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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장군 님의 서재입니다.

XIU : INFI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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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장군
작품등록일 :
2018.05.13 04:32
최근연재일 :
2018.05.15 22:06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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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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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수 :
36,512

작성
18.05.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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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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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 오리엔탈 매직 (2)

DUMMY

얼마 전 자신의 기어 설계팀에 들어온 그 미치광이 팀장.

그는 아시아계의 지독한 아이언 기어 매니아였다.

성씨는 김으로 기억되지만 항상 무언가 알 수없는 말만 중얼거리고 자폐적인 성격을 가진 남자였지만 그럼에도 회사에서의 신임도는 상당히 높았고 실권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회사원의 신상명세를 살펴보더니 청년을 불러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명령을 내린 것이었다.

하지만 청년은 심심하면 회사까지 쫓아와 소란을 피우고 가는 소년 친위대의 등쌀을 피해 공기 좋은 곳에 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도 들어 순순히 지시에 따랐다.

퇴역한 군부 요인들이 신상의 위험을 느끼고 숨어버리자 이번엔 병기 개발에 관여한 과학자들까지 공격을 받게 되었던 탓에 회사 분위기도 영 엉망이었으니 기분전환도 필요했던 것이다.


‘하아...그렇다 해도 다른 할 일도 많은데 뭐하는 짓인지...

지금 같아서는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지도 모르겠고..

차라리 때려치고 대학으로 돌아갈까?’


청년은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 속에 혼자 제 갈길 찾아가는 에어바이크 위에서 상념에 젖어있다가 갑자기 달라지는 주변 풍경에 정신을 차렸다.

옛 관광지의 유적으로 보이는 전경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아치형의 광고문구가 쓰인듯한 구조물 사이를 지나자 예전에는 무언가 기념품 같은 것을 팔았음직한 가게의 간판이 넝쿨에 둘러싸인 채 있었고 그 사이로 비교적 깨끗하게 남아있는 민가 앞에 한 동양계 할머니가 식용식물로 보이는 식물을 나무에다 두드리고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후덕해 보이는 그 할머니는 갑작스런 불청객의 방문에도 사람을 만난 게 반가운듯 한 아름의 미소를 띄우고는 청년을 맞아 주었다.

그런 할머니의 환대에 청년은 어색한 미소를 띄워주며 바이크에서 내려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 안녕하세요. 할머니 "


하지만 청년의 인사말에도 할머니는 못 알아듣는 듯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 제서야 청년은 허리에 찬 간이백에서 트랜서(주: 외국어 번역기의 일종으로 착용자의 뇌에 연동되어 뇌의 일부를 보조 메모리로 사용할 수 있어 반응속도가 빠르다)를 꺼내 머리에 쓴 다음 입을 열자 기계적인 말소리가 다시 들려 나왔다.


" 안녕하세요. 할머니. “


그 제서야 할머니도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 어서오시우. 젊은이 “


청년은 할머니가 손에 들고 있는 식용식물을 바라보며 물었다.


" 뭘 하고 계세요? 할머니 "

" 깨를 털고 있는 거 라우.

젊은이는 아마 우주에서 살다 오신 모양이구랴. "


깨가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주: 이 시대에선 레조소트라 불리는 고단위 영양효소를 이용한 음식물을 플랜트에서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약간의 야채와 과일을 제외하고는 농사를 짓지 않는다)이라고 알고 있었던 청년으로선 이해가 잘 안가는 얘기였지만 지구에서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 농사라는 수단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다.


" 근데 젊은이는 이런 곳까지는 뭔 일 이시우?

이주민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

" 아~예. 성묘도 하고 사람을 하나 찾을 겸해서 왔어요. “

“ 성묘! 요즘 젊은이 같지 않네. 그려. 장하이. ”


성묘란 말을 들은 할머니는 대견하다는 듯 청년을 바라보았고 그에 그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는 물었다.


" 그런데 할머니... 혹시 이 근처에 김수한이란 사람이

사는 곳을 알고 계세요?

여기가 태백산이란 곳이라면 맞을 것 같은데요. “


그러자 할머니는 손뼉을 치며 반색을 하였다.


" 알지! 정희 아버지라면 내가 잘 알지.

한 3년 못 봤지만 산속에 살고 있다우.

