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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배우가 마법을 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이케요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30 20:36
최근연재일 :
2021.09.2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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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8,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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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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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최종 미팅(2)

DUMMY

“그래. 이번에 우리 네가 맡은 광고가 성적이 꽤 좋다고?”


좋은 정도가 아니다.

인피니티 워치 신 모델의 예약자 수는 1차 생산 예정 물량을 초과한 상태였다.


“네. 할아버지.”


김우리는 자신이 맡아 진행했던 광고 웹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런칭하면서, 어린 나이에 팀장을 단 것에 대한 간부들의 우려를 종식시킬 수 있었다.


“그 윤해인이란 배우가 큰 역할 했다고 하더구나.”

“맞아요. 확실히 대세라서 그런지 반응이 즉각적이에요.”

“우리 손녀가 사람 보는 눈이 아예 없지는 않구나.”

“다 할아버지 닮아서 그렇죠.”

“아무렴. 누구 핏줄인데.”


김건의는 사내에서도 한 사람의 몫을 톡톡히 해내는 손녀를 자랑스럽게 바라보았다.

자신을 가장 많이 닮은 까닭에 더 애정이 갔다.


“그래서 말인데 아가.”

“네. 할아버지.”

“이번에 일성기획에서 제대로 컨텐츠 사업을 시작해 보려고 하는데 그쪽을 맡아보는 건 어떻겠니.”

“일성기획이요? 고모가 절 받아주실까요?”


일성기획은 김건의 회장의 둘째 딸, 김화영이 대표이사로 있는 곳.

일에서만큼은 김우리도 워커홀릭이란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지만, 김화영 대표이사는 그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은 능력자다.

자는 시간도 아깝다며 일에 몰두한 결과, 소규모 자회사였던 일성광고를 지금의 일성기획으로 일군 일등공신이 바로 그녀였다.

김건의 회장의 갑작스런 제안에 김우리는 걱정부터 앞섰다.

발령이 나면 갈 수 밖에 없겠지만. 그런 것보단 화영의 눈에 자신이 찰까 걱정부터 앞섰다.


“화영이 눈치 보지 말고. 네 생각은 어때. 불편하겠니?”

“음... 아직 잘 모르겠어요. 미디어 컨텐츠 쪽이 확실히 신세계라 재미는 있는데 제가 그 쪽 방면으로 재능이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모르겠어요.”


한편으론 화영의 밑에서 일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과연 버틸 수 있을까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 할애비가 봤을 땐 우리 손녀는 확실히 재능이 있어 보이는데 말이야.”

“그럼 일성기획이랑 협업하는 방향으로 해서 프로젝트 몇 개 더 진행해보고 확신이 서면 말씀드릴게요.”

완곡한 거절 대신 일보 후퇴를 선택한 김우리가 나름 대견한 김건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 반응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해서였다.


“좋다. 그럼 화영이한테 내 말해둘 테니 조만간 연락이 갈게다.”

“알았어요. 일단 웹드라마부터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고요.”

“그렇지 그렇지. 중간에 잡음 날 일 같은 건 애초에 잘라버리고. 그 윤해인이란 녀석도 딴 짓 하지 못하게 광고 모델로 발 묶어버리고.”

“할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고 이미 계약서에 도장이랑 다 받아놨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일성전자는 전도유망한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는 걸로 유명했다.

오래된 기업일수록 이미지 관리에 철두철미한 법.

일찍이 떡잎이 괜찮다 싶으면 모델로 묶어 신선함을 계속해서 대중에게 각인하기 위함이다.

이번에도 윤해인이 웹드라마에서 광고 모델로 전격 발탁된 데인 그런 의도가 숨어있었다.


“역시. 일처리는 꼼꼼하구나.”

“다 할아버지한테 배운 건데요.”

“그 친구 요즘 여러모로 좋은 쪽으로 매스캠에 얼굴을 비추니 한 번 잘 관리해 보려므나.”

“그렇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김건의 회장도 처음엔 떨떠름했던 것과 다르게 해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이다.

윤해인은 드라마와 광고, 영화계에서도 주목하는 신인.

이대로만 가면 탑에 오르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터.

김우리는 별 잡음이 없다면 해인과 좋은 인연을 오랫동안 이어나가고 싶었다.


*


“혜성 씨. 앞으로 잘 부탁해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감독님.”

“해인 씨와 케미가 아주 좋았어요. 오늘 하루 종일 미팅했는데 그 중에서 제일이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에이. 진짜라니깐? 제 말이 틀려요 해인 씨?”


루드비히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도 감독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혜성이랑 연기한 시간이 길어서 그런가 뭔가 더 연기하기가 편했던 거 같아요.”

마 감독이 자신의 소감을 덧붙였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이 있게 캐릭터를 연구한 거 같아서 그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진짜 한수호처럼 보였다니까.”

