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남이장군 님의 서재입니다.

XIU : INFINITY

웹소설 > 일반연재 > 팬픽·패러디, SF

남이장군
작품등록일 :
2018.05.13 04:32
최근연재일 :
2018.05.15 22:06
연재수 :
7 회
조회수 :
916
추천수 :
8
글자수 :
36,512

작성
18.05.15 05:21
조회
94
추천
1
글자
12쪽

2. 오리엔탈 매직 (1)

DUMMY

옛날 어떤 할 일 없는 동양의 한시가가 썼다는 고대시의 구절 중 이런 말이 있었다.


`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 '


조용히 착륙을 시작하고 있는 비행정 안에서 바라본 풍경은 바로 그 싯구를 연상시켜줄만한 풍경이었다.

작은 발착장 주위로 인가 비슷한 거라곤 아니 사람 살만한 곳이라곤 하나도 없는 듯이 보였고 5월의 실록으로 가득 찬 산들만이 보일 뿐이었다.

지구의 모습은 비록 큰 전쟁을 겪은 뒤이긴 하지만 그다지 큰 환경파괴를 겪지는 않았다.


21세기말 지구는 도저히 사람이 살수 없을 정도로 극단적인 환경파괴 상태에 빠져있었다.

그 때문에 당시의 세계정부격인 UN에서는 지하도시 계획과 해저도시 계획으로도 인류를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우주로의 이주 계획에 주력하게 되면서 전진기지 수준에 불과했던 달과 화성의 기지로 대단위의 강제이주를 시작하였다.

강제적인데다 급하게 이루어진 탓에 초기에 많은 문제를 발생시킨 이주계획은 그러나 이미 자원이 대부분 고갈된 지구보다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기회가 많음을 이주민들이 인식하게 되고 나서야 급속도로 진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태양계뿐만이 아니라 공간도약 기술의 개발과 함께 외 우주에 대한 식민지 개발까지 진행되면서 지구는 어느 사이 공백지가 되어 버렸다.

덕분에 지구는 오랫동안 지친 몸을 쉴 기회를 얻었고 환경정책으로 인기를 얻으려 했던 당시의 지구 통합정부는 지구 환경 복원 정책을 시행하면서 지구는 23세기인 현재까지 환경관리를 위한 연구 관리 인력으로 상주시킨 230만의 인구만을 남기고 공백지대로 유지하면서 다시금 옛 모습을 되찾게 된 것이다.

많게 잡으면 10만년 적게 잡아도 만년 가까이 지구를 괴롭히던 인류가 빠져나갔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다시 살아난 것이다.


물론 3차 우주대전 당시엔 피난민의 수용을 위해 폐쇄되었던 지하도시와 해저도시로 20억의 피난민이 이주해 오기도 했지만 종전 후 다시금 자신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인구는 1000만 미만으로 떨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아마소 성간동맹의 행성간 순항미사일과 성단간 순항 미사일의 공격으로 옛 도시가 있던 지역은 오염지역으로 변해 있어서 보기흉한 모습을 남게 되기는 하였다.

지구에 있는 옛 도시지역이 이미 공동화 되어 있다는 걸 모르던 아마소 성간동맹이 불필요한 화력을 낭비한 탓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비행정이 내려앉고 있는 강릉이라는 이름의 옛 도시 지역은 미사일의 피해를 입지 않아 평온을 유지 하고 있었다.

어차피 인구 수백명을 헤아리는 작은 도시였으니 시끄러운 게 더 이상할 일이긴 하지만..,


그렇게 한동안 주변 풍광에 심취한 듯 상공을 선회하던 비행정은 은백색의 기체를 빛내며 착륙장으로 조용히 내려앉기 시작했다.

너무나 조용한 탓에 마치 새 한 마리가 내려앉은 것 같이 주변의 깨끗한 풍광의 원래부터 있었던 일부인 것 같은 착륙이었다.

하지만 이 도시에 대한 오래간만의 방문객은 단 한사람뿐이었다.

고작 한 사람을 데려다 주기 위해 비행정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비경제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긴 하지만 그만큼 지구에 오려는 사람이 적은 탓이기도 했다.

확실히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이제 인류에게 지구란 멀어진 존재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비행정에서 걸어 나온 방문객...아니 한 청년은 무언가 불편한 듯 자꾸 주춤거렸다.

그러더니 그렇게 잠시 현기증에 주춤거리던 청년은 역 안의 낡은 의자에 풀썩 주저앉았다.

아마도 처음 대하는 중력과 정화되지 않은 공기 같은 주변 환경에 익숙치 않아서 있듯 했다.

