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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님의 서재입니다.

도금 (리얼 마케터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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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318
작품등록일 :
2016.10.25 19:10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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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2,022
추천수 :
283
글자수 :
322,857

작성
16.10.25 19:17
조회
1,068
추천
15
글자
6쪽

1화 _ 1등급과 아이들

DUMMY

유년시절 나는 비교적 부유한 집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랐다.


출판사를 운영하셨고 ‘참된 인간이 되라’ 라는 가훈 아래


정직과 성실을 강조하시며, 엄격하게 자식을 키우셨던 아버지,


“방학숙제 다 했어요” 라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했을 법한 거짓말에도


아버지에게 종아리를 심하게 맞으면 혹시나 아플까 봐 내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소리 없이 눈물 흘리시며 종아리에 연고를 발라주시던 자상하신 엄마,


그 흔한 학원 한번 안 다녀도,


중고등학교를 전교1,2등에 졸업하고 국내 최고 대학에 입학 한 형,




매일 아침과 점심은 식구가 함께 먹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신념에 따라


우리 네 식구는 매일 새벽6시에 아침을 먹었다.


덕분에 초 중 고 무려 12년 동안 지각 한번 못해 본 나와 형은


아버지의 은총으로 말미 암아 개근상은 꼬박꼬박 챙겨 받았다.


내 생각에 지극히 평범했고 화목했던 우리 가정에 조금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시기는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시작인 듯 하다.


언제나 동네 자랑이자 수재였던 형은 내가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는 일 마냥


원래 고등학교 졸업하면 저 학교에 가는 거라는 듯


우리나라 최고 대학에 들어가 이슬과의 전쟁 2부를 찍는 중이었고


나는 이제 수능을 막 치른 예비 대학생이었다.




형과 나는 2살 차이다.


형의 천재성 덕분에 같은 고등학교를 1년 같이 다니면서


학교 선생님들과 부모님에게 늘 기대이상의 대접을 받았다.


중학교 무렵 엄청 나게 유행하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있다면,


학교엔 1등급과 아이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서태지와아이들은 그룹이자 팀이고,


1등급과 아이들에서 아이들은 그저 1등급이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하위권을 지탱해 주는 양분일 뿐이라는 것이다.


1등급과 아이들에서 나는 아이들 대접을 받았지만,


우리 부모님 조차 의식 하지 못했던 사실이 있다.




바로 나도 전교 10등안에 드는 1등급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기는 하다.




학교선생님과 부모님의 아이들 대접에


나 스스로도 가끔은 내가 공부를 좀 했었다는 사실을 잊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너무 쉽게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특별한 능력을 지닌 것은 아니었지만 소위 말하는 촉이 좋은 학생이었다.




국사 같이 범위가 넓은 과목을 공부 할 때면 나의 촉이 빛을 발했다.


시험에 나올 것 같은 촉이 오는 아이들만 집중적으로 암기 했다.


물론 촉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 온 것은 아니다.


모든 좋은 결과는 노력이 동반 되지 않는 한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삼 별 초’


고려무신 정권 ······ 여러 설명 뒤 모든 문제집의 정답은 삼별초를 가리킨다.


이건 뒤돌아 볼 것도 없다.


고려무신 정권 나오고 뭐해서 설치 한 곳 이라는 질문은 반드시 출제 될 것이다.


땀방울 한 개만 흘려도 모든 이들이 쳐다볼 것만 같은 적막이 감돌고


슥슥 슥슥


기분 나쁜 펜 소리 만이 요란한 교실




드디어 국사시험이다.


교실의 시험 분위기는 감독선생님이 없어도 흔한 컨닝 하나 없이 잘 돌아갈 분위기다.


소위 공부 잘하는 놈들은 혹시나 누가 자기 답을 볼 까 알아서 가려가며 시험 보고


어중간한 아이들은 옆에 있는 놈 답이 맞는다는 보장이 없기에 스스로 찍는다.




언제나처럼 운동부가 가장 먼저 문제를 풀고 나가는 순간


선생님의 간절한 부탁에 모두의 긴장이 풀린다.



“야 아직 시험지도 안 나눠 줬잖아.


제발 답지만 받고 일자로 그어버리지 말고


시험지 받아서 문제가 몇 개인지는 확인 한 다음 한 개씩 칠해라.


이러면 에러 난다고 몇 번을 말하냐?”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착한 운동부 친구가 나가고


이제 다들 문제 풀이에 집중할 시간이다.


역시다.



‘내 느낌 데로 이 문제는 출제 되었다’ 는 것도 잠시



‘이게 무슨 일이지?’


분명 답이어야 할 삼별초가 왜 문제에 등장하는 것이냐?


삼별초를 최초로 설치한 왕을 내가 어찌 아느냔 말이다.


이렇게 항상 촉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진 않았다.




시간은 어느덧 나는 수능 날을 맞이하게 되었고


수능이 끝나면 모든 수험생이 하던 채점 시간이 되었다.


찍···찍···찍···찍···찍···찍···.


불길하다.


소리의 정체가 동그라미는 아닌 듯 하다.


망했다. 첫 시간인 언어영역부터.


그렇게 수능의 운명은 망한 길을 택해 움직인 것이다.


나쁜 일은 언제나 몰아 닥친다고 했던가?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여보세요”


“김한 학생 집이죠? 저 한이 담임선생님 인데요. 혹시 아버님 계신가요?”


‘엥. 왜 전화기에서 담임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고 아버지를 찾는 거지?’


검고 흰 나무 사이로 타오르는 찬란한 불꽃,


지방의 은혜를 받아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어 타오르며


불꽃이 휘어 감아도 육즙만은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진


성스러운 돼지가 익어가는 이 곳.


동네 삼겹살 집이다.




이 성스러운 장소에서 아버지와 담임선생님은 무슨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일까?


이때 담임선생님의 한마디는 머지 않아 나에게 상당히 중요한 순간을 도래하게 만드는 발판이 된다.



“저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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