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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082
추천수 :
35
글자수 :
266,624

작성
23.05.20 23:50
조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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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11화

DUMMY

보통 귀신이나 유령은 반투명하게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해진이나 팀장같이 멀쩡하게 생긴 영혼들은 겉으로만 봐서는 사람과 구별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는 그림자가 있나, 없나로 판단하면 돼.”

“아, 그림자!”


팀장의 말을 듣고 나서 바닥을 내려다보니, 가로등 아래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해진이도, 팀장도 그림자가 없다.

이걸 지금까지 눈치 못 체고 있었네?


“혹시, 또 다른 구별법도 있나요?”

“아주 강한 빛을 비추면 그 빛이 영혼을 통과하게 돼.”


음, 빛이라!

그림자도 없고 빛이 통과되는걸 봐서는 역시 영혼은 실체가 없는 거로군!


“뭐 그런데, 이 방법은 알아도 써 먹기는 힘들겠지. 네가 이 공간에서 도구를 사용하여 영혼들을 비춰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아, 그렇네요. 도구를 들 수 없으니!”


팀장과의 대화를 마치고는 주변을 둘러 보았다.

가로등 등불 아래로 걷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 몇몇 그림자가 없는 영혼들이 뒤섞여 있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마치 평범한 사람인 것처럼 도심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이승에 남아있는 영혼들이 생각보단 꽤 많네요? 대충 비율로 따져 보면, 사람 50명 당 영혼 1명 정도로 보이는 것 같은데요?”

“너는 내 말을 귀담아 듣긴 하는 거냐? 내가 제일 첫 날에 말했었잖아! 이승에 남게 되는 영혼들도 꽤 많다고!”

“아, 그랬던 것 같기도 하네요. 아하하하,,,”

“물론, 여긴 도심 지역이라 특히 더 몰려있는 것이긴 하지만!”

“오호, 귀신들도 도심으로 모여 드나 보죠?”

“지박령이 아닌 이상 도심으로 모이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 일단, 문화생활이 가능하잖아?”


문화생활이라,,,

하긴 도심지가 할 것도 많고, 볼 것도 많겠지?


한참 이야기를 하던 사이, 우리가 타야 할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 앞문이 열리고,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이 차례대로 들어갔다.

나는 문이 닫힐 것을 우려해서 줄의 마지막 사람 바로 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올라 탔다.

제일 뒤에 있던 팀장이 타기 전에 버스의 문이 닫혔지만, 팀장은 문을 뚫고 들어왔다.


“음,,, 버스 타는데 요금을 안내니까 뭔가 죄를 짓는 것 같은데요?”

“뭐, 어쩌겠어?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는데?”


왜 짜증내는 거 같지?

아까 장난친 것 때문에 빈정상하셨나?


“죽은 뒤 처음으로 타는 버스의 승차감은 어떠신가요?”

“까불지 마라.”

“네,,,”


후,,, 진짜 승차감이 어떤지 궁금해서 물어본 거였는데,,,

물론, 나에게는 그냥 현실세계에서 타는 버스의 느낌이다.


겨우 2km 정도의 거리였기에 우리는 금방 목적지와 가까운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그들을 따라 내렸다.


“휴! 혹시나 사람들이 안 내려서 지나치면 어쩌나 했네요!”

“그랬으면 너만 빼고 우린 내렸겠지?”


팀장이 그렇게 안 된 것이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훗, 내가 너무 놀렸나?


“그러고 보니 찬아, 너 꽤 멀리까지 왔는데도 안 사라지고 잘 있네?”


어? 진짜 그렇네?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해진이의 말을 듣고 깨달았다.


보통은 한계거리에 도달하게 되면, 서서히 공간이 일그러지며 더 이상 나아 갈 수 없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심장이 뛰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을 땐, 이미 육체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서 명상에서 깨어나 버린다.

분리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이런 걸 보면 내 영혼과 육체는 이어져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오늘은 아직까지 그런 느낌이 전혀 나지 않고 있다.

한계거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오! 진짜네? 이 정도 떨어진 건 신기록인 것 같은데?”

“호들갑 떨지 마라. 불안하니까!”


팀장이 핀잔을 주는 그 때, 멀리서 걸어가고 있는 누군가를 향해 해진이가 소리쳤다.


“어! 은정아!”


아! 자세히 보니, 병원에 있던 그 환자복 입은 소녀다.

그런데, 꾸며 입으니 많이 달라 보이는데?


“오~! 해진아! 오랜만이다 너? 요즘 안보이길래 승천한 줄 알았잖아!”


아, 얘 이름이 은정이었구나!

그 날,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 나오고 나서 처음 본다.


