMMY

오늘은 임무가 있는 날.

오늘로 벌써 여섯번째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건가?

사실, 오늘처럼 임무가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 건 처음이다.

할 말도 많은데 둘 다 일찍 왔으면!


음, 역시 귀신은 귀신인 건가?


옥탑방 앞 마당으로 나와 명상에 들자마자, 팀장과 해진이가 내 쪽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뭐지? 설마 내 속마음을 읽는 능력을 갖고 있는 건 아니겠지?


“하이! 강찬!”

“아, 팀장님 오셨습니까? 어떻게 오늘은 해진이랑 같이 오시네요?”

“어, 오다가 만났어.”


오다가 만났다니,,,

심플하게 답변하는 팀장이 왜이리 의심스럽지?

아, 일단 의심은 제쳐두고!


“아, 네,,, 마침 잘 됐네요. 오늘은 제가 두 분에게 할 말이 좀 있거든요!”

“오오! 드디어!”


응? 뭐지?

표정은 왜 또 이렇게 밝아지는 거야?


“내가 먼저 말을 꺼내기가 좀 미안했거든!”


응? 뭐가 미안하다는 거야!?


“네? 뭐가요?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 줄 알고?”

“다섯 번째 임무 만에 자신이 이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자진 탈퇴를 선언하려는 거 아니야?”

“풉!”


아니, 뭐야 이거?

정말 내가 우려했던 대로 팀장은 내가 필요 없다고 결론을 내려버린 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죽지 않는 이 몸이 정말 필요하지 않다고!?

장난으로 한 말이겠지?


“전혀 아닌데요?!”

“뭐야, 아니야? 쳇!”


이런! 아무래도 이렇게 장난 식으로 떠 보면서 손절 각을 보고 있는 것 같은데?

후,,, 내가 갑의 위치 인줄만 알았는데, 이거 정말로 내쫓겨질 걱정을 하게 되었잖아?


“아, 강찬! 그래서 하려던 얘기는 뭔데?”

“음, 이야기 하자면 조금 긴데요!”


나는 그제 있었던 일을 이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 *



이야기가 모두 끝난 뒤, 먼저 해진이가 격한 반응을 보였다.


“어린 아이를 상대로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다니! 이런 억울한 일이라면 포인트 따위 받지 않더라도 꼭 해결해 줘야 된다고 생각해! 그렇죠, 팀장님?”

“워워워! 진정해. 물론, 이번 건은 함께 해결하도록 하자고. 다만!”


다만?

여기서 다만이라니, 무슨 조건을 달려고?


“산 사람이 연관된 사건을 맡는 건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둬!”

“네? 마지막이라니요?”


나의 반문에 팀장은 인상을 구기며 대답했다.


“생각해 봐. 현실에서 발생한 일들을 우리가 처리하기에는 너무 힘들고 까다로워. 우리는 피해자인 영혼을 통해 전후 사정을 듣고 내막을 알게 되는 것이지만, 실제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증거를 잡아야 하잖아? 그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


그래, 팀장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사실 더욱 중요한 건, 이 한 건의 일로 인해서 이승에 머물고 있는 영혼들에게 소문이 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야.”

“소문이 나는 게 어때서요? 좋은 일 이잖아요?”


해진이의 질문에 팀장이 단호한 말투로 대답했다.


“좋은 일이긴 하지! 물론 좋은 일인데, 문제는 이렇게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이 한둘이 아닐 거라는 거야. 그 모든 귀신들이 강찬이에게 모여든다고 생각해 봐!”


음,,,

귀신들이 나에게 모여든다고!?


“현실적으로 모든 사건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그나마 해결되면 다행이겠지만, 해결이 안될 수도 있겠지!”


맞는 말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우리가 인력이 많은 것도 아니고, 사실상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수 있는 건 살아있는 나뿐이다.

팀장이 어떤 부분을 걱정하는 건지 알 것 같다.


“듣고 보니, 팀장님 말이 맞네요. 그래도 이번 일 만큼은 알게 된 이상 그냥 넘어갈 수 없어요!”

“그래, 이번 일은 나도 할 수 있는데 까지는 지원해 줄게. 대신 소문나지 않게 움직이라고!”


큭! 전력으로 지원해준다는 말은 안 하네?


“네, 알겠습니다.”

“근처 놀이터라고 했지? 일단 함께 아이들을 만나러 가보자.”


팀장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앞장서 놀이터가 있는 방향으로 뛰어 내려갔다.

해진이도 팀장을 따라 날아 올랐다.


하,,, 이거 뭐 나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구만!



* * *



영혼인 아이들은 현실의 아이들과 같은 패턴으로 생활하는 건가?


