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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냥이 님의 서재입니다.

탑스타 여배우와 하룻밤을 보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高미나
작품등록일 :
2024.05.27 23:42
최근연재일 :
2024.07.06 12: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922,846
추천수 :
36,779
글자수 :
267,632
유료 전환 : 1일 남음

작성
24.05.27 23:43
조회
81,345
추천
1,063
글자
5쪽

사고.

DUMMY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모났단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부정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내심 인정하고 말았다.


내 성격이, 화가 좀 많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말이 직선적으로 나갈 때가 있었다.

직선보단, 곡선이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유지하는 데 좋다는 걸 알면서도 쉬이 실천하지 못했다.


'타고난 천성, 그런 거지.'


그런데 세상에 안 되는 건 없었다.

직선적인 내 성격은 군대 입대 후 거짓말처럼 교정됐다.


'선임들이 까라는 데 뭐, 어쩌겠어?'


그렇게 원하지 않던 사회화를 마치고 제대를 한 나는 고민했다.


'뭘 해 먹고 살까.'


공부를 못해 대학교를 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마땅한 자격증이 있냐면 그것도 아니다.

돌이켜 본 내 십 대와 이십 초반은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

그리고 그 대가가 지금, 찾아왔다.


'좆됐네.'


그래.

말 그대로 좆됐다.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니 인생이 막 나가기 시작했다.


그때,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동네 형한테 전화가 왔다.


["로드 구하는 데 한 번 해봐라 찬아."]


굴지의 엔터 기업 "백학"의 팀장으로 있는 마석두.

내가 알고 있는 지인 중 제일 출세한 사람이다.


그 석두 형이 나한테 로드매니저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연예인 매니저 말이다.


["일 자체는 크게 어려울 거 없어. 운전 열심히 하고 담당 연예인 비위 좀 맞추고 사생활 지켜주면 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흘러가는 인생을 넘어 막 나가기 시작한 인생.

그럴듯한 기업에 취업을 시켜주겠냐는 석두형의 제안은 말 그대로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었다.


나는 그 동아줄을 붙잡았다.


"개 같이 일할게요 형."


아직도 기억난다.

많은 기대를 안고 백학에 처음 출근하던 내 모습이 말이다.


무려 엔터 업계의 공룡, 백학의 로드 매니저 아닌가?


피 끓는 청춘으로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늘 그렇듯 차가웠다.


대우가 좋아졌다지만 로드 매니저는 결국 로드매니저일 뿐이다.


위에서 까라면 까고.

담당 연예인이 구르라면 구르고.

드라마 pd,감독이 재주를 부리라면 부리고.


직접 눈으로 본 연예계는 상상 이상으로 차가웠고, 정글이었으며 약자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냉혹했다.


그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는 직선인 내 성격을 둥글게 바꿀 수밖에 없었다.


성격이 모나서 싸움닭이라 불렸던 놈이 이제는 양념 반 후라이드반 치킨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내가 어색하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있나.


"먹고 살려면 버텨야지."


로드매니저긴 해도 4대 보험도 들어가 있고 월급도 따박따박 나왔다.

남들 노력할 때 흘러가는 인생을 살았던 내게 이 정도면 사치스러운 직장이다.


어찌저찌 버텨 로드 3년 차가 되고 나름 회사에서 인정받는 놈이 됐을 때였다.

쌍년을 만났다.


"반가워요 권찬 씨."


이하은.

23살에 탑 여배우 반열에 오른 충무로의 떠오르는 샛별.

아니, 그냥 탑스타 여배우다.


하지만 내겐 쌍년일 뿐이다.

그것도 제대로 맛이 간 미친년.


"로드라는 사람이 이것도 못 해요?"

"그러니 권찬 씨, 인생이 그렇죠."

"로드 입사한 것도 마 팀장 덕분이라면서요?"

"대체 사람이 왜 그래요? 인생 왜 그렇게 살아요?"


사람 성질을 긁었다.

그런데 그냥 긁는 것도 아니고 자존심을 넘어 영혼을 긁었다.

직선에서 둥글게 변해버린 내 성격도 이하은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 미친년은 내 인내심을 시험하기라도 하는 듯, 매일 같이 갈구고 또 갈궜다.


"그러니 권찬 씨 인생이 그 모양 그 꼬라지죠."


마음속으로 수백 번 사표를 썼다, 지웠다.

발목을 붙잡는 현실적인 문제들만 아니었다면···. 진작 회사에서 퇴사했을 것이다.


그래.

내 발목을 잡는 현실적인 문제가 아니었다면.


'지금 퇴사하면 다른 엔터사로 이직할 수 있을까?'


당장 내야 할 월세,공과금,세금 뭐 기타등등···.그 돈들은 다 어떡하고?


늘 그렇듯, 결국 돈이 문제다.

백학엔터에서 주는 단돈 250만원 때문에 나는 퇴사를 결심하지 못했다.


그런 내가 복권방에 들러 복권을 사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당첨은 꿈도 꾸지 않았다.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오백만분의 일이라는 데, 그 확률을 뚫고 당첨될 리는 없으니까.


'이건···. 그래.'


희망을 사는 거다.


지옥 같은 회사 생활.

어느 날 함께 일하게 된 미친년.

자존심, 인격이 모두 구겨져 버린 내 처참한 인생.


그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복권이라는 희망을 사는 거다.

그런데 그 희망이 현실이 됐다.


"14억?"


복권에 당첨됐다.

그러니까 오백만분의 일의 확률을 뚫었단 소리다.


"실화야?"


믿기지 않았지만 현실이다.

오늘 새로 판 농협 계좌에 14억이란 돈이 찍혀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씨발, 퇴사한다."


수백 번 지웠다 썼다 한 사표를 들고 회사로 향했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톱스타 이하은과 잠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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