의자에 주저 앉은 청년은 바람이라도 쐬려는 듯 고개를 높이 들어 주위의 산천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던 그 청년은 예전 이 산천에 살던 민족의 후손이 아닌 금발의 미청년이었다.


국가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되었다고는 하지만 금발의 이방인이 찾아온 일은 강릉의 공항(시골의 작은 역 만했지만)에서도 드문 일이어서 그런지 많지 않은 직원들이 이곳저곳에서 그 청년을 지켜보며 수군거렸다.

그런 시선을 뒤늦게 눈치 챈 청년은 그 제서야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국장으로 뒤척거리며 걸어갔다.

흔치 않은 방문객이었지만 출입국 절차는 꽤 길었다.

지구로의 방문은 일정한 자격을 갖춘 선별된 인사들에게만 허용되는 점도 있었지만 종종 범죄자들이 지구로 탈출 포트와 같은 간단한 장비로도 숨어들 수 있었기 때문에 방문객의 고유 생체파동을 기억시켜 지구 상공에 떠있는 감시 시스템인 `어스 링(주: 인공위성과는 달리 원 궤도 엘리베이터의 발착장을 용도 폐기된 이후 지구를 감싸는 테처럼 만들어 그 몸체를 위성처럼 회전시켜 사용하는 범지구적인 규모의 우주 스테이션. 하지만 그 기능의 80%를 이미 상실했고 지금은 지구의 관측,감시 기능과 우주선 발착장의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다)에 등록하기 위해선 시간이 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청년은 착륙한 후 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출입국 관리소를 나올 수 있었다.

피곤해 보이는 표정으로 관리소를 나온 청년은 민박이라는 간판이 걸린 주택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러나 시계를 들여다 본 청년은 고개를 흔들고는 에어 바이크(주: 지구 안에선 소음이 적은 경량형의 리니어 모터가 달린 소형의 바이크만이 일반인에게 허용된다)대여점 간판이 걸린 민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구권에서의 체류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체류 시간을 어길 경우엔 최초 30분간은 경고만이 나가고 30분 이후부터는 스토커들(경찰용의 무인 추적기)이 추적을 시작하며 2시간을 넘길 경우 위성 레이저 공격을 받게 되므로 자칫 잘못하면 목숨이 걸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민가에서 나온 아주머니와 잠시 흥정을 하던 청년은 아주머니로부터 작은 키를 받아 들고는 그 아주머니만큼이나 수더분해 보이는 바이크위에 앉았다.

바이크위에 앉은 청년은 잠시 뭔가 불만스러운듯 바이크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할 수 없다는 듯 시동을 걸고는 출발했다.

바이크는 시동을 걸자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키듯 서서히 떠오르더니 하이브리드 소재(주변 상황에 맞춰 형태를 변환하는 가변소재)로 만들어진 기체가 그렇듯 안정감 있는 형태에서 날렵한 유선형으로 형태를 변환하더니 소리 없이 미끄러져 갔다.

청년은 바이크의 계기판에 오토 크루즈 모드의 신호가 표시되자 조종간에서 손을 놓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쩐지 정감어린 산들과 숲의 정경이 펼쳐지고 있었고 이미 덩쿨과 잡초 등에 상당부분 점령당했지만 옛 문명의 흔적인 아스팔트길이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그 옛날 이 땅에 살던 사람들 아마도 코리안이라 불리던 종족은 역사속의 수많은 외침 속에서도 이 땅을 지키다 결국엔 황폐해진 이 땅을 버리고 태양계 외부 식민지중 하나인 제 3 구역 미리네이(미리내를 잘못 발음하고 있는 것)를 개척하여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비록 인구는 2억에 불과한 작은 식민지였지만 3차 우주대전 이후에도 기능을 유지한 많지 않은 식민지로서 굳건히 버티고 있는 지역이었고 1차 우주대전부터 3차 우주대전 이전까지 지구 방위의 일등공신이었던 아이언 기어의 실용형과 초기 양산형을 만들어냈고 지금까지도 전함의 주요 장갑재인 초합금S를 최초로 개발해낸 민족의 후손이었다.

비록 3차 우주대전에서부터는 30미터 남짓의 아이언 기어들의 무장으로는 고출력의 빔과 중장갑을 가진 대형 전투함에게는 이빨도 먹히지 않게 되고서야 할 수없이 퇴역을 하게 되었지만 서도 초대 실용형 아이언 기어인 KTV-001 속칭 타이콘V의 활약상은 현 정권의 군부 탄압정책 이전까지만 해도 어린이 동화의 주요 얘깃거리가 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었다.