정희라고 딸 아이 하나랑 같이 살고 있지.

그 아이도 본지 오래 됐구만.

그래, 정희 아버지에게 무슨 볼일이 있는가? "

" 네. 실은 그 분 가족 묘지에 저희 선조 할아버지의

묘가 함께 있다고 해서요.

이전 아버지의 유언도 있고 해서 성묘를 드리러 왔습니다. “


그렇게 말하면서 청년은 자기도 모르게 볼을 긁었다.

사실은 그도 팀장이 선조 무덤이라고 해서 온 것뿐이었기 때문이었다.


" 그랬구만. 하지만 그 곳은 이런 기계로는 못 들어간다네.

도보로 가야 하는데 우리 영감이 안내해야 갈수 있을 거야.

영감은 산에 약초 캐러 가서 오늘 저녁에나 돌아 올 거거든.

그러니 영감에게 부탁해서 내일 같이 들어가게나.

영감도 싫다고 하진 않을 거야 "


할머니의 말에 청년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금쪽같은 5일간의 체류 시간을 하루 잡아먹는다는 것은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이런 산행을 혼자 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무리라는 생각이 들자 할머니의 말을 따르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떠올리면서 청년은 다시 한 번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그런 그의 시야에 뭔지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지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산자락이 들어왔다.

그리고 이런 산속 어딘가에 지금은 전설이 된 아이언 기어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과 그것에 관련되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신비롭게 느껴졌다.

그에 청년은 그 풍경과 닮은 분위기의 할머니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


결국 청년은 할머니의 이끌림에 따라 집안에 들어가 감자를 갈아 만든 팬케이크와 참나무 열매즙으로 만들었다는 푸딩을 산나물로 요리한 음식을 대접받으며 오래간만에 푸근한 정을 음미하였다.

물론 호기롭게 먹은 것과는 달리 속이 안 좋아져 화장실을 몇 번 들락거려야 했지만...



무엇인가 거대한 것이 그를 쫓고 있었다.

거대한 그림자에게 쫓기던 그는 자신을 쫓는 상대를 확인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것은 어찌 보면 사람처럼 보이는 형상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확인 할 수 없었다.

그것을 확인하려 하면 그는 알 수 없는 힘으로 부터 방해를 받았다.

하지만 자신을 방해하는 것이 자신을 쫓는 그 그림자인지 아니면 자신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무엇인가가 그러는지 그도 알 수 없었다.


` 도대체 나를 쫓는 것을 무엇일까? '


청년은 다시금 필사적으로 그 그림자를 확인하려 하였다.

하지만 거대한 그림자 속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창과 같은 것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보는 순간 곧 자신의 몸을 꿰뚫어 버리는 것을 무력하게 보아야 했다.

청년은 갑작스런 사태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면서 자신의 몸을 점점 조각내고 있는 그 거대한 창과 같은 물체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 창이 다시금 형언할 수 없는 빛으로 변하며 자신을 그 빛의 나락으로 끌고 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 청년은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청년이 목가적인 분위기의 토방 안에 누워있는 자신을 확인한 것은 그로부터 5분쯤 시간이 흐른 뒤였는데 그가 덮고 있던 작은 리제리트(주: 생체공학에 의거해서 만들어져 체온과 주변 기온에 따라 통풍도나 방습도를 조절하여 인위적으로 최적의 수면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캠핑도구로 사용하는 일종의 다목적 담요)는 처리 가능량 이상의 땀 때문인지 아직 젖은 채였다.

잠시후 겨우 정신을 차린 청년은 자신이 있는 곳을 확인하려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자신이 노부부의 작은 산장에서 어제 밤늦도록 얘기를 나누다 새벽이 다 되어서야 잠들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나서야 놀란 가슴을 추스렸다.

그리고는 청년은 잠시 멍하니 창을 바라보았다.

그런 청년을 녹색의 작은 곤충 한마리가 방충망에 붙은 채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청년과 눈이 마주치자 놀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이제 볼게 없어서 그랬는지 날개를 퍼덕이더니 날아가 버렸다.


‘ 방금 전의 그 이상한 꿈은 뭐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


하지만 곧 청년은 고개를 흔들면서 헛생각을 떨쳐내며 밖으로 나갔다.

