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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성운 님의 서재입니다.

최고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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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미르성운
작품등록일 :
2018.04.15 01:50
최근연재일 :
2018.06.04 16:58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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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38
추천수 :
109
글자수 :
233,969

작성
18.04.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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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추천
10
글자
12쪽

Chapter 1: 작가와의 만남

DUMMY

나는 기대에 가득찬 얼굴로 캠퍼스 정문 앞에 섰다. 하늘대. 대한민국 4대 대학교 중 하나로, 초등학교 때부터 내가 목표로 했던 대학이다. 비록 어릴때의 꿈이었던 창작물 속의 주인공은 되지 못했지만, 이후에 가졌던 나의 가장 큰 목표를 이루어서 정말 행복하다.


“이 정도면 성공한 인생이지.”


나는 중얼거렸다. 유일한 문제라면 이렇게 되면서 고등학교때 친했던 친구들과 같은 대학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는 거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다. 우리 학교에서 하늘대에 간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


나는 기쁜 마음으로 캠퍼스에 첫발을 내디뎠다. 봄날의 상쾌한 공기가 나를 맞아주었다. 그저 정문을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공기가 달라진 것 같았다. 정말이지 꿈만 같았다. 내가 드디어 이곳에 들어오게 되다니.


그때 내 옆에서 아름다운 여자애가 지나갔다. 잔뜩 들떠있는 모습으로 캠퍼스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꼭 나와 같은 신입생이었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나는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사실 정석적인 미녀는 아니었다. 하지만 내 기준에서는 매우 예뻤고, 내 취향에 맞았다. 특히 그녀의 긴 검은 생머리와 똘망똘망한 눈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 같았다.


순간 나는 상상했다. 어쩌면 저 여자애랑 같은 수업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당장 내 첫 수업인 화학 수업부터 말이다 그리고 혹시 모른다. 어쩌면 내가 저 여자애랑 썸을 타다가 나중에는 사귀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그녀는 나의 첫 번째 여자친구가 되는 것이다.


“아, 안녕.”


내가 수줍게 인사를 했다. 바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런, 또다시 자기가 소설 속의 주인공인 줄 착각하네!’ 부터 ‘반도의 흔한 모솔의 연애 실패 패턴' 같은 부정적인 생각부터 ‘그녀와 친해지려면 일단은 발은 걸어야지' 같은 긍정적인 생각까지 까지 생각의 종류도 가지가지였다. 그리고 이 생각들은 그녀가 입을 열자 다 사라졌다.


“안녕.”


나는 얼어붙었다. 젠장! 어떻게 해야하지? 비록 내가 다닌 고등학교가 남녀공학이었지만, 내가 하늘대에 합격하기 위해서 공부에만 열중한 나머지 여자애들과 공부 이외의 주제로 대화를 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머리가 백지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 계속 있으면 안된다.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을 오래 보여줄수록 여자쪽에서는 답답하게 느낄 것이다. 바로 대화를 이어갈 말을 찾아야했다! 지금 당장!


“혹시 너도 신입생이야?”


내가 마침내 물었다. 일단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해냈다. 하지만 그녀가 그냥 고개를 끄덕여버리자 다시 나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제 뭐라고 말하지?


“저...... 혹시 이름이 뭐야?”


“박예린. 너는?”


“어...... 나는 정희성이야.”


내가 어색하게 말했다. 아직 3월이라 별로 덥지도 않았지만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또다시 오만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그녀가 뭐라고 말할까? 내가 이렇게 긴장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을까? 아, 젠장! 왜 나는 이렇게 떠는 것일까?


그때, 갑자기 모든 것이 멈추었다.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차들도, 심지어 바람도 말이다. 내 예린이는 입을 벌리고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했지만,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저 동상처럼 멈춰있었을 뿐이다.


“아이쿠. 내가 중요한 대화를 방해했나?”


어떤 남성의 음성이 말했다. 분명 내 또래의 사람이 말하는 것 같았지만, 어디에서 들려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 사실 모든 방향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당황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이거 일종의 신고식인가? 그럴 리가 없다. 아무리 엘리트들을 모아놓은 하늘대라고 할지라도 갑자기 바람까지 멈추는 기술을 발달했거나 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냥 말이 안 되었다.


“놀라지 마. 그저 너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시간을 멈춘 것 뿐이니까.”


그 음성이 다시 말했다.


“혹시 신이세요?”