해진이를 보고 이야기하던 은정이란 아이가 갑자기 나와 팀장을 번갈아 쳐다 보기 시작했다.


뭐지? 설마 병원에서의 그(?) 이야기를 나에게 꺼내려는 건가?


“아,,, 근데 옆에 이게 다 누구야? 저승사자 아저씨랑 저번에 그 살아있는 애잖아? 왜 같이 있는 거야?”


음,,, 괜한말에 곤란해질까 했는데 날 보고도 티를 내려고 하지는 않는 군!


“설명하자면 좀 긴데,,,”


그 때, 해진이의 말을 끊어버리는 팀장.


“길기 때문에 지금은 말할 시간이 없다. 이 말씀이지!”


팀장은 분명 팀원이 한 명이 더 늘어날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분배 될 포인트가 줄어드는 것을!


“뭐래? 아저씨는 좀 빠져요! 꼴에 옷은 또 왜 바꿔 입었대?”


흐흐! 역시 이 아이는 처음 봤던 이미지 그대로 직설적이다.

팀장을 골려 주기에 딱 맞는 인물인 것 같은데, 뭔가 좀 아쉽네?


“아하하하하하하하! 너 3년 거주 시간만 딱 지나봐라. 내가 바로 잡아갈 테니까!”

“아, 됐고요! 해진아, 그래서 뭐라고?”

“음,,, 지금은 우선 해야 될 일이 있으니까, 내일 만나서 얘기하자 은정아!”

“그래? 그럼 할 수 없지~! 내일 우리 아지트에서 보자.”

“그래, 내일 봐! 은정아!”


해진이에게 인사를 마친 은정이라는 아이.

팀장을 한번 쏘아보고 나서 내 쪽을 보더니,


“흥!”


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는 등을 돌려 가던길을 간다.


뭐야? 저 말의 의도는?

다행히도 팀장과 해진이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은정이란 아이가 멀어지자마자 팀장이 해진이에게 말을 건넸다.


“해진아? 웬만하면 저 아이한테는 퇴마하고 다닌다고 말 하지마. 저 애라면 어떻게든 이 팀에 합류하려고 할 테니까.”


역시, 예상대로 팀장은 그쪽을 걱정하고 있었다.

속이 뻔이 보이는 작자군!


“더 이상의 비율이 적어지는 건 용납 안 돼! 곤란한 일은 처음부터 만들지 말도록 하자!”

“팀장님 하는 거 봐서요~!”


웃으며 이야기하는 해진이.

음,,, 역시 해진이는 웃을 때 더 귀엽군!


“후,,, 하여간 죽은 소녀든, 산 소녀든, 소녀들 상대하기 힘든 건 매 한가지 라니까,,, 안 그래 강찬?”

“후후,,, 살아 있었을 때도 꽤나 당하고 사셨나 보네요? 지는 게 이기는 거 아니겠습니까? 팀장!”


탄식하는 팀장.

이렇게 당하는 건 처음 본다.

오늘 처음으로 불쌍해 보이는군!


“불평 그만하시고 빨리 가요! 찬이도 육체에서 멀어질수록 오래 못 버틸 거 같은데!”

“그래요. 빨리 가시죠!”


우리는 해진이의 말대로 서둘러 발길을 재촉했다.

재개발 구역 내로 들어서는 입구 쪽에 도착하니, 세 네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심령 스팟으로 소문이 났다고 하더니 정말 사람들이 많다.

지금 시간은 오후 열 시 반.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분명 더 몰릴 것이다.

사람들 눈에 우리가 보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이번 일도 빨리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


“형님들! 저희는 지금 귀신이 자주 출몰한다는 바로 그 초 유명한 심령 스팟인 은평 재개발 구역 앞에 도착했습니다. 지금부터 저희 셋이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요. 여기가 원래 몰래 들어 가는 게 불법이니까 신고하시면 안되세요! 따봉 1000개 모이면 출발합니다.”


말소리가 들려 가까이 가보니,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방송을 하고 있었다.


한번쯤은 본 적 있는 얼굴도 있네?

귀신이 바로 옆에 있는 줄도 모르고 귀신을 찾으러 가는 군!


“아니 이거 원, 귀신 보겠다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냐? 사람들 더 몰리기 전에 빨리 가서 해결하자.”


팀장도 나와 같은 생각인 듯 하다.


“어디 보자,,, 저쪽 건물 인 거 같은데? 서둘러 고고고!”

“내가 제일 먼저 가야지~!”


앞장서 가는 해진이.

해진이는 이 일 자체가 재미있는 걸까?


“으아아아! 형님들 방금 나 갑자기 소름 끼쳤어. 뭐지? 귀신 지나간 거 아니야?”