아직 잘 시간이 아닌 건지, 먼저 도착한 팀장과 해진이 주변으로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아이들 무리에서 나를 발견한 한 아이가 소리쳤다.


“어! 저 형 왔다!”


무리로 다가가자 그제 보았던 리더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아! 안녕하세요?”

“잘 있었니? 이분들은 이번 사건을 도와주실 분들이야.”


아이들 무리에서 다시 한 번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이형 낮에 봤어. 진짜 살아있는 형이야. 그림자도 분명히 있었어.”

“나도!”


내가 낮에 돌아다니는 모습을 무리의 몇몇 아이들이 본 것 같군!


모여있는 아이들을 향해 팀장이 입을 열었다.


“꼬마친구들 안녕? 난 이번 사건을 총괄하게 된 담당자야.”

“오, 담당자래!”

“멋있다! 제 친구의 억울함을 꼭 풀어주세요.”


총괄? 담당자?

아니, 애들 앞에서 자기가 다 해결하겠다는 듯이 말하네?


“자! 그전에 우리끼리 약속 하나 할까?”

“무슨 약속이요?”


리더로 보이는 여자아이의 질문에 팀장이 대답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다른 영혼들에겐 말하지 않기! 혹시 다른 영혼들이 알게 되면 일 처리가 느려져서 해결하는데 몇 십 년이 걸릴지도 몰라. 그럼 안되겠지?”


팀장의 말에 아이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후,,, 무슨 몇 십 년까지나!

어린아이들을 상대로도 능숙하게 거짓말을 하는구만!

역시, 믿을 수 없는 인물이다.


“쉿! 지금부터 절대비밀이다. 애들아!”

“응!”


여자아이의 말에 모여있는 아이들은 진지한 눈빛을 하며 약속했다.



* * *



팀장은 아이들과의 약속과 퇴마 임무는 별개다, 라는 말과 함께 오늘의 임무장소를 알려주었다.


후,,, 나는 하루라도 빨리 해결해주려고 잠시 퇴마임무를 접으려고 했었는데!

역시 팀장은 포인트가 최우선인 것 같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확실하게 일관성을 보여 주시는군!


그렇지만 사실, 해결해주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될 지 감이 안 잡힌다.

우선, 경찰에게 재수사를 요청하려고 해도 무엇인가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있어야 가능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사건현장으로 가봐야 하는데,,,

한 달이 지난 사건현장에 무엇인가 단서가 될 만한 것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게 아이 사건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기를 몇 분쯤.

오늘의 임무장소인 폐 정신병원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산중에 이런 건물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니,,,

저승의 문에 다가갔을 때와 비슷한 공포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후,,, 오늘만큼은 반드시 나의 존재감을 팀원들에게 보여줘야 하기에 명상도 아예 건물 안에 들어가서 하겠다고 말 해놓은 상태인데?


이런! 스산한 분위기에 압도당해버렸다.

도저히 혼자서는 못 들어가겠다.

이놈의 입이 문제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걸 말해서!


결국 나는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나무 밑에서 명상에 돌입했다.

명상에 들자마자 해진이가 태클을 걸어왔다.


“풉! 찬아 어떻게 된 거야? 설마 겁 먹은 거야?”


후,,,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응? 겁먹다니? 잘 생각해 봐! 귀신이 나에게 살을 날린다고 해도 난 죽지 않겠지만, 만약 내 몸에 살을 날리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


훗, 이 정도면 내가 생각해도 꽤 순발력 있는 핑계였다.


“오호! 그 생각은 해본 적 없는데, 그럼 강찬이가 마음에 안 들면 몸통을 공격하면 되는 건가?”


팀장이 농담처럼 한 이 말이 나에겐 엄청난 위협으로 들려 온다.


“아하하하,,, 잡담은 그만 두고 오늘의 수배자를 만나러 가 볼까요?”


우리는 건물 가까이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골에 있을 만한 그다지 크지 않은 초등학교 규모의 폐 정신병원.

밤 시간이라 잘 보이지 않지만, 정신병원이라고 생각하니 건물이 흰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 같다.

겉으로 봐서 깔끔한 걸 보니, 병원을 닫은 지는 몇 년 안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이번 수배자는 정말 이 병원의 정신병자일 수도 있다.

조심해야겠군!


일자 형태의 건물 중간에 반쯤 열린 정문 안으로 들어가니, 마치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귀신의 집을 꾸며 놓은 것처럼 정문바닥부터 의약품 용기들이 어지럽게 나뒹굴어져 있었다.