내가 거의 자동으로 물었다.


“신이라고? 신은 아니야. 나는 전지전능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비슷할 수는 있겠지. 이 세계를 만들었으니까.”


나는 잠시 생각했다. 신은 아니지만 이 세계를 만든 존재가 뭐가 있을까? 빅뱅이론의 대폭발? 아니면 원자들? 다 말이 안되었다. 어쩌면 이 문제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안되었다. 어쩌면 문학적인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곧 정답을 알아냈다. 작가.


“그러면 작가인가요?”


내가 물었다. 작가는 자신의 소설을 만들때마다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신이라고 부르기에는 무언가 부족했다. 신이 세상을 만들듯이 디테일한 세계관을 만드는 작가는 거의 없는데다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도 않으니까.


“정답이야. 아, 그리고 말을 놓아도 돼. 사실 내 실제 나이는 너랑 비슷하거든.”


작가가 말을 마치자마자 내 앞에서 갑작스럽게 빛이 생겼다. 나는 눈이 부셔서 눈을 감은 다음에 빛이 사라진 것 같자 눈을 떴다. 내 앞에는 내 또래의 남성이 서 있었다. 그는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지? 그러면 바로 본론으로 갈게. 너의 꿈이 이루어졌어. 너는 내가 쓰는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어.”


내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의 말이 거짓말처럼 들렸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사실임을 알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가 신이나 작가가 아닌 이상 갑자기 시간을 멈추거나 순식간에 내 앞에 나타날 수도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의 말을 믿고 싶었다. 나의 오랜 꿈인 창작물 속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이루어진다니! 하늘대에 합격했을 때의 기쁨보다 몇백 배는 더 기뻤다.


“굉장해! 그런데 무슨 소설이야?”


“당연히 자세한 것은 스포일러지. 하지만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을 몇 가지는 미리 말해줄게. 첫 번째. 이 소설은 메타픽션이야. 뭐, 당연하지. 메타픽션이기 때문에 너는 네가 내가 쓰는 소설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아니까. 그리고 지금 너와 나의 대화 내용도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독자들이 읽게 될거야.”


메타픽션이라, 꽤 특이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내가 소설의 주인공인데!


“두 번째, 이 소설은 차원이동물이야. 너는 특별히 내가 지금까지 구상해두었던 세계에 들어가서 그 안에 있는 시나리오를 완성할 거야.”


“혹시 작가님... 그러니까 작가 너의 세계 중에서 드래곤들이 나온다거나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관이 있어?”


“당연히 있지.”


작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나는 환호했다. 내가 바라던 거였다. 사실 많은 소설 속의 주인공들 중에서 내가 가장 원하는 주인공은 어느 소설에서 본 드래곤을 부리는 마법사였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하던 소설인 ‘나의 드래곤’에 등장하는 주인공 미르가 되고 싶었다. 그는 드래곤이라는 생명체와 교감을 하면서 훌륭한 마법사였고, 비록 여러가지 갈등을 겪고 잠시 악의 길에 돌아설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사는 세계를 지켜내었다. 그리고 이제 미르가 되는 것이 불가능이 아니게 되었다!


“세 번째. 이 소설은 루프물이야. 이제부터 너는 죽는 순간 죽기 전의 시간대로 돌아가 부활할 거야. 그리고 아마 너는 많이 죽게 될 거야. 하지만 만약에 네가 나중에 죽지 않고 내가 정해준 미션을 달성한다면, 차츰 루프물로의 특성을 잃게 될지도 모르지.”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차라리 나았다.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나한테 당장 드래곤이 있는 세계에 툭 던져놓고 드래곤을 길들이라고 한다면 아마 바로 잡아먹힐테니까. 아마 나는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그리고 작가가 기획한 시나리오는 아마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을만큼 위험하겠지.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 보정으로 내가 미꾸라지처럼 생존하는 것은 너무 개연성이 없을 수도 있다. 차라리 루프물이 나았다.


“다만, 너도 잘 알겠지만 너는 아직 내 소설의 주인공이 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그래서 일단은 연습 미션을 줄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했다. 이 상황에서 그가 갑자기 나를 답이 없는 먼치킨으로 만들어놓아도 아마 나는 그 능력을 어떻게 쓸지 모르고 이상하게 사용할 것이다. 그러니 훈련이 분명 필요했다.


“그리고 첫번째 연습 미션은 오늘부터 시작할거야. 그리고 그 미션이란, 오늘 이 학교에서 무사히 빠져나가는 거야.”


