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8장 흉악범 대모집! 8

“에릭 남작님. 그렇다면 저는 가능합니까?”

“실력은?”

방금 에릭실에게 건방지다는 눈빛을 받은 회색 모히칸 사내. 그가 어느샌가 다시 에릭실의 앞에 서서 검을 빼어들고 있었다.

“A급 이상. 자세한 건 직접 시험해보시죠.”

“화끈해서 좋군. 내 검을 다섯 번 이상 받아낸다면 자네를 고용하기로 하지.”

검을 뽑아 들자 그 기세가 확연히 변하였다. 마치 목줄 풀린 미친개 마냥 광포해지는 그의 기운에 에릭실은 살짝 인상이 찡그려졌다.

‘S급?’

“갑니다.”

부유와 같은 목소리가 에릭실을 찝찝하게 만들었다. 피부의 노화 정도나 주름, 그리고 죽은 시체와도 같은 외모는 사십에 가까워 보이지만 에릭실에게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그리고 그 사이 에릭실이 제대로 검을 들어올리기도 전에 모히칸 사내의 검이 휘둘러졌다.

‘큭!’

그의 검은 정확히 에릭실의 목을 노리고 움직였다. 에릭실이 인상을 찡그리며 몸을 옆으로 틀자 바스타드소드가 그대로 허공을 갈랐다.

“물러나라!”

에릭실의 함성과 함께 그들을 에워싸고 있던 인파가 물러나며 넓은 공간이 하나 만들어졌다. 그리고 에릭실이 들고 있던 철검이 역으로 중년 사내의 목을 노렸다.

카가강!

모히칸은 재빠른 에릭실의 반격에도 당황하지 않고 능숙하게 에릭실의 검을 흘려냈다.

‘한번.’

에릭실은 발을 크게 내딛고 몸을 아래로 낮추어 검을 모히칸의 배에 찔러 넣었다. 그러나 그의 검은 마치 뱀과도 같아서 에릭실의 검을 가볍게 쳐내고 역으로 에릭실의 목을 노려왔다.

‘두 번.’

에릭실은 방어를 위해 연속해 두 번을 휘둘렀고 그제야 검을 걷어내고 뒤로 물러났다.

‘세 번, 그리고 네 번!’

“이제 마지막으로 하나만 남았소.”

그는 여전히 음산한 음색을 내는 목소리로 주변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의 소름을 자아냈다. 배를 향해 강하게 찔러오는 검을 차분하게 가벼운 동작으로 쳐내고 역으로 상대의 목을 노린다. 이것은 어지간한 실전 경험과 더불어 삶에 미련이 없을 정도로 혹독한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의미했다. 여전히 표정변화 없이 죽을상인 그를 보며 에릭실은 검을 칼집에 넣고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필요 없네. 자네를 고용하지. 혹시 소속된 용병대라도 있나? 그렇다면 전부 다 고용하겠네.”

“프리즌 용병대 대장 D.데드, 새로운 고용주님께 인사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