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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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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1
작품등록일 :
2023.05.10 21:49
최근연재일 :
2023.06.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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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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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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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8화

DUMMY

어제 있었던 두 번째, 그 찝찝했던 임무 덕분에 생각이 많아졌다.

사실, 나는 어제 산에서 만났던 정체불명의 스님이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내가 스님을 만났던 즈음엔 이미 해진이가 현장에 있었을 테니, 사람임이 확실한 스님이 정반대인 곳을 그렇게 짧은 시간에 왔다 갔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팀장의 의심대로 정말 해진이가 소멸을?

후,,, 팀장은 왜 나한테 이상한 말을 해서 해진이를 의심하게 만드는 거야?

아니, 생각해보니 상관없다.

아직 소멸 됐다고 확정된 것도 아니고, 어차피 팀장과 해진이를 완전히 믿고 있던 내가 아니다.

이들의 과거를 캐내어 믿을 만한 동료인지 직접 확인해 볼 것이다.


음,,, 그런데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찾아봐야 하지?

팀장은 이름조차도 모르니까 일단 보류하고,,,

역시, 해진이부터 파헤쳐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건 절대 개인적인 궁금함으로 인한 우선순위는 아니다!


우선, 내가 해진이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이름이 해진이라는 것.

그래, 가명을 굳이 쓸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나와 나이가 비슷하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대략 19~21살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음,,, 이 정도인가?

그래도 팀장보다는 무려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서 고무적이군!

아! 처음 만났을 때 해진이와 환자복 입은 소녀의 대화를 돌이켜보면, 해진이가 죽은 지 2년 이상 되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후,,, 내가 생각해도 정보가 너무나도 없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해진이와는 사적인 대화도 거의 해 본 적이 없다.

처음 소은 대학병원에서 만났던 환자복 입은 소녀라면 해진이에 대해 뭔가 알 것 같기는 한데,,,

그럼 가 볼까?



* * *



이틀 만에 다시 찾은 소은 대학병원.

무작정 병원으로 오긴 했는데, 그때 그 환자복 입은 소녀가 병원에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 아이에게 물어보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일지 모르겠다.

잠깐 한번 본 사이지만, 한 성격할 것 같은 애라는 건 첫 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내가 만약 해진이의 뒤를 캐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분명히 협조하지 않을 것이고, 이 사실이 해진이의 귀에까지 들어 갈 수도 있다.


후,,, 대책을 좀 세우고 올걸 그랬나?


뭐,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부딪쳐 보는 수밖에 없다.

아, 그런데 생각해보니 명상할 곳도 마땅치가 않잖아?

사람이 이렇게 많은 병원인데, 어디서 명상을 해야 되지?


그렇게 명상할 장소에 대한 고민을 하며 병원 로비로 들어서는데, 한 꼬마아이가 떼 쓰는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나 화장실!”


아, 화장실!?

그래! 어차피 이야기는 금방 끝날 테니, 화장실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서둘러 달려간 1층 화장실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할 수 없이 2층으로 올라간 나는 일부러 중앙 쪽이 아닌, 구석쪽에 위치한 화장실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바로 그 때.


“어, 찬아! 뭐 찾고 있어?”


아, 간호사 누나다.

잠깐? 대학병원이 크다고는 해도, 학생인 환자가 죽는 경우는 그렇게 흔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해진이도 여기서 처음 봤으니까, 이 병원에 있다가 죽었을 확률이 높다.

이거, 간호사 누나가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찾았다! 후,,, 역시 누나와 전 운명인가 보네요.”

“넌 참 변함이 없이 일관성 있네?”

“후,,, 그게 제 매력이죠.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시간 있으면 잠깐 저랑 이야기 좀 하시죠!”

“그래, 아직 점심시간이라서 시간이 좀 있어!”


그렇게 우리는 병원 로비 근처의 음료수 자판기 앞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간호사누나가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건네 주며 말을 건넸다.


“근데 정말 여기 왜 온 거야?”

“사실 친구 놈이 입원을 해서요!”

“아, 그랬구나!”


그럼, 지금부터 간호사 누나를 구슬려 정보를 좀 얻어볼까?


“제가 입원해 있을 땐 몰랐는데, 지금 보니 학생인 환자들도 꽤 많네요?”

“그럼! 게다가 여긴 또 큰 대학병원이니까, 학생이든 일반 환자들이든 언제나 넘쳐 나지!”


역시,,, 환자가 많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


“그런데 학생인 환자들 중에도 병원에서 죽는 경우가 많아요?”

“뭐, 비율로 따진다면 학생들이 죽는 경우는 많지 않지. 근데 그건 왜?”

“후,,, 요즘 들어, 죽음이란 뭘까에 대한 생각을 자꾸 하게 되네요. 저도 머리가 단단하지 않았으면, 이 어린 나이에 죽었겠죠?”