“으... 감독님 저 비행기 그만 태워주셔도 되요.”

“빈말이 아니라니까 그런데도.”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다른 건 다 좋으니까 완급조절만 좀 더 신경 쓰면 촬영 때 더 좋아질 거 같아요.”


마 감독의 이런 호평엔 루드비히의 마법이 한몫 단단히 했다.

루드비히는 혜성의 뒤로 보이는 무형의 존재를 응시했다.

루드비히가 마법으로 빗어 혜성에게 빙의시킨 그것은 감독의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 여덟 번째 망자였다.

그 자체로 적지 않은 마력을 지닌 탓일까.

퓨어가 관심을 보냈다.


-저거 먹어도 되요, 주인님아?

‘아니. 아직은 아니란다.’

-그럼 언제요?

‘나중에. 좀 더 완벽해지면.’


그것은 무형에 가까웠지만 처음과 다르게 조금씩 형체를 갖춰가고 있었다.

그 변화가 루드비히의 눈에는 보였다.

혜성의 기억과 심력을 흡수해 점점 완연한 모습을 이루게 될 터다.


“그럼 다음에 봬요 감독님.”

“오늘 수고했어요. 혜성 씨.”

“형 다음엔 진짜 촬영장에서 봐요. 이렇게 사람 놀래키지 말고.”

“그래. 내일 보자.”


그렇게 감독과의 미팅을 끝낸 혜성이 회의실을 나섰다.

그의 뒤를 바라보는 루드비히의 눈빛이 반짝였다.

여덟 번째 망자가 제 모습을 갖추는 건 전적으로 혜성의 몫이다.


‘확실히 저 녀석도 난 놈이긴 하군.’


그런데 지금 상태로 보아, 촬영에 들어가 혜성의 차례가 됐을 때 혜성은 아마도 완벽하게 여덟 번째 망자 한수호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저녁 늦게 까지 이어진 미팅은 밤 9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마지막 배우까지 모두 상대한 루드비히는 멀쩡한 반면, 마봉수 감독은 기가 모조리 빨린 표정이다.

마봉수 감독은 쌩쌩한 루드비히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대화 몇 마디 나누는 걸로도 이렇게 진 빠지는데. 해인 씨는 어떻게 그렇게 멀쩡해?”

“제가 말했잖아요. 체력은 자신 있다고.”

“이 정도까진 줄은 나도 몰랐지.”

“감독님이야말로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누가 보면 내가 연기한 줄 알겠어.”

“배우들 기분 상하지 않게 피드백 하는 게 어디 쉬운가요.”


루드비히의 말에 잠시 생각에 빠진 듯한 마봉수 감독이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 나 오늘 수고 많이 한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저녁이나 같이 어때요?”

“어. 감독님 잠시 만요. 오늘 스케줄 조정했다고는 들었는데 재훈이 형한테 한번 물어보고요.”


밖에서 대기하며 안의 상황을 살피고 있던 재훈이 귀신같이 들어와 말했다.


“감독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저희 대표님이 쏘시겠답니다.”


재훈의 손에는 무적의 법카가 들려있었다.

루드비히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오늘은 옥빈관 오케이?”


옥빈관의 퀄리티를 아는 마봉수 감독도 즉각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입에 기름칠 한지도 오래되긴 했는데...”


재훈은 해인이 그럴 줄 알았단 표정으로 답했다.


“그럴 줄 알고 아까 자리까지 다 예약해두었습니다.”

“역시 재훈 씨 센스가.”

“형이 일을 참 잘해요.”

“아주 크게 될 사람이야.”


*


서교동 한적한 주택가.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 [나른한 오후]엔 오늘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햇살이 유독 잘 들어 햇살 맛집, 사진 맛집으로 유명해진 이곳은 사장이 직접 만든 음료와 디저트로 더 유명세를 더해가고 있었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몰리는 와중에도 사장 이은호는 음료를 제조하는 동시에 머신 옆에 틀어둔 너튜브 영상을 틈틈이 곁눈질 하며 보고 있었다.

다름 아닌 초인대전2 메이킹 영상 마법의 아바라편이었다.


이은호는 계속해서 윤해인이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제조하는 부분을 반복해서 돌려봤는데, 볼 때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영상을 보며 비슷하게 따라 해보는데 뭔가 안 되는 듯 보인다.


“하아... 이상하다. 어떻게 하는 거지? 이렇게 하는 건가?”


요 며칠 그 영상에 빠진 은호를 보다 못한 알바생이 물었다.

알바생 눈에는 윤해인이랑 똑같이 만드는데 계속해서 아니라는 듯 말하니 이상할 따름이다.


“사장님. 제 눈엔 사장님이 더 잘 만드시는 것 같은데요.”


그러자 이은호가 고개를 내저었다.


“노노. 아니야. 난 아직 한참 부족해. 그 예로 저 빤짝이 있지.”

