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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 한입 하실래예

삼류배우가 마법천재 황자님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이기준
그림/삽화
연근조림
작품등록일 :
2023.05.19 06:32
최근연재일 :
2023.08.10 08:57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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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980
추천수 :
8,549
글자수 :
329,698

작성
23.07.27 21:02
조회
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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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글자
12쪽

지배자의 길 (2)

DUMMY

카심은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자서전을 쓰는 것이다."

"자서전을 내기엔 너무 이른 나이같은데."


카심은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부연했다.


"기억은 오염될 수 있지만, 기록은 변하지 않는다. 정 자신을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네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라는 거다."

"둘째는?"

"널 도와줄 사람을 구해라. 네가 마음으로 의지하는······네 정신을 말 한 마디로 일깨워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내가 마음으로 의지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던가?


카심은 소맷자락으로 술병의 주둥이를 닦더니, 품 안에 술병을 챙겨 일어났다.


"벌써 가게?"

"혹시 다른 사람이 지켜볼 때 글이 더 잘 써지는 타입이냐?"

"아니."

"그럼 잘 있어라."


카심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서재를 떠나갔다. 언제나 자유롭기 그지없는 영혼이었다. 술이 들어가면 세상 불만 없는 사람이 왜 황제의 목을 노렸던 건지.





나는 시간의 흐름도 잊고 자서전 작업에 몰두했다. 반쯤은 흥미로 시작했던 작업은 글이 길어지면서 점점 간절해졌다.

단골 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묵은지를 올려 먹던 두부, 몇 번 해보지도 못한 게임들. 소소하고 당연했던 것들이 이제는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만큼 먼 곳에 있었다.


그것들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나, 김우진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마음은 조급한데, 할 말은 많았다. 한 문장을 쓸 때마다 세 문장이 떠올랐다.

나는 기록을 이어가며 지금의 내게 무엇이 부족한지도 깨닫게 되었다.


김우진은 뛰어난 배우가 되고 싶어했다. 김우진을 설명하는데엔 복잡한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샤말은?


샤말은 뭘 원하지?


이 세계에서 배우란 마법사의 부업일 뿐이다. 오로지 배우가 되기 위해서 달려왔던 김우진의 여정은 이곳으로 넘어온 순간부터 목적을 잃어버렸다.


연기가 곧 마법이라면 그냥 마법사를 지망하면 되는 게 아니냐.


나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마법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이야기가 그리 간단치 않다는 걸 알게 된다.

나는 재능있는 마법사이며, 능숙한 연기자인 동시에 고귀한 귀족이다. 뿐만이 아니다. 나는 교활한 정치인이며, 강력한 투사이며, 잘나가는 사업가이기도 할 것이다.


여전히 난 연기를 하고 싶다.


그러나 이곳에서 연기를 계속한다는 것은 이 모든 것을 감당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황자님."


라나가 어느 틈에 바로 곁에 다가와 있었다.


"늦었습니다. 침소로 드시죠."


그녀는 창가로 걸어가 커튼을 젖혀 창문을 드러내었다. 칠흑같은 밤하늘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별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


그녀는 내게로 돌아오더니, 책상 위에 올려둔 문서를 쳐다보았다.


"특이한 문자로군요."

"한글이라고 한다."

"항글?"

"한글, 나만의 암호체계라고 보면 돼."


그녀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신기하군요. 꽤 체계를 갖춘 것 같습니다."


체계를 갖춘 정도가 아니라 하나의 언어라고. 여기 황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훌륭한 분이 만드셨지.

그나저나 겨우 한 달여가 지났을 뿐인데, 벌써 한글이 낯설게 느껴진다. 날 기록하라는 카심의 요구는 시의적절했던 것 같다.


"카심이 날더러 자서전을 쓰라더군. 3급 마법을 익히다가 자아를 잃을 위험이 있다면서."

"괜찮은 방법 같습니다. 길을 잃지 않으려면 '닻'을 단단히 내리셔야 할 겁니다."

"닻이라니?"


그녀가 검지로 내가 쓰던 책을 가리켰다.


"전하의 마음 속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물건을 뜻합니다."

"아하."

"조심하셔야 합니다."


라나가 내게로 고개를 기울였다.


"······전하께서는 이미 한 번 자아를 잃으셨으니까요."


창문 너머로 선선한 바람이 흘러들어왔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별빛을 받아 고동색으로 물들었다.


"길을 잃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지?"


충동적인 질문이었다. 라나의 눈매가 슬며시 휘어진다. 문득 강렬한 기시감이 든다. 예전에도 그녀와 난 이런 식으로 마주했던 것만 같다.


"그때의 황자님은 지금의 황자님과 다른 분이십니다. 참고가 되지 않을 겁니다."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닻을 내리시려면 지금의 황자님이 어떤 사람인지 아셔야만 합니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무얼 이룩하길 원하는지······욕망만큼 확실한 닻은 없습니다."


욕망만큼 확실한 닻은 없다. 그 말은 맞을 것이다.