“얘는 참! 너 심리치료 필요 한 거 아니야?”


그럼, 지금부터 연기를 시작해볼까?


“후,,,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알게 됐던 한 소녀가 생각나네요. 2년 전, 아니, 이제 거의 3년 즈음 되었나? 이 병원에서 죽었거든요,,,”


간호사 누나가 안쓰러운 눈빛으로 날 보고 있는 걸 보니, 여기까지 내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아,,, 안타깝네,,, 근데 너 전에도 여기 입원 한적 있었어? 내가 여기 근무한지 이제 막 3년이 지났거든!”


오호! 3년 전에도 근무했다니, 그럼 본격적으로 정보를 얻어볼까?


“아! 그럼 누나도 혹시 알던 아이일 수도 있겠는데요? 저와 동갑이었던 그 소녀는 참 귀엽게 생겼었고, 처음에는 낯을 가려서 존댓말을 썼었는데, 조금 알게 된 후부터는 저를 업신여기듯이 대하곤 했죠.”

“풉! 그런식으로 설명하면 어떻게 알아? 진짜 있었던 일은 맞는 거야? 너 또 무슨 꿍꿍이야?”


내 설명이 이상했나?

정확히 설명한 것 같은데?


“장난치는 거 아니에요.”


나의 진지한 표정연기에 속은 간호사누나가 미안함을 드러내며 말을 이었다.


“아, 미안! 2~3년 전이라? 음,,, 그러고 보니, 그쯤에 되게 예쁘게 생겨서 기억에 남는 애가 한 명 있긴 한데,,,”


예쁘다고?

해진이는 귀여운 타입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예쁘다고도 볼 수 있지.

설마 한방에 걸려들었나?


“그 애는 어떤 아이였어요?”

“근데 이 아이는 네가 말하는 소녀는 아닐 거야. 이 아이는 수술도중에 쇼크가 와서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거든! 너랑 이야기를 나누었을 리가 없지!”


아아! 간호사 누나의 이 대답에 더 이상의 정보를 캐 낼 질문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렇게 나는 더 이상의 정보를 캐내지 못한체로 간호사 누나와 시시콜콜한 잡담만을 주고 받았다.


“이제 슬슬 점심시간 끝나가네? 이만 가 볼게!”

“네. 누나! 그럼 다음에 또 봐요.”

“그래, 또 봐~!”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정보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

좀 껄끄럽긴 해도 그 환자복의 소녀 밖에 없는 건가?


간호사 누나와의 대화에서 별다른 소득을 내지 못한 나는 명상을 하기 위해 화장실을 찾아 들어갔다.

좌변기 칸에 들어가 명상을 하자마자,


“아 깜짝이야! 뭐야 너?”

“뭐긴 뭐야 귀신이지. 어디서 소리를 질러!”


내 앞에는 환자복 입은 소녀가 서 있었다.


이런! 평소에는 내 눈에만 귀신이 보이지 않을 뿐이지, 귀신은 언제나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큰일이다.

설마, 내가 간호사 누나와 하던 대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날 따라 온 건 아니겠지?


“아니,,, 남자화장실 안에서 뭐 하는 거야? 그것보다 설마 나를 따라 온 거야?”

“그래 따라 왔다! 어쩔래?”


진짜 따라 왔다고?

그럼 이야기를 전부 듣고 따라왔다는 건데?

큰일이다.

화장실 칸이 좁아서 너무 가깝다.

그야말로 궁지에 몰린 기분이다.


“아니, 왜 날 따라 왔을까? 아하하하,,,”

“너 요즘 이 병원에 꽤 자주 온다? 이틀 전에도 왔었지?”


이틀 전이라면 아침에 보험회사로 제출할 증빙서류를 떼러 왔었는데, 그때도 날 본건가?


“그래 왔었는데! 그게 왜!?”

“이게 어디서 큰소리야! 확 그냥!”


큭! 기차화통을 삶아 먹었나?

목소리가 왜이리 큰 거야?


“아니,,, 내가 병원에 좀 오는 게 이렇게 네가 화낼 일이야?”

“병원에 와서 화를 내는 게 아니지! 너 따위가 날 좋아한다는 게 화가 나는 거지!”


응? 이건 뭔 소리지?

얘가 도끼병이 있나?

내가 뭘 했다고 자길 좋아한다는 거야 대체?


그래도 일단 다행이다.

이 반응을 보아하니, 간호사 누나와의 대화를 들은 것 같지는 않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최선의 정공법으로 이 위기를 돌파한다.


“뭐! 내가 너 좋아하면 안되냐?”

“어!? 이게 보기보다 쌔게 나오네?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내 기분이 언짢아 지잖아! 찾아 와서 찝쩍대는 것도 기분 나쁘고!”


아니 뭐지?

자기가 날 따라 와 놓고!