“네.”

“마력을 뿌리는 저 섬세한 손놀림 보이지. 완전 예술이지 않냐? 나도 저렇게는 못해.”


은호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마력이라고 언급할 수 있는 건 다름이 아니었다.

카페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책장엔 판타지 소설을 시작으로 온갖 장르의 소설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반대편 새하얀 벽면엔 빔프로젝트로 판타지 영화가 종일 틀어져있었다.

그래서 일까?

알바생의 귀엔 마력이란 단어가 생소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 없어하는 은호의 태도가 더 눈에 들어왔다.


“하아... 사장님도 충분히 멋있으시거든요. 왜 이렇게 매사에 자신감이 없으실까.”


실제로 훈남사장이라며 은호를 보겠다고 찾는 손님도 적지 않았다.


“내가 저 동영상을 보여주는 게 아니었는데.”


알바생은 자신이 저지른 행동 때문에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너튜브 인기 동영상에 뜬 마법의 아바라 영상을 은호에게 보여준 장본인이 다름 아닌 알바생 본인이었다.

그것을 본 뒤로 해인의 열혈팬이 된 것이다.


“댓글 달 때 말렸어야 했는데.”


결국 없던 너튜브 아이디까지 파서 기어코 댓글을 달고 말았다.

아이디는 다름 아닌.


“왜. 서교동 연금술사가 뭐 어때서.”

“강금의 연금술사 짝퉁 아니냐고요.”

“들켰어? 어떻게 알았지. 고 녀석 눈치는 빨라가지고.”

“제가 빠른 게 아니고 사장님이 순수하신 거죠.”


은호는 마침 다 만든 아바라를 알바생에게 자연스럽게 건넸다.

알바생은 ‘또?’란 표정으로 은호를 쳐다봤지만 커다란 눈망울이 기대하는 눈빛으로 반짝이자 차마 거부할 수가 없다.

도대체 오 며칠 사이에 아바라만 몇 잔째인지.

윤해인한텐 별다른 유감은 없지만, 이은호 덕분에 이참에 안티질 좀 해볼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었다.

아바라를 마시는 알바생을 보며 은호는 이어서 말했다.


“보면 볼수록 윤해인이란 사람 확실히 매력적인 거 같아. 저게 저렇게 환하게 비추는 것만 봐도 선함이 느껴지지 않니. 정화되는 기분이야.”

“사장님이 훨 멋지다니까요. 그리고 가끔 사장님이 음료 만들 때 햇살에 비쳐서 저렇게 보일 때 있다니까요. 저도 몇 번 봤어요.”

“고마워. 날 그렇게 좋게 봐줘서. 시급 올려줄게.”

“이 험난한 세상 우리 사장님은 어떻게 헤쳐 오셨데.”


지금 이 순간.

알바생의 눈에 은호는 여린 심성에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보며 살아온 것처럼 보였다.

‘이래서 내가 다른 데로 못 옮긴다니까’ 은호 옆에서 뼈를 묻을 각오를 새삼 다지는 알바생에게 은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어쩌냐?”

“뭐가요?”

“도저히 궁금해서 못 참겠어.”

“그러니까 뭐요.”

“아무래도 직접 만나야겠어.”

“누구를요? 설마 윤해인이요?”


은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답답한 알바생이 결국 참았던 말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사장님 윤해인을 어떻게 만나요.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 어떻게 알고 또 만약에 만나면 뭐 하시게요. 아바라 어떻게 만드냐고? ·········.”


윤해인이란 사람에 대한 호기심때문에 이어지는 알바생의 잔소리는 이미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이은호는 어떻게 하면 윤해인을 만날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작가의말

오늘도 지각하게 되어 송구합니다.

오늘 따라 유독 멍한게 글이 안 써지다가 갑자기 또 모터를 단 것처럼 팍팍 써지더라고.

다행히 이 시간에 연재할 수 있게 되어 안심하는 작가나부랭이입니다. ㅜㅜ


오늘도 봐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리며 저는 내일 이 시간에 찾아오겠습니다.

기다려주신 독자님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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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드라마 촬영(2) +6 21.08.06 5,137 128 16쪽
7 드라마 촬영(1) +5 21.08.05 5,485 123 14쪽
6 인터뷰, 첫 촬영 그리고 고사 +11 21.08.04 5,637 134 14쪽
5 첫 리딩, 그리고 인터뷰 +7 21.08.03 6,187 120 13쪽
4 도깨비, 그리고 첫 리딩 +7 21.08.02 7,202 130 14쪽
3 대현자, 배우로 눈을 뜨다(3) +8 21.08.01 8,125 146 13쪽
2 대현자, 배우로 눈을 뜨다(2) +11 21.07.31 9,384 169 15쪽
1 대현자, 배우로 눈을 뜨다(1) +8 21.07.30 13,889 2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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