그는 꿈이란 대뇌 고피질의 착란 현상에 불과하다는 교과서적 정설이상의 것으로 보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잠이 깬 청년이 밖으로 나오자 노부부는 바람이 잘 드는 테라스의 식탁으로 불러서는 아침을 대접해 주었다.

청년은 동양식 아침 식사에는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일부러 자신의 입맛에 맞게 요리해준 듯한 식물뿌리를 핫소스로 조리한 요리와 산나물 샐러드 그리고 합성고기를 소이 소스 같은 걸로 볶아서 만든 요리를 맛있게 들었다.

노부부는 흐뭇한듯 자꾸 음식을 권해 주었고 그런 풍경을 렛사 독 두 마리가 개껌을 씹다가 지루한 듯 하품을 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청년은 그런 렛사 독의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렛사 독은 21세기말에 군용으로 개발된 생체병기로 개조된 일종의 군견으로 전투력은 수십마리의 맹수와 싸우더라도 지지 않을 정도의 강한 전투력과 생명력을 가졌지만 주인에겐 절대 충성하는 개의 특성을 그대로 가졌기 때문에 자연 환경이 회복된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호신용으로 많이 퍼져있다고 했다.

렛사 독의 원형은 식사 및 생식 작용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각종 스트레스의 누적을 막기 위해 약간의 미각을 느낄 수 있으며 번식은 못하지만 본능적인 생식 기능을 가진 개량형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했는데 그런 때문인지 노부부의 렛사 독도 암수 한쌍이었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애완견을 키울 수 있는 콜로니 주거구 출신인 청년으로선 군용의 렛사 독이 자유롭게 졸고 있는 것이 신기할 수 밖에 없어 유심히 살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한가하지만 시선은 바빴던 아침 식사가 끝나자 할아버지와 청년은 산행을 위한 준비를 한 후 할머니의 배웅을 뒤로 한 채 길을 올랐다.

청년은 처음으로 입어본 서바이벌 슈츠(주: 일종의 환경대응 변환장비로 자체의 소재를 변환하여 입고 있는 사람에게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의복재)가 불편하긴 했지만 시원한 산바람을 몸에 느끼자 곧 몸이 편해짐을 느끼고 빠르게 적응하며 산길을 걸을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선두에 선 렛사 독은 자연 환경 회복 후 늘어난 산 짐승들에 대한 경계를 하는 듯 위아래로 계속 쉬지 않고 오르내리다가도 주인인 할아버지의 손바닥 안에 자신의 머리를 집어넣어 부벼대며 재롱을 떨었다.


" 젊은이. 힘들지는 않나? "


할아버지는 고령의 나이답지 않게 씩씩하게 산길을 오르다가 잠시 고개를 돌려 청년을 쳐다보며 말했다.


" 괜찮아요. 할아버지. 이래봬도 매일 회사 체육관에서

조깅 5킬로씩 거르지 않고 해 와서 거뜬해요. "


청년의 대답에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그런데 자네는 참 대단하구먼.

조상의 묘를 돌보러 이런 산속까지 오구 말일세.

그런데 자네 선조 어른이 한국분이셨나?

내가 알기론 외국인 묘지는 서울이나 부산에

일부 남아있는 걸로 알고 있네만.

하긴 서울도 120살 때 할멈이랑 다녀오고는 한 번도 못 가 봤구만. “


청년은 할아버지의 물음에 할아버지의 얼굴과 몸을 보며 그의 나이를 가늠해 보았다.

22세기 이래 인간들의 평균 수명은 240세로 사고 없이 살면서 생체활성화 시술을 주기적으로 받으면 300세 이상을 무리 없이 살 수 있으며 엄청난 돈이 들기는 하지만 리제네레이션 시술을 받게 되면 1000세 이상도 젊은 몸으로 살수가 있었다.

그러나 뇌기능은 인간이 120세를 넘으면서 부터 활성화율이 낮아지므로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갈망은 아직 염원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일부의 부유계층에서 영원히 살기 위한 시도로 머리만 없는 인체를 만들어 복제를 한 후 계속 카피하는 방법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불법이며 돈도 천문학적으로 들고 실제로 그런 짓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청년은 잡다한 상념을 머리를 흔들어 떨어내고는 자신의 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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