요 근래 통원 치료와 보험 처리를 위해 내가 이 병원에 자주 왔던 것을 자길 찾으러 온 걸로 생각하고 있는 건가?

아니, 말을 건 적도 없는데,,,

진짜 뭐 때문에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지?

나 참,,, 뭐, 당황스럽긴 하지만 일단 내 본래 목적을 들키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이 상태에서 해진이에 대한 것을 물어 보는 것은 무리겠지.

그만 돌아가자.



* * *



오늘은 임무가 있는 날.

그제 병원에 갔다 온 뒤로 지금 내 머릿속에는 공부에 대한 것보다, 해진이의 정보를 어떻게 얻어내야 할까에 대한 생각밖에 없다.

물론, 이것은 공부를 하지 않으려는 핑계사유가 아니다.

나의 동료가 믿을 만한 자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 나에게 귀신 잡는 일이 메인 퀘스트라면 이건 서브 퀘스트 쯤 되려나?

히든 퀘스트까지 모두 깨고 나서 엔딩을 봐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나에게는, 어쨌든 이 서브 퀘스트 또한 완료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생각을 해보자! 강찬!

일단 해진이 정도의 외모라면 분명히 학교에서도 꽤나 유명 했을 것을 것이다.

그리고 해진이는 사투리를 쓰지 않으니까 서울, 혹은 경기도의 수도권 지역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서울에서부터 각 학교의 2~3년 전의 얼짱들을 검색 해 봐?

음,,, 하지만 현재도 아니고 2~3년 얼짱이라면 찾기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까?

잠깐? 학교?

후후,,, 그 방법이 있었구나!


“강찬! 방가방가!?”


아,,, 팀장이 왔다.

뭐지? 저 인사는?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아! 오셨습니까? 무슨 좋은 일 있으신가 보네요?”

“좋은 일은 뭐, 매일 매일이 좋은 거 아니겠어? 그나저나, 오만상 다 지으며 나 잘났다는 듯한 그 표정은 대체 뭐냐?”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흐흐, 해진이 오기를 기다리며 표정관리하고 있던 건가?”

“그건 진짜 아니거든요?”

“아님 말고! 아, 저번 현상수배 됐던 그 영혼은 소멸 된 게 맞았어. 수배지의 글자들이 사라졌거든!”


그것 때문에 기분이 좋은 건가?

포인트를 날로 먹어서?

역시, 팀장은 그저 포인트 모으는 것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 결국 누구의 소행인지도 모른 체, 미스터리로 남게 되었네요.”

“뭐, 가끔 이승에 있는 영혼들끼리 싸움이 일어나서 소멸이 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니까, 좀 찝찝해도 어쩔 수 없지 뭐!”

“아, 그렇군요,,,”


팀장은 영혼이 소멸 되어버린 이 사건이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하고 있다.

난 팀장이 말한 것 때문에 해진이 까지도 의심하고 있는데!

그 동안 소멸된 영혼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일까?


“음,,, 그나저나 오늘의 임무장소는 어딥니까?”

“경기도 연천에 있는 저수지였는데,,, 잠시만!”


팀장이 주머니에서 수배전단을 꺼내어 펼쳤다.


어디 보자?

오늘의 수배자는 물귀신이로군.


“오호,,, 이곳이라면 낚시꾼들에게 꽤 유명한 곳인데요?”

“그래?”

“아무래도 수상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서 텐트랑 조명 정도는 챙겨야 될 것 같군요. 여긴 밤 낚시 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나무 밑에서 명상해도 눈에 띄진 않을 것 같은데? 뭐, 좋을 대로 해.”

“아! 그리고 혹시 영혼을 바로 못 만날 수도 있으니, 낚시대도 챙겨야겠네요.”

“너,,, 낚시 좋아하냐?”

“후후,,, 제가 오늘 가려는 저 연천 저수지에서 손 맛을 꽤 봤거든요.”


이야기도중 갑자기 뒤를 돌아 보는 팀장.

자연스럽게 나도 뒤를 돌아 보았고, 그곳에서는 해진이가 서 있었다.


“어~! 해진아, 왔으면 인사를 할 것이지! 누가 귀신 아니랄까 봐!”


팀장의 말에 해진이가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은 연천에 있는 저수지라고 했죠? 가까운 거리는 아니네요. 어서 출발해요.”


음,,, 아무래도 해진이는 조용히 엿듣는 게 취미인 것 같은데?

팀장 덕분에 해진이의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수상하게 느껴진다.

뭐, 오늘은 대기시간이 꽤나 길어질 것 같으니, 그 시간 동안 그(?) 방법을 써서 해진이에 대한 정보를 캐내야겠다.


“그래, 그럼 목적지에서 보자!”


팀장의 마지막 말을 듣고 난 뒤, 나는 캠핑도구와 낚시도구를 챙겨 차에 싣고 목적지로 출발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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