나는 잠시 이해가 안갔다. 너무 쉬운 미션 아닌가? 그냥 수업만 정상적으로 받고 되는일 아닌가?


“당연히 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겠지?”


작가의 말에 나는 뒤늦게 눈치를 챘다. 아. 결국 무슨 일이 벌어지는구나. 나는 그 문제가 무엇일지 생각했다. 갑자기 학교가 폭발이라도 하는 건가? 아니면 지진이 나서 무너지려나?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알 수 있을까?”


“그건 직접 보도록 해. 벌써부터 말해버리면 재미없잖아? 그리고 내가 지금 말해버리면 네가 벌써부터 대처할 방법을 찾을텐데, 그러면 제대로 된 연습이 아니지.”


작가의 말에 나는 수긍했다. 좋다. 어차피 나는 죽어도 죽기 전의 시간대로 부활하니까 무서울 것은 없다.


“그럼 행운을 빌게. 아, 그리고 지금 당장 학교 밖으로 빠져나가는 행동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러면 너무 재미없잖아. 최소한 수업에는 참석하고 탈출을 시도해봐.”


작가는 마지막 말을 남기자 그는 빛에 휩싸였다. 순식간에 그는 사라졌다.


“너는 어느 학교에서 왔어?”


갑자기 예린이가 물었다. 나는 화들짝 놀랐다. 다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예린이는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무슨 일 있어?”


그녀가 물었다. 아차. 아직 그녀랑 대화중이었지! 나는 빨리 변명거리를 찾아내었다.


“아, 그러니까 내가 중학교때 알았던 여자애랑 이름이 똑같아서.”


내가 빠르게 둘러대었다. 하지만 여전히 예린이는 나를 조금 이상하게 보고 있었다. 내 머리는 또다시 하얘졌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지?


“어, 나는 이만 수업을 가야되서. 나중에 보자!”


그녀가 황급히 말한 다음에 빠른 걸음으로 가버렸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땅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아까워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작가의 말대로 내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게 된다면 그녀를 못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 작가가 나를 위해 다른 아름다운 히로인을 준비해 두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화학 교실을 찾아가며 작가가 오늘 나한테 던질 첫 번째 연습 미션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일단 이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


뭐, 일단은 최대한 정상적으로 첫 수업에 참여해야했다. 하지만 들뜨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내가 소설의 주인공이라니! 비록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소설이 명작이 될지 망작이 될지 인기가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 꿈이 이루어져서 너무 행복했다. 이제 내 목표는 다음과 같았다.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작가의말

앞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공모전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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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hapter 7: 마지막 연습 미션 (3) 18.04.29 448 1 12쪽
17 Chapter 7: 마지막 연습 미션 (2) 18.04.28 451 2 11쪽
16 Chapter 7: 마지막 연습 미션 (1) 18.04.27 497 1 11쪽
15 Chapter 6: 기회의 광장 (3) 18.04.26 544 2 11쪽
14 Chapter 6: 기회의 광장 (2) 18.04.25 537 2 12쪽
13 Chapter 6: 기회의 광장 (1) 18.04.24 554 2 12쪽
12 Chapter 5: 쉬운듯 쉽지 않은 미션 (4) 18.04.23 543 2 11쪽
11 Chapter 5: 쉬운듯 쉽지 않은 미션 (3) 18.04.22 598 2 12쪽
10 Chapter 5: 쉬운듯 쉽지 않은 미션 (2) +3 18.04.21 600 2 14쪽
9 Chapter 5: 쉬운듯 쉽지 않은 미션 (1) 18.04.20 648 3 11쪽
8 Chapter 4: 어색한 첫 데이트 (2) 18.04.20 719 3 14쪽
7 Chapter 4: 어색한 첫 데이트 (1) +2 18.04.18 801 4 13쪽
6 Chapter 3: 보상이 너무 많다 (2) 18.04.17 852 4 13쪽
5 Chapter 3: 보상이 너무 많다 (1) +2 18.04.16 951 7 13쪽
4 Chapter 2: 첫번째 미션 (2) +2 18.04.16 988 7 13쪽
3 Chapter 2: 첫번째 미션 (1) +2 18.04.15 1,242 6 12쪽
» Chapter 1: 작가와의 만남 +4 18.04.15 1,931 10 12쪽
1 Prologue +4 18.04.15 2,544 1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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