“아직 출발도 안 했는데 왜 나대냐! 쫄리게 하지마라 진짜!”


후후,,, 이 사람들은 아무래도 오늘 귀신 못보고 가시겠구만!


우리는 천막으로 가려진 곳을 지나서 재개발 구역 안으로 들어섰다.

물론, 나는 천막을 넘어갔다.

인적이 없어 고요한 골목길, 그 양쪽으로는 다 허물어진 건물의 잔해들이 이어지며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었다.


그나마 전구라도 듬성듬성 켜져있어 다행이다!


그렇게 재개발 구역 골목 깊숙한 곳으로 진입하던 바로 그때, 설마 했었던 그 문제가 발생했다.


“근데 팀장님?”

“응? 왜?”

“지금 목적지 주택까지 몇 미터나 남았나요?”

“한 10m?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묻냐? 설마?”

“네,,, 지금 여기까지가 거의 한계인 것 같네요,,,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장난치냐? 어떻게든 나아가 봐!”

“팀장님은 모르시겠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거든요.”


나의 말에 해진이가 반응했다.


“이곳은 엄연히 실제 하는 공간이고, 그 공간이 일그러진다는 건 단지 너의 정신력이 부족한 문제가 아닐까?”


해진이의 말.

맞는 말이긴 하다.

여기는 어쨌든 실제 존재하는 공간이니까!


“찬이 네가 처음에는 병원 밖을 못 빠져나갈 정도였지만, 이 만큼이나 오게 됐잖아? 생각하기에 따라서 극복해낼 수 있을 거야!”


해진이 말을 들으니 왠지 힘이 나는 것 같다.

그래, 이것도 따지고 보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극복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나아 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럼, 도전해 볼까?


“좋아! 그럼 해진이 네 말대로 정신 줄 딱 잡고 집중해서 걸어 볼게!”


그렇게 나는 최대한 집중해서 한발한발 내밀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심장이 뛰는 느낌과 함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텔 방 안이었다.


윽! 실패다.

이거 어쩌지?

좀 더 가까운 모텔로 자리 잡았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지금 모텔을 옮겨서 다시 가기에는 무리 일 것 같다.

하는 수 없다.

해진이와 팀장이 무사히 오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 * *



그렇게 명상의 상태로 팀장과 해진이를 기다린 지 40분.

팀장이 방안으로 들어 왔다.


음? 생각보다 빨리 왔네?

근데 왜 팀장 혼자인 거지?


“아! 무사히 잘 해결하셨습니까?”

“오냐!”

“근데 해진이는 왜 안보여요?”

“해진이는 바로 갔어. 나도 안 오려다가 네가 기다릴 거 같아서 와 준거다.”


휴! 무사히 일을 마쳤구나, 일단 다행이다.


“아하하하,,, 오늘도 별 탈 없이 해결 되어서 다행이네요!”

“이야~! 강찬이는 이 정도면 그냥 컨셉을 잡은 거 아닌가 몰라? ‘아무것도 안 하면서 언제까지 포인트를 받을 수 있을까?’ 지금 그거 실험하고 있는 거지?”

“아하하하,,, 이거 참 본의 아니게 죄송하게 되었네요.”

“아무래도 포인트를 무조건 나눈다고 말 한 게 실수 인 것 같은데?”

“아하하하,,, 이번 일 만큼은 팀장님과 해진이 두 분이 가져가세요.”

“그럼 그렇게 할까?”


큭! 역시 팀장은 포인트밖에 생각 안 하나 보네!


“저 근데, 이번 영혼은 어떻게 처리하셨어요? 저는 팀장님이 뒤처리 하느라 못 오고 해진이가 올 줄 알았는데?”

“아아,,, 말로 타일렀더니 잘 듣더라고. 이승의 생활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해서 일주일 후에 데려 가겠다고 했어. 그 동안은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하겠다는 약속도 받았고.”


아,,, 뭐 오늘도 속전속결로 처리됐군!

아니? 아직 처리된 건 아닌 셈인가?

귀신도 이승의 생활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 한 거야?


“그랬군요. 어쨌든 오늘은 정말 죄송했습니다.”

“오늘 ‘도’ 겠지?”


큭! 반박할 수가 없다.


“이제 정말 안정적인 위치에서 명상에 들도록 할게요. 그리고 자기 전에 한 두 시간씩 정신집중 트레이닝도 하려고요.”


이정도 사과하면 쫓아 낸다는 소리는 하지 않겠지?


“그래, 적어도 몇 십 킬로는 갈 수 있어야지 좀 쓸 만 해지지 않겠어? 잘 좀 하자고!”

“네!”

“그럼 해산!”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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