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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엘른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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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09.28 17:31
최근연재일 :
2009.09.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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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0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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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른 도전기 2부 자유기사전 제57화 지하 수로

DUMMY

- 제57화 지하 수로


바이스인들은 그란투스가 다시 왕이 되는 것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것이 원래 바이스인들에게 왕이란 존재는 가장 강한 전사 이상의 의미는 없었고 모두들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일과 무너진 세간을 챙기는데 바빴기 때문 이었다. 그리고 다른 전사들도 그란투스라면 괜찮다는 생각을 했기에 별반 반대하고 나서는 이는 없었다.

놀노르 덕분에 다시 한번 왕 노릇을 하게된 그란투스는 사람들을 모아 건물 밑에 깔린 사람들을 구하고 각 지역으로 보내 상황을 살피게 했다. 마왕이 일어나면서 만들어진 지진에 다른 지역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마왕에 의해 직접적으로 공격당한 마을은 없는지 조사하도록 했다.

그렇게 그란투스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무너진 바이스를 복구하는 사이 크리스티앙은 마왕이 봉인되어 있던 지하로 내려가기로 했다. 지금 혼자서 마왕을 쫓아 간다해도 그가 할수 있는 일은 없었고, 신전 쪽에서도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을 터였다.

지진이 멈추자 크리스티앙의 말은 어디에 숨어있다가 나왔는지 멀쩡하게 어슬렁 거리며 그에게로 돌아왔다. 크리스티앙은 말에서 자신의 배낭을 내려 짊어 지고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했다.

시레누는 지상에 남는 것을 택했다. 순식간에 자신의 고향이 무너져 내렸고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죽고 건물에 깔려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녀는 지상에 남아 할아버지를 도우며 복구작업에 힘을 쏟기로 했다.

크리스티앙은 말을 맡기고 틈새를 향해 다가갔다.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마왕이 기어나온 이곳이 지하로 통하는 가장 빠른 길이 될 터였다.


크리스티앙은 잠시 캄캄한 지하를 내려다 보다가 훌쩍 뛰어 내렸다. 한참을 그렇게 떨어져 내려가던 크리스티앙이 뭐라 읊조리자 빠르게 떨어져 내리던 그의 몸이 점점 속도를 줄어들었고 그의 주변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크리스티앙은 내려가면서도 절벽을 살폈다. 하지만 절벽엔 마왕이 기어 나오면서 손과 발을 박아 넣었던 흔적들과 무너진 지하수로의 단면만이 눈에 띄었다.

타닥

마침내 그의 발이 바닥에 닿았다. 마왕이 봉인되어 있던 장소에 도착한 것이다. 그가 사방으로 빛을 보내어 주변을 둘러 보았으나 지하 공동이 굉장히 컸기에 그가 보낸 빛만으로 주변을 모두 살피기에는 무리였다.

혹시 남아 있을 적의 무리가 있을까 조심했지만 주위에선 그 누구의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하다못해 어두컴컴하고 습한 곳에서 사는 벌레들의 소리도 없었다. 오로지 크리스티앙의 발자국 소리만이 텅빈 공동을 울렸다.

한참을 걷던 크리스티앙이 자리에 멈춰섰다. 그는 바닥을 보고 있었다.

굵은 선. 그리고 하나 하나가 사람의 키만큼 커다란 글자들. 크리스티앙은 굽혔던 허리를 피며 선과 글자를 따라 빛을 쏘아 보냈다. 길게 이어진 선들과 글자들이 조금씩 휘어져 있었다.

마왕이 봉인되어 있던 지하 공동에 있는 의문 스러운 선과 글자들. 이곳에 이런게 있는 이유는 하나뿐이 없었다.

크리스티앙은 순식간에 수십 수백개의 빛덩이들을 사방으로 날려 보냈다.

휙! 휘익!

빛들은 쏘아진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가더니 어느새 각자 맡은 자리가 있는 것처럼 허공에 멈춰 섰다.

지하 공동이 크리스티앙이 만들어낸 빛들로 환하게 비춰졌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거대하고 복잡해 보이는 마법진 이었다. 바로 1600여년간 마왕을 봉인하고 그의 힘을 끊임없이 약하게 만들었던 봉인진 이었던 것이다.

크리스티앙이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생활마법에 집중했다 하더라도 그 역시 마법의 대가. 봉인진을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한참을 봉인진의 테두리를 따라 돌며 읽어 나가던 크리스티앙은 한참만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왕은 마도 시대에도 가장 강했던 수에둠과 이계의 마왕 나파파의 아바타가 융합된 괴물. 다른 12 대마도사들의 방해로 완전히 융합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그가 가진 힘이 이정도로 봉인될 수준이 아니었다.

이런 평면적인 마법진으로는 고작해야 마왕의 육체가 다른 봉인들을 끌어당기지 못하게 막는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크리스티앙은 의아한 마음에 공동 구석 구석을 꼼꼼히 살폈다. 다시 틈새를 오르내리며 마법진이 새겨져 있는지도 확인하였으나 지상마저 어둠이 짙게 깔릴때까지 그가 찾아낸 것은 지하 공동으로 통하는 지하수로의 입구 네곳 뿐이었다.

혹시 놓친게 있나 싶었던 크리스티앙은 아예 지하공동에 임시로 캠프를 설치하고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크리스티앙이 자신의 앞에만 띄어 놓았던 빛을 흩어 버리자 지하 공동엔 캄캄한 어둠이 밀려왔다. 크리스티앙은 잠시 틈새 사이로 보이는 맑은 밤하늘을 바라 보다가 텐트 안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밤 하늘은 에른 대륙의 위기와는 상관없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밝게 빛나는 별들로 가득차 있었다.