그런 로비를 지나서 복도 쪽으로 돌아 걸으니, 병실들이 쭉 펼쳐져 있다.


“음,,, 여기 진짜 제대로 폐 병원인데요?”

“정말! 공포 영화 촬영장 같아!”

“이런 곳에 귀신이 없으면 섭섭하지. 일단 한번 불러 볼까?”


인적은 커녕 공허한 건물 안쪽을 향해 팀장이 외쳤다.


“계십니까!?”


그러나, 몇 번을 불러도 대답 없는 영혼.


“음, 안 나오네? 그럼 쳐들어 가는 수 밖에! 공간이 꽤 넓으니, 흩어져서 따로 찾아보자!”


응? 흩어져서 찾아보자니, 이 팀장이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여길 혼자 돌아다닐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는다.

귀신은 진짜 무섭지 않은데, 이 분위기는 정말 무섭다.

이거 잘못하다간 지레 겁먹어서 나도 모르게 몸통으로 돌아가 버릴지도 모른다.


“팀장님?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첫 번째도 안전, 두 번째도 안전 아니겠습니까?”

“무서우면 무섭다고 하면 될 것이지, 또 무슨 핑계를 대려고?”

“하하하! 무섭다니요? 핑계가 아니라, 우리 셋이 뭉쳐 다니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날리는 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될 수도 있다, 이 말이지요. 이건 팀장님과 해진이가 걱정 되어서 말씀 드리는 거라구요. 저는 살에 맞아도 상관없으니까!”


후,,, 이번 핑계도 완벽했다.

이 일을 하면서 핑계를 대는 순발력만 좋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음?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 여긴 또 정신병원이었으니까, 상대가 정말 미친놈일 지도 모르고.”

“오~! 찬이가 우리를 이렇게 생각해주는 줄은 몰랐네!? 비록 티는 잘 안 나지만, 이런 것 하나하나가 다 팀에 기여하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팀장님?”


뭐지? 내 기분을 복잡하게 만드는 저 문장은?

해진이의 의도는 분명히 칭찬인 것 같은데,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래 뭐, 그럼 같이 찾아보자고. 다 같이 돌아도 20분 안에는 발견할 수 있겠지!”


좋아, 이제 좀 안심이 되는 군!


정신병원이라서 그런지 의료기구 같은 건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아! 의료기구는 중고로 처분 했으려나?

복도에서 봤을 때는 전부 병실인줄 알았는데, 집단치료실, 면담실, 안정실 이라고 써 놓은 푯말이 눈에 띈다.


첫 번째 보이는 병실로 들어가니, 침대와 철제 사물함들이 변색 된 채로 방치되어 있다.

바닥에는 술병의 깨진 잔해들도 보인다.

이건 아무래도, 담력을 시험하러 온 사람들이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하나하나 병실을 뒤지며 1층에 있는 병실을 모두 확인해 보았지만, 영혼은 보이지 않았다.

팀장이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아! 역시 흩어져서 찾는 게 빠르겠다. 나와 해진이가 함께 찾을 테니, 찬이 너는 혼자 찾아 봐!”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는 팀장.

아니, 오늘 따라 왜 이러시나 진짜?


“아니!? 근데 왜 전 혼자?”

“넌 혼자 있다가 살을 맞아도 상관 없잖아? 나와 해진이는 둘이 같이 있으면 상대방이 먼저 살을 날리지는 않겠지.”


아, 그렇네?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이대로 나 혼자 여기를 돌아다녀야 하는 거야?

이거 뭐라고 핑계 대지?


“후,,, 다다익선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 말이 왜 이 상황에서 나오냐? 끝까지 무섭다고는 안 하는 구나. 흐흐!”

“풉!”


아오! 팀장이 일부러 날 골려 먹이려고 이러는 거였구나!


해진이가 웃음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어차피 찬이 혼자는 안 갈거 같으니, 다툴 시간에 빨리 2층으로 가보죠!”


후,,, 이거 둘에게 완전히 놀림 받고 있잖아!?


2층으로 올라가니, 주변이 더 어둡게 느껴졌다.

손전등 불빛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빛이라고는 달빛뿐인 폐 병원의 2층.


아오, 차라리 빨리 귀신을 발견해서 여길 벗어 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는 바로 그때,


- 흐흐흑.


2층 복도 첫 번째 병실이 시작되는 곳으로부터 나지막하게 흐느껴 우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다들 들리시죠? 바로 옆방에 있는 것 같은,,,”


내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팀장과 해진이는 이미 벽 너머로 사라졌다.


응? 진작 저렇게 찾았으면 되는 거 아닌가?

아! 나도 늦기 전에 나도 빨리 가야겠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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