"내게 욕망이 없다면?"

"세상에 욕망이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넌 파레스가 꿈이 뭐냐고 물었을 때 대답을 못했잖아."

"그것은······."


나는 진귀한 장면을 보고 있다. 라나가 말문을 막혀하는 모습.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있기는 하다는 거네."

"있기는 합니다만,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라나가 두 번 강조했다. 어조가 사뭇 심각하다. 더 물어봤다간 한 대 맞을 것 같아서 화제를 바꾸기로 했다.


"카심이 그러더라, 책으로도 안 되면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

"부표라고 합니다."


부표라.


말이 된다. 부표는 물에 둥둥 떠서 이정표가 되어주니까.


"그래서 말이다만."


나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네가 내 부표가 되어다오."


라나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진다.


"전하께서는 부표가 될만한 게 많으시잖습니까. 황비 전하도 계시고, 하킴 후작님도 계시고요."


알아. 내가 진짜 샤말이었더라면 어머니의 애정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고전적인 클리셰가 먹혔겠지.

그런데 나는 아니야. 아무리 돌이켜봐도 내 부표가 되어줄만한 사람은 라나뿐이다. 그녀는 이 세계로 건너오고 나서 처음 만난 사람이자, 지금 내게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이다.


이렇게 말해야겠다. 그녀는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통틀어서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라고. 나는 어떤 위기의 순간에 처하더라도 그녀가 날 위해서 검을 뽑아줄 것이라 믿는다.

그녀가 뒤를 받쳐주었기에 나는 라시드한테도 들이댈 수 있었고, 용병들이 드글거리는 깊숙한 던전으로 내려갈 수도 있었다.


"고민을 해봤는데, 진짜 너밖에 없더라."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황자님께 그런 사람인지."

"그런 사람 맞아. 그러니 부탁하마. 혹시 내가 눈이 돌아가면, 네가 책임지고 정신이 돌아오게끔 해주는 거다."

"만에 하나라도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모르지. 가족 내력이잖아."


이소율 씨, 신드 씨.


저쪽에서는 어머니가, 이쪽에서는 친형이, 연기를 하다가 미쳐버린 사람이 가계도에 둘이나 있는데, 이정도면 저주라도 씌였다고 봐야지 않나?


"···알겠습니다."


라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수단은 자의적으로 판단하겠습니다."

"그래, 믿는다."


나는 대수롭잖게 대답했다.



**



최근 아침이 되면 신문기사부터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실은 신문이라기보다 음유시인의 최신 이야기를 정리한 소식지에 가깝지만, 뉴스를 전달한다는 목적은 신문과 같으니까.


오늘의 헤드라인은 이랬다.


- '라시드의 지배하는 힘'의 주인이 바뀔지도 모른다.


이어지는 내용은 이랬다.


- 2황자 라시드 이븐 샤리프는 그의 고유마법인 '라시드의 지배하는 힘'을 각성한 이후 승승장구해왔다.

- 그의 고유마법은 2급에 준한다고 여겨질 만큼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며, 발동조건이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에 아직 누구도 파훼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 라시드는 현재 반역행위가 드러나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 7황자 샤말 이븐 샤리프는 마법 행정부의 집행관을 마다하면서까지 라시드의 고유마법을 탐냈다고 한다.

- 익명을 요구한 한 귀족은 이 저주받은 마법이 라시드와 함께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 귀족 사회는 마법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제 2의 라시드가 탄생하지는 않을 것인지, 긴장감 속에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탐냈다고 한다?


뭔가 논조가 껄쩍지근한데.


나는 신문을 커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느베타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신문을 집어 들었다.


"죄, 죄송해요. 내, 내용이 조금······."

"네 잘못이 아니잖아. 쓴 놈이 잘못이지."


라나가 느베타에게 신문을 건네받았다. 그녀는 신문을 대충 훑어보더니 의자 위에 던져두며 말했다.


"'진실의 목소리'로군요. 이쪽은 원래 태도가 이렇습니다. 비판적이죠."

"비판적이어서 오히려 믿을만해."


다들 내가 라시드의 마법을 빼앗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중이라는 거지? 만약 내가 성공한다면 무시무시한 고위마법사가 새로이 탄생하는 셈이니 좋을 게 없고, 실패해서 미쳐버린다면 라시드 시즌2를 찍을 테니 좋을 게 없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승부수를 띄우고 싶다면 지금 유셉한테 붙을지 나한테 붙을지 정해야지, 멀찍이서 눈치만 살피는 건 너무 속보이는 처세다.


"카심."

"불렀나?"


카심이 날 돌아보았다. 그는 우리와 동떨어진 채 조그만 잔에 담긴 음료를 홀짝이는 중이었다.


"노예 추적 건은 어떻게 됐지?"

"아, 노예?"


그가 자세를 고쳐 앉았다.