청년도 어린 시절 보았던 옛 동화 생각을 했다.

한때 지구의 극단적인 오염으로 다른 행성계에 도움을 얻기 위해 지구는 해저 공업도시에서 만든 터틀쉽(?)이란 배수량(주: 옛 지구의 해상운송 장비에서 사용하던 단위지만 우주에선 그

함선의 무게를 지칭)15만6천톤급의 신조전함 속에 분해된 채 탑재되었던 KTV-001이 우주 해적의 대함대에 둘러싸여 위기에 빠진 터틀쉽 안에서 사출되어 다시 재조립되어서는 해적의 기함과 함대의 70%를 단 30분 만에 격파해버리고 오염물질 정화장비를 원조 받았다는 이야기를 기록해 놓은 믿어지지 않는 증강현실 동화의 기억이었다.

물론 지금 그런걸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면 허위사실 유포죄로 처벌을 받을 일일뿐더러 단기로 그런 말도 안 되는 전과를 낼 수 있는 아이언 기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땅에는 아직도 그 아이언 기어가 어딘가 잠들어 있다고 전해지고 있고 옛 부터 많은 수집가들이 그것을 찾았지만 찾아내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는 세계 통합정부가 들어설 때 국가통합에 반대하던 이 나라의 일부 민족주의 세력들이 그것을 탈취하여 국가 재건의 목적으로 사용하려다 그 주동자들이 통합 정부의 특수부대에 모두 몰살당하면서 소재가 묘연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고고학자들이 이 땅의 곳곳을 탐사했었고 대전 중의 연방정부에서도 사기진작을 목적으로 탐사를 계속했지만 찾지 못했다.


그러나 청년은 그런 그들의 노력이 쓸데없는 바보짓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의 아이언 기어보다 더 장갑이 강화된 5세대의 아이언 기어들도 아마소 성간동맹의 바이오닉 크루저의 빔 공격과 정면충돌에 여지없이 격파 당했는데 1세대의 구닥다리를 찾아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사실 아이언 기어는 1세대에서 사용되던 방식과는 달리 뒤에 등장한 세대의 것들은 기동이 가능한 소형 포대나 함재기의 노릇밖에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적 요새에 대한 내부 침투나 근접전이나 지상전에 적합하다는 군부의 논리로 인해 비효율적인 인간형의 구조를 고집하여 화력의 안정적 배치도 실패한 탓에 효율성은 지극히 떨어져갔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연방 정부는 상징성과 정치적인 영향력을 위해 아이언 기어의 생산을 강행하였다.


때문에 청년은 아이언 기어 제작사에 일하면서도 차라리 KTV-001과 함께 이 나라에서 개발되었던 브론즈 더 자이언트 계획(주: 청동거인 계획으로 알려진 산업용 대형 로봇 프로젝트)이 더 효율적이었다고 생각했다.

아이언 기어가 인체 공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은 공사 현장에는 몰라도 전투에는 부적합 하다는 게 청년의 소신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심 그런 일에 탐사비용을 낭비하느니 신조전함이나 고성능의 우주 전투기를 더 만드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이런 말을 함부로 떠들었다간 같이 일하는 아이언 기어 제작사의 동료들에게 몰매를 맞을 만한 사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칼하게도 청년이 이곳에 온 이유는 그 전설이 된 아이언 기어의 소재를 찾기 위함이었다.

물론 연방정부에 제출한 사유서에는 조상묘에 대한 성묘라고 쓰고 왔을 뿐이고 사실 그것도 목적이기는 했지만...


청년은 다시 한 번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았다.

금발의 청년은 자신의 조상이 슬라브 민족 옛 러시아 연방이란 지금은 대부분 사막화 되어버린 나라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조상의 묘가 이 땅에 있다니 그 또한 이상한 일이라 생각했다.

거기다 그 미치광이 팀장이 말 한대로라면 초대 아이언 기어 역시 조상의 묘소 근처에서 힌트를 얻을 거라고 말했다.


미치광이 팀장....청년은 그제야 자신이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XIU : INFINITY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 2. 오리엔탈 매직 (4) +1 18.05.15 89 2 12쪽
6 2. 오리엔탈 매직 (3) 18.05.15 95 1 11쪽
5 2. 오리엔탈 매직 (2) 18.05.15 93 1 12쪽
» 2. 오리엔탈 매직 (1) 18.05.15 95 1 12쪽
3 1. 광기의 시대 (3) 18.05.13 119 1 10쪽
2 1. 광기의 시대 (2) 18.05.13 120 1 12쪽
1 1. 광기의 시대 (1) 18.05.13 306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