다음날 아침 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일어난 크리스티앙은 네곳의 수로를 탐색해 보기로 했다. 뒤늦게 생각난 것이긴 했지만 마왕을 익사시킬 생각이 아니었다면 지하수로를 지하 공동으로 뻗게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크리스티앙은 네 곳의 수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지나간 흔적을 발견했다. 그것도 아주 최근의 흔적을. 바로 봉인을 풀기 위해 찾아왔던 라담의 신관들의 흔적이었던 것이다.

“역시 이곳이 입구였나….”

지하 공동까지 이어진 지하 수로. 수로의 역할은 봉인으로 향하는 길이었던 것이다. 크리스티앙은 그들이 왔던 길을 반대로 거꾸로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지하 수로는 전날 갔었던 지하 서고로 향하는 길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마 지하 서고 역시 당시 같이 만들어 졌던지, 아니면 봉인이 완성된후 수로중 한곳을 잡아 그 아래에 서고를 만들었는지도 몰랐다.

수로를 탐색하는 일은 지루하고 답답한 작업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수로를 혼자 마냥 걷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 이었다. 그래도 크리스티앙은 주의깊게 뭔가 정보가 될만한 흔적들이 없는지 유심히 살피며 수로를 탐색했다.


크리스티앙은 지하 수로를 탐색할수록 이 수로가 진정 수로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게 아니란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진정 수로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면 의미없이 만들어진 막다른 통로나 방들, 그리고 벽 너머로 존재하는 밀폐된 공간은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하게 섞인 지하수로를 따라 걷던 도중 멀리서 보이는 희미한 빛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마 그곳으로 가면 뭔가 새로운 단서같은게 있을지도 몰랐다.

크리스티앙은 계속되는 똑같은 모습의 통로에 지쳐 있던 발에 힘을 줘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걸어 내려갔다.

마침내 수로가 끝나고 크리스티앙이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크리스티앙은 찌푸른 얼굴로 사방을 둘러 보았다. 고개를 들고 위를 보기도 했다. 이상한 느낌에 빛의 구를 보내 사방을 둘러보던 크리스티앙은 허탈한 표정을 했다.

그가 걸어나온 곳은 처음에 출발했던 지하공동 이었고 희미한 빛은 틈새로 비쳐오는 빛 이었던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은 그가 처음 들어갔던 입구는 그가 나온 통로에서 반대쪽에 있다는것 이었다. 결국 수로를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오게된 것이었다.

“음…. 갈림길에서 반대쪽으로 갔어야 했나.”

그렇다. 수로 안은 막다른 골목으로 향하는 갈림길도 있었으나 반대로 어디론가 이어지는 길도 있었다. 다만 그 길들이 몇군데 있었기 때문에 크리스티앙은 그중 왼쪽만을 잡아 걸어왔던 것이다.

크리스티앙은 잠시 지상으로 올라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잠시 태양빛을 쪼이고는 지하로 내려왔다. 그의 탐색은 이제 시작이었을 뿐이었다.


크리스티앙이 캄캄한 지하에서 수로를 탐색하고 있을때 그란투스왕 시레누 그리고 바이스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방에 널린 일감으로 정신이 없었다.

무너진 건물 밑에 깔린 사람들을 구조해야 했고 죽은 사람들을 모아 단체로 장례식을 하기도 했다.

무너진 집에선 쓸만한 가재도구와 옷가지들을 챙겼고 먹을수 있을만한 식량은 모두 챙겼다.

하지만 일손이 너무 부족했다. 많은 사람들이 집안에 있다가 갑작스런 지진에 건물 밑에 깔려 죽었다. 생전 지진이라곤 몰랐기 때문에 갑작스런 이 현상에 어찌 대처해야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갑작스런 괴성과 흔들리는 대지에 두려움에 떨며 집안에서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었던 것이다.

살아남은 사람도 많았다. 일반 집들은 천장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건물이 무너지면서 기둥들이 서로 얽히고 섥혀 빈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강인한 바이스의 전사들은 기둥에 깔려 죽을 정도로 약하지 않았다. 그들은 밖에서 남들이 도와주기도 전에 스스로 건물잔해를 해치고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문제는 음식과 잘곳 이었다. 추운 바이스에선 눈과 바람을 피할 집이 꼭 필요했다. 그리고 곡식들도 타버린게 많았기 때문에 어디선가 식량을 구해올 필요가 있었다.

사람들은 무너지지 않은 집을 찾아 오밀조밀하게 모여 잠을 청했다. 그리고 전사이자 뛰어난 사냥꾼인 바이스 남자들은 각각 무리르 지어 사방으로 사냥을 떠났다.

마왕이 남쪽으로 내려갔으니 상단도 북쪽으로 올 생각을 하지 못할 터였다. 그렇다면 그들로서는 사냥을 통해 식량을 보충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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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요즘엔 연재가 2~3일에 한번씩 올라옵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나마 일일 연재라도 하니 읽어주시던 분들이 하나 둘 떠나시더니 다시 선작수가 1600 초반대로 내려왔습니다.

흑흑, 게다가 예전같이 않다든가 뭐 그런 댓글들을 보고 나니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원래 비축분은 이번화가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써서 2화 정도를 썼습니다. 물론 한화가 한글로 3장 정도기 때문에 기껏해야 6~7장 정도지만요 ㅎㅎ

그럼 더운 날씨지만 모두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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