"쉽지 않아. 라시드의 손이 닿은 노예는 전부 불법적인 매물이니까. 그런 매물을 소유한 사실을 들킨다면 법무관들이 가만 두지 않을 테지. 그래도 어떻게 연락이 된 곳이 있긴 한데, 문제는 유셉 쪽 사람이야. 우리한테 협조를 할 마음이 없어."

"유셉 쪽 사람이 라시드의 노예를 샀다고?"

"취향이란 게 있으니까."


고상하게들 노시는구만. 그래서 귀족이라는 건가.


"협조를 안 한다면 어쩔 수 없지. 법무관한테 찔러."

"고자질을 하란 말이냐?"

"그래, 법무관이 사레디 사람이야. 내 편을 들고 있지. 그쪽 실적을 올려준다면 인터뷰 정도는 따낼 수 있을 거다."

"재밌는 구경을 하겠는 걸."


카심이 안경을 고쳐 쓰며 히죽거렸다. 나는 다음으로 살라를 불렀다.


"살라."

"으, 응?"


그는 자기가 왜 이런 곳에 와있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무척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럴만도 하다. 마법을 공부하기에도 바쁠 친구를 음모의 한가운데에 불러냈으니.

하지만 나는 그가 라나만큼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가신이 되기를 고대하는 중이다. 그러려면 이런 자리에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나는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가능한 한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어제 부탁한 거, 준비됐어?"

"여기, 스승님하고 같이 정리해둔 거야."


살라가 제법 두꺼운 서류를 내게 내밀었다. 나는 서류의 첫 페이지를 확인해보았다. 서류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귀족들과, 그들이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났는지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하."


예상은 했지만, 직접 보니까 웃음이 절로 나온다.


"고생했다, 살라."


나는 그에게 서류를 도로 돌려주었다. 이 서류는 제국 귀족들, 특히 유셉을 따르는 귀족들의 동향을 기록한 것이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귀족들은 내가 팔아먹은 사업이 그저 배달 서비스인줄로만 알겠지만, 실은 이 서비스는 제국 최대의 정보조직이기도 하다.

달로리스의 전갈기수들이 배달부 명찰을 단 채 호출을 기다리면서, 그들이 누굴 만나고 누구와 밥을 먹는지 모조리 보고를 올리거든.


예상대로 정보의 질이 꽤 높았다. 귀족들은 아무리 비밀스러운 모임이더라도 접대만큼은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내 손에 수도귀족 절반의 동향이 문서화되어 들어오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정보의 사용처는 무궁무진했다. 우선은 유셉의 영향력이 약해진 틈을 타 몇몇 귀족들의 충성심을 흔들어볼 작정이다.


"이건 아주 중요한 일이니까, 앞으로도 꾸준히 정리를 해 줘."

"아, 알겠어."


살라가 비장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자, 그럼."


나는 외투를 걸치며 라나를 찾았다.


"가자, 라시드를 만나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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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형제애 (1) +3 23.07.20 1,337 97 11쪽
49 버전 업 (3) +20 23.07.19 1,442 117 11쪽
48 버전 업 (2) +7 23.07.18 1,409 98 12쪽
47 버전 업 (1) +7 23.07.16 1,530 100 12쪽
46 두 번째 주연 (8) +12 23.07.15 1,498 113 11쪽
45 두 번째 주연 (7) +18 23.07.14 1,517 114 11쪽
44 두 번째 주연 (6) +13 23.07.12 1,552 121 12쪽
43 두 번째 주연 (5) +11 23.07.11 1,554 101 11쪽
42 두 번째 주연 (4) +11 23.07.10 1,617 109 12쪽
41 두 번째 주연 (3) +12 23.07.09 1,728 108 12쪽
40 두 번째 주연 (2) +9 23.07.08 1,848 107 13쪽
39 두 번째 주연 (1) +5 23.07.07 1,907 114 11쪽
38 배달의 민족 (12) +3 23.07.05 1,893 105 11쪽
37 배달의 민족 (11) +10 23.07.04 1,913 111 11쪽
36 배달의 민족 (10) +10 23.07.03 1,918 124 13쪽
35 배달의 민족 (9) +10 23.07.02 1,955 116 11쪽
34 배달의 민족 (8) +4 23.07.01 2,027 113 11쪽
33 배달의 민족 (7) +10 23.06.30 2,086 125 12쪽
32 배달의 민족 (6) +10 23.06.28 2,290 136 12쪽
31 배달의 민족 (5) +14 23.06.27 2,224 155 12쪽
30 배달의 민족 (4) +11 23.06.26 2,214 1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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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배달의 민족 (2) +8 23.06.24 2,280 146 11쪽
27 배달의 민족 (1) +6 23.06.22 2,362 117 11쪽
26 새벽의 날개 (9) +7 23.06.21 2,362 122 11쪽
25 새벽의 날개 (8) +13 23.06.20 2,408 1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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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새벽의 날개 (5) +6 23.06.17 2,519 137 11쪽
21 새벽의 날개 (4) +6 23.06.15 2,664 13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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